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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의 칼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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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의 칼럼세계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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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
66826
9214
2018-07-16
행복한 할머니의 일상

 

 주일날엔 Father's Day(6월 17일). 매년 아들, 며느리의 귀한 초청을 받는다. 남편은 체중을 줄여본다고 고기, 단 음식, 커피도 삼가는 작심을 잘 지키리라 믿어본다. 


언젠가 아들이 “아빠! 라테커피 별로 안 달아요. 제가 바로 만들었어요”하니 바로 승낙하던 남편이다. 며느리는 “아버님! 이 당근 케잌은 제가 만들었어요.”


“응, 그래” 맛있게 먹었던 경험이 이번에도 잘 이뤄질는지. 손주 녀석들은 “Happy Father's Day! 할아버지” 인사한다. 고마운 너희에게 감사하고, 손주들도 보고 싶다. 


주말이어서 바쁠 것이다. 6월은 Senior Month 라고 도서관의 일정도 꽤나 분주하다. 지난주엔 큰 강당에서 먹을 것, 마실 것이 충분한 잔치 마당도 열렸다. 이곳의 풍습은 악대를 초청해서 음악을 흥겹게 들려주고, 경품 추첨 등 어른을 공경하는 태도와 조직이 대단하다.


작은 정원에 파를 심어놓으니 가끔 요리할 때 요긴하다. 화단에 옮겨 심으니 다른 꽃들과 어울려서 곱고 예쁘다. 요즘엔 나이도 잊을 만큼 재미와 보람이 있다. 친구들이 보내오는 카톡도 너무 고맙다. 답을 보내고 매일 소식을 올리는 A여사, 당신을 사랑합니다. Glory Forever!


조금 출출하다. 일어나서 몰 안을 산책 겸 그리스 식당에서 채소구이와 밥으로 점심을 먹자. 내가 사랑하는 P아우가 가게에서 힘들 테니 잠깐 불러내자. 아침 방송에서 인간극장의 주인공이신 H어른, 양봉업을 30년 넘게 하는데 벌이 웽웽거려도 일이 있어 좋다던 말이 떠오른다. 


운동이라면 어떤 종류라도 즐기는 남편의 열성도 대단하다. 골프와 야구, 하키게임 등등. 그 와는 반대로 난 토크쇼나 음악이나 영화를 좋아한다. 얼마 전 개막한 월드컵 축구의 열기도 뜨겁다.


몇 주전엔 레크리에이션 센터에서 각 나라의 국기를 게양해놓고 회원과 직원들 모두 자기 모국을 응원했다. 각 나라의 국기들이 특색 있고 멋있게 펄럭인다.


카운터 대표인 Kathy 아줌마, 왜 대한민국 국기가 안보이지? 내가 하나 구해볼까? “아이고, 물품이 조달 안돼서 다시 주문해 막 도착했다”면서 청년 2명이 로비 천정에 달아주려고 사다리를 준비한다. “여러분, 잠깐!” 태극기를 설명해 주자 진지한 표정들.


땅과 하늘과 건이감곤(3, 4, 5, 6)의 의미. 우리의 태극기를 바라보면서 감동이 찐한 아침나절이다. 강팀인 스위스와 독일팀과의 경기를 응원한다. 이 기간 동안엔 내 차에도 좌우 태극기를 달고 다닌다.


얼마 전 조카들이 “고모는 대단한 애국자”라고 칭찬했다. 내 차의 트렁크엔 2~3개의 태극기가 언제나 있다. 차고 안에도, 침실과 거실에도 크고 작은 태극기가 귀한 보물로 항상 비치돼있다.


수년 전 한국에서 사촌동생이 방문했을 때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 길에 서로가 길이 엇갈릴 땐 태극기만 보며 따라오라고 당부했던 추억이 생생하다. 


조금 피곤하더라도 내일은 두 곳의 약속이 있어 설레는 마음이다. 한카노인회 주최의 야외소풍에서 보고 싶은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오후엔 동창회가 있다. 고국방문 소식도 듣고 후배들도 만나 정담을 나누자. (2018년 6월 초순)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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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
66649
9214
2018-06-30
잊지 못할 한여름의 추억들

 

