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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5
가을이 깊어가고

 

주변인들이 수, 목, 금요일에 비가 온다는 소식을 알렸기에 짐작은 했다. 나뭇잎들이 다 떨어지고 젖은 채로 길에서 밟히며 쓸쓸한 주말이다. 비가 와도 좋아, 우산과 외출 준비를 마치고 서둘러 걷기 시작했다. 10분 정도 걸어서 은행에 왔다. 주말이고 월 초라 줄을 서는 고객들이 많지만 모두 반갑다.


직원 Lean과 Jody가 정신 없이 손님을 대하면서도 “Hi”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도 일터에서 저렇게 바쁘고 했었지, 비까지 주룩주룩 겨울을 재촉한다. 


남편 가게가 요즘엔 바빠졌다. 부츠와 구두, 멋 부리는 젊은이들의 카우보이 신발까지 수선요청이 쇄도한다. 성실한 남편은 신발 바닥을 기계에 매끄럽게 갈아 청소도 하고 풀도 바르고 새로운 밑바닥(Sole)을 붙이고 심지어 꿰매기도 한다. 


장비도 입 마개에 안전 안경까지 다양하다. 매끄럽고 꼼꼼히 수선된 구두나 부츠 등 찾아가는 고객들은, 어쩜 이렇게 꼼꼼히 고쳤을까? 하는 고마운 표정이 역력하다. 흐뭇해하는 남편의 표정도 읽힌다. 


최선을 다해서 수선을 하니 일부 고객은 꽤 먼 곳에서도 우리 가게 ‘Genius Shoe Repair’를 찾아온다.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지. 수고의 보답이라고 팁을 카운터에 두고 가면서 “See you next time!” 한다.  


고객들이 있어 행복하다는 당신. 이제 일손을 놓아도 되련만 아침 일찍부터 일에 충실한 남편. 주님! 77살의 체력으로 9시간씩 매일 충실히 일할 수 있는 건강을 허락하시니 감사합니다. 손재주도 주셨으니 더욱 많이 일하고 싶다고 다짐도 합니다.


 쇼핑몰에 들려서 2019년 수첩을 구했다. 입학식을 기다리는 초등학생 심정이다. 무엇을 적을까? 생각나는 대로 계획을 적어 나간다. 우선은 가족들 생일을 표시해 놓고 연금일과 손주 보러 가는 날, 외출 계획을 짠다.


모처럼 적고 싶은 토픽이 오늘따라 생각난다. 다 적을 수는 없고, 우선 11살 된 손주 생일에 대해 적는다. 침착하고 온순한 유일무이한 나의 외동 손주다. 하나님이 허락한 귀한 친손자, 재능이 많고 예의도 제법이다. 지난주 거의 2달 만에 손주를 만났을 때 많이 크고 의젓해졌다. 


“제가 숙제 다 해놨어요. 지금은 게임 중이에요. 할머니 괜찮죠?” 그래, 조금만 해야 한다. 피아노와 태권도 교실에 간다면서 작별할 때도 “할머니 또 봐요” 귓전에 맴도는 손주의 목소리. 그날따라 더욱 기특했다.


딸 가족이 그나마 가까운 거리여서 자주 만나고, 외손주 녀석들이 8살, 4살 순하게 잘 커가고 있으니 감사한다. 큰 녀석이 땅콩알레르기가 있으니 정말 조심투성이이다. 4살된 엘리옷은 “할멈! my mom knows everything, you know?(우리 엄마는 모든 것을 다 아는 엄마)”라면서 나를 웃기고 힘이 나게 한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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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9
며느리 자랑

 

사랑하는 나의 며느리,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 나에게는 소중하고 귀한 아들이 하나이니 더욱 귀하고 흐뭇하다. 처음 아들이 상견례 하던 날, 소박하고 순진한 선생이라면서 소개를 하였다. “엄마, 마음에 들어요?”, 남편은 “글쎄 몸이 너무 약질인 듯” 걱정을 했다. 결혼 13년 된 아들 내외는 효성이 지극하다. 일년이면 몇 차례씩 우리 부부를 초대해서 즐거운 시간을 만들고, 한국말이 서툴러도 95%의 의사 소통은 어렵지 않다.


