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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향 김수잔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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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향 김수잔의 시

부동산캐나다의 칼럼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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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71503
9201
2018-11-02
코스모스를 닮은 모니카 언니(하)

 

코스모스를 닮은 모니카 언니(하) 

 

 

 

(지난 호에 이어)
그 후 베네딕도 수도원이 있는 왠관본당 소신학생 기숙사에서 학생 방학이 되면
교리선생 연수를 기숙사에서 시작하여 일년에 두 차례
구체적으로 천주교 교리 선생 또는 전교회장으로
일할 일꾼을 만들어 가는 체계적인 연수(교리 학교) 시간도 늘이면서
머리로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신앙심이 깊은 자에게 자격증을 주기도 했다

 

건강상 수녀 될 꿈도 접고 고향을 떠나 
정든 집과 교우들과 이별을 하고 이 성당 저 성당으로
타향살이 동정녀 교리 선생 회장이 되신 우리 언니는
초대 공소 회장이셨던 우리 아버지(요한)가 힘써 가난한 교우 몇 집과 장만한 
조그마한 공소 건물 꽃밭과 주위에도 코스모스 씨를
여기저기 많이 뿌려 놓았기에 언니가 떠난 후에도 교우들은 가을에
코스모스 필 때면 모니카 회장님이 이 꽃을 얼마나 사랑했는데
아련한 추억에 언니가 이룬 코스모스 꽃밭을 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지

 

작은 바람에도 가냘프게 하늘하늘 순결한 모습인 코스모스 같은 언니가
결국 지병인 심장박동 멈춤으로 52세의 나이에 하느님 곁으로 가신 
사랑하는 모니까 언니가 보고 싶고 파도처럼 밀려오는 그리움에
그 옛 시절을 돌아보니 언니의 조용한 미소가 
8개의 꽃잎 코스모스 꽃송이가 내 가슴에 조용히 안긴다

 

여름부터 피기 시작하여 싸늘한 기온에도
맑은 공기에 기품이 풍기며 피어나는
한없이 착해 보이는 수려한 모습이며
꽃말 그대로 소녀의 순애 순정이 넘쳐 흐르는
모니카 언니도 돌아가실 때까지 소녀였기에 꼭 언니를 닮은 것 같다
꽃 무리 속에 잠시만 서 있어도 찌꺼기 마음을 맑음으로
순환시켜 줄 것 같은 소녀의 순결 같은
화려하지도 않고 그저 빨강 핑크 하얗게 피는 수려한 모습에
이래서 코스모스를 울 언니가 제일 좋아했던가! 

 

가을을 사랑했던 모니카 언니
아름다운 단풍이 이리저리 날리면
예뿐 것 골라 책갈피에 끼우며 편지에 사용하던
문학소녀였던 울 모니카 언니와
우리집 뒷동산에 참나무 소나무 총 67그루가 있었는데
어느 가을날 언니와 함께 땔감으로 떨어진 솔잎을 긁어 모으면서
참나무 잎이 이리저리 휘날릴 때
성경 구절만 잘 외는 줄 알았더니
누구의 시 인지 아니면 언니의 즉흥 시 인지 지금은 생각이 안 나는데
일하던 갈퀴를 내려놓고 먼 산을 바라보며
멋지게 시를 읊으시던 모습을 난 지금도 잊지 못한다
아마도 몸이 약해서 원하던 길 수녀원에 못 들어가게 되어
착한 가을 날처럼 마음이 쓸쓸했는지도.

 

일찍 하느님 품안에 안기려고 미리 미리 
영혼준비를 하셨던 하느님께 드리는 시였는지
시어들이 너무나 거룩하게 들려왔을 뿐 기억이 안 난다
시리도록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온통 언니의 얼굴만 내 가슴에 가득 찼고
난 그냥 그 시가 너무 좋았고 
언니의 얼굴이 너무 쓸쓸하면서도 빛이 나서
손만 꼭 잡고 언니~ 하고 불렀다
언니 가슴에 내 얼굴을 묻고 그 시 한번 더 읆어 달라했는데
이 가을에 언니가 무척이나 더 그립고 보고 싶다

 

가을 정원을 정리하면서
시들어 가는 코스모스 줄기를 다 잘랐다
씨가 후루루 떨어진다
이제 너도 돌아 가거라
씨앗을 남겼으니 내년에 또 풍성히 피워주겠지
흙으로 돌아가 후손에게 물려주렴
언젠가 어디서 코스모스만 핀 밭을 구경했는데 생각이 난다
작고 큰 바람에도 유유히 한켠으로 한결같이
함께 하늘하늘 춤추듯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힘이 없으면서도 함께 움직이던 수려한 모습
파도처럼, 물결처럼 유연한 그 모습에 넋을 잃었었지
가을을 대표하는 코스모스가 더욱 모니카 언니가 좋아하는
꽃이라 내 마음은 젊음의 뒤안길을 헤메며
언니와의 아련한 추억에 한없이 잠기곤 한다.

