캠핑은 요리다!
거침없이 말한다. 캠핑은 요리 없으면 시체다. 모두들 음식 하느라 바쁘고, 먹느라 바쁘고, 또 자기 요리 자랑하느라 바쁘다. 물론 초보자들에겐 마냥 신기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대학 시절 MT에서 스팸이나 굽고 고춧가루 맛만 나는 막장 고추장찌개를 들이밀어도 급격히 훈훈해지던 그 분위기를 떠올려보라.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마성의 요리에 홀딱 빠져 식당까지 차린 아웃도어 키친의 나영규사장과 함께 알아본, 초보자를 위한 캠핑 요리 A to Z. 에디터 천승명


A 장소 선택을 잘하라 >> 초보자라면 캠핑 요리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를 갖추고 있을 리가 만무하다. 이 경우에는 취사 시설이 잘 갖춰진 캠핑장을 선택하는 게 방법.
B 자신감을 가져라 캠핑 요리에 ‘절대 룰’은 없다. 야외라면 어떤 요리도 최고의 맛있는 요리가 될 수 있으므로 ‘절대 자신감’을 가지고 요리하라. (냉장고에서 며칠째 외면 받던 무장아찌도 그렇게 맛있을수가 없다람쥐~!)
C 좋은 재료를 써라, 이것은 진리 요리에 자신이 없다면 특히 더 신경 써야 할 부분. 모든 요리가 좋은 재료를 쓰면 맛있지만 캠핑 요리는 더더욱 그렇다. 신선하고 질 좋은 재료는 특별한 양념이나 향신료 없이 소금과 후추만으로도 맛이 나기 때문이다.
D 복잡한 요리는 잔머리를 굴려라 너무 다양한 식재료가 들어가는 메뉴라면 맛집에서 반조리 상태로 포장을 해서 조리해도 좋다. 하나부터 열까지 당신이 준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면 요리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E 미리 메뉴 목록을 정한다 필요한 양념, 주재료와 부재료를 편하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도록 필요한 만큼만 손질해 가면 조리 시간이 단축되어 캠핑 요리가 더 수월해진다.
F 한 끼는 헐렁하게 가라 모든 요리를 다 준비한다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 한 끼 정도는 라면으로 가도 괜찮다. 단, 해물을 넣는 등 준비해 간 다른 재료들을 이용해 당신만의 창착 라면에 도전하라.
G 인스턴트 제품은 최대한 줄이자 인스턴트 제품을 사용하면 스티로폼이나 캔 등의 환경호르몬을 유발하는 쓰레기가 나오기 마련. 캠핑이 또 하나의 환경 파괴 문화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이 때문이다. 마트에서 장을 보는 대신 현지의 수산물시장이나 재래시장을 이용하면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지역 경제를 돕게 되어 일석이조!
H 절대 혼자 요리하지 마라 커피 한 잔을 끓이더라도 절대 혼자 쓸쓸히 버너를 켜지 말고 뭐든지 함께 준비하고 만들라. 캠핑은 함께 하는 것!