얼마 전, 음력 추석인 남편의 생일을 너무나 멋지게 정성껏 차렸다. 일요일이어서 다음날 출근할 아들 내외, 손주의 학교도 있었고. 아버지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자녀들이 너무 고맙고 축복이다. 전날 손주의 11살 생일파티를 집에서 친구를 초대해 근사하게 한 것을 사진으로 보고 감사했는데. 


고급 한식상에 너무 감격했던 우리부부, 이곳에서 태어나 자라고 교육받은 2세인데 우리 음식을 준비해 감동이 더 컸다. 남편이 좋아한다고 김치찌개, 두부조림, 오이무침, 상추쌈과 고구마 구이 등 우리 1세대들에게도 번거로울 때가 많은 한식 요리를 차리고, 식탁에선 아버지를 위해 아들, 며느리가 갖은 성의를 보였다. 


딸아이는 “엄마, 언니는 너무 착해요”라고 말한다. 어쩜 나에게는 딸보다 더욱 정이 가는 며느리다. 며느리는 손이 크다. “어머님, 내일 아버님께 케이크와 커피를 드리세요”라며 많은 음식을 차에 실어준다. 며느리가 직접 만든 생일케이크가 맛있다. 


딸은 아들이 둘에다가 바쁜 일이 많으니 모처럼 부탁이라도 하려면 며느리를 찾게 된다. 정말 착하고 효심이 있는 주님이 주신 축복이다. 바쁜 중에도 새로 구입한 시아버지의 핸드폰에 갖가지 옵션을 넣어주고 알려준다. 말수가 적은 남편은 “고마워, 수고 많았어” 칭찬한다.


돌아오는 밤길의 고속도로에서 흐뭇해 하는 우리 부부. 피로가 밀려오고 육신이 조금 지쳐도 너희가 있어서 고맙다. 우리는 서서히 늙어가지만 너희는 더욱 열심히 살라고 자주 말해준다. 우리가 없는 세상에서도 꼭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벌써 서늘하다 못해 오싹한 가을 날씨지만 마음은 평온하다. 더 추워지기 전에, 눈이 쌓이기 전에 나도 여유롭게 아들, 며느리를 방문할 계획이다. 뒤뜰에 이어진 공원을 너희들과 걸으면서 오순도순 쌓인 정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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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2
“옛날이 자꾸 그리워서…”

 

나는 가끔 생각해본다. 지금의 나는 어릴 적의 나와는 비교도 할 수 없다. 아침 산책길 뒤 공원에 바람이 차고 풀잎이 아직 젖어 있어도 옛날엔 가방을 메고 다녔는데 오늘은 쇼핑카트를 끌고 다니면 편리하다. 무거운데도 수월하다. 손가방은 메고 콧노래가 흥겹다. 혼자서 걸어가니 쓸쓸하다.


20여 분 걸었다. ‘자라’(zara)가 운영하는 세탁소에 가니 나를 반기면서 얼싸안고 플라자 끝의 유명한 식당으로 아침을 사준다며 데려간다. 오늘은 일감이 있다고 했다. 고객의 부탁으로 가죽 가방의 끈이 떨어진 것을 고쳐야 한단다. 
토스트와 베이컨, 달걀과 과일까지 맛있게 먹었다. 나의 딸아이와 또래이니 아직은 젊다. 아들 둘이 벌써 십대라면서 엄청 먹어댄다고 한다. 친정엄마가 안 계시니 어떤 때는 안쓰럽기도 한 이웃이다.
Zara의 남편은 온종일 가게에서 수선을 하느라 배고플 텐데 집이 멀어서 건너뛰기 일쑤란다. 그래서 머핀과 베이글을 전달해주니 마음이 흐뭇하다. 


