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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원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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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sungwon
홍성원
71164
14244
2018-10-06
마음을 담아준 아주머니

 

 


 
벌써 오래 전의 일이다. 나는 한 주 걸러 영/스틸(Young  St./Steels Ave.) 근처로 첼로(cello)를 배우러 다닌다. 70살의 다 늦은 나이에 새삼 뒤늦게 무얼 배우러 다니냐? 고 묻는 사람도 있고, 달리 무엇인가 좋아하는 것을 택해 배우는 것은 나이에 상관없이 잘하는 일이라고 격려해주는 사람도 있다.


나는 이토비코(Etobicoke ) 지역 서남쪽에 살고 있으니, 꽤 먼 거리를 운전하고 다니는 셈이다. 어느 날인가도, 배움을 마치고 스틸 거리에서 더프린 가도 쪽으로 내려오는 시간에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더니, 이내 폭우로 변하여 앞의 시야를 분별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런 빗길에 고속도로(Hwy 401)로 들어서는 것이 안전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어 잠시 어디서라도 쉬었다 가려는데, 오른쪽 상가 쪽으로 K식당의 큰 한글간판이 보여 일단 그쪽에 주차를 하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자리를 잡고 앉아, 만두 국을 하나 주문해서 기다리는 동안에도 밖에는 계속 굵은 비를 뿌려대고 있었다. 점심을 잘 먹고 비 멎기를 기다리면서 앉아있는데, 식탁 위에는 반찬과 후식으로 내놓은 파전도 그대로 남아있다.


식당에선 손님에게 한번 내놓았던 음식을 모두 버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 터여서 주인 아주머니인 듯한 분께 물어보았다. "남은 반찬이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드네요. 남은 것을 싸주실 수 있으면 집에 가져가서 잘 먹겠는데요"


"네, 싸드릴게요"


잠시 후에, 아무래도 너무 많아 보이는 양의 음식이 담긴 봉투를 건네주면서 그 아주머니는 말했다. "이후 어느 때라도, 식사를 꼭 안 하셔도 좋으니 찬(반찬)이 필요하시면 언제고 오셔서 말씀하세요. 조금씩 담아 드릴게요.”


이 착하고, 예쁜 말! 그리고 그 마음씨!


그분은 여자 특유의 직감으로, 내가 노년을 혼자서 살아가는 사람임을 알아차렸나 보다. 


비는 어느덧 멎어있고, 좋은 인정을 얻어 가슴에 품고, 깨끗이 닦인 길을 운전해 집으로 왔다.


저녁때가 되어 식사를 하려다가 또 한번 "어-" 하고 말았다. 다섯 개의 스티로폼 용기에는 먹다 남았던 반찬이 아니고, 가득가득 새 반찬이 담겨 있었다.


"아! 착한 사마리아 여인이여!!!”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hongsungwon
홍성원
70525
14244
2018-09-13
청춘(靑春)을 돌려다오!

 

 

 

 

처연(凄然)했던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날인 6.25일을 대회 날짜로 잡아 온 것은, 어떤 특별한 연유가 있어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매년 이날에 나의 성당 노년회(성심회, 聖心會)에서는 [노인(시니어) 골프대회]를 열어오고 있다. 상호간에 친목도 다지고, 하루 푸른 들판의 좋은 경관(景觀)에서 운동도 할 겸.


지난해에는 허리의 통증으로 불참했었고, 금년에는 대회를 주관하는 이형(李兄)의 권유도 있고 해서 등록을 했었다. (해밀턴에 있는 Carlisle 골프장)
좀 달뜬 마음으로 1시간여 드라이브를 해서 골프장에 도착해 보니, 성심회 봉사자를 위시해서 벌써 여러 낯익은 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예정된 시간이 되어 60여 명의 참가자들이 샷건(Shot-gun) 방식(각 홀을 나누어 Tee-off 하는 방식)으로 대회가 시작되었는데, 나는 의사이신 이 박사님과 그리고 금년 86세이신 이형과 한 조가 되어 south(남쪽) 코스 8번 홀부터 시작하였다.