‘여행의 가장 큰 재미는 여행 계획을 짤 때’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캠핑 요리의 깨알 같은 재미는 장보기에 있다! 나 사장이 야채나 해물을 사러 가는 곳은 아웃도어 키친에서 걸어서 15분이면 도착하는 서울중앙시장. 동대문시장, 남대문시장과 함께 서울의 3대 재래시장으로 손꼽히는 곳으로, 대한민국의 식재료를 총집합한 듯한 위용부터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신선한 고기를 구입하기 위해 애용하는 마장동 축산시장까지 쫓아가 캠핑의 달인인 그의 시장 보기 노하우를 알아냈다.
13호 닭 주세요! 아침 6시면 문을 여는 중앙시장에서 만난 나 사장이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시장 깊숙이 위치한 닭집. 단골을 알아본 주인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아주며 비타민 드링크를 주머니에 찔러준다. “13호 두 마리 주세요.” 앗, 13호라고라 고라? 이 전문가 필 확 풍기는 용어는 뭐? “1호가 100g이란 뜻이에요. 배달 치킨집에서는 좀더 부드러운 속살을 가진 9~10호를 많이 쓰는데 캠핑용으로는 조금 큰 걸 써도 무방해요. 더치 오븐에서 장시간 가열해서 푹 익히니까요.”
옷은 최대한 허름하게 시장 깊숙한 곳부터 입구 쪽으로 빠져나오며 차례차례 건어물 가게, 야채 가게, 해산물 가게에 들른 나 사장. 단골이기 때문에 애써 꼼꼼히 고르지 않아도 가게 주인들이 알아서 좋은 물건을 건네준다. 처음 가는 사람이 좋은 물건을 고르려면? 야채는 꼭지가 신선하고 어쩌고 하는 뻔한 팁 대신 그가 명랑하게 외친 말은 바로 “옷 좀 잘 입고 오지 마세요. 그냥 추리닝 입고 와요.” 캠핑 간다며 한껏 멋 부리고 다니면 시장 상인들 눈에는 그저 구경 온 손님, 뜨내기 손님일 뿐인지라 아무래도 좋은 물건을 받기 힘들다. 허구한 날 이 언저리를 도는 동네 주민 혹은 음식점 언니인 양 무심 허름하게 입는 센스를 발휘하자.
어설프게 흥정하지 말기 재래시장은 어차피 저렴하다. 생각보다 바가지를 씌우는 일도 없다. 어설프게 알뜰히 흉내내느라 막무가내로 가격을 깎아봤자 외려 블랙리스트에 오르기 쉬우니 주의할 것. 또 카드 결제도 가능하지만 현금을 준비하자. 좋은 이미지로 콕 박혀 다음부턴 반겨주실지도!
고기를 알고 싶다면 마장동으로 “그날 잡은 고기를 바로 파니까 좋은 고기를 좀더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어요. 10인 이상 떠나는 캠핑에 좋겠죠.” 무엇보다 상인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어서 요리에 도전하는 기분을 만끽하기에 딱이다. 캠핑에선 바비큐를 하기 때문에 돼지고기는 통삼겹살, 쇠고기는 양지 부위를 구입한다. 참, 나사장이 강추한 특급 노하우 하나! “LA갈비는 주로 양념으로 해먹는데 실은 그냥 구워 먹으면 더 맛있어요. 대신 냉동이 아닌 생고기로요. 가격이 저렴한데도 맛은 거의 꽃등심 수준이라니까요. 마트에서도 파니까 도전해보세요!”
양갈비도 살 수 있어요 직접 해먹는다는 생각을 잘 안 하는 양갈비구이 역시 캠핑족들에겐 일상적 요리! 양갈비는 100% 수입산이기 때문에 마장동 안에서도 다루는 곳이 따로 있다. 소매로는 판매를 잘 안 하려 하지만 여러 명이 갈 때 도전해볼 것!
Check! 나 사장’s 단골가게
닭 신한상회 02-2231-5150
해물 서울해물 02-2288-4817
야채 서리네 야채 02-2252-9189
건어물 이천상회 02-2238-7892
쇠고기 충북상회 02-2292-1788
양고기 내쇼날수입육직판장 02-2295-0900

세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캠핑장에는 대부분 오수 처리 시설이 없다. 즉, 물을 버리면 그 즉시 계곡으로 흘러 들어간다. 가급적 세제를 쓰지 말고 꼭 써야 한다면 유기농 세제를 사용할 것.
기름 찌꺼기는 뜨거운 물로!
큰 코펠에 물을 끓인 다음 기름이 묻은 식기들을 넣고 삶으면 세제로 닦는 것보다 기름기가 잘 제거된다.
수세미 대신 솔을 사용한다
캠핑용 식기들은 코팅이 된 제품이 많기 때문에 솔을 사용한다. 플라스틱 솔은 코팅 식기나 오래 사용해 코팅이 벗겨질까 두려운 제품도 안전하게 세척할 수 있다.
그릴과 석쇠는 종이에 싼다
다 쓰고 난 석쇠나 그릴은 종이에 싸두는 게 좋다. 고기 기름이 산화를 막아서 녹이 슬지 않는다. 다시 사용할 때 불 위에서 달군 다음 젖은 키친타월로 닦으면 OK!
음식물 쓰레기, 어떻게 할까?
1 국물과 건더기를 구별한다
캠핑 요리에서 음식물 뒤처리는 요리보다 중요하다. 캠핑장에도 분리 수거장과 음식물 처리 시설이 있지만, 환경에 가장 이로운 행동은 집으로 가져와서 분리 수거하는 것. 예를 들어 찌개를 먹고 쓰레기가 생겼다면 망과 깔때기를 사용해 국물과 건더기를 분리한 후 국물은 화장실에 버리고 남은 건더기는 밀폐용기에 담아 집에서 버리거나 시내로 나와 버린다.
2 비닐 주머니를 넉넉히 준비한다
젖은 쓰레기와 마른 쓰레기를 분리할 비닐 주머니가 넉넉히 있으면 좋다. 캔, 유리, 종이, 플라스틱 등은 당연히 나눠 담는다.
3 중요한 것은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필요한 만큼만 준비하고 사전에 미리 재료들을 다듬어 가면 쓸데없는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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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출출해! 캠핑지에 도착, 이러쿵저러쿵 수선 떨고 나니 저녁을 먹기엔 이르지만 여전히 손은 근질근질하고 입은 심심할 때 모두의 환호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초간단 요리에 도전해보자.
• 모든 재료는 4인분 기준.