옛날이 생각난다.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은 천방지축, 오빠들이 많은 시골집의 막내딸이었으니. 지금은 아들, 딸이 가정을 이루어 손주들을 기르면서 열심히 최선을 대해 살아가는 모습이 대견하고 장하다.
완연한 가을날씨. 낮 시간이 짧은 탓에 어둠이 빨리 온다. 여름엔 저녁 9시가 넘어도 밖에 있었는데 아쉽고 섭섭하다. 나는 지금 70을 넘은 나이지만 만년 소녀 같은 생각뿐이다. 사과나무에 빨강 사과들이 풍요롭고 보기 좋다.
다행히도 우리 아들, 딸, 며느리, 사위까지 직장이 있고 쉬운 일이 세상에 없겠지만 남편도 6일 동안 꾸준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니 고맙다. 또한 남편에게 좋은 손재주와 건강을 주신 은혜에 감사한다. 남편이 구두수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열쇠도 커팅하고 닥치는 대로 고친다.


엊그제 은행 여직원이 자기 코트를 보이면서 고쳐달라고 한다. 얼핏 봐서는 어려워 보이는데 남편은 신기할 정도로 풀을 붙이고 박음질을 한다. 진심 어린 감사인사를 받고 감동했다. 광부 생활을 이겨낸 파독산업전사들, 무엇인들 못할까. 요즘 사과 소스를 매주 손주들에게 줄면서 할아버지께서 했다고 얘기해 준다. 할아버지를 언제까지나 잊지 말아라.
오늘은 주말이다. 단풍 구경으로 멀리 갈 필요는 없다. 시청 앞 공원 길에서 색색의 나뭇잎들을 감상하고 공기 쏘인다. 저녁에는 차와 베이글을 맛있게 하는 식당에 가고 싶다.
일주일의 무사함을 감사하면서 남편을 격려도 할 계획이다. 요즘 나의 기호식품은 단호박 찜이다. 영양 있는 작은 서양 호박으로 만든 호박찜을 커피와 함께 먹으면 일품이다. 남편을 위해 감자와 고구마도 맛있게 쪄놔야겠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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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1
어릴적 추억이 새삼스럽다

 

여름이 끝난 섭섭함과 함께 너무 시간을 허비한 느낌이다. 눈뜨면 도서실로 무의미한 흐름을 이어가고, 휴대폰의 톡들을 살피는 것도 시간의 낭비로 여겨진다.
오늘 따라 고향생각이 자꾸 난다. 따가운 햇살이 너무 좋아서 앞동산에 올라가 우리동네를 바라보면서 소박한 동심의 꿈을 꾸었던 시절. 산딸기, 먹딸기(Blueberry 종류) 많이 따먹던 그때가 그립다. 
밤에는 멍석 깔아놓고 이웃들이 모여 동네 소식을 전하기 한창이다. 고구마와 옥수수 찐 것, 수박과 참외가 풍성했던 그때. 
세상에 안 계신 어머니가 뵙고 싶다. 효도 한 번도 못 드린 막내딸의 불효막심을 자꾸 후회한다.
지난 여름은 무척 더운 날이 많았다. 남편은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부답 출퇴근하는 성실함에 고맙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렇게 늙어 가는데, 세월은 자꾸 흐르고, 저녁 산책길에서 많은 얘기를 나눠본다. 
앞으로의 우리 모습, 남은 인생을 가치 있고 멋지게 살고 싶다면서 운동을 즐긴다. 얼마 전에 후배들과 즐거운 만남을 가졌을 때 ‘값진 인생’을 설명해준 나의 의도를 잘 안다며 이구동성으로 “언니가 최고예요” 한다. 
오늘은 습도가 높은 탓에 땀이 줄줄 흐른다. 시청 앞 공원길을 걸으면서 초등학교 시절의 하교 길을 생각하면 이것도 감사하다. 그 시절 책가방은 왜 그렇게 무거웠는지. 
그래도 재미난 일들과 함께 어릴 적 추억이 새삼 그립다. 둑을 건너 고갯길에서 잠깐 쉬는 동안 나물도 캐고, 강물에 발도 담그고, 그때 그 시절은 결코 다시 올 수 없음을 알면서도 미련이 남는다.
어제 며느리와의 길고 긴 전화통화에서 사람들이 습관을 고칠 수 없음에 대해 얘기했다. 나의 습관은 걷는 것인데 너무 많이 걷는 듯 저녁시간엔 다리가 무겁고 피곤하다. 1~2시간은 무조건 걷는 습관, 앉는 시간이 아까워 길동무만 있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고 먼저 나선다. 
나의 좌우명인 ‘최선을 다하자, 끝까지 배워라’를 실천 중이다. 요즘 도서실에서 책 읽기를 장려한다. 책 1권 읽는 시간을 적어두는 숙제도 준다. 나는 보통 5시간이면 한 권을 읽는다. 건강을 허락하신 창조주 주님께 이만큼 정도로도 감사하지만 더 많은 축복을 바란다고 간구 드린다.
벌써 귀가시간이다. 오늘은 냉면을 만들자. 육수가 맛있다던 남편의 소탈한 식성이다. 오이를 듬뿍 넣고, 계란과 김치를 조금 곁들이면 물냉면이 근사하게 저녁상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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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4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간다는 것