옷차림도 간편하고 따뜻한 햇볕이 좋은 여름이다. 우리 동네의 Rib Fest 가 주말에 성대하게 열린다. 커다란 트럭들이 게임기구와 오락 장비들을 실어 나르고 요란한 소리들을 시험해 보느라 시청 앞의 공원 안은 분주한 모습들이다. 살맛 나는 모습들이다. 
장사들의 잇속 챙기기에도 내가 편하고 즐거우면 되는 법이다. 반바지에 티셔츠에 운동모자와 선글라스까지 경쾌하다. 얼음을 섞은 물병까지 외출준비가 완전하다.
산책을 즐기다가 오늘은 월남국수로 점심을 먹는다. 감기 기운이 뚝 떨어지게 뜨거운 국물에 커피도 한잔 마신다. 
항상 친절한 제시카(도서관 직원)의 빨강색 머리가 너무 예뻐 보인다고 칭찬을 하니 땡큐를 연발한다. 가끔 커피와 케잌을 대접하는 멋쟁이 젊은 처녀, 칩스와 과일도 잘 권하는 내가 좋아하는 아가씨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 도서관의 직원들은 나를 좋아한다. 할머니이지만 활기차고 열정이 넘친다고 가끔 구두와 핸드백도 수선을 부탁하며 너무 좋은 남편의 기술을 칭찬도 하는 이웃들이면서 매일 만나도 좋은 사이다. 
옆 테이블엔 백인 아주머니들이 4~5명 앉아서 독후감 같은 자기 의견들을 진지하게 나눈다. 60대의 젊은 아줌마들, 피트니스 클럽에서 자주 만나는 이웃들이다. 보기 좋은 멋진 풍경들이라 우리 동네 피커링을 너무 좋아한다. 모든 것이 지척에 있다.
Go-Train 역도 바로 집 앞에 있다. 걸어서 5분정도. Go-Bus도, 시내 버스도, 비교적 자주 왕래하고 조금 더딘 것 말고는 가끔 이용하면서 사람구경도, 이웃들과 만나 정답을 나누고 하니 얼마나 좋은지.
아들 집이나 딸네 집 친구들을 만나고 싶으면 운전도 재미있게 한국음악(대중가요)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나에게는 정말로 운전의 고마움. 30~40분 운전하면 어디든지 갈 수 있으니. 
엊그제 후배를 만나던 날 재미있게 수다와 정을 나누던 추억들. 식혜와 인절미까지. D아우는 “언니 가끔 만나면 좋겠다. 우리 오래 놀다 가면 안될까”하며 소녀 같다.
남편에게 전화가 오더니 언제쯤 귀가하는지 물어본다. “알았어요, 자장면 곱빼기 주문했으니 곧 가요” 가끔 나도 남편에게 미안함이 있다. 나만 자주 외출해 외식이며 친구들과 만난다. 당신의 집안에서는 부인(엄마)이 편안해야 가정이 평안하다던 그 주장이 너무 감사하다. 
건강해서 많이 나가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앞만 보고 달려왔던 나와 당신의 이민 초기를 돌아보면 지금쯤은 여유만만하게 즐기면서 행복하게 여생을 보낼 때다.
손주들이 방학을 하면 자주 데리고 나가자. 아들 집의 뒤뜰에서, 딸네의 정원에서 물놀이와 수박과 팝씨클을 많이 줄 것이다. 벌써 점심시간이다. 입맛에 맞을 멋진 식사를 위해 일어나자. 오는 길엔 크림치즈도 사오자. 아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좋은 직장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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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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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5
“벌써 6월 하순이네…”

 

날씨가 맑고 푸른색이 짙어가더니 벌써 6월이 지나가고 있다. 시간은 너무 빠르고 잘도 지나간다. 하루가 시작되면 너무 시간이 아깝기도 하다. 
산책길에 햇빛이 따가워서 그늘을 찾게 되었으니, 요즘의 나는 정말 하는 일 없이 시간만 보내는 영락없는 할머니의 생활이다.
덥다는 핑계를 삼아 주로 점심은 식당을 찾는 습관까지, 입맛이 없다면서 옛날의 고향집 보리밥과 상추쌈과 된장찌개의 구수한 입맛은 어딜 갔는지. 남편의 도시락 가방도 새로운 메뉴가 없을까? 미안하다. 


6월말이면 손주들과 며느리가 방학을 할 테고 그때는 너희를 만날 계획을 세우련만, 1일 나들이가 기다려진다. 엊그제 딸네 집 방문에서 담요를 깔아서 장난감, 책들을 준비한 뒤 간식을 손에 쥔 녀석들. “할멈, We having a picnic.” 말도 잘한다.
또 보고 싶은 녀석들. 오늘은 몸살감기 기운이 있으니 다음 주에나 할머니랑 만나보자. 사우나를 즐긴 탓에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에 걸려 목이 조금 불편하다. 워크인 클리닉에 다녀오고 도서실에서 휴식도 해본다.


오늘은 30도. 한국의 여름보다 신선놀음이지만 따끈한 햇살을 자꾸 쏘이자. 건강을 위해서 공원길을 걸어서 가자. 
우리 1세대는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렸다. 의식주의 해결이 급선무였기에 가족들을 이 땅에 이민시켰고 2세인 우리 아들, 딸의 세대는 다르다. 캐나다의 넓은 대륙에 꿈도 실현할 수 있다. 얼마든지.


