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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일 칼럼

kimh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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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LG 근무
1999년 캐나다이민
벤처사업(FillStore.com), 편의점,
현재 반(Vaughan) 지역에서 한국라면 전문점(Mo Ramyun)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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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hail
김하일
58142
10300
2017-05-17
음식점 창업하기

 

 

음식점 창업하기


필자의 컬럼을 읽은 몇몇 분들로부터 음식점을 해 보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하면 좋겠느냐는 문의를 받았다.  대부분 요식업에 경험이 전혀 없는 분들이다.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이런저런 조언을 해 드리긴 했으나 사실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당연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우선 내 식당을 차리기 전에 경험을 해 보는 것이다.   

 

위험을 많이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과연 내 적성, 내 형편에 맞는 일인가 미리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그러나 실제로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이 식당에 취업하기란 쉽지가 않다.  경험은 없고, 나이는 많은 사람을 써 줄 식당도 없을뿐더러 어찌어찌 취업을 한다 해도 일의 강도를 버텨 내기가 쉽지 않다.  또한 요리를 배우기 위한 것이 아니고 식당 경영에 관한 전반을 배우고자 하는 것이 목적인데 취업 해 하루 종일 주방에서 설거지만 하다 와 가지고는 6개월을 일해도 주방 일의 극히 일부만을 경험 할 수 밖에 없다.  


한국에는 위치와 메뉴 선정부터 조리 기술, 직원 교육, 마케팅까지 도와 주는 창업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 ‘전수 창업’이라는 방법으로 도움을 받을 수 도 있으며, 수많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있어 선택만 잘 하면 큰 실패 없이 안정적으로 요식 업계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있는 길이 있다.  그러나 이곳 캐나다의 현실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  


오늘은 필자에게 문의를 했던 분들에게 해 주었던 조언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물론 필자가 창업 전문가도 아니고 이 분야에서 누구를 코치 할 만큼 많은 식견과 다양한 경험을 가진 것은 아니니 그저 한 사람의 생각일 뿐 정답이라고 말 할 수는 없을뿐더러 이런 일에 정답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과 요식업 경험이 없는 초보 창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는 글임을 전제하고자 한다.

 

1.    기존 식당 매입

 

권리금을 주고 기존 식당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가장 손쉽기는 하지만 몇 가지 주의 할 점이 있다.   현재 주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확인 해야 한다.  주인이 직접 주방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현재 아무리 장사가 잘되고 있다 하더라도 주인의 음식 솜씨를 한두 주 만의 트레이닝 기간에 모두 전수 받을 수 는 없으며 새로이 주방장을 영입한다 해도 음식 맛이 달라져 기존의 맛에 이끌려 오는 단골 손님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상 체크하면서 어림 계산했던 수익도 새 주방장의 인건비만큼 줄어든다.  또한 이 경우 가급적 메뉴의 종류가 많지 않은 전문점이 유리하다.  조리 기술을 전수 받기도 용이할 뿐 아니라 직접 조리를 하지 않더라도 메뉴의 레시피 화가 가능 해 향후 주방 인력이 바뀌는 일이 있더라도 음식 맛을 유지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식당 인수 후 섣불리 뭔가 잘해 보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 게 좋다.  한 3개월 과거 주인이 하던 메뉴, 인력,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개선점을 찾아 조금씩 바꾸어 가는 것이 현명하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경험도 없는 사람이 급작스럽게 모든 것을 바꾸려 들면 반드시 부작용이 따른다.  한 3개월은 손님조차도 주인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과거와 똑같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기존 식당 인수 후 주력 메뉴 변경


투자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으나 적지 않은 리스크가 따른다.   찾기에 용이한 일은 아니지만 괜찮은 로케이션에서 고전하면서 문닫기 직전의 식당들도 더러 있다.  이런 식당을 싼값에 인수하여 본인이 원하는 메뉴로 바꾸어 개업한다.   요식업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방법이지만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겐 철저한 준비와 조력자가 필요하다.   메뉴를 새로 개발하고, 직원들을 새로 뽑아 교육해야 하며 적정 매출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으므로 충분한 운영 자금을 확보 해 두는 일도 중요하다. 주방 장비 교체부터, 새로운 간판 부착, 내부 공사, 식기 류 구매, 여러 행정적인 절차까지 해야 할 일이 꽤 많다.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면 쉽지 않은 방법이다. 일의 우선순위를 잘 따져 철저히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가만히 앉아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경험자의 조언을 들어 가급적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 두어야 한다.  또한 본인이 직접 요리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생각하고 있는 메뉴를 실제 구현해 줄 요리사를 미리 섭외 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전체 메뉴에 대한 개괄적인 생각들을 확정 해 두어야 한다.  

 

3.    비어 있는 장소 또는 다른 업종의 장소를 찾아 식당으로 변경


여러 가지로 매우 위험한 방법이다.  주방 공사를 위해 각종 퍼밋들을 받아 공사를 해야 하며 공사나 인스펙션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하여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는 일이 생긴다.  또한 술 라이선스를 새로 받아야 하는데 이 또한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며 극단적인 경우 라이선스가 나오지 않아 낭패를 보는 일도 있다.  권리금이 없고 내가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공사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생각하면 매우 위험한 방법이며 특히 초보 창업자라면 가급적 피해야 하는 다소 무모한 방법이다.

 

4.    프랜차이즈


강력한 장점이 있는 반면 위험도 있어 꼼꼼히 잘 따져 보고 선택해야 한다.  장점으로는 전혀 경험이 없는 사람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들을 수 있으며 또한 이미 영업 중인 매장을 통해 영업 상태, 주 고객층, 음식의 품질 등을 미리 확인 해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신규 메뉴, 레시피 변경, 마케팅 활동 등을 본인 의지대로 할 수 없거나 할 필요가 없는 단점이자 장점이 있으며 본부에 납입하여야 하는 각종 비용이 발생 할 수 있다.  

 

특히 초기에 본부에 납입하는 비용 이외에 어떤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지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  업체에 따라 매월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납입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주기적인 레노베이션을 강요 받는 경우, 식 재료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반드시 본부를 통해 구매해야 하는 조건이 있는 경우 등이 있으므로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조건인가 잘 따져 보아야 한다.    또한 리스 계약을 본인이 건물주와 직접 맺지 않고 본부와 맺는 경우도 있으니 리스 조건도 살펴 보아야 한다.