 

(늦가을 정원을 정리하다가. 201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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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71426
9201
2018-10-30
코스모스를 닮은 모니카 언니(상)

 

코스모스를 닮은 모니카 언니(상) 

 

 

 


이른 봄부터 힘들게 싹을 피워 태양아래 무성하게 자라서
봄 여름 가을꽃을 아름답게 피워주는 자연의 순리는
우리 인간에게 주신 한없이 고마운 하느님의 섭리(攝理)에
늘 감사한 마음이다.

 

아름답던 잎들도 꽃들도 스산한 가을바람에 곱게 물든 잎도
하나씩 떨어지고 마르고 하면서 많은 날을 즐겁고 기쁨을 안겨주었던
그들이 곧 이별 준비를 하는 요즘의 밤 기온 2-3도에는
견디기 힘든지 시들시들 힘이 없어 보이고
서서히 늦가을로 들어가는 요즘 정원 꽃들의 모습
꽃다운 청춘에서 노년으로 우리 인생사와 무엇이 다르랴
무서리가 내려도 견디는 국화향이 우리 곁에 아직 남아 있어 
서정주의 국화꽃 옆에서가 생각나며
가을 향기를 지닐 수 있음이 또한 얼마나 고마운지

 


6-10월 사이 아름답게 피었던 코스모스도 힘없이 쓰러지는
몸뚱이를 짤라 버릴 때 아련한 추억에 잠기면서
허전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린다
코스모스를 유난히 좋아했던 둘째 언니 모니카가 생각나서다 
그 언니는 우리 칠 남매 중에 셋째로 위로 맏언니와 오빠, 아래로는
여동생 셋과 남동생 하나가 있었다

 


우리 형제 중 공부를 제일 잘해서 늘 일등을 놓치지 않았고
교리공부도 열심히 잘 해서 공소 판공 때마다 
신부님께서 칭찬도 하셨고 상도 많이 탔고 모범이 되어
신부님께서 수녀가 되면 좋겠다고 하셨다 한다
그 당시 우리 집 농사는 일꾼이 주로 하고 우리 아버지는
늘 배우고 싶은 열정이 대단하셔 무엇을 배운다고 일본을 자꾸 드나드셨다 한다

 


한문 신력이 상당한 수준이셨고 삼백여 가구 되는 우리 동네일도 보시고
동네 사람들이 한문으로 공문이 오면 우리 아버지께 왔고 대서(代書)도 하셨다
면소 일로 근무도 하시면서 늘 바쁘고 부지런하신 아버지의 모습으로
딸이 많아 우리 엄마를 구박하는 할머니 때문에 엄마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보이시는 
일본서 사 오신 귀한 비단 주머니도 이불속에서 전해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당시에 아버지가 엄마 선물을 사 오셨다는 것
참 자랑스러운 우리 아버지로 최고의 존경심을 가졌다
당시 일본에서 영세 하셔 천주교 신자가 되신 아버지는 동네 공소를
우리 집 마루에서 공소 예절 보시면서 예비자를 모아 들이며 교리를 가르쳐
판공 때 신부님 오시면 영세자를 많이 내신 분이다.

 


모니카 언니는 성격이 꼭 아버지 닮았고 머리도 좋다는 말을 어릴 적에 들었는데
그런 언니가 그 때 사정으로 동생들에게 양보하느라 공부는 중학교 밖에 못 하고 
수녀가 되고 싶어 여러 수녀원에 지원했으나 지금에 비하면 아주 엄격해서
몸이 약하고 특히 심장이 안 좋다고 가는 곳마다 불합격이 되어 튼튼해지면 다시 
지원하라는 통지를 받을 때마다 실망하는 얼굴이었다 
그러나 그때부터 언니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교리를 열심히 배워 교리 선생으로
평생을 독신으로 동정을 지키겠다 선언해서 중매가 들어와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꽃을 유난히 좋아한 언니는 우리 엄마가 정원을 잘 가꾸었는데 모니카 언니가 좋아하는
코스모스도를 정원에 또 구석구석 많이 심어서 얼마나 좋아했는지
코스모스가 피면 꽃 속에서 방긋이 웃는 사진 한장 찍고 싶다고 했는데
그때는 카메라가 귀해서 어떻게 사진 한 장 못 찍고 언니가 소녀 시절을 훨씬 
지난 후에 코스모스와 찍은 사진이 몇 장 남아 있을 뿐이다

