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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남의 기획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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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가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23인 클럽> 명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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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yoon
윤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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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2
신부님 러시아에 가다(32)-세 줄기의 밀

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 유니스 윤경남 옮김

 

 

 

(지난 호에 이어)

 

<삽화: 조반니노 과레스키>

 

 

 

세 줄기의 밀


 밤 사이 어디선가 사나운 바람이 불어와 들판을 휩쓸더니, 물이 흠뻑 배인 땅을 얼려 놓았다. 돈 까밀로는 빼뽀네의 코고는 소리에 제일 먼저 눈을 떴다. 기다란 고드름이 창문에 가지런히 매달려 있었고, 큰 난로에서는 아늑하고 따뜻한 불기운이 새어 나왔다.


 여덟 명의 동료들은 전날 마신 술과 여흥에 지쳐서 임시로 만든 잠자리 여기저기에 아무렇게나 누워 잠에 골아 떨어져 있었다. 돈 까밀로도 다른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옷을 입은 채 잠이 들었고, 빼뽀네는 그의 침대 옆자리에 누워 있었다.


“저 친구가 저렇게 염치없이 코를 골지만 않았어도, 나는 저 친구에게 꽤나 두통거리를 안겨준 걸 후회했을 텐데.”


돈 까밀로는 혼자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사방을 둘러보고 인원을 세어 보았다. 오리고프 동무와 페트로프나 동무 빼고는 모두 그곳에 모여 있었다. 카피체 동무는 아직도 그의 멍든 눈자위 위에 젖은 압박 붕대를 올려놓고 있었다.


“예수님,” 


돈 까밀로가 말했다.


“이 가엾은 친구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고 암흑 같은 저들 위에 빛을 비춰 주소서.”


돈 까밀로는 침대 가에 걸터앉아 신발을 신으려고 했다. 왼쪽 신은 제대로 신었는데 오른쪽 신발이 땅바닥에 꽉 붙어 있었다. 신발끈이 마루 틈 사이에 박혀버린 모양이었다. 그가 있는 힘을 다해 그것을 확 잡아채자 빼뽀네의 코고는 소리도 뚝 멈추었다. 이 우연의 일치는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었다. 돈 까밀로의 신발끈이 빼뽀네의 발목에 묶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동무, ”


돈 까밀로가 빼뽀네에게 비난하는 어조로 말했다. “왜 나를 믿지 못하는지 알 수가 없구려.”


“내가 뻔히 눈 뜨고 있는 동안에도 속임수를 썼는데, 내가 눈 감고 자는 동안엔 무슨 짓을 할는지 누가 알겠소?”


그들은 문 밖에 있는 펌프장으로 세수하러 나갔다. 얼음장같이 찬바람이 그들의 볼을 에는 듯 했고, 초가집 안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집 안에만 박혀있는 듯했다. 그러나 갑자기 산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큰 트럭이 도착하자 오리고프 동무와 지방관리 일단이 그 차를 맞으러 현장에 나타났다. 


빼뽀네와 돈 까밀로도 그들 틈에 끼었다. 한 소년이 트럭에서 뛰어내리더니 모터 사이클 내리는 것을 도와달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운전 기사가 차에서 내려와 오리고프 동무에게 보고하는 모양이었다. 그 운전 기사가 그의 털 코트 깃을 아래로 내리자, 그가 다름아닌 소비에트 시민 보도니 임을 그들은 알게 되었다.


소년은 그레비네크로 부품을 구하러 모터 사이클을 타고 가버렸다. 이제 방문객을 태우고 온 버스 기사는 페트로프나 동무를 동반하고 다음에 할 일을 알아보러 왔다.


“걱정 마세요.”


페트로프나가 빼뽀네에게 말했다. 이미 오리고프 동무와 보도니가 잠깐 의논을 나눈 다음이었다.


“필요한 부품이 도착하는 대로 버스는 곧 수리하게 될 것입니다.” 


“버스를 여기서 끌어야 하지 않을까요?” 빼뽀네가 물었다. 


“그건 안 됩니다.” 페트로프나가 그에게 말했다.


“길은 온통 살얼음판인데다가 트럭은 너무 가벼워서 바퀴가 얼음 위에 꽉 붙어있질 못합니다. 아무튼 바로 수리하러 올 겁니다.”


“나는 기계공이오.” 빼뽀네가 말했다.


“내게 작업복을 한 벌 준다면 내가 기꺼이 손을 봐주겠소.” 


오리고프 동무는 이 말을 듣고 아주 기뻐했다. 그래서 페트로프나 동무는 빼뽀네에게 작업복 한 벌을 마련해 주겠다고 말했다.


“두 벌을 준비해 주시지요.” 빼뽀네가 말했다.