 


이상 설명한 내용은 필자가단순히 필자의 경험과 생각을 적은 것으로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음식점을 창업할 수 있다.  요식업은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선뜻 시작하기 쉽지 않고 실패 가능성도 많은 것이 틀림없지만 한편으로는 초기에 좀 고생해 기반을 닦아 어느 정도의 매출 수준에 도달하고 나면 적잖은 재미를 맛볼 수 있는 도전 해 볼만한 비즈니스 이다.

kimhail
김하일
58141
10300
2017-05-17
이거 한 그릇에 얼마 남아요?

 

 

이거 그릇에 얼마 남아요?

 

 

가끔 난감한 질문을 받는다.  지인이 방문하여 식사 대접을 하는데 “이거 한 그릇 팔면 얼마 남느냐”라고 묻는다. 굳이 대답을 피할 이유는 없는데 선뜻 해줄 말이 없다.  “나도 아직 모른다”가 답이 될 터인데 너무 무성의 하다. 차라리 식 재료 원가율이 얼마인가? 를 묻는다면 정확히 대답 해 줄 수 있겠는데 한 그릇에 얼마 남는가는 참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한 그릇 팔아 얼마 남았는지는 한 달이 지나 정산을 해 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

 

 

회계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니 정확한 용어 사용이 어렵지만 식당의 손익 구조에 대해 설명 해 보고자 한다. 

 

 

이익은 판매가의 총합에서 비용의 총합을 빼면 계산이 가능하다.  여기서 판매가 또한 간단히 집계되는 문제이니 설명을 접어 두고 비용 즉 원가를 짚어 보자.   원가를 구성하는 요소는 인건비, 렌트비, 각종 유틸리티 비용, 재료비, 소모품 및 비품, 수리 및 유지 보수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 등이다.  이중 재료비 및 소모품을 제외하고는 매출에 관계없이 거의 매월 비슷한 수준의 비용이 소요되므로 이를 고정비라 하고 나머지 비용을 변동비라 보면 요식업은 고정비의 비중이 꽤 큰 업종이며, 이 고정비를 해결할 만큼의 매출이 오르기 전까지는 아무리 팔아도 남는 것이 없다. 

 

그래서 이때 앞의 물음에 대한 답은 0 이다.  메뉴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재료비는 매출의 25-35% 수준으로 본다. 전문점 성격의 업소는 이보다 낮고 고기를 많이 취급하는 곳은 이보다 다소 높을 수 있다.  아래 표는 주방에2명, 홀에 1명이 근무하고, 렌트비  $6,000/월, Utility $1,500/월, 재료비는 매출의 30%, 기타 지출(소모품, 수선비 등)이 매출의 3% 정도인 좀 작은 점포를 예를 들어 손익을 계산 해 본 것이다.

 

 

<표1>

       

<표2>

     

 

계정

 지출

매출 대비

 

 

계정

 지출

매출 대비

고정비

인건비

 $ 12,258

40.86%

 

고정비

인건비

 $ 12,258

35.02%

제세 공과금

 $   7,500

25.00%

 

제세 공과금

 $   7,500

21.43%

고정비 계

 $ 19,758

65.86%

 

고정비 계

 $ 19,758

56.45%

변동비

재료비

 $   9,000

30.00%

 

변동비

재료비

 $ 10,500

30.00%

기타 지출

 $     900

3.00%

 

기타 지출

 $   1,050

3.00%

변동비 계

 $   9,900

33.00%

 

변동비 계

 $ 11,550

33.00%

비용 합계

 $ 29,658

98.86%

 

비용 합계

 $ 31,308

89.45%

매출

 $ 30,000

   

매출

 $ 35,000

 

수익

 $     342

   

수익

 $   3,692

 

수익 율

1%

   

수익 율

11%

 

 

<표3>

       

<표4>

     

 

계정

 지출

매출 대비

 

 

계정

 지출

매출 대비

고정비

인건비

 $ 12,258

30.65%

 

고정비

인건비

 $ 12,258

24.52%

제세 공과금

 $   7,500

18.75%

 

 

제세 공과금

 $   7,500

15.00%

고정비 계

 $ 19,758

49.40%

 

고정비 계

 $ 19,758

39.52%

변동비

재료비

 $ 12,000

30.00%

 

변동비

재료비

 $ 15,000

30.00%

기타 지출

 $   1,200

3.00%

 

 

기타 지출

 $   1,500

3.00%

변동비 계

 $ 13,200

33.00%

 

변동비 계

 $ 16,500

33.00%

비용 합계

 $ 32,958

82.40%

 

비용 합계

 $ 36,258

72.52%

매출

 $ 40,000

   

매출

 $ 50,000

 

수익

 $   7,042

   

수익

 $ 13,742

 

수익 율

18%

   

수익 율

27%

 

 

 

 

위의 표를 보면 한 그릇의 평균 단가가 $10이라고 가정했을 때 월 3,000그릇을 팔기 전까지는 아무리 팔아도 남는 것이 없다.  3,500그릇을 팔면 그릇당 1불 남짓 남으며, <표4>처럼 5,000그릇을 팔면 그릇당 $2.70이 남는다. 

 

 

여기에 음식 장사의 묘미가 있다.  <표2>와 <표4>를 비교 해 보면 매출은 42%정도 늘었는데 이익은 3.7배, 즉 270%가 늘었다.  BEP(Break Even Point, 손익 분기점) 에 도달 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일단 BEP를 넘기고 나면 매출 증가 대비 수익은 급격히 늘어난다.  이론상 말이 안 되는 얘기이긴 하지만 신기하게도 어느 시점엔 늘어난 매출 만큼이 전부 이익으로 남기도 한다. 위 표에서는 매출에 관계없이 재료비를 30%로 계산했지만 매출이 늘면 재료비 율은 더 떨어지기 때문에 그렇다.

 

 

음식점은 전체 비용 중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 고 위험 비즈니스에 속한다. 이 고정비는 내 맘대로 컨트롤 할 수 없는 비용이므로 장사가 되던 안되던 무조건 들어가는 비용이다.  그러나 어려움을 극복하고 매출이 늘기 시작하면서 BEP를 지나 꾸준히 매출이 올라가도 고정비는 따라 올라가지 않으므로 수익 율이 급격히 올라가게 된다.  