 


언니도 코스모스처럼 가냘픈 몸에 청초한 모습이 꼭 닮은 것 같다
학교를 졸업하고 일찍부터 아버지께 배운 교리를 이웃에게 가르치고
소문이 어디까지 갔는지 후에 본당신부님이 부르셔서 전교회장으로 교리를 가르치라고 하셨다
우리 공소에서 시작하여 수많은 영세 신자를 내게 되어 
그 당시 영세신자가 얼마 안되니 대모(代母 godmother) 서줄 사람이 한계인 
사정이라 영세 할 때마다 그 누구임을 또 나이를 불문하고 대모를 서게 되어 
대녀 숫자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게 되었다

 


젊은 나이에도 교우들이 우리 언니 명칭을 대모님 아니면 회장님으로 불렸다
그러다가 신부님 순명으로 먼 다른 성당으로 발령을 받아
전교 교리 회장으로 집을 떠나 팔도 강산을 언니를 필요로 하는 성당은 
다 가서 열정을 다해 교리가르치는 모습에
여름 방학 때면 엄마가 만들어 주신 된장 고추장 싸 들고 
언니 있는 성당에 열심히 일을 도와 드리고 용돈도 받고 서로 얼마나 좋아했는지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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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71184
9201
2018-10-09
익어가는 가을

 
익어가는 가을 

 

 

 

맑고 푸른 하늘 아래 
쏟아지는 한낮의 햇살을 놓칠세라
평상 위에서 빨간 고추를 정갈하게
말리시는 울 엄마 생각에
가을은 익어갑니다

 

아직도 거뜬히 후손을 생산하는
골목길 노 떡갈나무에서 떨어지는
도토리 줍기에 바쁜 다람쥐들의 모습에서
가을은 익어갑니다

 

여름내 농부들이 수고한 들판에
바람결에 출렁이는 풍성한 농작물에
평화로운 그들의 미소는
익어가는 가을의 행복입니다

 

외로움도 그리움도 
함께 밀려오는 바람에
사랑의 속삭임도 날려 보내고픈
오늘같이 붉은 낙엽이 휘날리는 날

 

옷깃을 세운 이들의
저녁놀 그림자 길게 드리우고
모두가 서둘러 보금자리 찾아들 때
나도 그들 따라, 향기 따라 
한발씩 감사하게 익어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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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70874
9201
2018-09-21
사우나탕에서의 일기(1)-사우나에서 리사를 만나다

 
사우나탕에서의 일기(1)

                          - 사우나에서 리사를 만나다

 

 

 


볼이 발그레 장밋빛을 띤 아가씨가 
혼자서 중얼거리다가
옆에 앉는 나를 보자
비록 어색한 표현이지만
힐긋 보며 반가운듯한 표정이다
운동하는 장소에서 자주 보는 아이
그녀는 항상 무엇을 중얼거리며 혼자다
오늘은 사우나에서 우리 둘이 있게 되어
내가 말을 걸었다
하이~
하이~ 대답이 왔다
내 이름은 수잔 너의 이름은?
난 리사다 하고는 방긋 웃는다
나도 미소로 그녀를 쳐다보자
그때부터 나에게 말을 하기 시작
난 오랫동안 운동하러 다니는데
내가 하고 싶은 농구 배구 탁구도
어느 게임에도 나를 끼워주지 않아
나는 슬프다 너무 슬프다 
엄마같이 느껴지는 이모한테나 하는 식으로
어눌한 말로 하소연을 마구 쏟아놓으며
눈물을 글썽인다
말없이 한참을 두 손만 꼭 잡아 주다가
그럼 다음에 나하고 같이 하자
위로의 말을 건네자 금방 나와 친해질 듯하다
홀랑 벗은 탱탱한 그의 육체미와 볼록한 젖가슴은

 

