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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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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일 칼럼

한국서 LG 근무
1999년 캐나다이민
벤처사업(FillStore.com), 편의점,
일본라면 전문점 등 경영
현재 토론토 다운타운에서,한국라면 전문점(Mo Ramyun) 운영중
647-345-576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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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hail
김하일
60952
9191
2017-09-07
서비스와 배려

 

 『서비스와 배려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성공의 기본조건이다. 서비스는 어떤 상품을 기술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면 배려는 그 상품을 전달받는 사람의 느낌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서비스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서비스의 기준을 정하는 반면, 배려는 손님의 입장에서 모든 감각을 사용해서 귀를 기울이고 계속해서 사려 깊고 호의적이고 적절한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서비스와 훌륭한 배려, 둘 다 필요하다.』


 요즘 읽고있는 ‘세팅 더 테이블’(Setting The Table)에서 저자 대니 메이어(Danny Meyer)가 한 이야기다.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큰 숙제를 풀은 기분이다.

 

 

 


 스스로도, 직원들에게도 ‘최고의 서비스’를 늘 강조하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 “그게 뭐지?, 최고의 서비스가 어떤 걸까?” 하는 의문을 버릴 수 없었다.


 미국 외식기업 유니언 스퀘어 호스피털리티그룹(USHG)의 회장이자 셰이크 쉑(Shake Shack)의 창업자이기도 하며, 2015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던 그는 “레시피는 언제든 복제할 수 있다. 카피할 수 없는 것은 감동을 주는 ‘배려’와 특별한 ‘경험’뿐이다”라고 이야기 한다.


 그가 말하는 ‘배려’는 단지 손님에게 한정되지 않는다. 매장을 찾는 손님은 물론이고 일하는 직원, 지역사회, 재료 공급자와 투자가 모두에 대한 배려를 담아 ‘따뜻한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를 USHG의 핵심 철학으로 삼는다.


 ’배려(配慮)’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씀’(네이버 사전) 이라고 나온다. 그렇다면 조금 분명해 진다. ‘서비스’는 ‘행동’이고 ‘배려’는 ‘마음’이다. 한자로는 나눌 배(配), 생각할 려(慮)를 쓴다. 


 대니 메이어가 말했듯 서비스는 기술, 배려는 느낌이다. 그래서 더 어렵다. 느낌은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교육시키는 일도 쉽지가 않다. 서비스는 항목별로 매뉴얼도 만들 수 있고,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라고 교육을 시키기도 용이하다. 그러나 배려는 직원 모두가 각자 알아서 해야 하는 일이다. 


 다시 대니는 말한다. “레스토랑은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경험을 선물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라고, 그러면서 그의 경영철학인 ‘합리적 배려(Enlightened Hospitality)’를 이야기 한다. 


 그는 배려의 우선순위 제일 첫 번째에 고객이 아니고 직원을 둔다. 손님 중심의 경영방식이 아니고 직원 중심의 경영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내가 직원들 위해서 사업하나?”라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고객과 레스토랑의 접점은 직원이다. 직원이 행복해야 가게가 밝아진다. 배려 받는 직원이라야 손님을 배려할 수 있게 된다. 


 “맛으로 고객을 사로잡는 것은 잠시 뿐, 좋은 느낌을 주어야 오래간다.” 대니가 한국의 셰이크 쉑 강남점 오픈행사에 참석해 했던 이야기다. 셰이크 쉑 강남점이 오픈하던 날에는 30도가 넘는 날씨에도 1,500여명이 햄버거를 먹기 위해 두 시간 이상 줄을 서기도 했다.  


 앞에서 말했듯 ‘배려’는 교육으로 되지 않는다. 행동이 아니고 감성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배려를 가르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직원들을 배려하는 것이다. 


 직원을 배려한다는 것이 결코 직원을 상전처럼 떠받들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소위 말하는 ‘갑질’만 안 해도 직원들은 행복해 한다. 직원이 잘못한 일에 대해 꾸중하고 나무랄 수 있다. 그런데 그 나무람에 감정을 섞어서는 안 된다. 


 사실 그것이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잘 되지 않는다. 성현(聖賢)들의 말씀 중에는 마음속으로 참을 인(忍) 세 번을 쓰라는 비법(秘法)도 있지마는 우리는 성현의 발뒤꿈치도 못 따라가는 그저 필부일 뿐, 득도한 사람이 아니니 당장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해 큰소리를 지르거나 말이 길어져 짜증이 섞이기도 한다. 


 이때 좋은 방법은 일단 내가 먼저 자리를 피하는 것이다. 잠시 자리를 떠나 화를 갈아 앉히고 평정심을 되찾은 후 잘못된 일을 지적하고 야단하기 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것이다.


 특히 주의할 일은 업주의 가족들이 많이 나와있는 경우다. 일관성 없는 지시와 방침에 직원들은 어느 장단에 춤추어야 하는지 몰라 혼란스러워 한다. 사장은 음식이 너무 짜다 하고 사모는 너무 싱겁다 하면 직원들은 속된말로 미치고 환장한다. 심한 경우 업주의 자녀까지 갑질에 한 수 거드는 경우도 있다. 


 대니 메이어가 배려의 우선순위 제일 첫 번째에 직원을 두고 제일 뒤에 투자가를 둔 것은 투자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투자가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남겨주기 위해서 직원들을 배려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마음에서 우러나 최선을 다할 때 사업은 번창하고, 그 결과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배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두에 쓴 대니 메이어의 글귀를 프린트하여 직원들이 보는 게시판에 붙였다. 직원들이 그 글을 읽고 필자가 느낀 것과 같은 전율을 느낄지 “어쩌라구?”하고 콧방귀를 뀌고 말지는 모르겠다. 또한 “사장님, 그래서 어떻게 하란 말씀인가요? 구체적으로 알려 주세요”하면 별로 할말도 없다. 


 똑똑한 사장이 좋은 식당을 만들지 않는다. 훌륭한 직원들이 좋은 식당을 만든다. 아무리 직원들을 감시하고 닦달해도 그저 열심히 하는 시늉은 하겠지만 마음에서 우러나는 열정은 생기지 않는다. 


 대니 메이어는 다시 말한다. “내 성공의 비결은 ‘직원에 대한 배려’다. 손님과 투자자를 중시했던 기존 방식과 다르다. 회사가 직원들을 배려하면 직원은 손님을 배려하고, 손님은 지역사회를, 그 지역사회는 투자자를 존중하는 선순환이 발생한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kimhail
김하일
60810
9191
2017-08-30
복권을 사야 당첨이 되지

 

 간혹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뉴스에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부러워한다. 복권을 사느냐 마느냐,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사는지, 그것이 윤리적, 도덕적 또는 경제 논리적으로 옳은지 그른지는 논외로 하고 한 가지 그들의 공통점은 복권을 샀다는 것이다.

 

 

 


 복권을 사지도 않으면서 “내게는 왜 저런 행운이 오지 않지?”하고 한탄해봐야 혹시 길을 가다 돈을 줍는 행운은 있을지 몰라도 복권에 당첨되는 일이란 영원히 일어나지 않는다. 사지도 않은 복권이 당첨될리 없지 않은가?