아들아! 딸아! 너희는 이곳에서 태어나고 교육받고 얼마나 대단한 2세들인가. 더구나 너희들의 후손은 이곳에서 뿌리가 깊고 곧게 내리도록 도와주라. 
그리고 엄마의 조국, 아버지의 나라 대한민국을 알려라. 할머니의 나라 코리아를 꼭 알려라. 김치와 불고기의 나라. 내 나라 조국은 영원하다. 오늘도 고국을 생각하면 마음이 뜨겁고 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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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1
이렇게 빨리 가면 안 되는데…벌써 여름이네

 
 

세월이 정말 이렇게 빨리 가면 안 되는데 벌써 여름 기분이다. 티셔츠와 운동화 차림이 간단하고 편안하다. 겨우내 못 만난 아우들(울타리)이 불현듯 보고 싶어서 하이파크 벚꽃 구경이나 하자고 했다. 큰 공원이지만 우리들은 용케도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고 서로 만나서 반겼다. 


사랑이 많고 배려가 깊은 아우들 모두가 좋다. 커피와 아침을 소녀들처럼 즐기면서도 손주들을 돌봐주는 Y 아우 “언니, 우리 공원길을 걸어요. 햇살이 좋고 인파도 많으니 더욱 신나고 재미나고…좋죠?”


사진도 꽤 많이 찍었다. 작가로 기술이 좋은 B 아우. 막내지만 속이 꽉 차고 사랑이 많은 아우이다. 고국 방문을 끝내고 귀국한 H 아우는 이것저것 선물을 챙겨놨구먼. 행주와 칼 가는 도구, 핸드폰 받침 등등. 너희는 소녀처럼 곱디곱다. 깔깔 웃으면서 넓은 공원길을 걸어가는 너희는 아직도 젊은 아줌마들이다. 


귀갓길에 전철을 타고 오면서 정말 고마웠던 일들이 생각난다. 버스에서 내려 우리 동네 도서관에 들른다. 한적하고 정다운 이웃들이 있으니 마음이 좋다. 오늘 B 아우 덕분에 고급 일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각자 주문하고 음식들을 서로 나누어 주고받고. 


“언니, 김치 겉절이 좀. ” 맛있는 생선회와 우동까지 사랑하며 나눌 줄 아는 당신들이 있어 행복하다. 저녁 생각이 없다. 푸짐한 점심을 즐긴 탓이다. IK 아우가 “언니, 우리 또 만날까요?” 날짜와 시간도 알린다. “그래, 좋아. 자주 만나자. 너희를 보고 배운다. 인생은 짧다. 즐겁게 살자” 오늘 다 못 만난 4~5명의 아우. 또 보고 싶다.


6월 어느 날 공원에서 만나자. 맛있는 점심을 한가지씩 분담해서 준비하면 더욱 좋다. 작년에 만났던 아우들이 보고 싶구나. 피커링 아우들은 요즘 소식이 뜸하다. 세탁소와 편의점, 미용실 모두 바쁘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린 모여서 참나물, 고비도 뜯었지.


양로원에 계시는 Y 언니를 찾아봐야지. 우린 양로원엔 가지 않기를 약속했었는데 야무지던 Y 언니가 마음이 무겁다. 환경이 변해서 건강이 나빠지더니 울티리내 아우가 봉사로 다녀와서 소식을 전하면 마음만 안타깝구나. 


지난주 외손주 녀석이 “할멈, 내가 사랑합니다. 그러니 맛있는 쿠키와 칩스를 주세요” 딸애 몰래 조금씩 나누어 주었다. 할머니 이름은 해나이고, 할아버지는 찰리라면서 재롱을 떨어 그만 마음이 약해져 간식시간에 백설기 떡까지 주고 잘 크거라 했다.


여름에 녀석과 공원에서 같이 놀아주고 네가 좋아하는 과자도 몰래 줄 것이다. 잘 크고 성숙한 녀석이 신통하고 대견스럽다.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청명한 하늘이다. 계절아 더디 갈 수는 없겠니?


지난 주말에 모든 가족을 불러 어머니날(Mother's Day) 파티를 해준 아들, 며느리께 정말 고맙다. 혼자 지내던 큰 손주는 사촌 동생들이 너무 좋다고 아낌없이 게임과 장난감들을 잘도 나누어준다.


여름이 짧은 캐나다, 멋지고 알차게 보내자. 고국에서 방문차 오신 올케언니와 조카도 매일 좋은 시간 보내기를 바라면서 조만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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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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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5
그날의 아침

 

지난 4월 23일 노스욕 참사의 현장을 목격했다. 아침부터 후배들을 만난다고 서둘렀다. 영과 쉐퍼드 부근엔 주차공간이 없으니 GO BUS를 이용했다. YK 아우와 우리 일행이 반갑게 만나 점심을 끝냈다. 화창한 날씨에 유난히 많은 인파가 통행 중이었다.


난 속으로 ‘웬 사람들이 유독 많구나’ 했다. 그땐 벌써 핀치 부근에서 사건 차량이 인도에서 광란의 질주를 한 후였다.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와 아우성. 우린 영문도 모른 채 일단 동포들이라도 만나면 자세한 소식도 알아볼 겸, 허겁지겁 시청 앞의 쇼핑몰 위층 S은행으로 갔다.