 “여기 있는 타롯치 동무도 기계를 만질 줄 아니까, 우린 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오리고프 동무는 이 계획에 찬성하고, 모터 사이클에 올라타고 이웃에 있는 드레빙카 마을로 횡 하니 사라졌다. 그곳에서 그는 그들이 어쩔 수 없이 늦어진 이유를 상부에 전화로 보고할 참이었다.


 “동무,” 빼뽀네가 페트로프나 동무에게 말했다.


“이제부터 동무가 나머지 일행을 책임지게 됩니다. 일행 중에서 누군가 벗어나는 행동을 하거든 주저하지 말고 기강을 잡으시오. 특별히 스카못지아를 주의하도록 하시오.

그 사람은 말썽꾸러기니까 말이오.”


“나는 밤새도록 스카못지아 동무가 나한테 모욕을 준 일에 관해 생각했습니다.”


페트로프나가 대답했다.


“스카못지아 동무는 내게 해명을 해야 합니다.”


그녀의 두 눈동자 속에 차가운 빛이 떠올랐다. 그러나 나폴리의 이발사가 시간을 내어 그녀의 머리를 새로 나온 퍼머약으로 퍼머를 해주었기 때문에 그녀의 표정은 곧 부드러워 보였다.


“나도 그걸 의심치 않네.” 돈 까밀로가 대답했다.


“정치에 관해서라면 여성들은 언제나 극단론자가 되는 법이니까.”


트럭을 타고 가는 동안 보도니는 전혀 입을 떼지 않은 채, 두 이태리 출신 사람이 이야기하는 내용을 도무지 알아듣지 못한다는 듯이 행동했다. 버스 기사는 차 뒤쪽으로 기어올라가 잠에 골아 떨어져 있었다. 그래도 보도니는 굳이 말할 기회를 찾지 않았다.


보도니는 필요한 연장들을 모두 가지고 왔다. 그래서 그들 일행이 그 꼼짝도 않는 버스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하는가를 알아냈다. 버스 뒤쪽은 들어 올리기가 쉬웠지만, 얼음판에 미끄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차 밑에 널빤지를 깔 필요가 있었다. (다음 호에 계속)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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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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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1
신부님 러시아에 가다(31)

 

 

 

(지난 호에 이어)
“이 사람은 사서 고생을 했군요. 왜 루마니아에 머물러 있질 않았지요?”


“제 아내 때문입니다.”


그 낯선 이가 설명을 했다.


“저는 마누라에게서 도망쳐야만 했어요. 그리고 나폴리 사람으로 루마니아에 사는 것보다는 루마니아인으로 러시아에 살고 있는 게 더 편하답니다. 난 여기서 아주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저는 이 주변에선 단 하나뿐인 이발사며 미용사지요. 이 콜호즈에서 저 콜호즈로 다니며 면도해 주고 머리도 깎아주고 합니다. 그러나 진짜 전문업은 퍼머하는 거랍니다.”


“퍼머?”


“세상 어딜 가나 여자는 다 똑같아요. 단장님, 여자들은 자기가 예쁘게 치장할 기회만 있다면 굶어 죽게 되어도 치장할 값은 내거든요. 한 여성이 퍼머를 했다 하면 나머지 여자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모두 하려고 든답니다.”


“알겠소.” 빼뽀네가 말했다.


“하지만 그 이유만으로는 당신이 곤경에 빠진 이유가 되질 않는데.”


“단장님, 이 넓은 러시아 천지 한가운데에서 젊다는 것이 어떤 건지 상상할 수 없으시겠지요? 그들이 자유로운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제가 루마니아에서 이곳에 왔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에 동무가 러시아인의 아내나 그의 아가씨를 희롱했다고 하면, 그 사람은 옆 사람까지 부추겨서 동무를 두들겨 팰 것입니다. 제가 갔던 첫 번째 콜호즈에서 저는 현장에서 잡혀 발길에 채여 쓰러지고 말았지요. 두 번째 콜호즈에서도 똑같은 불운의 연속이었답니다.”


“그런데, 뭐가 걱정이오?” 빼뽀네가 웃으며 말했다.


“여기엔 콜호즈가 8천 개나 있지 않소?”


“예, 그렇지만 저는 혼자가 아닙니까?” 그 이발사가 대꾸했다.


빼뽀네는 계속 웃어댔다. 그래서 돈 까밀로는 그 기분 좋은 분위기를 이용해 보기로 결심했다.


“저 불쌍한 친구는 농담하고 있는 거요.” 그가 끼어들며 말했다.


“사실 저 사람은 나폴리로 돌아가고 싶어 환장할 지경이라오. 우리가 좀 도와줄 순 없을까?”


“무슨 말씀이에요? 우리가 그 사람을 가방 안에 넣어 가지고 갈순 없잖소? 안 그래요?”


“그럴 순 없겠지요, 그러나 우리가 론델라 동무를 고향으로 보내긴 했지만 자네는 우리 일행 11명에 대한 여행 서류를 가지고 있지 않소.”


“미쳤군요! 오리고프 동무의 독수리 같은 감시하에선 어림없는 소리요!”