 

엊그제 평소 아끼는 후배가 '종심소유 불유구'라는 공자의 가르침을 소개했다. 평소 나의 생각이라 감동이 됐고, 하루에 몇 번이고 되뇌게 됐다. 대뜸 아직 60대인 후배에게 “네가 그런 걸 보냈으니 너도 괜찮은 젊은이 축에 든다”고 칭찬해 주었다.


15살은 지학: 더욱 공부하고 배워서 때를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 20살은 약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노력을 더 해야 한다. 30살은 이립: 뜻을 세우는 때이다. 40살은 불혹: 치우침이 없이 자기주장을 편다. 50살엔 지천명: 하늘의 뜻을 알 때이다. 


60살엔 이순: 이치에 통달하고 듣는 대로 이해하며, 70살은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하더라도 절대 법도(종심)를 넘지 않음이 종심소유 불유구이다. 나를 두고 한 말같이 자꾸만 되풀이 해석한다.


물론 이론도 있고 살아가면서 우리는 실수나 잘못도 수없이 반복한다. 그래도 또다시 일어설 수만 있다면, 뜻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엊그제 모임에서 만난 K여사, 나이도 생각도 비슷한 친구여서 몇 시간 대화를 나눴다. “난 당신 같은 아무하고도 금방 친근할 수 있는 둥글고 선한 성격이 부럽다”고 몇 번이나 칭찬과 격려를 해주던 귀한 친구이다. 전화번호와 사진을 주면서 매일 얘기하자고 한다.


오래 전 지인이던 Y여사도 격의 없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 우산을 받쳐 들고 떡볶이랑 오뎅을 사서 맛있게 점심을 나누던 친구들. 텃밭에서 농사지은 토마토가 유난히 단맛이었다.


우리와 동행하던 선배님이 “자네는 정말 마당발이야. 많은 이들을 사랑한다. 그들이 소중하기 때문에 칭찬도 잘한다”며 헤어지기 섭섭해 했다. 그날 돌아오는 길에서 사람답게 살고 싶은 나의 마음을 다잡으며 감사했다.


산책을 끝내고 콧노래를 부르는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오는데, 저 멀리서 빵 조각을 물에 던지는 아주머니가 있다. “오리와 다람쥐에게 먹이를 주고 있어요.” “God bless you.” 금방 친구가 되어 동행한다.


나이는 73세이고 혼자 사는 백인 친구. 오순도순 길을 걸으면서 자기를 소개한다. “Hi, Hanna, 내일도 이 시간에 여기서 만나요.” “Okay”


벌써 집 앞이다. 따끈한 녹차랑 베이글 간식으로 요기하고 은행에 간다. 오늘은 연금이 나오는 날. 정부가 효자라던 선배님 말씀에 감사하자. 노인을 사람답게 대접하는 이곳 정부 각 부처에도 감사하자. 식당이나 커피점 어디라도 노인 할인을 해주니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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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0
인생의 계급장

 

 