 복권을 산다고 모두 당첨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예 사지도 않으면 당첨될 가능성이 0% 인 것처럼 비즈니스도 그래 보인다. 성공할 준비를 하지않고 비즈니스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은 사지도 않는 복권이 당첨되기를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열심히 한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마련해 두지 않고 비즈니스가 성공하기를 바랄 수는 없다.


 식당 하는 사람은 모두 백종원씨를 부러워한다. 잘 생긴 외모, 여는 식당마다 대박 행진에, 젊고 아름다운 아내, 요즘은 거의 유명 연예인 수준의 대중적 인기까지 갖추지 못한 것이 없어 보인다. 요리사이자 식당 경영자, 작가,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현재 열 아홉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1,300여개의 가맹 점포를 가지고 있으며 모두 성업 중이다.


 필자도 그를 동경하여 그가 쓴 책은 모두 사서 읽었다. 자서전 성격의 책이 있고, 본인이 만든 각 식당의 컨셉과 만들어 가는 과정에 대한 책들이 있으며, 그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누는, 레시피를 모아 놓은 책도 있다. 


 그의 책들을 읽다 보면 그의 성공은 상당 부분 준비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먼 미래를 바라보고 일부러 준비한 것은 아닐지라도 그의 살아온 과정 속에 운명적으로 요식사업을 하게 될 날을 준비하는 과정이 있었고, 그는 그 과정들을 거치면서 탄탄한 기반을 닦게 된다.


 요식 사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능력이 필요하다. 요리 실력과 경영 능력이다. 훌륭한 요리사라 해서 반드시 요식 사업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실패하는 경우를 더 많이 본다. 본인의 음식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이 눈을 가려 다른 것을 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다. 그는 요리 실력과 경영 능력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사람이다. 그의 군(軍) 경력은 좀 남다르다. 장교로 임관해 한 부대의 간부 식당 관리를 맡았다. 장교 식당의 책임자는 부사관(하사관)이 맡는 것이 보통인데 좀 별난 우연으로 그 일을 맡게 되었고, 그때 취사병들을 관리하기 위해 남몰래 요리를 공부했으며, 그 경험이 지금 요식사업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군에서 전역하고 그는 인테리어 사업, 건축 자재 수입상, 건축회사 등을 운영하며 경영 능력을 키웠다. IMF때 회사가 망하고 17억 정도의 빛을 떠안은 채 허름한 쌈밥집을 시작으로 외식 경영자로 승승장구하게 된다.
 책, 특히 자서전 성격의 글들이 다소 과장이 섞여 있음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의 살아온 날들을 보면 지금의 그가 있기까지는 젊은 날의 다양한 경험들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직원을 새로 채용할 때 반드시 해주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나는 젊은 시절에 내가 식당 주인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 이렇게 식당을 운영하고 있네요. 내가 만일 젊은 시절에 아르바이트로 라도 식당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었다면 아마 조금 더 수월하게 이 일을 더 잘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세상에 그냥 버려지는 경험이란 없습니다. 여기서 얼마나 일하게 될지 모르지만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여기서 하루 종일 접시를 닦던, 서빙을 하던 그 일의 최고가 되세요. 당신의 미래를 위한 좋은 경험이 될 겁니다.“ 


 수차례 언급했지만 필자는 요리를 할 줄 모른다. 식당을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작지 않은 약점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 아르바이트를 통해 아주 기본적인 정도만 익혔더라도, 아니면 집에서 어머니나 아내를 도우면서 기초적인 요리 지식이라도 갖추어 두었더라면 훨씬 더 수월하게 이 업(業)에 적응할 수 있었지 않았겠나 싶다.


 반면에 경영에 관한 부분은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많은 훈련을 받을 기회가 있었다. 당시 필자가 다니던 회사는 한 팀이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이 되었다. 팀별로 손익을 관리하고 직원 채용부터 급여, 심지어는 직원들의 보너스까지 예산과 회사에서 정해준 가이드라인 내에서 팀장이 결정했었다. 주기적으로 리더십, 경영에 관한 사내외의 교육도 수강할 수 있었고, 그 경험들이 지금 식당을 운영하는 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요식업계의 빌 게이츠라 불리는 고든 램지는 어느 인터뷰에서 자신은 “셰프로서의 재능보다는 관리 능력 덕분에 성공했다”라고 했던 것처럼 요식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요리 솜씨도 중요하지만 경영 능력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그냥 부부 둘이서 꾸려가는 작은 규모의 식당이라면 관리 능력보다는 어느 정도의 요리 솜씨와 손님을 상대하는 친화력 정도만 갖추어도 그럭저럭 꾸려갈 수야 있겠지만 어느 정도 규모의 식당이라면 경영 능력이 요리 솜씨보다 더 중요하다.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훈련을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다면 그야 더없이 좋은 일이지만 인생이 어디 그러하던가? 


 필자처럼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준비없이 요식업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운명을 맞이하게 된 분이라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책을 읽는 것이다. 


 세상이 좋아져 인터넷을 통해 한국에 책을 주문하면 일주일 정도면 받아볼 수 있고, e-book이라면 대금 지불 즉시 전화기나 태블릿 또는 컴퓨터에서 읽을 수 있다. 그런 간접 경험을 통해서라도 요식업을 이해하고 준비한다면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kimhail
김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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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1
2017-08-25
‘고객 만족’ 소용없다?

 

 지난 호에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투의 글을 써 놓았는데 이후 어떤 책을 읽다가 ‘고객만족, 소용없다’라는 글을 보았다. 고객 만족이 소용 있는지 없는지는 글을 읽는 또는 사업을 영위하는 각자가 자신의 철학으로 판단하고 실행할 일이고 오늘은 이 정반대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그 글의 일부를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실제로 조사를 해보니 ‘고객 만족도가 반드시 재구매와 연결 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설문을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브랜드에 만족했다”고 응답한 고객에게 그렇다면 미래에 이 브랜드를 다시 구매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을 하지만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다 해서 실제로 구매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조건만 좋다면 경쟁사의 제품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늘날의 소비자 들이다.』


 그 이유로 설명된 내용은 다행스럽게도 전편에서 필자가 언급한 ‘고객의 기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되어 있으니 필자의 생각도 전혀 틀리지는 않는 것 같아 조금 체면은 세운 셈이다.


 필자는 아마존(amazon.ca)을 이용하여 가게나 집에서 필요한 물건을 자주 구매한다. 처음에는 물건을 주문하면 일주일 이상 걸리던 배달이 프라임 멤버에 가입하고부터는 오늘 주문한 물품이 다음날 또는 적어도 이삼일 이내에 배달되니 환상 그 자체였다. 그러다보니 혹 배송이 삼일 이상 걸리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온라인 주문/배송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그만치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글에서 주장하는 것은 고객 만족도, CS(Customer Satisfaction) 보다 중요한 요인이 고객의 습관적 행동, 즉 CH(Customer Habituation)라고 말한다. 언젠가 한번은 의식적 의사결정을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무의식적으로 습관에 따라 구매하는 더 편리한 행동 방식을 따른다는 것이다.