“그 사람이 허구한 날 우리만 감시할 순 없잖소?”


“바보같은 소리 작작하슈!” 


빼뽀네가 말했다.


“저 친구는 여기 남아서 이발사로 영업해 나갈 수 있고요, 결혼한 여성들은 건드리지 않고 놔두면 되는 거요.”


 “난 그것이 공산주의라고 생각진 않습니다.” 이발사가 말했다.


“재미있는 얘기로군요.” 빼뽀네도 시인하며 말했다.


“하지만 난 그 일에 말려들진 않겠소.” 그는 방에서 나가 버렸다.


“나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이발사가 돈 까밀로에게 애원했다.


“저는 여러분을 곤경에 빠뜨리려고 요청하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이 언제 어디로 가는 지만 제게 말씀해 주십시오. 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걷어 채이며 내 발로 이곳 저곳 굴러갈 수 있습니다. 오직 전능하신 하느님만이 한 나폴리인의 고향 가는 길을 막을 수 있습니다. 흐루시초프는 하느님이 아니거든요.”


돈 까밀로는 여행 계획표를 베껴 써주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뿐일세.”


그가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만나지 않았던 걸로 합시다. 난 이미 모두 잊어 버리고 있소.”


큰 방은 전보다 더 떠들썩했으며 빼뽀네는 페트로프나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그는 카피체 동무와 스카못지아 동무마저 없어졌기 때문에 절망 상태에 이르렀다. 마침내 그는 페트로프나가 눈에 띄어 그녀의 팔을 꽉 잡았다.


“무슨 일이오?” 빼뽀네가 물었다.


“내가 그 곳에 도착했을 땐 이미 너무 늦었어요.” 그녀가 시인하며 말했다.


“그 두 사람이 함께 나가버린 뒤였고요, 그때는 모든 일이 다 끝난 다음이었어요.”


“카피체는 어디에 있소?”


“7번 창고의 건초더미 위에 있지요.”


“스카못지아는?”


“그는 카피체의 멍든 눈에다 차가운 압박 붕대를 대주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도 그걸 알고 있소?”


“오직 시커멓게 멍든 눈을 선물로 받은 카피체 동무하고, 얼굴을 얻어 맞은 페트로프나 동무밖에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녀는 화가 나서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사람이 나를 때릴 배짱이 있다니요!” 그녀가 덧붙여 말했다.


이건 웃을 일이 아니었다. 페트로프나 동무는 보통 여성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당의 고위층 간부였고, 정부의 고용인이었다.


“나도 잘 알아요.”


빼뽀네가 엄숙하게 말했다.


“제가 그를 두들겨 줄까요? 아니면 오리고프 동무에게 보고를 할까요?”


“개인적인 감정은 당을 위해 희생되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페트로프나가 대답했다.


“모든 일들을 없었던 걸로 하세요, 스카못지아는 아직도 보드카에 취해 있어요. 제 정신이 들게 되면 그가 한 짓이 얼마나 어리석었는가 알게 되겠지요.”


빼뽀네는 그의 머리를 흔들었다.


“동무, 레닌은 우리에게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라고 했습니다. 그 사실이 비록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말입니다. 우연인지 몰라도 나는 스카못지아가 보드카나 브랜디를 한 방울이라도 입에 대는 걸 못 보았어요. 그 사람은 취하지 않았소.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가를 다 알고 있었소.”


페트로프나 동무는 전보다 더욱 아름다워 보였으며 눈에는 눈물이 고인 듯이 반짝였다. 한쪽 뺨이 더욱 빨개지자 그녀는 그 뺨을 손으로 가렸다.


“동무”


그녀가 풀 죽은 채 말했다.


“인정하긴 힘들지만, 저 역시 정치적으로 아직 성숙하지 못한 것 같아 걱정입니다.”


돈 까밀로가 갑자기 빼뽀네 곁에 나타났다. “뭐 잘못된 일이라도 있나?”


“아닙니다. 모든 게 다 잘 되어갑니다.” 빼뽀네가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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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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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5
신부님 러시아에 가다(30)

 

 

 

(지난 호에 이어)
그 사무실도 보드카를 저장해두는 곳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춤을 추기 시작했고, 돈 까밀로만이 그 무시무시한 광경을 피하여 옆방으로 건너갔다. 그 방 안엔 레닌의 초상화가 그의 친구가 되어주겠다는 듯 덩그러니 벽에 걸려 있었다.


카피체 동무는 마침내 기타도 집어 던지고 페트로프나와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는 신이 나서 그녀를 더욱 꽉 잡고 춤을 추었기 때문에, 빼뽀네가 말하는 것을 통역해야 할 때 그녀는 그의 팔에서 간신히 빠져 나왔다.