 

그래서 음식점을 하려는 사람은 한 그릇 팔아서 얼마 남는가가 아니고 천 그릇 팔았을 때 얼마 남는지를 계산하고, 그 천 그릇을 팔 때까지 인내하고, 천 그릇을 팔기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 음식 가격은 얼마를 받아야 내가 손해를 보지 않겠다 가 아니고 한 그릇에 얼마를 받으면 손님이 손해 보지 않겠는가를 계산해서 정해야 한다. 

 

즉, 제품의 원가보다는 판매가가 비싸야 하겠지만, 판매가가 고객이 느끼는 가치 보다는 싸야 한다. 한번 먹어 보고 본전 생각 나면 그 손님이 다시 오겠는가?  장사꾼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안 하려 하겠지만 손님도 손해 보는 짓은 두 번 안 한다.

kimhail
김하일
58140
10300
2017-05-17
성공하는 식당이 되기 위하여

필자의 출근 시간은 보통 열두 시에서 열두 시 반 정도이다.  퇴근은 여덟 시-여덟 시 반 정도, 토요일은 아예 가게에 나가지 않는다.  물론 토요일에 문을 닫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끼리 운영한다.  주 중에도 비지니스 시간은 오전 열한 시 반에서 오후 열 시 반 까지 이니 오픈과 클로징은 직원들끼리 하는 셈이다. 

 

주방에는 출퇴근 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차를 타기 위해 주방의 뒷문을 이용하는 이외에는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요리를 할 줄도 모르고 할 생각도 않으니 주방에 들어갈 일이 없다.  혹자는 말한다. 음식을 직접 할 줄 모르면 절대로 식당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그렇다면 주방장 출신이 독립해서 창업한 경우 실패 확률이 더 적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물론 음식점 주인이 요리를 할 줄 알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적어도 인건비는 덜 드니 망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라도 주인이 직접 조리를 하지 않는 것이 더 바람 직 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식당은 제조와 판매가 한 장소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업종이다.   그런 특징을 지닌 산업에서 경영자가 오직 제조에만 관심이 있다면 어찌되겠는가?

 

과거의 직업 때문인지 필자는 무슨 문제에 대해 생각할 때 일단 문제를 분해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습성이 되어 있다.   성공하는 식당을 만들기 위하여 고려하여야 할 요소들을 분해 하다 보니 다음 그림처럼 일곱 가지 요소를 찾아 <성공하는 식당>이라는 집을 지을 수 있었다

 

 

 

그림에서 세 개의 기둥이 되는 맛, 서비스 그리고 분위기는 특히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 할 수 없을 만큼 성공하는 식당이 되기 위한 필수 요소다.   그 세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Management이며 바로 이것이 업주가 가장 치중 해야 할 일이다.  

 

또한 가게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가능한 한 시스템화 하여 경영자가 매 건에 관여하고 지시하지 않아도 일이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가게 내에서 필자의 직책은 버스 보이 이다.  주방에는 책임자를 두고 그의 책임 하에 직원들 근무 스케줄 관리부터 메뉴 개발까지 해 내고 있으며 홀에서도 가급적 직접 주문을 받거나 음식을 서빙하지 않는다.  그 일은 나보다 직원들이 더 잘하고, 손님 입장에서도 늙수그레한   사람 보다는 그래도 영어 발음도 좋고 상냥한 젊은이들이 주문을 받아 주는 게 더 기분이 좋지 않겠는가. 나는 그저 바쁜 시간 일손이 부족하면 손님 떠나고 난 자리의 빈 그릇을 치워 주는 정도의 일을 한다.   

 

그러면서 가급적 전체를 보려고 노력한다.  손님의 입장이 되어 불편한 점은 없는지, 주로 많이 남기는 음식은 무엇인지, 손님의 입장에서 우리 직원들의 서비스는 만족스러울지, 직원들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일의 절차나 설비들을 개선 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등을 살핀다.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하다.   식당 경영에 관한 책들을 읽어 보면 참 당연한 얘기들을 교과서처럼 써 놓았다.  음식의 맛에 대해서, 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해서, 직원들을 소중히 여기라는 얘기, 고객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얘기 등등 읽어 보면 다 옳고 당연한 얘기들이다.   다 옳고 당연한 얘기인데 실제로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

 

여덟 명의 단체 손님이 온 일이 있었다.  제각각 음식을 주문하고 음식이 나왔는데 그 중 한 손님이 자신은 오늘 닭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데 이 음식에 닭고기가 들어가는 줄 모르고 주문 했단다.  미안하지만 이 것은 싸가지고 갈 테니 포장 해 주고 닭고기를 빼고 한 그릇 더 해 달란다. 서빙하는 직원이 주방에 이야기 하니 주방의 책임자가 “손님이 드시지 않았는데 돈을 받을 수 없으니 그 음식은 돈을 받지 않겠다고 이야기해라. 

 

음식은 바로 다시 해 줄께” 라고 서빙하는 직원에게 이야기 한다.  그때 나는 볼일이 있어 잠시 외출 했다가 돌아온 순간 이었고 처음부터의 상황 파악이 안되어 가만히 지켜 보고만 있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잘못 한 것도 아니고 손님이 돈을 내겠다는데 굳이 안 받을 것 까지야 있나 싶었지만 그 순간 내가 나서서 다른 지시를 하면 먼저 지시했던 주방 책임자가 머쓱해 할 것 같아 그냥 가만히 있었다.  내가 부재중일 때 우리 가게의 모든 책임과 권한을 그에게 위임 해 놓은 터라 그의 권위를 지켜 주어야 할 것 같았다. 

 

음식이 다시 나갔고 일행은 웃고 떠들며 즐겁게 식사를 마쳤다.  그러더니 아까 음식을 다시 주문했던 손님이 직원에게 자신의 전화기를 건네 주면서 사진을 찍어 달란다.  자신은 영화 배우이며 회사와의 계약 관계상 식단을 조정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그럴 수 밖에 없었고, 너희들의 서비스에 감동을 했단다.  자기가 여기에 다시 들를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사진을 자신의 facebook과 Instagram에 올리겠단다.

 

평소에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라고 직원들을 교육했고, 스스로도 눈앞의 작은 이익이나 손실에 흔들리지 말자고 다짐하면서도 실제로 상황이 닥치면 조금 흔들리기는 한다.  그래서 가능한 한 굵은 지침만 줄뿐 그 지침 안에서 직원들에게 많은 재량을 준다.  그들은 내가 허락했으므로 잘 흔들리지 않는다.  나만큼 욕심을 내지 않는다.  그저 사장 지시대로 고객 만족에만 최선을 다한다. 