 

 

 

 


2층에서 내려다보이는 도로의 통제와 삼엄함.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구급대원들이 보이고, 주황색 담요로 4-5명을 덮어서 차량에 옮기고, 이게 무슨 참변이고 참사란 말인가.


수년 전 뉴욕의 쌍둥이 빌딩이 무너질 땐 내가 젊었으니 지금의 심정과는 달랐다. 수많은 행인 속엔 갑자기 동행했던 친구나 가족을 잃고 오열하는 사람이 간간이 보였다.

시내 사는 YK 아우는 지하철 남쪽 운행이 가능했기에 3시에 출발하였다. A 아우와 나는 뒤편 도로를 무작정 걸어가면서 인파에 휩쓸렸다.


사건 직후에 아들, 딸, 며느리에게 소식을 알렸더니 “엄마, 괜찮으세요?” “모시러 갈까요?” 번갈아 연락이 온다. 이왕 나왔으니 상황을 더 보기로 했다. 어찌 됐든 귀가는 하겠지.  


경찰의 출입통제 테이프 때문에 길이 막혔다. 다행히 지하철로 욕밀에 도착하니 6시다. 정신이 없다. GO BUS 는 운행이 안 된다고 해 7시 남편의 퇴근에 맞춰 불렀다. TV를 켜니 오늘의 사고현장들이 나온다. 마음이 착잡하다. 25세 청년의 무자비한 광란 질주 때문이라니.


70평생 무사안일 했는데 오늘은 너무 착잡하다. 조용했던 토론토의 중심가인 영길에서 무슨 난리통이란 말인가. 난 생생한 목격자였다. 한국인 3명의 사망자. 어이없는 죽음. 꽃다운 나이의 K선생은 가족을 떠나와 얼마나 고생을 하다가. 만약에 우리 일행도 길거리를 나와 걷고 있었더라면, 아찔한 생각이 자꾸 든다. 시간이 엇갈린 것뿐이다.


주님, 갑작스런 슬픔을 접한 유가족들에게 평안을 주세요. 명복을 빕니다. 신문과 TV에선 계속 소식들을 알린다. 내가 그날 그 자리에 있었고, 두 눈으로 똑바로 보았다. 하얀색 밴과 범인을 잡아서 수갑을 채우던 경찰. 수많은 피해자를 내고 생명까지 뺏어간 너의 죗값이 꼭 치러지길 바란다.


광란의 질주 80km 이상으로 인도의 행인을 무차별 치고 죽이고 너무 잔인한 너의 행동에 하늘은 꼭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손이 떨린다. 너도 부모형제가 있으면서 감히 그렇게.


꽃집에서 대량의 꽃을 무료로 지원해주고, 시청에서 제공한 게시판에 수많은 사람의 마음이 전달되어 가슴을 울린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카톡에서 소식들이 빗발친다. 난 그날의 참극을 잊을 수 없다.


얼마나 가슴이 뛰었나. 소라 양의 하얀색 양말과 발을 잊을 수가 없다. 비통하고 애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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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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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2
이렇게 좋은 날에.

 

 

단순한 노래의 가사 말이 아니다. 지난 주말 세찬 눈, 비와 바람과 도로의 사정을 견뎌내고, 오늘은 사람들의 표정들까지 화창한 날씨다. 다시 책상에 앉아서 공부할 수 있게 시간을 허락하신, 그리고 내 마음을 솔직 담백하게 일기로 써내려 갈 수 있게 힘을 주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린다.


아침에 눈을 뜨고 할 일이 많으면 행복하다. 정성스레 아침을 준비한다. 옥수수를 삶아서 빵과 같이 커피와 수프를 곁들이면 최고다. 떡 종류를 즐기는 남편의 식성 때문에 감자떡을 가끔 구해오고, 팥고물 묻은 시루떡은 나의 기호식품이다.


나이가 들어가니 주로 사 먹는 습관이 걱정된다. 식성이 좋은 남편은 언제나 감사하면서 식사를 마친 뒤 정말 맛있게 먹었다면서 고마워하니 감사하다.


 건강기사를 보니 현미에 수은이 많다고 학설이 분분하다. 무엇이든지 감사하며 잘 먹고 운동 많이 하면 최고다. 밥이 보약이라던 할머니 말씀이 당연하다. 과유불급이라면서 적당히 골고루 섭취하라고 항상 교훈하셨던 친정아버지, 잘 실천하고 있습니다. 식성이 채식을 좋아하며 무엇이든 잘 먹고 있다.


 날씨가 좋아 남편의 출근길에 동행했다. 주차장 옆 계곡의 시냇물 소리가 듣고 싶은 아침이다. 잔디 위엔 새들이 날아다니고 벌써 풀잎을 찾는다. 자전거를 즐기는 어린이들의 재잘거림과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산책을 하는 가족들. 물소리, 새소리와 함께 이렇게 사람구경을 하니 좋을 수가 없다. 