 필자는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할 때 아마존을 주로 이용하면서 이베이는 잘 이용하지 않는다. 물론 거래 방식이 조금 다르기도 하지만 사이트가 익숙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그러나 필자의 한 친구는 필자가 아무리 아마존의 장점을 설명해도 이베이 만을 이용한다. 


 이런 인간의 습성을 심리학자 수잔 피크스(Susan Fiske)는 ‘인간은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두뇌가 정보처리를 할 때 가능하면 에너지를 절약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구매행위 또한 습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이야기 한다.


 그렇다면 ‘단골’의 정의도 달라져야 한다. 음식이나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때문에 단골이 되기도 하지만 위 글에서와 같이 습관적 단골도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필자는 커피를 사 마실 때 스타벅스 보다는 팀 홀튼스를 더 선호한다. 스타벅스는 뭔가 좀 복잡해 보인다. 커피 이름들도 생소하고 뭔가 낯설다. 반면 팀 홀튼스는 이민 초기부터 이용해 친숙하고 편안하다. 
 물론 커피는 개개인의 기호에 많이 영향을 받는 아이템이기는 하지만 필자처럼 커피 맛에 둔감한 사람은 그저 친숙하고 편안함 때문에 그곳을 더 선호한다. 


 이제 머리가 좀 복잡해진다. “어쩌라구?” 소리가 절로 나온다. 고객의 습관을 나더러 어쩌란 말이냐? 


 생각해보니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일단 흔히 쓰이는 마일리지 카드 또는 로열티 카드 등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 마일리지 적립을 미끼로 고객의 습관을 유도한다. 맥도널드에서 커피를 사면 스티커를 붙여주고 열 장을 모으면 커피한잔이 공짜이다. 경쟁이 치열한 피자 가게들은 모두 저마다의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한다. 그동안 쌓아 온 마일리지가 아까워 계속 이용하게 되는 습관을 유도한다.


 또 한가지 다른 대안은 선점효과이다. 특정 메뉴를 개발하면서 그것이 그 음식의 표준으로 인식되도록 하는 방법이다. 코카콜라, 미원처럼 먼저 지배된 시장에 후발 주자가 비집고 들어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경우 시장을 선점하고 그것이 고객의 습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광고 효과가 만족스럽더라도 그 이상 지속적으로 고객의 뇌리에 각인시키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단단한 진입장벽이 만들어지고 후발 주자는 쉽게 그 장벽을 무너뜨릴 수 없게 된다.
 또는 반대로 아예 판을 뒤집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다. 이미 다른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 고객의 습관을 파괴하고 새로운 습관이 만들어지도록 적극적으로 바꾸어 버리려는 시도다. 


 지난 2년간 ‘매운 치즈XXX’가 대 유행을 했다. 떡볶이에, 갈비에, 돈가스에, 닭볶음에 치즈를 올리거나 끓여 부어 그냥 평범한 다른 것들은 식상하게 만들어 버렸다.


 결국 요식업으로 한정 해놓고 보자면 ‘고객 만족도’도 중요하고 ‘고객 습관’도 무시해 버릴 수 없는 과제다. 일단 만족해야 습관적 단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를 돈 벌게 해주려고 우리집에 오는 고객은 없다. 고객에게 이득이 되는 무언가 있어야 온다.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고 그리하여 고객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어 일주일에 몇 번은 우리집에 오지 않고 못 배기는 습관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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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hail
김하일
60652
9191
2017-08-17
갈수록 어려워지는 고객 만족도 지키기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손님들이 식당을 평가하는 요소들을 생각해 본다. 디테일을 빼고 좀 굵게 정리하면 맛있다/맛없다, 싸다/비싸다, 기분 좋다/기분 나쁘다 등이 될 것 같다. 


 얼마전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를 하나 먹고 나온 적이 있는데 지금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식사를 한끼 한 것인데 ‘아무런 느낌이 없는 것이’ 이다. 이게 뭐지? 왜 아무런 느낌이 없는 거지? 

 

 

 


 곰곰 생각해 보다 내린 결론은 ‘기대치’에 있었다. 그곳에 가면서 얼마나 맛있는 음식이 나올까? 분위기는 어떨까?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가격이 너무 비싸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맥도널드야 원래 값싸게 먹는 음식이니 ‘싸다/비싸다’를 평가할 이유조차 없고, 그런 저렴한 음식에 음식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변질되지만 않은 것이라면 굳이 맛을 평가할 이유도 없다. 


 ‘옆에 있는 수제 햄버거집에서는 햄버거 패티를 순 살코기로만 즉석에서 만들어 넣어 주는데 여기는 왜 공장에서 만든 것을 쓰느냐’고 항의하는 건 말 안되는 갑질이라는 사실도 안다. 


 단정한 웨이츄레스가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음료를 서비스하기는커녕 돈을 받고는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넥스트!”를 외치며 귀찮으니 빨리 비키라는 표정을 지어도 불쾌하기는커녕 무슨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얼른 옆으로 비켜선다.


 만족도란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음식점의 경우 맛, 서비스 등)에 크게 좌우하는데 맥도널드는 손님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 있는 수준까지 가격을 떨어뜨렸다. 그러니 특별히 문제가 있지 않은 한 손님들은 맛에 대해 크게 불평하지 않는다. 맛에 감동 하는 손님도 없지만 회사도 손님들이 자사의 햄버거 맛에 감동해 주기를 기대하지도 않는 듯하다. 회사는 좋든 나쁘든 손님에게 어떤 특별한 인상을 남기려는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비단 조리 뿐 아니라 서비스에 관한 것도 매뉴얼화 하여 어느 한 지점이 특별히 훌륭한 서비스를 하는 것도 용납지 않는다. 한 지점의 특별한 서비스는 전체 맥도널드 브랜드에 대한 손님의 기대치를 높여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인의 추천을 받거나 인터넷에서 좋은 리뷰를 보고 미리 예약까지 해서 방문한 식당에서는 또 다르다. 웬만큼의 맛과 서비스로는 양에 차지 않는다. 기대치가 그만큼 높아져 있기 때문에 같은 음식이라도 음식의 가격, 분위기, 평판 등에 따라 손님의 기대치와 만족도는 달라진다. 


 장사가 안정되고 손님들로부터 인기를 얻게 되어 인터넷에 좋은 평가가 많아지고 하면서 은근 걱정되는 부분이 바로 손님의 기대치와 만족도이다. 지인의 추천 또는 인터넷의 좋은 리뷰를 보고 방문했는데 서비스나 음식이 기대에 못 미치면 실망은 배로 커지기 마련이니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손님의 과한 기대감도 많이 부담스럽다.