 

주방 직원들에게도 식 재료의 상태가 조금이라도 안 좋으면 과감히 버리라고 한다.  그런데 그 ‘안 좋은 상태’가 표준치가 없고,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다르니 가끔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내가 보기엔 저 정도면 그냥 써도 되지 싶은데 직원들은 내 지시에 따른다고 본인의 생각에 조금만 안 좋아 보이면 잘라 내고 버린다.  주방 직원들 입장에서야 좋은 재료로 최고의 음식을 만들고 싶은 것이 당연한 것이고 게다가 사장이 그리 지시했으니 망설일 이유가 없다.  경영자가 시시콜콜 잔소리를 해 대면 직원들이 위축되어 소신껏 일하지 못하고 눈치 꾸러기가 된다.  경영자는 직원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사람이 아니다. 

 

직원들이 각자의 업무를 충실히 해 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지시나 통제가 아니고 매뉴얼이나 시스템에 의해서 가게가 돌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다. 내가 이 삼일 혹은 일주일 정도 가게를 비워도 아무런 흔적이 나지 않는, 그런 가게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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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hail
김하일
58138
10300
2017-05-17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 ! 남들은 해 냈는데 왜 나는 안돼???

나름 양반 가 종가 집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유교적이고 엄격한 가풍 속에서 성장하다 보니 어린 시절 부엌에 들어가 본 기억이 별로 없다.   

 

 어쩌다 부엌에서 얼쩡거리다 아버님의 눈에 뜨이게 되면 어머니는 불호령을 맞으시곤 했다.  어째서 사내 녀석을 부엌에 들이느냐고.

 

 

아들만 4형제인 집안의 둘째였는데, 부모님 잠드신 시간 형제들끼리 라면 한 그릇을 끓여 먹어도 끓여다 바치는 일은 막내 동생 몫이었고, 군 생활은 장교로 마치게 되어 역시 마찬가지로 병사들이 끓여다 주는 라면을 먹기만 했지 내 손으로 라면을 끓여 본 기억이 없다.

 

 

음식 솜씨가 제법 있고, 요리하기를 좋아하는 아내를 만난 덕에 결혼 후에도 내 손으로 뭔가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고 요리라는 것은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였는데...

 

 

그런데 어쩌다 보니 식당 주인이 되어 있다.  그것도 라면을 끓여 파는 라면집 의.

7년간 운영하던 컨비니언스를 정리하고 음식점을 해보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반대와 걱정을 했었다.

 

‘음식점은 아무나 하는 게 아냐, 당신 경험도 전혀 없잖아.’

‘주인이 음식 할 줄 모르면 주방장한테 휘둘려 가게 말아 먹는 거야’

심지어는, 음식 장사는 인생 막장에나 하는 힘든 일이라며 말리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그런 걱정과 조언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무엇에 홀린 듯 덜컥 계약을 했고 나름대로 잘 운영을 했으며, 이후 그 식당을 매각하고 지금은 아예 처음부터 셋업을 해서 오롯이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식당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

 

 

한국 여성으로 실리콘 벨리의 신화를 이룬 김태연 회장이 늘 강조하는 Can Do 정신, 나의 SNS Profile Message에 담아 놓고 늘 되새기고 있다.

 

날 때부터 식당 주인이 따로 있던가, 컨비니언스 스토어는 뭐 언제 해 봐 서 했던가.

 

지금 대박 식당의 주인들은 손발이 서너 개씩 이거나 아니면 아이큐가 남다른 천재 들인가?  결국은 나와 똑 같은 사람이고 단지 남들보다 더 많이 노력하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어떻게든 어려움을 극복 해 가면서 이루었겠지.  내가 그들보다 부족한 게 있다면 그만큼 더 노력하면 될 것이고, 어쩌면 나에게는 그들과는 또 다른 재능이 있는지도 모르지 않는가?   그들은 해냈는데 왜 나는 할 수 없는 건데?   라는 무모한 마음으로 덤벼 들었다.

 

물론 처음 해 보는 일이 쉽게 될 리가 없었다.  그러나 이런 저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맛 보게 되는 성취감이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짜릿했다.  

 

필자는 한국의 SI(System Integration)회사에서 Project Manager로 꽤 오랫동안 근무 했었다.   참으로 어렵고 힘든 시절이었다.   8,90년대의 직장인들이 대부분 그랬듯 거의 매일이 야근 이었고, 주말도 휴가도 없이 일했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나 맡게 되면 장.단기 사업계획, 손익계획을 세우고 필수 요원을 선발하여 프로젝트에 착수하면서 단계별로 계획 대비 실적을 점검하고 다음 단계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적게는 십 여명에서 많게는 백 명이 넘는 팀이 구성되고, 그 조직을 관리 해야 하고…   그야말로 쥐꼬리 만한 월급 받으면서 엄청난 부담과 업무량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데, 식당을 셋업하고 운영하면서 그 시절 그 회사에 크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적당한 장소가 물색되자 당연한 것처럼 내가 하고자 하는 식당의 강.약점 분석(#1), 장단기 사업계획, 예산, opening 까지의 세부 계획(#2)을 수립하고 있는 나를 보며 ‘배운 도둑질이 어디 가나’ 하며 실소를 머금었다.    회사가 오늘을 위해 나를 그토록 혹독하게 트레이닝을 시켰나 보다.    그것도 매달 돈 까지 주어 가면서.  

 

선진 관리 기법과 툴들을 가르쳐 주고, 과중한 프로젝트를 맡겨 스트레스를 이겨 내는 능력을 키워 주고, 과장, 차장, 부장 승진을 할 때 마다 연수원에 가두어 놓고 리더십 교육을 시켜 현재 14명인 우리 직원들과 팀웍을 이루어 사업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회사는 나를 키웠던 거다.    어렵게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나면 ‘어쭈, 해 냈어?  제법인데, 그럼 이것도 할 수 있겠어?’ 하듯 더 난이도가 높은 프로젝트가 맡겨 지곤 했었다.   그것도 다 해냈었는데.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

남들은 해 냈는데 왜 나는 안돼?  

해 보니까 되더라.  노력 없이 되는 일도 없지만, 노력해서 안 되는 일도 없더라.