빼뽀네는 그녀를 구석으로 데리고 가서 말했다. “하루 종일 힘든 노동을 한 다음엔 재미있는 놀이를 즐겨야 마땅하지요. 만일 타롯치 동무처럼 흥이나 깨고 함께 즐기는 것을 거부한다면 그 사람은 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그렇지 않소?”


“그렇습니다.”


그녀는 즉시 대답했다.


“타롯치는 지도자의 자질을 많이 가지고 있소. 그러나 그의 가정엔 질투심이 많고 반동적인 아내가 그의 코를 꿰어 잡고 있거든요. 지금도 그는 집에서 수천 마일 떨어져 있건만 비밀이 탄로날 것을 걱정하고 있단 말이오. 그저 춤만 같이 추면 되는데 말이지요.”


“그 일은 내게 맡기세요!” 페트로프나가 말했다.


5분쯤 지나서 한 떼의 소녀들이 깔깔거리면서 사무실로 들어가서 돈 까밀로를 큰 방으로 끌고 나와 춤판에 끌어들였다. 빼뽀네는 이 광경을 재미있게 지켜보았다. 그리고는 돈 까밀로가 제일 예쁜 아가씨와 춤추는 동안, 튜린 출신의 사진사인 빗토리오 페닷토 동무에게 손짓을 했다. 


페닷토는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려 가면서 굉장한 사진을 찍었다. 그런 다음에도 그 아가씨들은 하나같이 돈 까밀로와 춤추는 사진들을 찍고 싶어했다. 필름 한 통을 다 쓰고 나자 빼뽀네가 페닷토 동무에게 말했다.


“원판은 내게 줘야 하네, 잊지 않겠지?”


창문을 열어 담배 연기를 빼내고 새 보드카 병을 따고 있을 동안 잠시 휴식이 있었다. 아직도 환락의 열기가 가시질 않았다. 시실리 출신의 리 프리디는 하모니카를 꺼내 들었고, 사르디니아 출신의 꾸룰루 동무는 술 취한 사람이 밤늦게 자기 집에 돌아와 몰래 들어가려고 열쇠 구멍에 열쇠를 맞춰 넣는 흉내를 내고 있었다.


투스칸 출신의 지뱃티는 가성으로 오페라를 불러대고 있었고, 제노아 출신의 바치까는 마술사 노릇으로 사람들을 온통 사로잡았다.


“조직화된 오락단과 텔레비전이 노동자 계급의 문화수준을 아주 높여줬구먼” 돈 까밀로가 숨을 헐떡이면서 빼뽀네에게 말했다.


 “의심할 여지가 없지요.” 빼뽀네가 대답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생각이 났습니다. 집에 돌아가면 그림 엽서로 장식하는 것이 정치적인 성명서보다 훨씬 더 좋은 선전이 될 거라는 것입니다.”


“무슨 그림인데?” 


돈 까밀로가 물었다.


“우리가 존경하는 교구 신부님이 변장을 하고 춤판에서 발꿈치를 차가며 춤추는 사진 말입니다.”


“알이 깨어나기도 전에 병아리부터 세어보진 마시오.” 그가 대꾸했다.


“자네 말대로, 우리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오!”


춤판이 다시 벌어졌는데 40세 가량의 땅딸한 남자가 돈 까밀로에게 가까이 왔다. 그는 이태리어로 말했다.


“동무가 이 일행의 단장입니까?”


“아니오, 내 옆에 있는 이 멍청해 뵈는 친구가 단장이오. 난 오직 세포 지도자요.”


“그런데, 두 분께 말씀드릴 게 있어요. 저기 있는 저 나폴리 출신의 친구가 저 아가씨를 놓아주지 않는다면, 로마 출신의 친구가 뼈를 부러뜨릴 겁니다.”


이 낯선 사람이 어떻게 해서 이태리 말로 얘기하게 되었는지 알아볼 생각도 미처 해보지 않고, 빼뽀네는 무슨 내분이라도 일어날까 봐 그 쪽으로 달려가 버렸다. 돈 까밀로가 좀 거북한 몸짓을 하자, 그 낯선 사람은 웃으면서 이해한다고 했다.


“보드카를 원하시죠, 안 그래요?” 그가 물었다.


돈 까밀로는, 그 사람이 자기나라 말로 이야기했던 것을 아직도 믿지 못하면서 응수했다. 그리고는 사무실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곳은 보드카가 저장된 곳이었다. 일단 그들이 그 사무실에 들어서자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저는 루마니아 사람입니다.”


그 낯선 이가 돈 까밀로에게 말했다.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해서 나폴리 발음으로 이태리 말을 할 수 있단 말이오?”


“원래 나폴리 출신이기 때문이죠. 1939년엔 항해사였습니다. 그런데 루마니아 소녀를 만나 루마니아까지 그 소녀를 따라온 셈이죠.”


“그래 그 여자를 움켜 잡았소?”


돈 까밀로가 물었다.


“맞아요, 제때는 아니었지만 잡기는 잡았지요.”