간밤의 꿈에선 우리 울타리 소녀들 10여 명이 하나씩 클로즈업됐다. 아무쪼록 좋은 소식만 기다린다. 


아직 자기 의사를 100% 표현 못 하는 3살 지난 외손주가 며칠만 안 보면 보고 싶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Hanna Rim, Charlie Rim'하고 부른다. 여름이 되면 같이 지내자.


어깨의 통증도 많이 줄었다. 자주 운동하고 긍정적으로 물리치료도 하니 도움이 된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 나보다 더 힘든 병고와 싸우는 친구들도 자주 생각한다. 빙판에서 낙상한 후배 SY 아우, 부지런히 치료해라. 지성이면 감천이다. 가끔 통증이 심하다는 KS 아우도 기도 많이 한다. 너희들 옆엔 훌륭한 남편들이 보살피니.


Y 여사 허리통증은 좀 어떤가요? 우리 조만간 만나요. 정담도 나누고 인생살이도 생각하면 어떨까요? P 여사랑 C 여사는 지난번 약속이 지연되었으니 연락해요. 근사한 찻집에서 실컷 수다 떨어요. 나만 조금 수고하면 되니까. 그 덕분에 손주도 아들, 며느리도 만날 수 있으니.


친구들 동네 주변에 약속 장소를 정할까요? 지난번 파독 간호사 신년(정기총회)파티에 친구들이 없어서 섭섭했어요. 지난주에 있었던 원로 B 선생의 장례식장, 친구이자 부인인 KJ 여사의 모습이 초췌했어요.


자주 만나요. 친구를 많이 가진 사람이 부자라고 하잖아요. 학연, 지연, 그보다도 인연이 최고지요. 어느 장소 특히 장례식엔 한 번도 안 빠진다는 나의 친구(초등학교) L 선생 부부를 보고 많은 걸 생각한다. 남의 아픔을 같이 나누는 온정. 나도 이제부터는 더욱 노력할 것이다. 사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이웃과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심정이다.


이렇게 좋은 날을 주셨으니 좋은 생각들을 많이 실천하게 힘을 주십시오. 가끔 고인이 되신 외숙과 얼마 전 고인이 되신 사돈어른이 문뜩 보고 싶다. 평안히 영면하세요. 기도 드립니다. 조만간 시부모님 묘소도 찾아 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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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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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3
백용빈 동우의 마지막 고별, 영영 이별은.

 

 

 

 요즘엔 죽음을 생각하는 시간이 간간이 진솔한 내 마음이 되어간다. 오늘도 백용빈 동우님의 영결 예배에 남편과 동행한다. 젊은 날엔 파독 광부로 꿈도 많고 멋지고 유머러스 하더니, 친구인 B 여사가 생각이 자주 나고 남편의 간호에 수고가 정말 많다. 허전한 마음에 위로가 턱없이 부족할 텐데 조의를 표합니다.


얼마 전에도 H 여사의 이별 소식도, 이민 초기의 열심이었던 친구 남편과 두 따님을 두고 그렇게 떠나고 말았구나. 애석하다. 생로병사, 우리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자. 봄이 왔다고? 풀잎들은 올라오고 나무에 물이 오르는 모습이지만 우리네 인생길 허무하고 허탈하니 우리가 모두 최선으로 하루를 값지고 알차게 보람되게 살자. 


60년대 고국을 떠나서 이민의 땅에서 우린 정말 고생만 했다. 그래도 자녀들과 가족들을 위한 일이면 충실한 이민자로 열심히 했던 이민 1세대인데 이제 살만하니 노쇠하고 병이 찾아오고, 인생의 과정이려니 하다가도 섭섭하다.


지금도 병환 중에서 고통 받는 수많은 동포 가족 여러분들 괜찮아요? 그래도 힘내고 이만한 것도 다행이라고 위로하고 자연의 섭리대로 충실한 하루하루가 되라고 기도합니다.


시골집의 할머니께서 어릴 적 가르쳐주신 교훈이 생각난다. “편안히 죽음을 맞이하는 복된 이별, 단잠을 자다가 다시는 못 깨어나도 잠든 모습처럼 평안한 죽음이 최고의 복이다.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일손을 부지런히 하면서 고통 없이 가야 한다. 손녀야, 부지런히 배우고 익혀라. 뇌를 자꾸 움직여라.” 


책을 많이 읽으라던 백발의 할머니가 98세에 세상을 떠나시고, 하얀 모시 적삼에 긴 담뱃대를 가지고 “나는 전주이씨 가문에 왕손”이라고 했다. 8남매 중 막내 딸인 나에게 이제 아버지도 엄마도 세상에서 떠나고 오빠들 4명도 나의 외국 생활 50년 동안에 이별했다.