"잘해야 할 텐데." 내가 80이 넘은 노구라 해도 골프 구력(球歷)이 40년(주말골퍼)이 넘는데, 젊어서 물이 올라 한창일 땐 70대도 기록하곤 했는데.


그때 쌓여진 기예(技藝)가 도움이 되려니? 괜찮은 play를 할 수 있겠지? 했는데. 웬걸! 부풀었던 기대는 첫 시작 홀부터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333yd, par 4에서 170yd 호수를 못 넘기고 공은 물속으로 잠수를 해버렸나 보다.


다시 마음을 다잡아서 다음 샷을 잘해야지! 다짐하는데 문득 골프의 전설 Ben Hogan(벤 호건)의 말이 생각난다. 'The most important shot in golf.(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샷은?) 라 언급해 놓고는 is next shot!(그것은 다음 샷이다.) 이라고 했던 말.


그러나 그것도 어디 뜻대로 되어주어야 말이지. 꼬여가는 play는 갈수록 더하고. short game(그린 주변의 가까운 거리 플레이) 하나도 되는 것이 없고, 겨우 퍼딩(putting)만이 명맥을 이어주는 듯 하나, 동반 play 하는 파트너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마음은 벌써 정심(正心)을 잃고 헤매기 시작했다.


하기야 일 년에 서너 번 라운딩 하는 게 고작인 형편에 너무 좋도록 바랬던 건 아니었을까 뒤집어 보게 되었다. 천방지축으로 전반 9홀을 끝내고 후반 9홀을 시작하는데 몸에 이상한 증후(症候)를 느끼게 됐다. 앞에 좌, 우에 보이는 물체가 겹쳐 보이는 착시현상(錯視現象)을 감지했던 것이다.


Tee에 공을 얹어 놓고 자세를 잡고 목표지점을 향해 정확히 공을 때려내야 되는데 양발 사이의 공이 하나였다, 둘이었다, 겹쳐 보이니 무슨 재주로 작은 백구(白球)를 정통으로 그것도 sweet spot(명중을 위한 클럽의 한가운데)에 맞추어 낼 수 있겠는가?


동반하는 이 박사님께, "박사님! 사물이 겹쳐 보입니다. 둘이였다 하나였다 이상합니다." 이미 이 정황을 짐작이라도 한 듯이 "형제님, 당뇨를 다스리고 계십니까?"


"네, 가정의가 처방해 준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아침 식사는 어떻게 하고 오셨습니까?"


'커피에 토스트를 구워 먹고 왔습니다."


"그리고 점심은 성당 봉사자들이 준비해온 김밥을 드셨고요?"


"아! 그러니 안됩니다. 아침 토스트 한쪽에 점심 김밥 반 줄로 그 열량을 가지고 6200yd 5시간 이상을 잘 버티리라고 생각하셨습니까? 그것도 80이 넘은 연세에 말입니다."


주머니에서 무슨 약을 꺼내주면서 "이 약 두 알을 입에 넣고 녹여 드세요."


"혈당을 조절해 주는 상비약입니다. 당뇨로 인한 어떤 합병증이 오면 몸에 이상이 생기게 되고, 심한 경우에는 쓰러질 수도 있습니다. 무리하지 마시고 쉬시는 게 좋겠습니다."


결국 후반 3홀을 접은 채 그냥 카트의 운전사로 대회를 마쳤다.


대회가 끝나고 저녁을 나누는 자리에서 이형과 이 박사님은 "번거롭고 귀찮아도 미루지 말고 균형 있는 식사를 하도록 하세요. 간단한 운동이라도 꾸준히 이어가도록 하시고요." 


그 동안 몸을 챙기는 데 소홀하였고, 적절한 섭생을 이어오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쉽고 불편했던 심기를 달래보려는 마음에서 속으로 한번 부질없이 외쳐보는 소리 ‘청춘을 돌려다오’


80대에 푸른 구장에 서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축복이고 행복인 것을. 좋은 날, 좋은 벗들과 멋진 초원(草原)에서 하루를 잘 즐겼으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 아니겠나.


세월은 쉼 없이 흘러가고 그 흘러가는 세월 따라 더불어 인생도 도리없이 늙어가는 것. 마음을 비우고 주어진 하루를 감사하며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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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sungwon
홍성원
66001
14244
2018-05-12
시집가는 효선에게

 

 오늘 시집가는 너에게 진심으로 축하한다.