“무슨 뜻이지요? 너무 늦었었나요? 그 여자가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든가?”


“아니요, 너무 일렀어요. 그 여자와 결혼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전쟁이 났을 때 다행히도 러시아 인들이 루마니아에 이주해 왔지요. 그 사람들이 농사꾼을 모집했을 때 제가 지원자로 나선 겁니다만…”


그 낯선 이가 자기의 과거 이야기를 하는 동안 빼뽀네는 페트로프나 동무를 붙잡을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주르카 무도곡이 끝나자 그는 카피체에게서 페트로프나를 끌어내어 왈츠를 함께 추며 돌았다.


“여기 좀 봐요, 동무. 동무에게 내가 할 말이 좀 있소.”


“스카못지아 동무는 우리 당의 보배요. 하지만 아직은 정치적으로 성숙하진 못했다고 봅니다. 그 사람은 자본주의적인 실수를 잘 저지르는 게 문제요.”


“저도 그런 것을 느꼈습니다.” 페트로프나가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괜찮겠지요.”


“나도 전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오. 하지만 오늘 밤엔 좀 심했소. 동무가 그 기타 연주자와 춤추는 걸 그만두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말썽을 일으키고야 말 거요. 난 동무를 빠져나가게 할 생각을 했소. 왜냐하면 동무는 이 잔치가 싸움으로 끝나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확신을 내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오.”


그들은 왈츠가 끝나자 서로 헤어져서 빼뽀네는 창고 사무실로 갔고, 그곳에 있는 돈 까밀로에게서 나폴리 사람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었다.


“이 사람은 정치하고는 무관한 것 같소.”


돈 까밀로가 설명했다.


“다만 곤란한 처지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주길 바랄 뿐이오.”


빼뽀네는 어깨를 풀썩 해 보였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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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4
신부님 러시아에 가다(29)

 

 

 

(지난 호에 이어)
“내 말 좀 들어봐요 동무, 사회주의 체제에선 자유로운 삶을 누릴 자질이 농부에겐 없단 말이오. 그들이 알고 있는 건 그저 명령에 복종하는 것뿐이오. 농부들에게 땅을 준다는 게 얼마나 웃기는 얘깁니까? 땅은 단 한 뼘이라 하더라도 국가에 귀속해야 합니다. 우리는 농민들이 책임감을 어느 정도 갖게 되기까지는 정부가 주도하는 소브코스를 세워야 합니다.”


“동무, 그것으로도 족하지 않습니다.” 스차못지아가 맞장구치고 나섰다. “그 사람들의 멍청한 머릿속에 그런 감각이 생기려면 몇 백 년은 걸릴거요.”


주위의 불빛은 희미했으나 타반의 넙적한 볼은 컴컴한 데서도 빛날 만큼 빨갛게 달아올랐다. 돈 까밀로는 그의 총알을 좀 더 쏘아댈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빼뽀네의 오른쪽 발꿈치가 그의 못이 박힌 왼쪽 발등을 밟아버렸다. 총대로 그의 배를 찌른다 해도 굴복할 돈 까밀로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 축축한 날씨에 오래 걸어서 생긴 발가락의 못은 그가 다시 입을 열 수 없게 만들었다. 


먼지가 가라앉자 오리고프 동무는 방 한가운데에 양 다리를 벌리고 서서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발판과 널판지를 가져다가 긴 식탁을 만들었고 어떤 사람은 마직물을 한아름 들고 와서 식탁 위에 덮었다.


난로가 따뜻해지기 시작했고 램프 불 몇 개 더 켜졌다. 식탁 위엔 접시와 나이프와 포크, 스푼, 유리잔이 놓였다. 오리고프 동무는 빼뽀네와 그의 일행이 한쪽 구석에 어정쩡하게 몰려 서있는 것을 힐끗 바라보고, 그들 사이에 긴장감이 일고 있음을 눈치겠다.


눈깜짝할 사이에 그는 아가씨 세 명을 불러 보드카를 돌리게 했다. 두어 잔의 술이 들어가자, 사회주의의 궁극적인 승리에 대해서 가졌던 방문객들의 신념이 다시 회복되었다. 돈 까밀로만이 예외인 것이 보드카 때문에 그는 더 의기소침해져 버렸다.


방문객들은 공산주의의 굶주림에 철저히 희생되었기 때문에, 김이 나는 양배추와 감자가 든 수프가 나오자 늑대처럼 코를 박고 먹었다. 식욕이 충분히 채워진 것을 보고 오리고프 동무는 페트로프나 동무에게 그날 오후의 불편에 대해 갚은 유감의 뜻을 표시하도록 했다. 돈 까밀로는 다시금 악마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면서 인사말에 답하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실 우리는 오늘의 모험이 즐거웠습니다.” 그가 말을 꺼냈다. “왜냐하면 오리고프 동무께서, 공산주의 지도자는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를 모범적으로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엔 이런 속담이 있습니다. 주인의 자부심이 그의 말에게조차 고귀함을 준다고요. 말과 주인을 모두 삼켜버린 현대의 기계화 시대, 사회 발전의 시대에 있어서, 공산당의 업적에서 오는 정당한 자부심으로 오리고 프 동무마저 고귀하게 되셨다고 말씀 드리는 게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오리고프 동무는 이러한 재담을 기뻐했고 돈 까밀로가 그에게 보낸 최고의 칭찬에 만족을 느꼈다. 