나의 분신이신 큰언니 동순 언니(점순), 작은언니 동춘 언니, 나(동란) 셋만이 이 세상에 남아있다. 언제나 뵐 수 있을까요? 한번 왔다가 떠나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정말 허탈하네요.


우리네도 칠십을 넘긴 나이에다 남편들은 팔십을 사시는 분들이요. 선배님 중에 90도 넘기신 분들은 참 존경한다. 기나긴 인생 여정에서 성공적으로 삶을 살아오신 노력에 대해 엊그제 읽은 카톡 내용 중 어느 교수의 말씀이 감동적이었다. 나에게도 조국이 있고, 고향이 있고, 가족이 있는 것을 감사한다. 


한 줌 흙으로 묻힐 우리네 인생들. 서로 사랑하고 얼싸안고 위로와 격려와 다독임이 필요한데, L 사장의 말대로 우리의 뒷모습 말고 거짓 없이 우리를 나타낼 우리들의 모습. 자녀들과 이웃들에게 모범은 되었나?


한번은 가고 말아야 하는 고별의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어르신 말이 생각나는 아침나절이다. 어느 집안이든지 어르신이 없으면 돈을 주고라도 사야 한다고. 경험과 연륜으로 인생의 항로를 순항하신 존경할 만한 어르신. 


조금 있으면 도서관에서 매주 모이는 시니어 클래스에 참석한다. 말과 문화는 달라도 삶의 지혜나 이치는 똑같으니 40여 명 다양한 곳에서 온 노인들이 모인다. 교제나 도미노 게임으로 유익한 시간이다. 직원인 제시카가 커피와 차와 간식거리를 담은 카트를 몰고 온다.


“Hi, Hanna, Welcome to class” 하며 반기고, 두 시간 동안 우리들은 노년의 가치를 체험 학습하면서 오늘도 무사함을 감사한다. ‘주님 오늘 백 선생 영결식을 축복하시고 가족들을 위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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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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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2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나를 좋아하는 사람

 

생각만 해도 좋은 말이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하루도 몇 번씩 뒤돌아보는 요즘의 나는 많이 생각도 한다. 그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는지.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얼마쯤 안심이다. 수영, 사우나 거기다 수영반도 다시 시작했다. 물속에서 줄을 지어 걷고 율동도 음악에 맞춰서 한다.


우리 여자들의 공통분모인 멋지고 아름다움이 필요하다. 몸을 가꾼다고 자주 움직이고 많이 걸어본다. 우리 가게 옆에 네일숍 주인인 베트남 안주인이 귀엽다. 한국말로 몇 마디 한다. “해나, 내가 손톱, 발톱을 멋지게 다듬어 드릴 테니 의자에서 편히 앉아 쉬어”라고.


70 평생 손으로 꼽을 정도로 별로 하고 싶지 않던 일이다. 깨끗이 씻고 잘 관리하면 될 것인데. 얼굴에도 절대 화장품은 잘 사용하지 않는 나의 습관이고 근면 검소도 너무한 나를 잘 알기에 옹고집 같다.


봄이 오고 있는데 오랫동안 못 만난 울타리 아우들이 하나씩 다시 보고 싶다고 연락이 빈번하다. 인근의 후배, 친구들이 언제나 시간만 내라고… 나도 당신들이 보고 싶어요. 쌓인 얘기도 정담도 나눠요, 지난날 나에게 베풀어주었던 고마움을 생각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감동을 주면서 기억하고 싶다. 남편을 보내고 허탈한 일상을 지내는 사부인도 생각이 난다.


시간 내서 찾아보고 정을 나누고 싶은 심정이다. P여사가 아직도 더운 곳의 휴가지에서 종종 보내준 소식들도 매번 감사하다. 나를 생각해 주는 좋은 친구들. 고맙다.
요즘엔 충청인의 방 카톡이 활발하니 고향의 정도 대단하다. 임원, 이사진 모두가 합심하면 우수한 모임이 될 것이다. 모든 이들이 협력하면 큰 힘이 될 것이니 안심이다. 세상이 편리하고 발달하니 어쩜 너무 편안하다. 


오늘도 식품점 쇼핑에서 찰밥, 약식, 오곡밥, 심지어는 자장밥도 가끔 구매한다. 옛날의 부모님들은 가마솥에 불을 지펴서 밥도 지으시고 곰탕과 우거지국도 끓여서 우린 그런 음식을 먹고 이만큼 성장하였다. 그런 맛은 이젠 먼 훗날의 전설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혜민스님이 말했듯이 세상엔 완벽한 준비도 없다. 삶은 어차피 모험이고 그걸 통해서 내 영혼이 성숙해지는 학교다. 딸네 집에 갈 때마다 나는 또 배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중년의 딸아! 8살, 3살된 녀석들을 챙기고 가르치느라 수고가 많구나.


피아노 교습에서 돌아온 녀석은 “할멈, 세상에서 우리 엄마가 최고예요.” 알아, 엄마는 먹을 것과 입을 것 모두를 아낌없이 퍼주는 하나님의 전령사이다. 나도 내 딸과 너희를 최고로 사랑한다. 