보통사람들은 얼굴의 주름이나 생긴 모습, 외형으로 평가기준을 삼는다. 난 무슨 계급쯤일까? 꾸밈이 필요 없다. 생긴 대로면 어떤가? 치장도 허세도 좋아하지 않는 성격, 아집도 내가 편하면 그만이다. 누구를 의식하지 않는다. 살아온 날이 앞으로 살아갈 날보다 많은데 앞으로 나는 무슨 계급을 달고 살 것인가?
아침에 눈뜨면서 주님에게 건강한 정신과 육신을 주신 것에 감사한다. 건전한 생각을 할 수 있으니 나는 매우 행복하다. 남편도 있고 신실한 신앙심과 변함없는 애정도 여전하다. 47년 함께 살아서 웬만하면 눈치로도 거의 짐작할 수 있으니까. 
불평 한마디 없이 기도로 저희 가족을 지켜주니 더 많은 욕심은 분명 과욕이라 뉘우친다. 과묵이 지나쳐도 침묵은 금일 때도 있으니, 가끔 불만이나 짜증을 낼라치면 세상사는 만족이 없는 법이라고 다독인다. 할말이 있어도 한번쯤 참아주면 보약이다. 나를 감동시킬 적도 있다.
인생의 계급장. 스트레스가 적으면 만족이고 얼굴의 잔주름이 무슨 대수인가. 외형의 꾸밈보다 감사의 행복이 더욱 중요하다. 아들, 딸도 아버지를 존경하며 순종하는 이치를 실천하니 나의 불평도 감히 먹히질 않는다.
“우리 아빠같이 훌륭한 사람을 만난 엄마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며 다독이는 딸의 모습이 영락없는 부전여전의 이치를 깨닫는다. 얼굴은 그 사람의 인격이라면서 환한 엄마가 정말 좋다고 아들은 칭찬할 줄도 안다.
요즘 부쩍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기만 하다. 있을 때 잘해주라고 당부하신 올케 언니들. 늙어가면서 더욱 안쓰럽기만 하다. 매일이 기쁘고 감사하면 축복의 계급이다. Money is not everything, 이라고 며느리, 아들, 딸에게 강조한다. 돈이 다는 아니다. 마음이 부유하면 더욱 좋은 일이다.
저녁마다 산책길에서 지나온 우리의 계급을 반성한다. 보람되게 알차게 살고 싶을 뿐 별로 욕심 없다.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한다.
조국의 홍수, 어려운 소식에 맘이 쓰인다. 물이 넘치고 고생하는 고국의 동포들. 어서 정상으로 돌아오길 기원한다. 
길을 따라 산책한다. 물소리, 새소리가 너무 평화로운 아침나절이다. 다음주엔 친 손주의 개학 날이다. 아들 집에 가보고 싶다. 학교 가방과 도시락 백에 물통까지 메고, 단정하고 예의 바른 손주의 환한 얼굴이 떠오르니 보고 싶구나. 
“할머니, 안녕하세요” 예의 바른 손주가 많이 컸다. 올해는 여행을 많이 다녀 사진 속의 네 모습이 할머니를 기쁘게 한다. 나의 인생 계급장 속에 너의 몫이 대단하다. 주님이 허락하신 귀한 손주들. 다시 만날 때까지 기도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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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3
노년의 생활, 매일을 감사하며

 

 

내 나이가 벌써 노년을 살고 있나 보다. 얘기 중에 반은 편안한 노후에 대한 것이다. 친구들 중 P여사는 너무 고맙고 감사한 재치꾼이다. 아침에 물 두 잔과 취침전의 물 한잔을 마시는 것이 몸에 좋다고 권한다. 


또한 과식은 금물, 칭찬을 많이 하고, 항상 감사하며, 좋은 일 많이 하고 두뇌를 많이 써라, 부부가 해로하는 것에 크게 감사하라고 조언한다.
나는 많이 움직이고, 배워두라고 말한다. 모르면 누구에게라도 도움을 청하고, 친구도 많을수록 더욱 좋다. 될 수 있으면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고 걸어야 한다.
친구의 재치와 덕담, “조선 선교 초기에 있었던 이야기다. ‘양반들이 모두들 머리에 쓰고 다니는 것은 무엇이죠? ‘갓’ 이예요. 갓은 'God' 하나님인데 늘 모시고 다니니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외국 선교사의 재치가 대단하다.


“이 나라의 이름은 무엇이죠? '조선' 아침 조 깨끗할 선, 깨끗한 아침의 나라, Morning Calm, Chosen People 선택된 사람이에요” 과연 옳소이다.