한 십 팔 구세의 나이가 된듯해 보이고
어린이 같은 마음으로 나에게 가깝게 다가오는 
리사가 그간 너무 외롭게 지냈음을 알 수 있었다
내 피부가 예민해서 한 5분 정도만 사우나에 머무는데
오늘은 리사와 얘기를 나누다 보니 20분쯤 지난 것 같다
내 살갗이 너무 뜨겁고 힘들어서
리사 우리 다시 만나자 하고는
리사에게 밝은 미소를 전하며 일단 헤어지려는데
금방 눈물이 뚝 떨어질 듯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마음이 아팠다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
리사야 내가 너의 친구가 되어줄까. , 너무
외롭지 마!
속으로 외치고는 사우나를 나왔다.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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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70485
9201
2018-09-15
가을이 오는 소리

 
가을이 오는 소리

 

 

 

소슬한 가을바람에
내 보고 싶은 사람의
숨결이 들리는 소리

 

흩날리는 들꽃에도
곱게 단장하는 나뭇잎에도 
그대의 음성인 듯
귀 기울이는데

 

저리도 맑은 청잣빛 하늘 아래
서걱서걱 억새 소리도
설렁설렁 들판의 오곡도
익어가는 가을이 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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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67119
9201
2018-08-13
꼴값

 
꼴값 

 

 

 

누군가 누구에게 꼴값하네
또는 꼴값 떤다고 말하면
우선 부정적인 의미로
사람들 사이에 공유되는 말이지만

 

실은 긍정적으로
여름이 제철인 매미가 
힘차게 잘 울어대다 가면
매미 꼴값을 제대로 하는 것일 테고

 

경주에서 말이 힘차게 잘 달리면
말의 꼴값을 다 하는 것이라
모든 사물이 자기값을 잘할 때
자기의 꼴값을 제대로 하는 긍정이 될 것이려니

 

나는 사람으로 또 여성으로 태어나서
내 꼴값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석양으로 가까이 가는 내 삶에
가슴으로 손이 절로 가면서
곰곰이 생각에 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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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67007
9201
2018-07-31
홀로서기

 
홀로서기
 

 

 

백 년을 살 것같이 당당하던 당신이
아카시아 꽃향기 수줍게 날릴 때
내 곁을 훌쩍 떠나간 지도 
일 년이란 세월이 흘렀구려

 

혼자서 어떻게 살까 발버둥치며
살아 숨 쉬듯한  
사랑하는 당신을 땅속 깊이 묻던 날
세상이 다 슬프게만 보였소

 

우리 함께일 때는 당신 역할이
남달리 자상했던 것 몰랐었는데
이제 혼자 알아서 해야 하니
서툰 것이 너무 많구려

 

해 줄 때는 정말 몰랐던 것을
떠난 뒤 이제 알게 되니
있을 때 잘해주라는 말도
이제야 알아들으니
당신도 없는데 어쩌면 좋아요 
너무 보고 싶고 미안한 이 마음을

 

그곳에서 잘 계시리라는 
안녕의 매듭을 아직도 잘 못하고
심장이 풀린 옷에
외로움의 혓바늘 투성으로
슬픔에 묻혀 잠드는 나날들

 

더는 헤픈 눈물 흘리지 말고
쓴 고독도 꿀꺽 삼키며
혼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면서
남의 외로움에도
위로의 연고를 발라줄줄 아는
발걸음이 되어야 하리.

(2018년 6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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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66886
9201
2018-07-21
행운목 Lucky Tree(Dracaena Fragrans)

 
행운목 Lucky Tree(Dracaena Fragrans)
 

 

 

 

옥수수 잎을 닮은 이름도 모르는 화분을
선물로 받아 남향 창가에 두었는데 알고 보니
행운목이라 하여 꽃을 기다리며
장장 25년 동안 실내 화초 중에 터주가 되었다 
어느날 다른 장소로 옮겨보았더니 신기하게도
몇 주 후에 하얀 꽃이 피었다
평생에 한 번 볼까 말까 할 정도로
귀하게 핀다는 행운목은
꽃을 피우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린다는데
꿈같은 현실에, 막상 꽃을 보고서야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그냥 속설만은 아닌 것 같다

 

남편이 사용하던 사무실 빈 방을
청소하던 중 갑자기 이상한 향냄새에
코를 사방으로 돌리다가
우연히 키 큰 행운목에
내 눈이 멈췄을 때 두 줄기에 힘차게
피어준 꽃이 이미 나를
내려다보는 것 같았다
얼떨결에 중얼중얼하면서
여보! 당신 방에 옮겨 왔더니 꽃이 피었어요
당신 혼이 여기 있나 봐요
기쁜 소식을 그이에게 알렸다.