 좋은 소문이 나는 것은 좋은데 그로 인해 고객의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는 것이 다소 두렵기도 하다. 어렵게 고객의 기대 수준을 충족해도 고객은 다음번에는 기대 수준을 더욱 높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골손님에게 특별한 추가 서비스를 하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고객만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직원 교육에도 애를 쓰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음식과 서비스의 질을 높여 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라면집에서 호텔 레스토랑급의 품질 좋은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특히 앞서 예를 든 맥도널드의 사례와 같이 가격대비 기대치는 꽤 연관성이 크므로 음식의 가격을 인상하였거나 애초 오픈 당시부터 가격 정책을 비싸게 가져갔을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메뉴 제작 시 많은 음식점들이 본인 가게의 실제 음식 사진이 아니라 인터넷을 검색하여 맛있어 보이는 사진, 또는 인쇄업자에게 의뢰하여 좋은 사진을 구해 넣어 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하는데 메뉴판 자체의 품질은 높아질지 몰라도 손님의 기대치를 너무 높여 결과적으로 실망감을 크게 하는 역효과도 있으니 주의할 일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고객 만족도는 직원 만족도와 큰 연관성을 보인다. 직원 만족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고객 만족도가 높다는 이야기이며 어찌 보면 매우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한때 행복 바이러스라는 말이 유행 했었다. 그렇다, 직원이 행복해야 그 행복감이 바이러스처럼 가게 전체에 퍼져 손님이 들어서면서부터 식사를 하는 내내, 계산을 마치고 돌아갈 때까지 뭔지 모르게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받게 된다. 


 두개의 음식점에서 똑같이 사장의 방침으로 ‘음식이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무조건 돈을 받지 않는다’고 했더라도 직원의 태도에 따라 손님이 느끼는 감정은 달라진다. 그저 퉁명스럽게 “그래 음식이 잘못 되었으니 돈 내지 말고 가시오”하는 것과 “정말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주방이 좀 바쁘다 보니 실수가 있었군요. 다음부터는 특별히 주의해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해서 오늘 음식값은 받을 수가 없겠습니다.”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런 것은 교육으로만 되지 않는다. 직원을 채용할 때 뭔가 좀 밝은 분위기의 표정과 성품을 지닌 사람을 채용하고, 또 그런 밝은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늘 ‘손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왔는가? 우리 음식과 서비스가 고객의 뇌에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항상 같은 수준의 음식과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 당연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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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hail
김하일
6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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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0
먹튀 사건

 

 꽤 바빴던 며칠 전 아침시간, 일을 좀 도와주려고 홀에서 손님 떠난 테이블을 치워주고 있을 때 한 테이블의 젊은 여자 손님 두 분이 일어나 나간다. 감사하다고, 안녕히 가시라고 인사하니 손까지 흔들며 ‘땡큐’하고는 미소까지 지어주고 나간다.

 

 

 


 잠시 후 포스를 들여다보던 직원이 “사장님 3번 테이블 손님 계산 받으셨어요?” 한다.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고 간 것이다. 소위 먹튀(먹고 튄다)다.


 헛웃음이 나왔다. 멀쩡하게 생긴 아가씨들이 먹튀라니… 그것도 저리 당당하게…. 헌데, 그로부터 약 한시간쯤 후 가게로 전화가 걸려왔다.


 “아까 그 집에서 식사를 했는데 친구와 이야기에 열중하다가 깜빡 잊고 페이를 하지 않았다. 오늘 저녁에 가서 페이 하겠다”라는, 그리고는 진짜로 저녁에 다시 와서 돈을 지불했다.


 또 다른 놀라움 이었다. 설사 깜빡 잊었다 하더라도 일부러 다시 와서 지불을 하다니, 고마움에 더불어 놀라움 이었다. 무조건 먹튀라고만 생각했던 미안함도 있었다.


 자존심이겠지, 다시 볼일 없을 지라도 돈 몇십불에 양심을 바꾸지 않겠다는,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먹튀가 생기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손님들을 일일이 적극적으로 감시(?)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무전취식이 가능해 보인다. 테이블 별로 담당 서버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계산만 담당하는 직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정신없이 바쁜 시간에 그저 슬그머니 걸어 나가면 직원들은 서로 다른 직원에게 계산을 했겠지, 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특히 페티오에서 식사를 한 경우에는 그냥 가 버린다 해도 속수무책이다. 


 처음에는 페티오에서 술을 시키거나 모든 사람이 다 함께 담배를 피우겠다고 일어서기라도 하면 불안해서 일부러 주변에서 서성이거나 곁눈질로 주시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런 일은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더구나 한참 객기와 장난기가 넘쳐나는 젊은이들을 상대하는 비즈니스 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그런 일을 겪은 적이 없다. 


 지금 가게에는 한쪽에 ATM 기계가 있지만 예전에 운영하던 일본라멘 집에는 ATM 기계가 없었다. 간혹 크레딧카드 머신이 고장나 난감한 일이 생길 때가 있다. 손님은 카드만 가지고 있을 뿐 현금이 없고, 우리 집 카드 기계는 고장이 나있고, 돈을 받을 방법이 없다.


 인근에 ATM 기계 있는 곳을 알려주고 현금을 찾아 올 수 없겠느냐고 하면서 내심으로는 못 받아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ATM에 돈 찾으러 간다하고 다시 안 온들 어찌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번도 그냥 간 사람은 없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주말 아침 이른 시간이었고 손님이 별로 없이 한가해서 지하실의 작은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인터폰으로 직원이 좀 올라와 달라기에 가보니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젊은 한인 여성 손님이었는데 식사를 마치고 보니 깜빡 잊고 크레딧 카드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 한다. 오늘 인근 학교에 시험이 있어 급히 서두르느라 전화기도 두고 왔으니 어쩌면 좋겠느냐고 하며 어쩔 줄 몰라 한다. 


 차림새나 인상을 보아 일부러 그럴 만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아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니 그냥 가시라 했다. 혹 나중에 이쪽에 올일 있으면 그때 페이하면 된다고, 너무 걱정 말고 시험이나 잘 치르라고 했다.


 그런데 한사코 이메일 아이디를 달라고 한다. 집이 이 근처가 아니고 학교도 여기가 아니며 무슨 특별한 시험이 있어 오늘 하루만 오고 다음에는 이 근처에 올 일이 없을 것 같다고, 그러니 이메일로 음식값을 보내겠다고 한다.


 큰 기대 없이 이메일 아이디를 알려 주었고, 그날 저녁에 음식값을 많이 초과하는 금액이 이메일을 통해 들어왔다. 그런 일을 겪을 때마다 행복을 느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착하고 정직하다. 특히 캐나다에 사는 사람들은 더욱 그런 것 같다. 음식 장사를 하면서 아직 순수함이 남아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하나의 보람이자 행복이다.


 사람이 제값을 하지 못해도 먹튀의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다. 어느 한국계 여성 골퍼가 용품 업체로부터 거액의 스폰서를 받고 그에 상응하는 성적을 내지 못해 뜻하지 않은 먹튀가 되기도 했다. 


 비싼 음식이 기대에 못 미칠 때 손님 입장에서는 먹튀를 당한 기분일 테다.


내가 당하는 먹튀만 신경 쓸 일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먹튀를 저지르고 있지 않은지도 신경을 써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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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hail
김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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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1
2017-08-04
신의 한수

 

 일본식 돈가스 전문점에 가면 자그마한 손절구에 통깨를 담아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필자도 과거에 일본라멘 전문점을 하면서 돈가스를 그렇게 내었었다. 부끄럽지만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내게 가게를 양도한 전임자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당연히 그리해야 하는 줄 알고 따라 했었다. 