우리는 동방의 선민이다. 얼마나 뜻 깊은가. 가끔 애국가 불러보고 뜻을 생각하면 너무도 멋지고 애절하다. 아! 대한민국, 나의 조국, 나의 고향이 너무 그립다. 
남편과 일찍 출근길에 햇살을 보면서 움직이며 일할 수 있음을 정말 감사한다. 이곳 도서실엔 낯익은 이웃 주민들의 친절한 인사에 즐겁고 유익하다. 모두가 귀한 사람들. 
간밤엔 고향이 그리워서 옛날을 추억했다. 고국의 여름은 무덥고 고생이었으나 좋았다. 캐나다의 날씨는 조석의 일교차가 심하다. 어제 오늘은 서늘하여 옷차림이 두꺼워졌다.


조국의 소식. 뉴스마다 정치인들의 대립이다. 이곳 정치는 비교적 온화한 분위기인데. 남편은 조국이 걱정인 듯 조석으로 TV를 시청하면서 안정되길 염원한다. 
다시 Senior Class 날이라서 분주해진다. 매주 생일이 된 친구들은 케이크와 칩스와 커피와 티를 준비한다. 좋은 나라이고 풍습이 멋지고 노년의 우리들은 서로를 위하고 다독이고 도미노 게임으로 왁자지껄하다.


최 고령인 마가렛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알려주는 영국계 이민자이다. 20년 전 사별한 남편 얘기만 나오면 훌쩍거리면서 있을 때 잘해주라고 당부할 때면 만년 소녀이다.
나의 사부인은 친구 같이 격의 없는 며느리의 친정 어머니이다. 톡을 매일 보내오고 안부도 전하고 한다. 참 좋은 말 중 ‘나’는 천하보다 소중한 한 글자, ‘우리’는 어느 것도 이길 수 있는 두 글자라고 한다. 정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세 글자는 ‘사랑해’, 평화를 가져오는 네 글자 ‘내 탓이요’, 돈 안 드는 최고동력 다섯 글자 ‘우리 함께해요’… 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열 글자는 ‘내가 항상 네 곁에 있을게’


부귀영화를 누리며 천하를 호령하던 이들도 종국에 곁에 있어줄 사람은 아내와 남편뿐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가끔 사랑하노라 고생했노라 자주 말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더 늦기 전에 해봐야 할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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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6
행복한 할머니의 일상

 

 주일날엔 Father's Day(6월 17일). 매년 아들, 며느리의 귀한 초청을 받는다. 남편은 체중을 줄여본다고 고기, 단 음식, 커피도 삼가는 작심을 잘 지키리라 믿어본다. 


언젠가 아들이 “아빠! 라테커피 별로 안 달아요. 제가 바로 만들었어요”하니 바로 승낙하던 남편이다. 며느리는 “아버님! 이 당근 케잌은 제가 만들었어요.”


“응, 그래” 맛있게 먹었던 경험이 이번에도 잘 이뤄질는지. 손주 녀석들은 “Happy Father's Day! 할아버지” 인사한다. 고마운 너희에게 감사하고, 손주들도 보고 싶다. 


주말이어서 바쁠 것이다. 6월은 Senior Month 라고 도서관의 일정도 꽤나 분주하다. 지난주엔 큰 강당에서 먹을 것, 마실 것이 충분한 잔치 마당도 열렸다. 이곳의 풍습은 악대를 초청해서 음악을 흥겹게 들려주고, 경품 추첨 등 어른을 공경하는 태도와 조직이 대단하다.


작은 정원에 파를 심어놓으니 가끔 요리할 때 요긴하다. 화단에 옮겨 심으니 다른 꽃들과 어울려서 곱고 예쁘다. 요즘엔 나이도 잊을 만큼 재미와 보람이 있다. 친구들이 보내오는 카톡도 너무 고맙다. 답을 보내고 매일 소식을 올리는 A여사, 당신을 사랑합니다. Glory Forever!