 

 

<필자가 식당을 준비하면서 작성한 Business Plan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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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hail
김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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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0
2017-05-07
가성비와 가치 소비

 

 

가성비와 가치 소비

 

 

 새로운 메뉴의 가격을 결정하고 기존 메뉴의 가격이 적절한지 되짚어 보는데 자꾸만 ‘가성비’라는 단어가 신경 쓰인다.

 

 ‘어느 식당이 가성비가 좋더라’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식당하는 사람으로서는 참 무서운 말이다. ‘가성비가 좋다=싸다’ 로 들리기 때문이다.

 

 인건비도 오르고 식자재 가격도 오르는데 음식값만 마냥 묶어 둘 수는 없다. 그러나 ‘장모님 떡도 싸야 사 먹는다’는 말도 있듯 손님이 식당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가격은 무시 못할 요소 중 하나임에는 틀림이 없으니 참 많이 고민스럽다.

 

 몇 일전 인근에 새로 문을 연 일식당이 있어 벤치마킹 겸 가 보았다. 인테리어에 꽤 공을 들였고 메뉴 이름들도 독특하고 생소했다. 마치 고급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처럼 매니저가 테이블로 와서 인사를 하고 메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곁들인다.

 

 음식 가격은 상상 이상으로 비쌌지만 이미 좌석은 만석 이었다. 주변 테이블들을 살펴보니 음식들은 한결같이 독특해 보였다. 아니, 아름다웠다.

 

 음식 장사하는 사람의 직업병인가?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머릿속으로 대충 원가를 계산해 본다. 원가율 약 17, 18% 정도? 그렇다면 너무 비싸다. 그야말로 가성비 ‘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많은 손님들은 다 무언가? 음식은 기존 보통의 일식집 음식에 약간의 변화를 준 정도였다. 창의적인 데코레이션, 플레이팅 정도? 아, 물론 맛도 좋았다.

 

 가성비를 그저 ‘값이 싼’으로 정의하자면 이 경우 가성비는 형편없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님은 넘쳐 난다. 가성비를 그저 원가 대비로 생각하면 그렇다. 그러나 가치를 더해보면 그 가성비가 달라진다.

 

 ‘여자 친구 생일에 좀 우아한 분위기에서 색다른 음식을 먹으며 정담을 나누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리해서 여자 친구가 행복해 했다면 가성비의 한계는 없어진다. 즉 음식 자체의 가성비를 넘어서는 것이 심리적 가성비이다.

 

 이 심리적 가성비를 만족시켜 주기만 한다면 가격이 약간 비싼 것은 쉽게 용납이 된다. 상품력, 색다른 분위기, 평균을 넘어서는 고객 응대 등이 가성비에 더해질 수 있는 가치이겠다.

 

 해서 ‘가치 소비’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소비자는 가성비를 중요시 여기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맞기만 한다면 고가 제품이라도 과감히 구매한다’는 논리이다.

 

 음식점을 하는 사람으로서 가성비의 압박 때문에 적정 가격을 받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면 이 ‘가치 소비’에 대하여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가성비란 말 그대로 가격 대비 성능이다. 즉 성능을 높이면 가격이 좀 올라가도 좋은 가성비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이다. 가성비가 좋은 식당을 찾는다는 말을 무조건 싼 집을 찾는 것이라고 오해 해서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다른 집과 비교할 것도 없이 각자의 식당 메뉴와 판매량을 살펴보자.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가 가장 싼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상에 Mo’ Ramyun에서 반드시 먹어 보아야 할 음식으로 이야기되는 메뉴는 우리집에서 가장 비싼 메뉴이다. 맛이든, 희소성이든, 아니면 그저 허명(?名)이든 어쨌든 그만한 가치를 느끼는 손님이 많았기에 입소문이 난 때문이다.

 

 그저 ‘가성비 = 싼 값’의 가성비만을 생각한다면 우리집의 가장 싼 메뉴가 제일 많이 팔려야 함에도 판매량 순위 선두에는 항상 비싼 음식들이 자리한다.

 

 그렇다면 가성비와 가치 소비는 상반되는 개념이 아니다. ‘가치 소비’의 ‘가치(VALUE)’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금 비싸도 좋다. 단지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가 문제일 뿐이다. 다른 집보다 1, 2불 비싸도 어떤 이유에서든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모두들 가성비 가성비 하니까 가격을 내릴 궁리를 하는 것은 하수의 수이다. 가성비가 가격 대비 품질을 뜻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가성비를 높이겠다고 가격에만 신경을 쓴다. 결국 ‘싼 비지떡’ 신세를 벗어나기 어렵다.

 

 반면 가치를 높임으로써 심리적 가성비를 좋게 만들면 수익성과 더불어 좋은 평판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되며 이것이 오히려 손님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오래 살아남는 길이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겠는가? ‘그 집은 가격은 싸지만 맛도 별로이고 서비스도 형편없어’로 평가되는 집과 ‘가격은 좀 비싼 듯 하지만 정말 맛있어. 게다가 서비스가 좋고 분위기 죽여줘’ 라는 두 가지 평가가 있다면 어느 집을 택하겠는가?

 

 또한 가치를 높이는 일은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반드시 비용을 수반하는 것만은 아니므로 투자 효용성 면에서도 매우 우수하다.

 

 손님이 우리집에 오는 이유를 알아야하고, 손님이 우리집에 와야하는 이유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남들과 똑같으면 고객이 반드시 우리집에 와야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사실 필자도 이 부분이 계속 고민스럽다. 수 많은 식당들을 두고 저 손님들은 왜 우리집에 오는 거지? 에 대한 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 단지 집 또는 직장과 가까워서 일수도 있고, 가격이 싸서, 친절해서, 맛이 있어서 일수도, 우리집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음식 때문일 수도 있다. 그 이유를 정확히 찾아내어 더욱더 강화함으로써 내 브랜드의 가치와 명성을 더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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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hail
김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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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7
대박 식당을 만드는 마법(魔法)

 

대박 식당을 만드는 마법(魔法)

 

 

수리수리마하수리 아부라카다브라 컨푼도 제미니오 얍! 됐다, 호그와트에서 해리포터와 함께 수련하며 익혔던 내 마법이 아직 통한다.

 

 가게 앞을 지나던 모든 사람들이 나의 신묘한 마법에 걸려 좀비처럼 아무 생각없이 우리 집으로 들어온다. 자리에 앉아서도 초점 없는 눈으로 제일 비싼 음식을 주문한다. 자리가 없다는데도 대기 줄은 끝도 없이 늘어나고 서서라도 먹겠다고 아우성이다.