 

 

 


 손님 입장에서는 직접 깨를 갈아 소스를 만드는 재미도 있으니 좋고 통깨를 바로 갈아 풍미도 살리니 꽤 괜찮은 것 같았다.


 최근에 읽던 책에서 그 유래를 알고는 ‘바로 이런 것이 신의 한수, 초고수의 경지’라고 생각하며 ‘나는 아직 멀었네’하는 자책에 빠지기도 했다.


 일본에서 최초로 이를 시도한 사람은 1966년에 신주쿠에서 시작하여 현재 450개의 매장을 가진 일본 정통 돈가스 전문점인 ‘돈가스 신주쿠 사보텐’의 창업주인 다누마 후미조 라는 사람으로 그는 늘 “상식적인 맛에 연연하지 마라”라고 설파했다 한다.


 당시 돈가스 전문점들의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몹시 힘들던 시기에 고급 고기를 쓸 수는 없고 해서 생각해낸 아이디어로 손님의 관심을 고기로부터 멀어지게 하려는 전략이었다고 한다.


 질이 조금 떨어지는 고기라도 깨를 직접 갈면서 그만큼 고기에 신경이 덜 가게 되므로 맛있게 느낄 수 있다. 깨를 직접 갈면서 재미를 느끼고 갓 갈아 넣은 깨의 향이 고기의 안 좋은 냄새를 잡아주어 굳이 비싼 고기를 쓰지 않아도 되니 음식값을 낮출 수 있었다 한다. 


 물론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당시야 전반적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싼값에 많이 먹고 싶어하는 손님들의 욕구가 높을 때이니 비싸고 질 좋은 재료로는 경쟁에서 이겨낼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좋은 재료가 흔하고 경쟁은 날로 치열해져가니 최상급의 재료를 사용하고, 그 사실을 손님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림으로써 오히려 체감하는 맛을 상승시키는 전략을 주로 쓰는 집들이 많다. 


 손님이 음식 맛에만 집중하게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전략이다. 사람은 미각으로만 맛을 느끼지는 않는다. 이미지, 다른 사람의 평가, 분위기, 친절도 등이 모두 합쳐져 맛에 대한 평가를 내리게 된다. 


 특히 무서운 것은 ‘기대치’이다.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라는 평가를 듣고 찾았을 때는 그럭저럭 평범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더라도 그 실망감 때문에 더 형편없이 느껴질 수도 있다.


 삼겹살을 손님상에 불판과 함께 내어주고 직접 구워 먹도록 한다. 사실 그러려면 가격을 좀 깎아 주어야 이치에 맞다. 직원들이 해주어야 할 일을 손님이 직접 하고 있으니 절감되는 인건비만큼 손님에게 되돌려 주어야 마땅한 것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 불평을 하는 손님은 아무도 없다. 아니 오히려 주방에서 구워 내주는 집은 장사가 되지 않는다.


 “음식점에서 맛이나 재료 자체가 차지하는 상품력은 33퍼센트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맛 이외의 것, 즉 맛있게 느껴지는 식감이나 이미지다.”라고 일본의 유명 푸드 컨설턴트 오쿠보 카즈히코는 말한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때 우선 생각해야 할 것은 당연히 맛 이지만 맛이 잡혔다고 그냥 내어 놓아서는 다른 집의 그 음식과 다를 바 없는, 그저 그런 음식이 되고 만다. 적어도 하나 이상의 차별화 요소, 특별함을 담아야 한다.


 색다른 재료를 첨가한다든지, 특별한 향을 추가하거나 하다못해 그릇 하나만 신경써도 체감하는 식감은 달라진다. 여러가지 재료가 어우러져 만들어진 음식에서 마지막에 색깔 있는 재료를 집게로 집어 위로 올리기만 해도 느낌은 달라진다.


 음식위에 뿌리던 소스를 접시 바닥에 뿌리고 젓가락으로 줄 몇 개만 그어도 사진찍기 좋은 음식이 된다. 마무리로 음식위에 파슬리 가루나 송송 썬 파, 깨 등을 올리는 것은 조금 센스 있는 주부들도 하는 일이다.


 요즘은 평범한 음식으로는 손님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요리가 거의 창작, 예술의 수준으로 간다. 상상을 뛰어넘는 기발한 재료들의 조합으로 만드는 창의적인 음식들이 환영 받는다.


 하얀 짜장면, 빨간 짜장면, 노란 짜장면이 나오고, 초밥에 돈가스도 올라가고 양념된 불고기도 올라간다. 심지어는 초밥에 삼겹살을 올리는 집도 있다.


 허공에 떠있는 국수를 바라보며 먹기도 전에 행복해 하고 김밥 말듯 말아 주는 아이스크림은 그 맛에 특별함이 없어도 문전성시를 이룬다. 반복해서 강조하지만 오해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 맛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은 누구나, 어느 식당이나 평균적인 맛은 다 낸다. 안 그러면 살아남지 못한다. 그러나 단지 살아남는 것이 목표가 아니고 남보다 번창하는 식당이 되려면 맛 이외에 무언가 신의 한수가 더해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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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hail
김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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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0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는다(小貪大失)

 

 예상보다 장사가 잘되어 준비된 식재료가 떨어지거나 아니면 소량만 필요해서 주문하지 못하고 인근 마트에서 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왕왕 생긴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차이나타운이 있고 그곳에 가면 어지간한 것들은 구매가 가능하여 자주 이용한다. 

 

 

 


 주로 다니던 곳이 세 곳 있는데 그 중 두 곳은 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한곳은 가족이 운영하는 집이다. 그 가족이 운영하는 집은 거리도 제일 가깝고 조금 많이 사면 배달도 해주는 등 나름대로 편리하기는 했지만 최근에 거래를 끊어 버렸다.


 너무 무거울 것 같아 휴대가 편하도록 두개의 봉투에 나누어 담아 달라고 하면 충분히 튼튼하니 그냥 가져가라고 한다. 영수증은 꼭 달라고 해야 마지못해 주고, 카드로 결재하려고 하면 표정이 달라지면서 혹시 현금이 없느냐고 묻기도 한다. 


 좀 싱싱한 재료를 고르려고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다 보면 뒤통수가 따갑다.


아무래도 주인이 직접 운영하다 보니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봉투 한 장도 아까워하고, 카드 수수료도 절약하고 싶고, 혹은 세금 관계로 현금을 강요하는 것 같다.


 물건을 구매하는 입장에서 대접은 못 받을 망정 눈총 받아가며 거래를 계속하고 싶지 않아 어느날부터 발길을 끊어 버렸다. 몇 분만 더 걸어가면 더 마음 편하게 쇼핑할 곳이 있는데 굳이 그 집으로 가야할 이유가 없다.


 주인 마음이야 봉투 한 장이라도 아끼고 싶겠지만 그로 인해 손님을 실망 시키고 손님의 발길을 멀어지게 한다. 더 무서운 것은 왜 손님이 발길을 끊었는지 그 사람은 모른다는 것이다.


 그 집은 비닐 쇼핑백 몇 장 아끼려다 손님을 하나 잃었다. 그것도 가정용으로 소량을 구매하는 손님이 아니고, 구매량도 적지 않은데다가 거의 매일 구매하는 제법 큰 손님을 하나 잃은 것이니 제대로 소탐대실(小貪大失)한 셈이다.