빼뽀네는 상원의원으로서, 당원으로서, 사절단 단장으로서 갖출 중대한 비밀 서류가 잔뜩 들어있는 서류가방을 가지고 다녔다. 만찬이 진행되고 있을 때 그는 그 서류가방을 마룻바닥에 내려놓는 실수를 저질렀다. 


돈 까밀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의 옆에 앉아 있었고, 그 서류가방을 열고 재빨리 내용물을 조사할 기회가 생겼다. 서류 밑바닥에는 브랜디 한 병과 맛있는 이태리제 쌀라미 소세지 한 조각이 숨겨 있었다.


빼뽀네가 그의 주위에서 일어난 일을 깨닫게 된 것은, 오리고프 동무가 갑자기 그에게 선물에 대해 감사한다면서 그 선물들을 모두 여기 모인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게 좋겠다고 말했을 때였다. 그 선물이란 물론 브랜디 한 병과 이태리제 쌀라미 소시지였다.


돈 까밀로가 선물을 건네주고 돌아오며 말했다. “아주 훌륭한 행동이었네. 자네가 만 리라짜리 지폐의 거스름 돈을 가지고 우리에게 보드카를 사서 돌린 것만큼이나 훌륭한 것이었어”


 빼뽀네는 화난 얼굴로 그를 쏘아 보았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짜 웃는 자요.”


 그는 대꾸하며 말했다. “우리가 집에 돌아가려면 아직도 먼 길이 남아 있다는 걸 명심하십시오.”


오리고프 동무는 긴 식탁의 한 쪽 끝에 앉아 있었다. 그의 오른 편에는 콜호즈의 감독 겸 정치 비서 노릇을 하는 사람이 앉았고, 왼편에는 나디아 페트로프나 동무가 앉아 있었다. 페트로프나 옆에는 나폴리에서 온 살바토레 카피체 동무가 있었는데 그는 그녀와 스카못지아 동무 사이에 끼어들고 있었다.


카피체가 페트로프나 동무에게 다정한 눈길을 잔뜩 담아 보내며 말했다. “내게 기타가 있었다면 나는 타롯치 동무보다 더 멋진 연설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페트로프나가 콜호즈의 감독에게 뭔가 말해주자, 그는 식탁에서 사라졌다. 아무도 알아챈 사람은 없었다. 방 안의 더위와 보드카와 담배 연기가 그 방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른한 행복감을 맛보게끔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독이 다시 제자리에 돌아왔을 때 카피체가 괴성을 지르는 바람에 그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기타다!”


티피즈의 콜호즈 농장엔 작동하는 기계라고는 단 한 대도 없었지만 기타가 있었다. 더욱이 아코디언까지 있었고, 한 소년이 그 악기를 아주 잘 켰다. 


카피체가 기타의 음률을 맞추는 동안 소년은 아코디언으로 행진곡을 연주했다. 이 순간, 평상시에 말이 없던 소작 농부 타반에게 갑자기 영감이 떠올랐다. 그는 소년의 손에서 아코디언을 잡아채서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을 침묵하게 하는 가락을 울렸다.


그는 ‘말파리’라는 가곡과 폴란드의 춤곡인 ‘미그리아바카’를 연주했는데 너무나 잘했기 때문에 그의 귀가 어디에 붙어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살바토레 카피체 동무는 합세할 준비를 갖추고 아코디언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는 ‘오 솔레미오’를 불렀다. ‘보메로’에서 ‘포씨리프’까지, ‘지 테레사’에서 ‘퍼니쿨리 퍼니쿨라’로, ‘나폴리 만의 달빛’에서 ‘남쪽나라의 일’에 이르기까지 그의 모든 노랫가락마다 나폴리의 정취가 담뿍 실려있었다.


만일 그가 재청에 응하지 않았더라면, 사람들은 그를 갈기갈기 찢어 놓았으리라. 그는 여섯 곡이나 더 불렀다. 그러자 스카못지아 동무는 입에 거품을 물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카피체가, 한 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페트로프나 동무를 바라보며 노래하고 있었고, 페트로프나는 아주 넋이 빠진 상태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타반 동무가 폴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 춤은 아주 마술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순식간에 식탁과 그릇들이 깨끗이 치워졌고, 술을 계속해서 마실 사람은 그 옆의 콜호즈 사무실로 피신해야만 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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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6
신부님 러시아에 가다(28)

 

 

그는 그러한 표정들을 전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때 나디아 페트로프나 동무가 문 앞에 나타났다. 