 

행운이란
나에게는 어쩐지 낯설고 
별 노력 없이 바라는 것만 같은
미안한 마음에서
믿지도 바라지도 않았는데
행운의 꽃을 보는 순간
불쑥 난데없는 이상한 마음이 스쳐간다
우리 집에도 행운이 오려는가?
이것이 욕심일까?
아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행운을 갖고 있다
가방 한 개 들고 이 땅에 와서
하루 세끼 잘 먹고 건강하게 잘 살고 있지 않는가
온 집안이 향으로 가득하니
행운이 집안 가득 찬 것 같다.  
신기하고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07/10/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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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66723
9201
2018-07-09
성지 순례를 다녀와서(2)-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바티칸, 2018년 6월 7-20일

 

▲몬세라트 수도원


 

 

 


스페인 

 


몬세라트 수도원 검은 성모님 성당에서 수사 신부님들의 거룩한 성무일도 기도와 어린이 합창단의 천사 같은 목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 행복한 미소가 나온다. 성모님께 간절한 전구와 함께 침구한 후 오가며 버스 안에서 성무일도 후 부른 성가 구노의 아베마리아를 소성당에서 합창할 때 은총의 눈물이 절로 뺨을 적셨던 시간. 


이냐시오 데 로욜라 성인의 거룩한 발자취에 회개와 환시로 그리스도께 자기를 바치겠다고 기도한 지하에 가서 우리 모두는 깊이 묵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바르셀로나에 천재 건축가 가우디가 설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을 둘러보고 웅장한 석조건물 안 밖에 풍부한 성서내용 조각에 할 말을 잃었다. 아직 미완성이라 가우디 사망 100주기인 2026년 완공될 예정이라는데 그 때 다시 가보게 될까 생각에 젖어보기도.

 


이탈리아

 


아~~ 카톨릭 신앙의 중심지, 어머니인 곳, 해가 지지 않는 로마, 로마의 거룩한 4대 성당을 성베드로 성바오로(하나이오, 거룩하고, 공번되고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로 권한을 사도들에게 주셔서 사도로 계승되는 교회의 일원임이 참 감사하고 자랑스러웠다) 산타 마리아 마죠레 바디칸 성베드로 대성당의 그림과 조각품들.


무딘 머리로선 숭고한 사랑의 극치에 이른 예술을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미켈란젤로 천재의 그림을 쳐다만 보는데도 고개가 부러지는 듯 했는데 그의 고개 뼈가 비뚤어 졌다는 것이 당연하리라. 절로 고개 숙여지며 어떻게 그 숭고한 유산에 감사를 드려야 할지요. 신앙을 지킨 증거인 유해가 담긴 카타콤베을 봤을 때 신앙의 유산이 얼마나 중요한가 깊이 머리 숙여졌다.


아씨시의 성프란치스코 성인의 회심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두 팔을 활짝 벌린 예수님의 팔과 그의 팔에 윤곽 없는 얼굴을 배경으로 한 기쁨에 찬 가난의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 묻힌 땅에 소박한 제대에서 거룩한 파견 미사로 양 영성체의 성체성사 사랑의 시간을 감히 표현할 수 없는 은총의 순간을 작은 머리로 더듬으며 가슴에 쌓이길 간절히 비는 마음으로 가슴 깊이 감사 올립니다.


뜨겁던 은총의 시간 식지 말고 다 표현 할 수 없는 무딘 이 마음이나마 모든 것 주님께 봉헌하며 이제는 티끌보다 작은 자신도 소중하게 여기면서 세상에 파견되어 받은 은총을 함께 나누는 시간 다시 알려 주심을 가슴으로 느껴옵니다.


프랑스의 문명이 유유히 흐르는 세느강 처럼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듯 로마의 자존심 중심부를 흐르는 테베르 강물처럼 그간의 은총의 시간이 끓임 없이 가슴으로 흐르면 합니다.


순례를 함께 한 형제자매님들 함께 숨 쉬고 지냈던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보잘것없는 저를 이처럼 사랑하셔서 하늘이 있는 곳, 하늘과 땅이 하나 되는곳, 하늘에 닿아 있는 곳에 데려다 주셨는지요!