 

 이런 마법을 하나쯤 알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 사실 그 마법을 알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단지 마법의 주문을 입으로 외울 수 있을 뿐, 아직 수련이 부족하여 그 마법을 통하게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

 

 한 살 때 부모를 잃고 이모네 집에서 온갖 구박과 학대, 멸시를 당하다가 호그와트 마법 학교에 들어가 최고의 마법사가 된 해리포터, 수많은 어둠의 마법사들을 싸워 물리친 그의 능력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니다. 수없이 많은 죽을 고비들을 넘기고, 혹독한 훈련을 거쳐 완성되었을 뿐 아니라 타고난 착하고 정의로운 심성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도 있었다.

 

 마법의 주문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해리포터가 지팡이를 흔들며 내뱉는 것처럼 컨푼도(Confundo, 상대방이 혼돈 상태가 되어 사소한 명령들에 생각 없이 따르게 하는 주문), 제미니오(Geminio, 사물을 복제하는 주문)를 외우면 된다. ‘컨푼도’의 주문을 걸어 지나는 사람들을 모두 우리집으로 끌어들이고,  ‘제미니오’ 주문으로 음식을 마구 복제해 내면 대박? 그거 별거 아니게 된다.

 

 주문 그 자체는 마법 교과서에 다 나와 있으니 주문이 무엇인가를 알아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주문을 외우는 일이 문제가 아니고 그 주문을 통하게 하는 실력을 연마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고 마법사 가문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해리포터도 마법을 익히기 위해 엄청난 고생을 한다. 헤르미온느 같은 친구를 만나게 되고 덤블도어 교수의 도움도 받는 등 약간의 운도 따라 주었다.

 

 자, 이제 우리도 마법 수련의 길로 들어가 보자. 첫 번째 수련 과제는 맷집과 끈기를 기르는 일이다.

 

 마법사의 천재적 DNA를 가지고 태어난 해리포터 조차도 마법사로서는 그저 평지를 걷는 것처럼 쉬운 일인 빗자루 타고 나르는 것을 배우는 데에도 엄청난 고생을 한다. 좌우 중심을 못 잡아 빗자루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좀 올라가는 듯 하다가 꼬꾸라져 상처를 입는 일도 다반사로 겪는다.

 

 매상이 좀 떨어진다고,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다고 좌절하거나 주저않지 않고 끈기있게 기다리는 일, 그냥 하늘만 쳐다보며 한숨짓는 것이 아니고 해 볼 수 있는 모든 시도를 해 보며 때가 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때 맷집이 생기고 노하우가 생긴다.

 

 돌이켜 보면 식당을 오픈하고 적정 매출에 도달하는 시간까지 이런 저런 시도를 하면서 식당 경영에 관한 대부분의 일들을 배운 것 같다. 보통 실패한 사람들도 최선을 다했다 한다. 그랬을 것이다. 최선을 다했겠지. 그러나 거기까지는 누구나 한다. 남다른 노력이 아니라 그저 남들만큼 한 거다.

 

 더는 못하겠다 싶을 때, 그때부터가 진짜 노력이다. 더는 못하겠다 싶을 때 거기서 주저앉는 것과 한걸음 더 내딛는 것, 그것이 성공과 실패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두 번째는 욕심을 버리는 수련이다. 손님을 돈으로 보지 않고 진정으로 내가 대접해야 할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인식하는 일, 장사꾼의 흔적을 얼굴, 표정에서 빼는 훈련이 필요하다. 아니, 아주 마음에서 조차 지워버리는 수련을 하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해리포터가 살아 움직이는 미로를 빠져 나왔던 것보다 더 어려운지도 모른다.

 

 얼마 전 식사를 하던 한 손님이 자리에서 쓰러져 발작을 일으킨 일이 있었다. 911에 전화를 하고 앰블런스가 오고 난리도 아니었다. 환자는 앰블런스에 실리고 모두 우왕좌왕 하는 와중에 일행 중 한 사람이 다시 뛰어와 계산을 하겠다고 계산서를 달라는데 됐다고, 그냥 빨리 따라가 보라고 했다.

 

 그 일행의 말에 의하면 주기적으로 그런 발작을 일으키는 사람이라고 하니 음식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 계산한다고 붙잡고 있을 수는 없어서 그냥 가라고 했다. 음식은 거의 다 먹었고 음식의 문제도 아니었으니 돈을 받아도 됐겠지만 그 경황 중에 야박하게 돈 챙기는 모습을 직원들이나 다른 손님들에게 보이는 것이 좀 속돼 보이는 것 같아 그냥 가라 했다.

 

 백여 불 되는 돈인데 사실 지금도 아까운 생각이 들기는 한다. 아마도 친구나 가까운 지인이었다면 돈 아까운 생각보다는 그 분의 안위가 더 걱정이 되었을 텐데 장사꾼 아니랄까봐 슬그머니 돈 아까운 생각이 고개를 든다. 아닌 척 하기는 쉽지만 진짜로 아니기는 어렵다. 아직 수련이 부족한 탓이다.

 

 다음은 ‘귀찮음’을 극복하는 훈련이다. 사실 어찌 보면 이것이 제일 중요하면서 어려운 훈련인지도 모르겠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을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는 ‘마음의 훈련’이기 때문이다. 하긴 해야 되는데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이 무수히 많다. 또한 하면 더 좋은데 안해도 뭐 별로 티 안 날것 같은 일들, 그런 것들이 쌓이면 자포자기하게 되고 여태 그럭저럭 지나갔는데 뭐 안해도 되겠네 하는 마음이 되어 버린다.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이 수련 과정이야 말로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이며, 이 싸움은 끝도 없어 매우 지난하고 힘들다. 그러나 반드시 이 싸움에서 이겨내야 속으로 중얼거리는 ‘컨푼도’, ‘제미니오’가 통하고 해리포터 급의 마법사가 되어 내 가게를 대박 가게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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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hail
김하일
56483
10300
2017-05-06
“Boys be ambitious” ?‘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

 

 

“Boys be ambitious”

 

 ‘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

 

 

 어려서부터 자주 봐왔던 글이지만, 누가 한 말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링컨? 처칠? 갑자기 궁금해서 척척박사 구글에 물어보니 일본 북해도의 삿뽀로 농림학교 교수로 있던 윌리엄 클라크 박사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직전, 많은 교수들과 학생들을 모아 놓고 한 고별연설의 마지막 말이란다.