“일이 잘 되어갑니까?” 그녀가 물었다.


“모든 일이 완벽하게 되어갑니다.” 돈 까밀로가 말했다.


“우리는 소비에트 시민 스테반 보도니같이 유능한 안내자를 우리에게 배당해 주신 것에 대해 오라 고프 동무에게 대단히 감사 드리고 있습니다.”


빼뽀네가 집주인과 손을 흔들며 악수하고 문으로 걸어가면서 한 마디 덧붙였다. 돈 까밀로는 그 집에서 제일 나중에 나왔다. 그는 문지방에서 몸을 돌리면서 십자가의 성호를 그었다.


“Pax vobiscum,” 그는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노부인의 눈이 이에 응답하는 듯이 말했다. “아멘” 

 

비가 멎다


방문객 계획표에 명백하게 기록된 것처럼, 원래 그들은 그레비네크 마을의 콜호즈에 점심 식사를 하러 온 손님들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자발적으로 베풀어 주는 호의는 그들 사이에 어떤 열기마저 불어 넣었다. 


빼뽀네는 조심스럽게 돈 까밀로를 그의 옆에 앉도록 배려했고, 돈 까밀로는 빼뽀네의 귀에 대고 뭔가 속삭이고 있었다.


“동무, 나는 무엇이나 자기 나라 것보다 남의 나라 물건이 더 좋다고 말하는 사람을 싫어하오. 그러나 이 양배추 수프만은 우리네 부르조아가 먹는 스파게티보다 훨씬 낫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네그려.”


“동무” 빼뽀네가 중얼거렸다.


“동무가 오늘 아침에 피운 재주 때문에, 동무는 삶아놓은 손톱과 비소로 만든 국을 먹어야 하는 건데.”


“이 국도 그 국만큼이나 맛있는 걸.” 돈 까밀로가 대꾸하며 말했다.


보통 때와 마찬가지로 보드카와 구운 양고기는 아주 맛깔스러웠다. 빼뽀네가 틀에 박힌 인사말을 했으며, 이에 대해서 오리고프 동무도 똑같이 틀에 박힌 답변을 보냈다. 다행히 돈 까밀로는 두 잔의 독주와 마음 훈훈해지는 오늘 아침의 일들에 들떠 있었고 아주 최고의 기분 속에 잠겨있었다. 


그가 맑스, 레닌, 흐루시초프의 말을 인용하여 열변을 토로하자, 나디아 페트로프나 동무는 그 말을 통역하면서 황홀경에 빠졌고, 오리고프 동무의 두 눈은 반사된 빛으로 인해 더욱 빛났다.


돈 까밀로가 그 콜호즈 농장에 대해 마치 살아서 숨쉬는 존재인 것처럼 실감나게 말해주자, 청중들은 마치 그들이 행복하고 중요한 인민들이라는 듯 새삼스러운 만족감을 얻었다. 


돈 까밀로가 극적인 결론을 내린 다음, 오리고프 동무가 벌떡 일어서더니 그의 손을 아래 위로 올렸다 내렸다 흔들어대고 두들겨대며 말했다.


“오리고프 동무 말씀이, 우리 당은 농촌 선전을 위해서 동무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십니다.”


페트로프나 동무가 돈 까밀로에게 말했다. “그리고 동무가 이곳에 머물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우리는 러시아어 학습 과정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나를 대신해서 오리고프 동무에게 감사하다고 전해주시오.” 돈 까밀로가 대답했다.


“고향에 돌아가서 아내와 아이들까지 만반의 준비를 갖춘 다음에 동무의 제의를 받아들이겠소.”


“동무는 동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소유할 수 있다고 말씀 하십니다.”


페트로프나 동무가 그에게 확신을 주듯이 말했다.


“동무가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편의를 제공할 것입니다.” 보드카 몇 병이 식탁 위에 더 올랐다. 그래서 방문객들은 오후 내내 자리를 뜨지 않았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 때문에 도로는 진창길이 되었고, 버스는 시동을 거는데 힘이 들었다. 5마일쯤 가자 ‘붉은 깃발’ 소브코스로 가는 교차로가 나왔다. 관개 수로의 운하가 넘쳐 흘러 도로는 15인치나 물 속에 잠겨버렸다. 


오라고프 동무의 허락을 받고 운전사는 티피즈 쪽으로 좌회전을 했다. 두 시간 동안 트럭은 좁고 구불구불하기는 해도 바닥이 단단한 오솔길을 굴러갔다. 운이 나쁘게도 비가 다시 내렸고 운전사는 또 다른 고통을 겪어야 했다. 


버스는 빗길에 미끄러지는 바람에 길 아래로 굴러 떨어질뻔했으며 브레이크를 건 채 계속 달렸기 때문에 결국 변속기어가 고장 나고 말았다. 비는 그칠 것 갔지 않았는데 어둠이 덮이기 시작했다. 