1 꽃게 어묵탕
재료 부산 직송임을 인증하는 십자가 마크가 들어간 부산 어묵 듬뿍. 무 1개, 대파 1대, 냉동 꽃게 1개, 청량고추 2개, 국간장 2큰술, 다시마 1장, 멸치 1줌
how-to 1 무는 크게 깍둑 썰기한다. 2 어묵은 종류별로 꼬치에 꿰어둔다. 3 찬물에 무와 멸치, 다시마를 넣어 한소끔 끓어오르면 다시마만 건져낸다. 4 ③에 대파, 꽃게, 청량고추를 넣고 국물을 우린 다음 멸치를 건져낸다. 5 어묵꼬치를 뜨거운 물로 헹군 후 ④에 대거 투입! 국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2 떡볶음탕
재료 참나무 훈제 통삼겹살 80g, 감자 1개, 당근·양파 ½개씩, 대파 ½대, 쌀떡 80g, 올리브유
양념장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물엿 1큰술, 통깨·마늘 약간씩
how-to 1 훈제된 통삼겹살, 감자, 당근, 양파는 깍둑 썰고 대파는 어슷썬다. 2 올리브유를 두르고 떡과 ①의 통삼겹살, 야채를 넣고 볶는다. 3 양념장과 물을 넣어 끓이다 대파를 넣고 1분 정도 더 끓인다.

선선한 저녁 바람 불어올 때 코끝을 강렬히 유혹하는 훈훈한 고기의 향. 캠핑의 백미, 화룡점정 저녁 식사를 위한 고기 요리 삼총사. 아아, 고기는 역시 옳다!

3 더치 오븐 닭
재료 13호 닭 1마리(익는 속도나 모양의 안정감이 딱 당하다), 달걀 1개, 통마늘 5개, 감자 1개, 당근 ½개, 올리브 오일 약간
럽 재료 소금·후추 ¼큰술씩, 강황가루 1큰술, 갈릭 스프레드 앤 시즈닝 1큰술
가열 재료 참숯, 포도나무 등 훈연목 2~3개
how-to 1 뚜껑 높이가 높은 57 그릴에 숯을 넣어 가열한다. 2 그릴이 충분히 예열되면 숯 위에 물에 불린 포도나무 등의 훈연목을 올린다. 3 미리 고루 섞어둔 럽을 생닭 표면에 골고루 바른다. 몸통 안쪽에도 고루 뿌릴 것. 4 통마늘, 깍뚝썰기한 감자와 당근, 달걀 순으로 몸통에 넣어준다. 5 몸통에 올리브 오일을 바른다. 6 가열된 그릴에 손질한 닭을 올리고 뚜껑의 구멍을 최대한 닫아 훈연 향을 그릴 속에 가둔다. 7 내부 온도를 175℃로 유지하고 1시간 40분 정도 구운 뒤 버터를 덧발라 고소함을 더한다. 8 온도계로 가슴살이나 다리살을 깊숙이 찔렀을 때 고기 심부 온도가 83℃ 이상이면 완성.
3 통삼겹살구이
재료 통삼겹살 200g
럽 재료 안데스 소금 ¼큰술, 통후추 ¼큰술, 건마늘 ½큰술, 칠리스파이스 가루 ½큰술, 파슬리 ¼큰술
가열 재료 브리켓 38개, 훈연목 2개, 기름받이, 물 혹은 맥주
how-to 1 삼겹살은 기름이 많이 빠져나오도록 포크로 기름 부위를 찔러준다. 2 미리 고루 섞어둔 럽을 고기 겉면에 잘 문질러주고 간이 배도록 1시간 정도 실온에 둔다. 3 불을 붙인 브리켓을 그릴 가장자리에 넣고 포일을 두 겹으로 겹쳐 기름받이를 만든 후 물 혹은 맥주를 붓는다. 4 석쇠를 올려 달군 다음 올리브 오일을 묻힌 종이 타월로 문질러 닦아준다. 5 석쇠에 ②의 통삼겹살을 올리고 고기 간격을 2cm 벌려준다. 6 미리 불려둔 훈연목을 브리켓 위에 올린다. 7 1시간 40분 정도 굽고 온도계로 고기의 심부를 찔러 72℃ 이상이면 완성. 8 고기를 포일로 잘 감싸서 육즙이 고루 퍼지도록 한 뒤 적당한 두께로 썰어 먹는다.
4 쇠고기 스튜
재료 스튜용 쇠고기 목심 600g, 밀가루 ½컵(120ml), 소금 ½작은술, 후춧가루 ½작은술, 다진 셀러리 ¼컵, 월계수잎 3장, 말린 파슬리 1큰술, 타임 1줄기, 육수 3컵(600ml)
how-to 1 한입 크기로 썬 쇠고기를 밀가루와 소금, 후춧가루로 버무린다. 2 프라이팬에 ①을 갈색이 나도록 볶다가 육수를 부어 1시간 정도 약한 불에서 끓인다. 3 ②에 셀러리와 남은 향신료들을 모두 넣고 30분간 더 끓여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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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음주를 했다 하여 라면을 떠올리면 진정한 캠핑족이 아니다. 부드러운 수프로 우아하게 아침을 맞이하는 고수들의 센스를 흉내 내보자. 입맛 돋우는 베이컨 야채볶음까지 곁들이면 모두가 므흣한~ 아침 식사 완성!