 세상에선 흔히 모태(母胎)에서 세상 밖으로 나오는 때부터 네가 성인으로 성장하며 살아온 시기를 ‘제1의 인생’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육신의 성장과 정신적인 성장이 아울러 병행되는 한 인간으로서 성인으로 성숙될 때까지의 과정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이제 사랑하는 짝을 만나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고 양육하며 한 사회인으로 살아가게 되는 또 다른 인생의 과정을 ‘제2의 인생’이라고 한다. 그것은 '제1의 인생'에 이어 살아가게 되는 참으로 가슴 설레고 중요한 삶의 길인 것이다. 이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한 인간의 역사가 여로모로 달라질 것이다.


 '제1의 인생'에선 부모님의 슬하에서 키워지고 교육되고 사람으로 자라왔지만 이제 '제2의 인생'에선 너와 너의 남편 둘이서 멀고 긴 삶의 여정(旅程)을 자의적(自意的)으로 헤쳐가야 할 것이다. 그 길은 순풍(順風)에 돛달고 떠나는 순탄하고 낭만적인 항해일 수도 있겠으나 때로는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를 넘어야 하는 힘들고 고단한 길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너희는 젊고 청춘의 빛나는 황금기에서 현명하게 주어진 길을 잘 헤쳐가리라고 나는 믿는다.


살아가면서 부족한 것은 서로 채워주고 힘들어 할 때는 밀어주고 격려해주고. 간혹 서운한 일이 있으면 이해하고 양해해 주고 잘못이 있으면 피차 너그러이 용서해야 한다. 기쁠 땐 얼싸안고 어르고 슬픈 일엔 상(傷)한 마음을 어루만지며 위로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삶을 배우기 위해선 슬픔이 필요할 수 있다.
삶을 배우기 위해선 고통이 필요할 수 있다.
삶을 배우기 위해선 좌절이 필요할 수 있다.


 이 모두는 인생을 살아가는 길에 한 부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부는 일심동체(一心同體)라 한다마는 실상 어디 그럴 수야 있겠느냐. 그 뜻은 둘이서 합심(合心)하여 서로 돕고 의지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최선의 인연합일(因緣合一) 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때론 다투는 때도 있을 것이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지만, 그렇다고 너무 자주는 곤란하다. 참고 인내하거라. 사랑의 끝은 없으리라고 본다. 마음껏 사랑하여라. 그리고 아낌없이 주는 사랑을 받아라.


 장차 네가 아기를 낳아 기르면서 그 어린것이 까닭 모르게 울고 보챌 때, 네 품에 안고 잠재울 때, 그 천사같은 잠든 얼굴에서 엄마로서의 행복을 느낄 것이다.


 너를 키워 떠나보내는 부모님은 많이 허전하고 쓸쓸해 하실 것이다. 네가 거처하던 방에서 접혀진 이부자리를 바로 잡고, 네가 늘 앉았던 책상의 의자에도 앉았다 일어났다 하실 것이다. 늘 연주하던 피아노 건반 위에 살며시 손가락으로 짚어도 보실 것이다.


 네 이름에는 첫 글자에 효도 효(孝)가 빛나고 있다. 효도하여라. 잘 자랐으니 보은(報恩)해야 하지 않겠느냐.


 너를 낳아주신 부모님에게 사랑받았듯이 네 시부모님께도 사랑받는 며느리가 되거라.


옛부터 고부간(姑婦間)의 갈등이 많았던 사회에서 오늘에 이르렀지만 지금 이 시대에 며느리를 구박하는 시어머니는 거의 없으리라고 본다.


모든 것은 너 하기에 달려 있다. 너는 착하고 지혜로워서 꼭 사랑받는 며느리가 되리라고 믿는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이런 말을 남기고 있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고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세 마디만 더하고 맺기로 하자.


첫째, 건강하게 잘 살아라.
둘째, 아름답게 잘 살아라.
셋째. 행복하게 더욱 행복하게 잘 살아라.

 

 

2018년 5월 6일
너를 사랑하는 홍 할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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