조금 출출하다. 일어나서 몰 안을 산책 겸 그리스 식당에서 채소구이와 밥으로 점심을 먹자. 내가 사랑하는 P아우가 가게에서 힘들 테니 잠깐 불러내자. 아침 방송에서 인간극장의 주인공이신 H어른, 양봉업을 30년 넘게 하는데 벌이 웽웽거려도 일이 있어 좋다던 말이 떠오른다. 


운동이라면 어떤 종류라도 즐기는 남편의 열성도 대단하다. 골프와 야구, 하키게임 등등. 그 와는 반대로 난 토크쇼나 음악이나 영화를 좋아한다. 얼마 전 개막한 월드컵 축구의 열기도 뜨겁다.


몇 주전엔 레크리에이션 센터에서 각 나라의 국기를 게양해놓고 회원과 직원들 모두 자기 모국을 응원했다. 각 나라의 국기들이 특색 있고 멋있게 펄럭인다.


카운터 대표인 Kathy 아줌마, 왜 대한민국 국기가 안보이지? 내가 하나 구해볼까? “아이고, 물품이 조달 안돼서 다시 주문해 막 도착했다”면서 청년 2명이 로비 천정에 달아주려고 사다리를 준비한다. “여러분, 잠깐!” 태극기를 설명해 주자 진지한 표정들.


땅과 하늘과 건이감곤(3, 4, 5, 6)의 의미. 우리의 태극기를 바라보면서 감동이 찐한 아침나절이다. 강팀인 스위스와 독일팀과의 경기를 응원한다. 이 기간 동안엔 내 차에도 좌우 태극기를 달고 다닌다.


얼마 전 조카들이 “고모는 대단한 애국자”라고 칭찬했다. 내 차의 트렁크엔 2~3개의 태극기가 언제나 있다. 차고 안에도, 침실과 거실에도 크고 작은 태극기가 귀한 보물로 항상 비치돼있다.


수년 전 한국에서 사촌동생이 방문했을 때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 길에 서로가 길이 엇갈릴 땐 태극기만 보며 따라오라고 당부했던 추억이 생생하다. 


조금 피곤하더라도 내일은 두 곳의 약속이 있어 설레는 마음이다. 한카노인회 주최의 야외소풍에서 보고 싶은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오후엔 동창회가 있다. 고국방문 소식도 듣고 후배들도 만나 정담을 나누자. (2018년 6월 초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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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sul
설동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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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30
잊지 못할 한여름의 추억들

 

옷차림도 간편하고 따뜻한 햇볕이 좋은 여름이다. 우리 동네의 Rib Fest 가 주말에 성대하게 열린다. 커다란 트럭들이 게임기구와 오락 장비들을 실어 나르고 요란한 소리들을 시험해 보느라 시청 앞의 공원 안은 분주한 모습들이다. 살맛 나는 모습들이다. 
장사들의 잇속 챙기기에도 내가 편하고 즐거우면 되는 법이다. 반바지에 티셔츠에 운동모자와 선글라스까지 경쾌하다. 얼음을 섞은 물병까지 외출준비가 완전하다.
산책을 즐기다가 오늘은 월남국수로 점심을 먹는다. 감기 기운이 뚝 떨어지게 뜨거운 국물에 커피도 한잔 마신다. 
항상 친절한 제시카(도서관 직원)의 빨강색 머리가 너무 예뻐 보인다고 칭찬을 하니 땡큐를 연발한다. 가끔 커피와 케잌을 대접하는 멋쟁이 젊은 처녀, 칩스와 과일도 잘 권하는 내가 좋아하는 아가씨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 도서관의 직원들은 나를 좋아한다. 할머니이지만 활기차고 열정이 넘친다고 가끔 구두와 핸드백도 수선을 부탁하며 너무 좋은 남편의 기술을 칭찬도 하는 이웃들이면서 매일 만나도 좋은 사이다. 
옆 테이블엔 백인 아주머니들이 4~5명 앉아서 독후감 같은 자기 의견들을 진지하게 나눈다. 60대의 젊은 아줌마들, 피트니스 클럽에서 자주 만나는 이웃들이다. 보기 좋은 멋진 풍경들이라 우리 동네 피커링을 너무 좋아한다. 모든 것이 지척에 있다.
Go-Train 역도 바로 집 앞에 있다. 걸어서 5분정도. Go-Bus도, 시내 버스도, 비교적 자주 왕래하고 조금 더딘 것 말고는 가끔 이용하면서 사람구경도, 이웃들과 만나 정답을 나누고 하니 얼마나 좋은지.
아들 집이나 딸네 집 친구들을 만나고 싶으면 운전도 재미있게 한국음악(대중가요)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나에게는 정말로 운전의 고마움. 30~40분 운전하면 어디든지 갈 수 있으니. 
엊그제 후배를 만나던 날 재미있게 수다와 정을 나누던 추억들. 식혜와 인절미까지. D아우는 “언니 가끔 만나면 좋겠다. 우리 오래 놀다 가면 안될까”하며 소녀 같다.
남편에게 전화가 오더니 언제쯤 귀가하는지 물어본다. “알았어요, 자장면 곱빼기 주문했으니 곧 가요” 가끔 나도 남편에게 미안함이 있다. 나만 자주 외출해 외식이며 친구들과 만난다. 당신의 집안에서는 부인(엄마)이 편안해야 가정이 평안하다던 그 주장이 너무 감사하다. 
건강해서 많이 나가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앞만 보고 달려왔던 나와 당신의 이민 초기를 돌아보면 지금쯤은 여유만만하게 즐기면서 행복하게 여생을 보낼 때다.
손주들이 방학을 하면 자주 데리고 나가자. 아들 집의 뒤뜰에서, 딸네의 정원에서 물놀이와 수박과 팝씨클을 많이 줄 것이다. 벌써 점심시간이다. 입맛에 맞을 멋진 식사를 위해 일어나자. 오는 길엔 크림치즈도 사오자. 아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좋은 직장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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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sul
설동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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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5
“벌써 6월 하순이네…”