 그에 반해 다른 집은 종업원들로만 운영되다 보니 지나치다 싶을 만큼 봉투 인심이 좋고 요청하지 않아도 당연히 영수증을 발행해 주며 카드로 계산한다고 표정이 달라지지도 않는다. 


 종업원들에게만 맡겨 두면 아무래도 낭비가 생기기는 한다. 아껴봐야 내 것 되는 것 아니니 굳이 인색하게 굴어 손님 눈총 받을 일 있겠나 싶은 마음도 있겠고, 그냥 귀찮아서 일 수도 있다.


 종업원 입장에서야 손님이 현금으로 결재하든 카드로 지불하든 하등 달라지는 게 없다.


 식당에서도 주인과 종업원의 마음은 다르다. 손님이 추가로 냅킨을 요구하면 나는 그 테이블에 몇 명의 손님이 있는가를 확인하고 사람 수만큼 세어 가져다준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원들은 그저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준다. 아껴야겠다는 의식이 부족해서 이기도 하고, 귀찮고 바쁘니 얼른 집어주고 다른 손님에게 가봐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집히는 대로 가져가서 한두 장 쓰고 남은 냅킨을 상을 치우다 보았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내 마음 같아서는 꼼꼼히 살펴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은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으면 좋으련만 직원들은 가차 없이 휴지통에 넣어 버린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 보면 그것이 오히려 바람직할수도 있다. 자칫 실수로 다른 손님이 썼던 냅킨이 섞여 나간다면 어찌 되겠는가? 


 그래도 너무 아까워 그런 것들은 따로 보관하는 자리를 만들어 청소할 때 쓰도록 했으나 일부 직원만 그렇게 할 뿐, 대부분 그냥 버려지고 있고 굳이 그걸 가지고 잔소리는 하지 않는다. 


 그 뿐 아니다. 누군가가 다른 시각으로 내 식당을 보면 한심할 정도로 낭비가 심해 보일 수도 있다. 에어컨을 가동하면서 문을 열어 두기도 한다. 


 페티오에 손님이 있을 때 음식을 들고 불편한 자세로 문을 열다가 균형을 잃어 다치거나 음식을 쏟는 것이 염려되어 에어컨을 가동하면서도 문을 열어 둔다. 전기요금 조금 더 나가는 것보다 안전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번 손님상에 나간 것은 무엇이든 절대로 다시 쓰지 않는다. 테이크아웃 포장시에도 혹 국물이 새더라도 묻어나지 않도록 겹으로 포장하고 일회용 수저나 냅킨도 넉넉히 넣는다. 직원들이 쓰는 소모품들도 가능하면 좋은 것, 비싼 것을 산다.


 작은 것에 집착하다가 큰 것을 잃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 가끔씩 눈을 질끈 감는다. 돌이켜보면 지금껏 살아오면서 작은 것에 욕심 부리다가 더 많은 것을 잃었던 기억이 꽤 있다.


 어린 시절 장난감 하나를 가지고 동생과 다투다가 부서진 일부터, 친구나 가족 관계에서 또는 직장생활 하던 중에 작은 욕심이 결국은 큰 손실로 돌아온 일들이 적지 않다.


 공직자들이 높은 자리에까지 오르게 될 줄 모르고 젊은 시절 행했던 위장전입, 다운 계약서, 병역 문제, 논문 표절 등으로 직을 잃거나, 더 높은 자리에 오를 기회를 잃는 작금의 한국 상황을 보면서 소탐대실의 교훈을 다시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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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hail
김하일
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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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3
음식 가격, 어떻게 정할까??

 

 음식점을 창업 하면서 가장 결정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음식의 가격을 정하는 일이다. 많은 갈등을 하게 된다. 나무 비싼 것 아닐까? 혹은 너무 싸서 남는 것 없이 몸만 바빠지는 것 아닐까? 

 원가율도 계산해 보고, 근처 다른 식당의 음식 가격도 참고하고, 지인들의 의견도 들어보는 등 많은 고심을 해서 가격을 결정하고 나서도 계속 잘한 결정인지 의구심이 남는다. 

 

 

 


 장사가 안되면 ‘우리 음식이 너무 비싼 것 아닌가?’하는 걱정이 생기고, 장사가 잘되면 ‘조금 비싸게 정했어도 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생기기도 한다. 

 ‘맛있고, 싸고, 푸짐하고….’ 장사가 안될 리 없다. 입지가 조금 안 좋고 실내 장식에 특별히 공을 들이지 않아도, 심지어는 조금 불친절해도 용서가 된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가능한가 이다.

 아주 오래 전, 한 그릇 팔면 반은 남았다던 전설속의 그 시절에나 가능했을 법한 이야기다. 좀 괜찮은 지역에 웬만한 크기만 되어도 월 만불을 넘나드는 렌트비, 매년 오르는 인건비, 재료비를 생각하면 요즘 같은 시기에 ‘맛있고, 싸고, 푸짐하고’는 내 소유의 건물에서 가족들끼리 하는 식당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가격 결정은 협상이다. 손님과 식당간 상호 만족할 만한 암묵적 합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가장 적정한 가격이다. 가격이 손님이 생각하는 것보다 비싸면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아 팔리지 않을 것이며 손님이 원하는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으면 주인 입장에서 팔수가 없다.

 진짜 식당 경영자의 실력은 가격 결정에서 나타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님 입장에서 허용 가능한 최대치’를 찾는 것, 그것이 실력이다.

 그런데 ‘손님 입장에서 허용 가능한 최대치’를 찾는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수많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손님의 생각도 다 다르고 손님의 계층도 다양하다. 그래서 우선은 지난 호에 언급했던 ‘내 손님’을 정하는 것이 먼저다. 어떤 손님을 대상으로 음식을 팔고자 하는가를 먼저 정하고, 그 손님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만한 가격대의 음식을 주 메뉴로 삼아야 한다.


 필자는 개업 초기에 인근 대학생들을 주 고객으로 타겟팅 했었고, 가격 수준도 그에 맞추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층 손님들 뿐 아니라 주변 직장인 손님들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학생층과 직장인 층이 거의 반반 정도 되는 시점에 이르러 2개월 전 도박하는 심정으로 꽤 큰 폭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우려와는 달리 가격 저항은 없었으며 결과적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


 가격 인상을 생각할 때 해보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손님들의 반응을 미리 살펴보는 것으로, 잘 팔리는 메뉴 중 한두 가지를 우선 인상해 판매 수량이 감소하는지를 살펴보거나 아니면 좀 비싼 고급 메뉴를 한두 가지 새로 개발해 판매해 보는 것이다. 그를 통해 우리 가게에서 판매 가능한 가격대를 다시 가늠해 볼 수 있다.

 전략적으로 가격을 싸게 책정할 수 도 있고, 반대로 비싸게 정할 수도 있다. 그것은 경영자의 전략과 철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이던 우선 원가를 계산해보는 일이 우선 되어야 한다. 감각적으로 남보다 싸게 또는 비싸게가 아니고 우선 원가가 얼마인지를 계산해 놓고 그 다음에 본인의 전략을 반영해야 한다. 