주님은 찬미 영광 받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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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김수잔
66634
9201
2018-06-28
성지 순례를 다녀와서(상)-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바티칸, 2018년 6월 7-20일

 


 46명이란 큰 그룹의 성지 순례단이 영적 지도 김영현 요셉 신부님을 모시고 윤정준 율리아노님의 순례 안내로 2주간의 성지순례가 꿈같이 후딱 지나갔습니다. 집에 오자 그간 밀린 잠과 피곤으로 9시간을 푹 자고 나서 멋진 테이블에 차려있는 호텔이 아닌 아담한 우리 집 식탁에서 아침을 먹고 나니 정신이 좀 들면서 그간 은총의 시간에 무딘 글이나마 몇 자 써봅니다.

 

 

 

 


주님, 당신께서 하나하나 이끌어주신 순례의 안배였음을 깊이 감사 올립니다. 가는 성지마다 거룩한 장소에서 정성껏 바치시는 미사에 양들을 사랑으로 한데 모으시는 김영현 요셉 신부님의 넓고 깊으신 강론 말씀은 가슴을 울리는 감동과 조용하신 성품으로 순례 일행의 든든하신 울타리가 되셔 따뜻한 분위기로 늘 이끌어 주신 영적 아버지께 감사 드리며 이제부터라도 제 꼴값을 조금이라도 하면서 남은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천백 번 결심을 해도 모자라지만 은총의 발걸음이 되었습니다.


  윤정준 율리아노님의 순례 안내는 전에도 그러셨지만 (바로오 사도의 발자취를 따라 터키 그리스 함께 했음) 이번에 또다시 깊이 느꼈습니다. 가슴에서 퍼 올리는 신덕이 높은 사랑과 박식하고 풍부한 영성으로 가는 곳마다 적절한 설명과 아직도 뜨거운 열정으로 능숙하신 리더쉽 멋졌어요. 말로 다 표현 할 수 없이 가슴을 울렸고 눈물과 땀방울 함께 하며 하나하나 가슴에 심고 싶었습니다.


유월의 찬란한 햇볕에 꽃들도 눈부시게 피었고 푸르디푸른 신록도 저희와 함께 호흡하는 걸음마다 은총의 시간을 주셨음에~~


우리 순례자들은 짜인 스케줄에 힘들지만 서로 돕고 위하면서 피곤하지만 얼굴은 나날이 주님을 향한 은총의 빛 사랑의 미소로 묵주기도 바치면서 촛불행렬 때 수많은 촛불처럼 빛났습니다. 세상에 지하 성당이 어쩜 그렇게 웅장하고 큰지, 또 모든 것이 거룩한 모습이고 우리 성가대가 멋지게 성가를 불러서 가슴이 뿌듯했던 시간 감사합니다.
신부님들 행렬에 서셨던 우리 김요셉 신부님을 보자 눈물이 펑 나오면서 제일 환하고 멋지고 빛났어요. 힘이 되어주신 우리 요셉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프랑스 


리지외의 소화 데레사와 오클레앙의 잔 다르크 성인의 맑은 영혼이 주는 감동. 성모 마리아를 의미하는 노트르담의 웅장한 대성당에 가는 날 30도의 뜨거운 태양 아래도 힘차게 걸었고 파리의 성모 뤼뒤박에 카타리나 라부레 수녀에게 성모님이 발현하신 사건과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께서 당신께 도움을 청하는 저희를 위하여 비소서, 라는 금빛 글자가 쓰여지고 성모님의 목소리로 몸에 거는 사람은 은총이 내려질 것이다' 기적의 메달과 기도. 


파리 외방전교회 신부님들의 한국 진출에 관해 비디오로 자세한 설명을 들었고 또 그곳에 3년간 사목하셨던 고 마테오 신부님을 다시 기억하며 감사한 마음과 성녀 베르나데트 수비루에게 총 18번 나타난 발현 장소 루르드의 동굴 성모님 앞에서 가장 겸손한 마음으로 땅에 입맞춤하고 퍼붓는 은총의 비를 흠뻑 맞으며 간절한 기도의 시간~


도착하자 벌써 비가 많이 내렸고 그 이튿날까지 퍼붓는 비에 침수로 취소되어 좀 아쉬웠지만 마음으로 다 한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정화와 생명을 일컫는 기적의 물을 틈만 나면 호텔에서 달려가 비가 와도 감사의 눈물을 흘리면서 얼마나 퍼마셨던가…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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