 

 그런데 구글 검색 결과를 보다가 의외의 제목이 눈에 띄었다. 그 타이틀은 “젊은이여, 야망을 갖지 말아라” 였다. 이건 또 무슨 말장난인가 싶어 내용을 읽어 보니 꽤 공감이 가 일단 그대로 옮겨본다.

 

 “ ‘젊은이들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영어 문구를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야망을 품었다고, 또는 꿈을 가졌다고 성공한 사람을 나는 주변에서 한명도 보지 못했다. 필요한 것은 야망이나 꿈이 아니다. 야망이나 꿈은 너무 막연하다. 너무 원대하기 때문에 현재 자신의 모습과 비교하면 워낙 거리가 멀고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구체적인 목표의식이다. 가까운 장래에 이룰 수 있는 정확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빌 게이츠가 허름한 창고에서 사업을 시작했을 때 무슨 거창한 꿈이 있었을까? 국내 재벌들이 사업 초기에 뜨거운 야망에 불탔었을까? 내 생각에는 아니다. 그저 아주 가까운 미래만 바라보며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예를 들어보자.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부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월급을 받는 순간 그 돈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한편으로 좌절하면서 버는 대로 쓰게 되고 결국 평생을 신용카드에 의존하게 된다.

 

 하지만 목표를 ‘1000만원 모으는 것’으로 정하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월급에서 얼마를 떼어 저축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고 그에 따른 행동도 이어진다. 저축을 하게 되고 곧 목돈을 쥐니 부자의 길로 접어드는 첫 계단에 올라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당신의 모든 목표는 가까운 미래에 이루어질 수 있는 구체적인 것으로 정해야 한다. 10년 후? 2년 후도 너무 길다. 오직 내년에만 관심을 가져라. “

 이 글을 읽고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는 느낌? 어린 시절 엉뚱한 짓을 저질러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호되게 야단맞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필자는 현재의 식당을 창업 하면서 나름 큰 그림을 그렸었다. 사업 계획서에 5년 후, 10년 후의 목표를 세워 두었었다. 그러나 그뿐, 그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으니 목표라기보다는 그저 꿈, 야망이었던 거다.

 

 결국 2년 여 흐른 지금 보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어떤 직접적인 활동은 한 것이 없으니 그저 막연히 그렇게 될 거야,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네 하고만 있었던 셈이다.

 

 장기 계획을 세우는 것은 좋은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장기 목표를 달성할 단기 계획들이 마련되어야 하고 이는 좀 더 구체적 이어야 한다.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던 시절, 한 부서의 장이 되고 난 후 해마다 연말이면 한 해의 실적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장단기 사업계획을 세우고, 조정하고, 윗사람들과 조율해 승인을 받는 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부서별로 할당된 내년도 매출 목표에 맞춰 구체적 사업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그 금액을 달성하기 위한 세부 계획을 세우면서 할당된 금액에 맞춰 계획을 내어 놓지 않으면 안되니 이런 저런 허구성 계획들이 상당수 포함되기도 한다.

 

 그래 놓고는 또 매월 실적을 점검해 나가는데 참으로 신기한 것이 다시 연말이 되고 보면 실제 사업내용은 지난해에 작성했던 것과 전혀 다른 내용들로 채워지지만 금액으로 보면 목표를 달성하거나 오히려 상회 한다.

 

 이것이 단기 계획의 중요성이다. 결국 계획만 세우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그 계획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계속 남아 있어야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게 된다. 그렇기 위해서는 그 계획은 먼 미래의 그것이 아니고 단기일수록 좋다.

 

 이는 작은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꿈을 갖는다. 내 가게가 앞으로 5년 후에는 년 매출이 2백만불 정도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지금 매출이 1백만불쯤 된다면 앞으로 5년간 해마다 약 20%의 성장을 해야 달성이 가능하다. 가능할까? 아니, 불가능하다. 창업 첫 해 라면 모를까 요즘 환경에서 향후 5년간 지속적으로 연매출 20% 상승은 현실성이 없다.

 

 또한 현재 가게의 좌석 수로는 하루 종일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 예로 매월 수익에서 일정 금액을 4년간 저축해서 3, 4년 후 분점을 내겠다든지, 아니면 일정 기간 후 매각하고 규모가 좀더 큰 비즈니스를 한다든지 하는….

 그렇다면 ‘5년 후 매출 200만불’이라는 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일년에 또는 한달에 얼마 정도를 모아서 분점을 내기 위해 필요한 일정 자금이 만들어져야 하며,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을 감안하면 해마다 10% 정도의 성장은 이루어 내야 그만한 저축이 가능하겠다.

 

 이런 발전적인 고민들을 하게 만드는 것이 단기 계획이다. 내일까지 무엇을 끝내 놓기로 약속을 하였다면 오늘 당장 그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일년 후에 무언가를 완성해 놓기로 하였다면 오늘 하루쯤은 쉬어도 되겠다는 안일함이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단기 계획이 중요하다.

 

 실은 필자도 이렇게 하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오늘 글은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채찍질하는 글이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것, 그것은 단기 계획을 얼마나 현실성 있고 치밀하게 세우느냐에 달려있다.

 

kimhail
김하일
58139
10300
2015-05-17
응답하지 마라, 절대로. 194.71

 

 

194.71

 

끔찍한 기억이다.  지난 2015년5월2일 토요일,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내려놓고 싶었던 날. 그날의 하루 매상이다.  그 주 주매상은  $4,701.44 이었다. 주방에 세 명, 홀에 두 명, 나, 집사람 해서 일곱 명이 일하고 있는 식당의 하루 매상.

 

남이 일궈 놓은 식당을 적당한 권리금을 주고 사서 3년간 잘 운영하다가 집사람과 상의도 없이 덜컥 팔아 버린 후 내 식당을 만들어 보겠노라 선언하고 희망에 부풀어 애지중지 가꾸고 꾸민 내 식당, 남들이 무모하다고 말려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로케이션이 좋고, 기발한 메뉴 아이디어가 있는데 안되는게 이상한 거라고 생각 했었다.  그런데 하루 매상이 200불도 안 되다니. 절망스러웠다.  밤마다 악몽에 시달렸고, 아침에 눈을 뜨는 게 무서웠다.