 원가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은 준거가격(準據價格, Reference Price) 이다. 대상으로 하는 손님의 마음속에 있는 적당한 가격, 즉 손님이 합당하다고 느낄만한 가격을 말하는데 모든 손님의 마음속에 들어가 볼 수는 없는 일이니 이 준거가격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주변 다른 식당들의 가격을 참고해 보는 것이 좋다.

 다른 식당에서 그 가격에 잘 팔리고 있다면 일단 손님들이 그 가격에 만족하고 있다는 가정하에 이를 기준으로 같은 가격에 양을 좀더 많게 한다든지 조금 고급스럽게 한다든지 해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준거가격을 참고로 하되 이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 주변 식당들에서는 얼마를 받지만 내게 다른 경쟁력 –이를테면 맛이 탁월하다든지 다른 집에 비해 고급 재료가 추가된다든지 또는 입지나 인테리어가 현격하게 경쟁력이 있다든지 하는- 이 있다면 이 준거가격을 조금 벗어나도 좋다. 

 반대로 다른 집에 비해 재료를 더 저렴하게 구입한다든지 인건비를 비롯한 경비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면 손님을 더 끌기 위해 준거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대 수익을 검토해 가격을 정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음식의 평균 가격을 잠정적으로 결정하고, 하루 몇 명의 손님이 들것인가를 예상해 본다. 그렇게 한 달의 매출을 산출한 후 식재료비를 제외한 각종 비용을 차감한다. 여기에서 목표로 하는 기대 수익을 차감하여 보면 식재료 원가를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 계산할 수 있으며 현실적으로 이것이 가능한 지를 따져본다. 

 이렇게 한 결과 식재료 원가율이 너무 높으면 가격을 조금 높게 조정하고 원가율이 너무 낮으면 가격을 낮추어 다시 계산해 본다. 수차례 이런 시뮬레이션을 거쳐 우리 집의 평균 음식 가격대를 정해놓고 아이템 별로 다시 조정한다. 다소 복잡하고 번거롭기는 하지만 이를 통해 적정한 원가율을 찾아 낼 수만 있다면 새로운 메뉴를 추가할 때 가격 책정이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이 경우 예상 손님수가 함정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실제로 가게를 오픈한 후 손님수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 손실이 커지므로 가능한 한 보수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에 대한 정답은 없다. 상기의 여러 가지 방법을 혼용하여 적정 가격을 찾아내야 하며, 가격 이전에 상품력이 우선되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상품력이 뛰어나거나 시장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상품이라면 가격 결정 과정이 한결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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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hail
김하일
59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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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6
모든 사람의 입맛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음식 장사를 하면서 가장 속이 상할 때는 손님이 음식을 많이 남길 때 이다. 


 며칠 전 인근 식당에 큰 불이나 소방관이 대피 명령을 내리는 바람에 음식값을 받지 못하고 식사 중이던 손님들을 돌려보낸 적이 있다. 삼백 불이 넘는 음식값을 받지 못했으나 그리 속이 상하지는 않았다. 일회성인 일이고 내 능력으로 어찌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님 상의 빈 그릇을 치우다가 반도 안 먹고 남긴 그릇을 보면 낯이 화끈거리고 속이 많이 상한다. 우리 음식이 손님께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의미이며 그 손님은 다시는 우리집을 찾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남기는 경우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음식이 입에 안 맞아서이고, 두 번째는 음식이 너무 많아서 인데 음식을 너무 많이 주문한 경우 매출이 많아지니 좋기는 하지만 그래도 음식을 남기는 것을 보면 맘이 편치 못하다. 해서 애초에 주문하는 양이 많아 보이면 손님께 너무 많을 것 같으니 일단 드셔 보시고 부족하면 더 주문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 드리도록 교육하고 있으나 잘 이행되지 않는다.


 어쨌든 음식이 너무 많아 남기는 경우는 남은 음식을 싸 가지고 가기도 하고 일단 식사는 맛나게 한 후이니 큰 갈등이 없다. 그러나 한 그릇 주문한 음식을 반 넘게 남기는 손님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다는 것을 뜻하므로 참 마음이 불편하다. 뿐만 아니라 우리 음식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한 동안 이런 저런 고민을 하게 된다.


 한때는 혹 음식이 뭔가 잘못 되었나 싶어 손님이 남긴 음식을 한 구석으로 가져가 맛을 보기도 했지만 대개의 경우 평소의 우리 음식 맛과 다르지 않았다. 결국 그 손님의 입에 맞지 않은 경우이며 주로 손님의 입에 너무 짜거나 매운 것이 그 원인이다.


 더러는 손님이 음식이 너무 짜니(또는 매우니) 다시 해 줄 수 없겠느냐, 고 묻거나 뜨거운 물이나 육수를 더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에 따라 간이 달라지지 않도록 레시피를 만들어 두고 항상 계량스푼을 이용해 간을 하고 있다. 가게에 농도계와 염도계를 비치 해두고 가끔씩 염도를 측정해가면서 맛의 변화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등 일정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모든 손님의 입맛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사실 일반적으로 식당음식은 대부분 좀 간이 세고 달기는 하다. 첫째 이유는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입맛이 점점 강해지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이 음식 저 음식 간을 보다 보면 웬만해서는 짜다는 느낌을 못 느끼게 된다. 그래서 표준을 정해두고 염도계를 사용해 주기적으로 염도를 측정해 바로잡고 해도 어느 샌가 조금씩 간이 세지기 시작한다.


 두 번째 이유는 약간은 짜고 달아야 음식이 맛있게 느껴지기 때문에 일부러 조금 간을 세게 하기도 한다.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 학교 앞의 불량 식품들은 지금도 기억에 남을 만큼 맛이 있었다. 물론 그 시절이야 무엇을 먹든 맛있던, 늘 배가 고팠던 시절이었으니 그렇기도 하겠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자극적인 맛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든 이제는 조금 마음을 비우는 훈련이 되어 손님 욕심을 많이 부리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우리집 음식에 환호하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모든 손님의 입맛에 맞는 그런 음식을 만들 수는 없다. 그건 환상이고 욕심이다.


 우리가 맛있게 먹는 깻잎을 다른 민족 사람들은 향이 고약하다고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기도 하고 소문듣고 찾아간 집의 음식이 내게는 수준 이하로 느껴질 때도 있다.


 내 손님이 아니다 싶은 사람을 억지로 내 손님으로 만들려는 욕심에 음식의 맛이 자주 바뀌면 진짜 우리집의 팬들에게 실망을 주어 떠나가게 만든다. 내 손님에 집중하고 그 손님들만을 위한 식당이 되어야 한다. 


 손님은 만드는 것이 아니고 찾는 것이다. 내 손님을 찾아야 한다. 내 손님이 아닌 사람에게 휘둘릴 필요는 없다. 내 음식에 맞는 손님을 찾고 그 손님만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해야 한다.