 

날씨가 맑고 푸른색이 짙어가더니 벌써 6월이 지나가고 있다. 시간은 너무 빠르고 잘도 지나간다. 하루가 시작되면 너무 시간이 아깝기도 하다. 
산책길에 햇빛이 따가워서 그늘을 찾게 되었으니, 요즘의 나는 정말 하는 일 없이 시간만 보내는 영락없는 할머니의 생활이다.
덥다는 핑계를 삼아 주로 점심은 식당을 찾는 습관까지, 입맛이 없다면서 옛날의 고향집 보리밥과 상추쌈과 된장찌개의 구수한 입맛은 어딜 갔는지. 남편의 도시락 가방도 새로운 메뉴가 없을까? 미안하다. 


6월말이면 손주들과 며느리가 방학을 할 테고 그때는 너희를 만날 계획을 세우련만, 1일 나들이가 기다려진다. 엊그제 딸네 집 방문에서 담요를 깔아서 장난감, 책들을 준비한 뒤 간식을 손에 쥔 녀석들. “할멈, We having a picnic.” 말도 잘한다.
또 보고 싶은 녀석들. 오늘은 몸살감기 기운이 있으니 다음 주에나 할머니랑 만나보자. 사우나를 즐긴 탓에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에 걸려 목이 조금 불편하다. 워크인 클리닉에 다녀오고 도서실에서 휴식도 해본다.


오늘은 30도. 한국의 여름보다 신선놀음이지만 따끈한 햇살을 자꾸 쏘이자. 건강을 위해서 공원길을 걸어서 가자. 
우리 1세대는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렸다. 의식주의 해결이 급선무였기에 가족들을 이 땅에 이민시켰고 2세인 우리 아들, 딸의 세대는 다르다. 캐나다의 넓은 대륙에 꿈도 실현할 수 있다. 얼마든지.


아들아! 딸아! 너희는 이곳에서 태어나고 교육받고 얼마나 대단한 2세들인가. 더구나 너희들의 후손은 이곳에서 뿌리가 깊고 곧게 내리도록 도와주라. 
그리고 엄마의 조국, 아버지의 나라 대한민국을 알려라. 할머니의 나라 코리아를 꼭 알려라. 김치와 불고기의 나라. 내 나라 조국은 영원하다. 오늘도 고국을 생각하면 마음이 뜨겁고 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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