김밥과 잡채와 오렌지로 식탁이 풍성하게 차려진다. 할머니, 엄마의 마음을 주고 있다. 항상 주고 싶은 나의 마음을 너희가 알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기도 드린다.


옆집에 새로 이사온 복덕방 내외가 이웃들을 초청해서 커피와 다과를 준비해서 친목을 나누고 마술사까지 초청해서 즐거운 시간을 할애해준다. 우리 동네가 발전하면 덩달아 우리도 즐거운 일이 된다. 


가끔 쇼핑몰을 산책할 때 반가운 이웃들을 본다. 오늘도 파머스 마켓과 중국 쇼핑센터에 왔다. 내가 즐겨 찾는 푸드코드에서 중국 수프와 볶음밥과 야채볶음과 함께 행복한 노후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나를 위로하면서 하루가 지나간다.


남편의 퇴근이 얼마 안 남았다. 야채를 섞어서 우동을 만들자. 시금치도 데치고 누룽지도 끓이고 푸짐한 저녁상이 되었다. 오늘 수고한 당신을 위해서 차린다. 저녁 먹고는 산책을 즐기면서 하루를 보고하자. 외손주 녀석들을 보고 왔으니 살맛이 난다. 


다음주엔 아들의 생일이다. 손주와 며느리도 보고 중년이 넘은 아들아! 잘 커주고 효심이 대단한 너를 주신 주님께 감사기도를 매일 드린다. 네가 아빠를 사랑하고 존경하듯이 아빠도 항상 아들이 있어 고맙고 뿌듯하다. 청명한 4월 부활주일 아침에 너를 얻었던 기쁨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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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5
고국에 계신 올케언니들을 생각하며

 

 

아침 준비를 하라고 일찍 깨워준 전화 소리가 고맙다. “아이고, 작은 아씨! 여기 논산 막내 올케예요.” 나는 늘 새언니라 부른 터라 “새언니 전화 주셔서 고마워요.”하며 쌓인 얘기를 나눴다. 동네 사람들의 안부도 듣고, 흡사 고향에 온 듯 한 기분이다.


올케언니는 친구처럼 다정하고 격의 없다. 오빠가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고, 5남매를 장성하게 키워 출가시키고 손주며느리까지 보셨다. 혼자서 고향의 본가를 지키며 부모님 생전에 효성이 지극하셨기에 열부상도 타신 장한 언니다.


‘올케언니 네 분과 친언니들 세 분 모두 혼자 되시었어도 열심히 사는 당신들을 먼 곳의 막내 시누이 동란은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한 많은 여자의 일생 이제 70세가 넘어보니 올케언니들의 처지를 이해합니다.’


“작은 언니도 아니고 작은 아씨 얼마만이래요? 다들 무고하고 고모부랑 아들, 딸, 손주들은? 큰올케 언니가 지척에 있어서 친구처럼 의지하며 복지회관(노인정)에서 주로 소일하신다는데 찾아 뵙지도 못하고 마음만 안타깝네요. 큰언니는요? 허리가 ‘ㄱ’자 모양으로 많이 굽으셨다면서요? 마음이 착잡합니다.”


밖에 내리는 비가 내 마음을 알고 있는 듯하다. 어릴 적 고향에 있을 때는 명절 때나 큰 행사 준비로 오빠, 언니들이 본가에 모여 얼마나 반갑고 재미있었는데… 


큰올케는 사범학교 졸업 후 줄곧 교편생활을 하면서 오빠랑 연애하시던 시절에 내가 알아듣지 못하게 일본말로 대화 했었다. 그리고 나이 차이가 많은 큰올케는 우리 동네에서 나에게 제일 먼저 양장으로 스커트와 블라우스, 스웨터를 예쁘게 입혀주셨다. 조카랑 나랑은 6살 차이밖에 안 난다.


시집올 때 해오신 색동비단 이불을 막내 시누이에게 선물하셨던 분이다. 간호학교 시절에 큰오빠 댁에서 지낼 때 엄격한 오빠(선생님이셨기에)의 귀가 시간이 저녁 8시였다. 아버지보다 더욱 엄하셨던 분이다.


소풍날 맘보바지가 너무 꽉 맞는다고 벌도 세우고, 어느 미팅 날 파트너가 집까지 데려다 줬다고 추위에 대문밖에 세워두었던 호랑이 오빠이다. ‘아! 당신들이 계셨기에 잘 보낸 청춘 시절. 그 때가 아련합니다.’


마지막 고향 방문 때 색동 이불을 구해서 예쁘게 포장까지 해주신 오빠. 당신들이 먼저 저 세상으로 가신 뒤 올케언니들 모두 강한 어머니로 이제까지 가족을 지키고 선조들을 모신 선산까지도 지키시네요.