 오늘 음식이 짜다고 불평하는 손님이 있었다고 주방장 불러 ‘손님이 음식이 짜다네, 내일부터 라면 물을 한 컵씩 더 잡아요’ 할 일이 아니다. 그런 손님에게는 ‘다음에는 주문하실 때 미리 말씀해 주시면 조금 싱겁게 해드리겠습니다’하면 된다.


 어쩌면 그 손님은 당뇨 등 지병이 있어 싱겁게 먹어야 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당뇨병 환자 전용 식당을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그런 손님의 한마디에 휘둘려서는 안된다. 한번 잡힌 우리집의 레시피, 컨셉을 손님의 한 마디에 이리저리 바꾸어서는 영원히 ‘내 식당 다움’이 없는 특징 없는 식당이 되고 만다. 


 모든 손님의 입맛에 맞추어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겠다는 것은 환상이며 오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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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hail
김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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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2
할인 행사, 득(得)인가 실(失)인가?

 

 오늘 점심식사를 마친 후 운동 삼아 소위 차이나타운 이라고 알려진 스파다니아(Spadina Ave.) 길을 남쪽 던다스(Dundas St.)부터 북으로 콜리지(College St.)까지 걸으며 주변의 음식점들을 살펴보았다.

 

 

 


 좌우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음식점들이 영업을 하고 있었고 약속이나 한 듯 음식사진과 함께 가격이 표시된 입간판이나 포스터를 내걸어 두고 있었다. 표시된 음식 가격은 필자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싼 가격이었고,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북쪽으로는 토론토에서 학생 수가 제일 많은 큰 대학이 위치해 있고 남쪽으로는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어 있으니 수요는 넘쳐날 것 같다. 굳이 가격 경쟁을 하지 않아도 상생이 가능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서로 ‘우리집의 가장 큰 무기는 싼 가격입니다’ 하듯 가격만을 강조하고 있었다. 


 나름 산전수전 다 겪었을 법한 ‘꾼’들이 경쟁하는 마당이니 필자 같은 하수가 옳다 그르다 할 일은 아니겠으나, 가격 할인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할인 행사는 가급적 안 하는 것이 좋다.


 손님들은 생각보다 가격에 그리 민감하지 않을뿐더러 싼 음식만 찾는 손님은 다른 곳에 더 싼 집이 생기면 바로 옮겨가기 때문에 절대로 충성 고객(Loyal Customer)이 되지 않는다. 


 일정 기간 할인 행사를 통해 출혈을 감수하고 손님을 끌어 이를 통해 단골손님을 확보해 보려는 목적이라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혹여 할인 행사를 하면서 양을 줄인다든지 하는 꼼수를 쓰는 일은 스스로 독 사발을 들이키는 격이다. 


 또한 경계해야 할 것이 손님들에게 ‘이래도 남으니까 하겠지? 그렇다면 평소에 많이 비싸게 먹었던 거네’ 또는 ‘이 집 장사 잘 안 되는가 보다’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지금의 가게를 오픈 한 첫해 여름에 맥주를 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행사를 해 본 일이 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술을 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술을 싸게 파는 대신 안주에서 좀 남겠지 하는 한국식 생각으로 했었으나 별반 도움이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여러 가지 골치 아픈 일들이 발생했다. 안주 없이 술만 마시고 가는 사람이 태반이었고, 좀 수준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술에 취해 옆자리 손님과 시비를 하거나, 마감할 시간이 다 되었음에도 일어나지 않고 ‘한잔만 더’를 외치는 손님들로 골머리를 썩였다. 


 그러나 개업 초기에 가게를 알리기 위해 하는 것이라면 일정기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 경우 기간은 짧게 잡고, 할인율을 크게 해서 손님이 문밖까지 줄을 서거나 적어도 가게가 북적일 정도는 되어야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서 원하는 효과란 그를 통해 수익을 올리거나 단골을 확보하자는 것이 아니고 주변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어, 저기 식당이 새로 생겼네. 손님이 저리 많은 것을 보니 음식이 괜찮은가봐. 다음에 한번 가보아야겠네’하는 식의 관심을 끄는 효과를 말한다. 가격 할인 때문에 오는 손님은 절대로 단골이 되지 않는다.


 둘째로 꼭 해야겠다면 손님들이 납득할 수 있는 확실한 이유가 있는 것이 좋고, 할인 기간도 명시하는 것이 좋다. 


 그냥 ‘XX % off’ 하는 것보다는 ‘개업 X 주년 감사 할인 XX % off’가 좀더 설득력 있으며, 사진을 찍어 소셜 미디어에 올리거나 설문에 답해주면 할인을 해준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손님에게 대가를 요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최근 필자는 가장 인기있는 특정 메뉴에 대해 30% 가량의 할인 행사를 한 일이 있다.


 ‘XXX 10,000 Order 판매 기념, 500 Order 한정’ 이라는 포스터를 만들어 가게 내외에 붙이고 facebook, Instagram, Google 등에도 올렸다. 또한 포스터에는 식재료 공급업체로부터 협찬을 받았음도 명기했다.


 할인 행사를 하는 이유는 특정한 아이템이 10,000 개 판매를 돌파해 감사하는 마음에 한다는 것이고, 그렇게 싸게 팔 수 있는 이유는 행사 기간 중 업체로부터 식재료를 싸게 공급받을 수 있었기 때문임도 알려, 평소 판매하는 가격이 절대 무리한 가격이 아님에 대한 변명도 곁들였다.


 또한 약간의 꼼수 이지만 기간을 정하지 않고 ‘500 Order 한정’으로 한 것은 반응을 보아가며 행사 기간을 조정하기 위함이었다. 손님이 몇 오더를 판매 했는지 알지 못하니, 효과가 없고 오히려 손실만 큰 것 같다 싶으면 아무 때나 중단할 수 있으며, 반대로 효과가 좋으면 당초 계획보다 좀 더 오래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초 일주일 정도를 계획했으나 예상보다 반응이 괜찮아 고심하다가 약 2주간 진행했다. 이때에도 그냥 무작정 기간을 늘린 것이 아니고 고객들의 성원에 추가로 500 order를 더 할인 판매한다는 사실을 공지했다. 


 결과적으로는 평소 하루 약 20개 정도 팔리던 것이 열흘 정도 사이에 910개 팔렸으며 일인분에 6불씩 싸게 팔았으니 단순계산으로는 $5,400을 할인 해준 셈이었으나 기간 중 그 아이템에 대한 매출은 네 배 이상(순 매출 증가 분 $9,930) 늘었다. 


 또한 실제로 행사 기간 중 업체의 협조를 얻어 재료를 파운드 당 70센트 가량 싸게 공급받아 투자는 그리 크지 않았던 셈이다. 


 당초 목적이 이를 통해 매출을 올리고자 함이 아니고 아직 맛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우리집의 특정 메뉴를 알리고자 함이었으니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다시 필자의 생각을 정리하면 무리한 가격 할인은 손님들에게 ‘싸구려 음식점’으로 포지셔닝 되는 첩경이므로 차라리 제값 받고 제대로 된 음식을 내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 


 또한 할인 행사는 이유도 없이, 시도 때도 없이 남발해서는 곤란하며, 그냥 무작정 남이 한다고 따라할 일이 아니고, 치밀한 계획과 전략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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