 

$4,308.64

 

지난 금요일의 매상이다.   지난주의 주 매상은 $21,191.89

 

가게가 북적이고, 손님들이 줄을 서고 하는 것을 보면서 무모하다고 했던 사람들이 당신이라면 해 낼 줄 알았다고, 대단하다고 한다.

 

“완벽한 선택이란 없습니다.  옳은 선택은 없는 겁니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을 옳게 만드는 과정이 있을 뿐 입니다.”    식당 지하에 마련된 조그만 사무실 컴퓨터 모니터에 포스트잇에 써서 붙여 놓은 글이다.

 

어디서 본 글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실리콘밸리의 성공 이야기를 즐겨 읽으니 아마도 그 중 하나 일 거라고 짐작한다) 그 무렵, 몹시 힘들고, 시작부터 모든 것들-장소 선정, 메뉴, 인력 등등 식당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에 대한 결정이 잘못 되었다고 후회 할 무렵 읽었던 글이다.  강한 자가 살아 남는 게 아니고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 라고 했던가.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보았다.  그냥 맹물에 끓여 내던 라면을 일본 라면처럼 육수를 내어 사용하고, 메뉴를 점검하여 매출 기여도가 낮으면서 특별한 식 재료를 필요로 하는 아이템을 정리하고, 중국인들이 좋아할만한 메뉴를 새로 개발해 추가했다.   광고를 하고 싶은데 마땅치가 않았다.  주 고객이 한국인이 아니니 한국 신문에 광고를 하는 것은 무의미 했다.    웹사이트를 만들고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고.. 남들이 하는 건 다 해보았으나 그 효과는 미미했다.  

 

필자는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다.    

요식업에 뛰어들면서부터 식당 경영에 관한 책이라면  모두 구해 읽었다.   e-book으로 되어 있는 것은 e-book으로, 그렇지 않은 것들은 한국에 주문하여 구할 수 있는 책은 모두 구해 읽었다.   여러 가지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 있었으나 결론은 다 똑같이 ‘고객’에 맞춰져 있었다.   특히 “식당의 제일 훌륭한 인테리어는 손님이다” 라는 글은  내 가슴을 후벼 파는 것 같았다.   한참 바빠야 할 시간에 텅 빈 가게, 새로 생긴 식당인 것 같아 밖에서 들여다 보다가 가게가 썰렁하니 그냥 돌아가는 손님, 직원들은 직원들 대로 지은 죄 없이 그냥 내 눈치만 살피고...

 

잠깐 미쳐 보자 싶었다.  손님이 없으니 직원 수를 줄이고, 이익이 나지 않으니 각종 비용을 최대한 줄여야 마땅하다.  그러나 1년 버티다 망하느니 6개월 만에 해보고 싶은 대로 해보고 화끈하게 망해 버리면 나중에 후회도 덜할 것 같았고, 고통의 시간도 빨리 줄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손정의 회장의 자서전에서 본 글이 생각이 났다.   직원이 단 두 명인 시절에 회사의 모든 규모를 대기업 수준으로 맞추어 운영했다고 했다.  왜냐하면 대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이므로.

 

직원을 줄이고 집사람이 주방에서 일을 해 주고, 내가 홀에서 서빙을 한다면 가장 큰 부담인 인건비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었다.   

읽었던 책 중에서  ‘망하는 식당으로 가는 악순환의 고리’를 언급한 내용이 있었는데 그 내용은 이러하다.

장사가 안되니 인건비를 줄인다고 직원 수를 줄이고 그러다 보면 어쩌다 한번 손님이 몰릴 때 서비스가 엉망이 되고, 음식의 질이 떨어지고, 음식 제공이 늦어져 손님의 불만이 쌓이고, 그러다 보니 몇 있던 단골 손님도 발길을 돌리고, 또 비용을 줄여야 하니 그나마 있던 직원마저 내 보내고 결국은 부부 둘만 남는다.  

 

모든 것을 손님이 만석일 때를 가정하고 맞추었다.  언제 손님이 들이 닥쳐도 충분히 감당 해 낼 수 있는 준비를 갖추었다. 직원들이 비용을 아껴 준다는 갸륵한 생각에 손님이 없을 때 에어컨을 끄면 내가 가서 다시 켰다.   언제든지 손님이 들어왔을 때 쾌적한 기분으로 식사를 할 수 있어야지, 손님이 들어오는 시점에 에어컨을 가동한들 그 손님들 식사 다 끝날 무렵에나 좀 시원 해 진다.

손님이 음식을 잘 드시지 않으면 다시 메뉴판을 가져다 드리고 다른 것을 드셔 보라고 했다. 아예 직원 교육 매뉴얼에 명시를 했다.  ‘우리 집 수많은 메뉴 중에 틀림없이 하나쯤은 그 손님 입맛에  맞는 음식이 있을 겁니다.  그것을 찾을 때까지 무한정 새로 만들어 드려요’라고 직원들을 교육했다.   가게에 이익이 되는 것과  손님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상충하면 무조건 손님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하라고 했다.   손님이 음식을 너무 많이 시킨다 싶으면 ‘양이 너무 많은 것 같으니 일단 이것만 드셔 보시고 혹시 부족하면 나중에 더 주문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했다. 

“여러분에게 임금을 주는 사람은 내가 아니고 손님입니다.    나는 손님이 여러분께 드리라고 맡겨 놓은 돈을 보관하고 있다가 나누어 드릴 뿐 입니다.   손님에게 잘 해야 하는 이유 입니다.”  라고 카운터에 써 붙였다.  

 

모르겠다.  그만큼 시간이 흘러 가게가 많이 알려 진 때문인지, 우리의 서비스나 맛에 감동을 해서인지, 몇 가지 시도했던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던 건지…  어느 시점부터 매상이 조금씩 오르는 것이 그래프의 추세선(Excel  graph에 trend기능이 있다)에 잡히더니 언젠가부터 는 그래프가 매우 가팔라 졌다.

 

직원들에게 적정한 임금을 지급해도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는 팁이 매우 중요하다.  좀 되는 식당은 시급보다 많은 팁을 가져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2-3불의 팁을 가져가면서도 불만 없이 참고 견뎌 준 직원들.  그들이 나를 살렸다.  앞에 고객을 언급했지만 내게는 고객보다 더 중요하고 고마운 분들이 우리 직원들이다. 직원들이 진심을 담아 고객을 대해야 손님이 다시 찾고 직원의 표정이 밝아야 고객이 즐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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