언니들! 더욱 기운차고 즐거운 여생을 보내세요. 막내 시누이 동란은 항상 은혜를 감사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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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9
세월아 가지 말아라

 

2018년이 시작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달이 지났구나. 유행가 가사에도 있듯이 고장 난 벽시계처럼 시간이 너무 아깝다. 하루가 시작했다 싶으면 저녁이다. 
이번 주엔 인근의 후배 KS가 방문할 예정이다. 체력이 허약한 아우가 항상 걱정되며 안타깝다. 요즘 나도 어깨가 무겁고 뻐근하고, 특히 여자들이 겪어야 하는 신경통으로 쑤시고 아플 때면 옛날의 친정엄마 모습이 아련히 떠오르고 보고 싶다.
친구들이 모이면 미투(Me Too.)라고 한다. 다른 이야기가 아니고 ‘나 역시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다. 요즘 미투 운동에 빗댄 이런 표현으로 서로를 위로한다. 다행인 건 사우나를 즐길 수 있어 감사한 일상이다.


도서실은 벌써 만원사례이다. 내 책상은 항상 햇빛이 있고 서양 친구 다이앤은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면서 나에게 감동을 준다. 요리 연구가답게 한국 음식에 관한 책들을 갖고 오고 열심히 설명까지 한다. 갈비와 김치를 손수 만들어서 가끔 나를 위해 갖고 오는 귀한 친구다. 단점은 흡연이 심해서 조금은 마음에 걸린다.
엊그제 시니어 모임에서도 세계 각국의 친구들이 모였다. 아프리카에서 출생한 풀로렌스는 영국에서 오래 살았고, 병원 정신과 수간호사로 정년 퇴직한 똑똑한 친구다. 우린 서로 통한다. 손주들을 돌봐주는 할머니이자 열심히 공부하는 노력파이며 강한 의지의 홀로 사는 친구이다.


4월이 오면 만물이 다시 소생한다. 풀과 나무와 꽃잎이 예쁘게 피어 오르고, 파랗게 생동할 기쁨도 8살, 3살된 손주 녀석들의 노는 모습에서 다시 느꼈다. 그야말로 남자아이들이라 과격하게 뛰고 엎어지고 너희들은 새싹이라 힘이 대단하구나. 운동인 듯 소파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노는 너희가 좋다. 
우리 동네에서 익숙한 장소가 팜보이(Farm Boy) 마켓이다. 물건들이 신선하지만, 값이 조금 비싼듯하다. 하지만 산책 삼아 가끔 들린다. 샐러드 바에서 세계적인 음식들을 배우고 거기에 우리 음식인 잡채가 진열되어 있었으면 하는 욕심이 난다. 이곳 사람들도 즐겨 찾을 텐데.


조금 먼 곳이지만 식품점에 들리면 골고루 자주 구입한다. 빈대떡을 딸아이에게 ‘Korean pancake’로 설명해준다. 호박죽은 남편이 즐기고 가끔 내 점심에 필요한 음식이다. 오늘은 고구마를 쪄놨다. 달고 맛이 좋아 남편은 녹차와 함께 아침으로 즐긴다. 우리의 식생활은 골고루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것이다.
약밥을 손주들에게 시식시켰다. “할머니, 맛이 별로 예요.” 아직은 너희가 잘 몰라서 그래. 오래 전부터 알았지만, 요즘엔 오곡밥이나 흰밥까지 없는 게 없는 좋은 세상이다. 급할 때 남편과 나는 이곳 음식도 즐기는 편이다. 베이글 빵에 크림치즈와 커피 한잔이면 너무 좋다. 오늘은 에그머핀과 계란부침에 야채를 넣어 먹었다.
바로 앞자리에 서양 아저씨가 자리를 같이하면서 말을 건넨다. 자기 컴퓨터를 갖고 와서 열심이다. 우리의 동양문화는 아직 어림도 없을 텐데, 생수 한 병을 건네주면서 정치 얘기로 트럼프와 트뤼도를 들려준다. 


대화를 유창하게 이끄는 중년 남성. 과연 우리 남편도 생면부지인 여성에게 친절하고 스스럼없이 말을 건넬 수 있을는지 생각 중이다.
좌우간 세월이 너무 빠르게 가지 말아야 한다. 새봄이 왔으니 자주 햇빛도 받으면서 걷고 싶다. 따사로운 햇살아 나의 등에 골고루 쏘여주렴. 이 시간에도 나처럼 몸의 이곳 저곳이 쑤시는 나의 친구들에게 그래도 살맛 나는 세상이니 힘내고 움직이라고, 기쁘고 감사히 주어진 일상에서 최상의 노력을 하자고 말해본다.
얼마 있으면 아들의 생일이다. 멋진 저녁을 약속하고 전 가족이 오순도순 둘러앉아서 축하를 해줘야지. 아들아, 딸아 손주들아, 그때까지 안녕. 할머니의 기도는 끊이지 않는다. 주님 저들을 축복하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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