5 크림수프 스파게티
재료 인스턴트 크림수프, 알프레도 소스, 이탤리언 판체다 베이컨(혹은 그냥 도톰한 베이컨), 삼색 파스타면, 믹스 허브
how-to 1 크림수프에 알프레도 소스를 섞어 중간 불에 끓인다. 2 얇게 썬 이탤리언 판체타 베이컨을 넣어 10분 정도 끓인다. 3 따로 물을 끓여 삼색 파스타면을 삶은 후 ②에 투입한 후 5분 정도 끓이고 믹스 허브로 마무리한다.
6 베이컨 야채 볶음
재료 이탤리언 판체타 베이컨(혹은 그냥 도톰한 베이컨), 마늘, 양파, 브로콜리, 버섯, 소금, 통후추, 왕새우
how-to 1 베이컨, 양파, 브로콜리, 버섯을 먹기 좋게 썬다. 2 새우-마늘-브로콜리-베이컨-양파-버섯 순으로 볶는다. 베이컨의 향과 염분이 강하므로 소금은 적게 넣고 후춧가루와 믹스 허브를 약간 뿌려 마무리.
7 와인에이드
재료 레드와인 ½ℓ, 탄산수 ½ℓ, 슬라이스한 레몬 1쪽
how-to 잔에 탄산수를 반 따른 뒤 잔 안쪽에 티스푼을 대고 레드와인을 천천히 흘려 넣는다. 탄산수와 와인에 층이 생겨 시각적으로도 보기 좋고 처음엔 레드 와인 맛만 나다가 톡톡 튀는 버블이 더해지면서 풍부한 식감을 경험할 수 있다.

1 오징어 다듬고 고추 양념장만 구하면 5분 안에 완성! 통오징어구이
통오징어에 적당히 칼집을 낸 후 기름 바른 석쇠에 올려 굽는다. 거의 익었을 때 고추 양념장을 고루 바른다. 양념을 바른 채 한 번 더 익히면 완성.
2 햇반과 밥에 뿌릴 후리가케만 있으면 완성! 치즈 누룽지밥
무쇠 팬에 기름을 두르고 밥을 넣고 후리카케를 뿌린다. 밥을 편 후 모차렐라 치즈를 뿌리고 약한 불에서 굽는다. 치즈가 녹으면 뒤집개로 밥의 절반을 가른 후 반으로 접어 익히면 완성.
3 다양한 버섯과 와사비 간장만 있으면 완성! 모둠 버섯찜
버섯은 씻지 말고 밑동만 잘라 손질한다. 무쇠 냄비에 오일을 두른 후 버섯을 넣는다. 버섯갓 위로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춧가루를 뿌려준다. 뚜껑을 닫고 중간 불에서 15분간 익힌 후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