티피즈 마을은 그곳에서 이삼 마일 밖이었으므로 운전사를 먼저 보내서 트랙터나 견인 트럭을 가져오게 했다. 그러나 기사는 좋지 않은 소식만 전했다. 티피즈 마을에 있는 한 대의 기계는 곡식 창고에 배속되어 있었다. 이런 사정은 현재 상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았다. 


티피즈에 있는 콜호즈는 전화가 없어 고통을 받는 단지 6퍼센트 속에 들어가므로, 방문단은 남은 길을 걸어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들은 살을 에이는 듯한 바람을 등에 업고, 발목까지 빠지는 진창길을 철벅거리며 걷기 시작했다.


그들이 마을에 도착했을 때, 날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이 마을 또한 전기가 없어 불행한 단지 8퍼센트 속에 들어 있었으므로, 환영하는 사람의 모습은 하나도 볼 수가 없었다.


평의회의 회의실은 건초가 든 부대자루로 꽉 차있었다. 오리고프 동무는 전 같지 않게 무겁고 엄숙한 음성으로 자루들을 당장 치우라고 명령을 내렸다. 빗자루를 든 한 떼의 남자들이 청소를 끝내자, 방문객들은 그 먼지를 모두 뒤집어 쓴 채 방 한쪽에 몰려 있었다. 


방 안에는 램프 하나가 불을 밝히고 있었다. 돈 까밀로는 자신이 소작농민인 타반 동무 바로 옆에 서있는 것을 알게 되자, 그의 사기를 떨구는 일에 즉시 착수했다.


그는 빼뽀네에게 들릴 정도로 말했다. 


“내가 오늘 아침에 농민에 관해서 동무에게 말한 것 기억하겠지요? 정부가 직접 경영하는 소브코스는 모든 일이 능률적으로 돌아가고 있소. 그러나 사람들이 자기 일을 직접 처리하는 이 콜호즈에선 온통 재난뿐이오. 트럭과 트랙터는 꿈쩍도 않고 있으며, 회의실은 창고로 쓰이고 있지요.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요. 전쟁이 끝나고 농가를 많이 지은 삐오빼떼에서 동무는 무얼 발견했지요? 감자는 목욕탕 속에, 땔감나무와 병아리들은 차고 속에, 그런가 하면 트럭과 트랙터들은 노천에서 녹슬고 있고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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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4
신부님 러시아에 가다(27)

 

 

 

(지난 호에 이어)
큰 지네같이 꿈틀거리는 이상한 괴물이 물줄기를 뿜으며 들어섰다. 어디선가 갑자기 보도니의 아내가 그 자리에 나타나더니 문을 닫으러 뛰어갔다. 그 괴물의 반짝이는 방수덮개가 마루로 밀려 떨어지자 그 속에서 여섯 명이나 되는 어린 아이들이 튀어나왔다. 여섯 살부터 열두 살 정도의 귀엽게 생긴 아이들이었다.


“러시아에서의 당신의 실종은 조금도 시간 낭비가 아니었군요, 보다시피!” 돈 까밀로가 소리쳤다.


보도니가 다시 한 번 그를 응시했다. “아무래도 전에 어디선가 본 것 같아요.” 그가 되풀이 해서 말했다.


“그럴리가 없을 거요.” 돈 까밀로가 말했다.


“본 기억이 나더라도 잊어주시오.”


교육을 잘 받고 자란 아이들이었다. 비록 처음 잠깐 동안은 그들이 큰 소동을 벌였지만, 엄마의 몇 마디 말로 곧 조용해졌다. 아이들은 난롯가에 있는 의자에 앉아 낮은 목소리로 서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저 애들은 아직 어려서요.”


부인은 뜻밖에 찾아온 훌륭해 봐는 이태리 손님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아이들은 할머니께서 2층에서 편찮아 누워계신 걸 잊은 모양이에요.”


“우리가 그 분을 찾아 뵈어도 괜찮을까요?” 돈 까밀로가 말했다.


“그래 주신다면 어머니께서 아주 좋아하실 거에요. 다른 사람을 만나 볼 기회가 거의 없었으니까요.” 


그들은 나선형 계단을 밟고 올라가 천정이 낮은 다락방으로 들어 갔다. 얼굴에 주름살이 가득한 노부인이 깨끗하게 다림질한 하얀 침대 시트를 깔고 누워 있었다. 보도니의 처가 어머니에게 폴란드 말로 뭔가 들려주자 어머니도 작은 소리로 대답을 했다.


“주님께서 어머니를 병문안 해준 분들에게 축복을 내리시기를 빈다고 말씀하시는군요.”


보도니의 처가 설명했다.


“어머니는 너무 노쇠하셔서 과거 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으시답니다.”


침대 머리맡에는 성화가 걸려 있었는데, 돈 까밀로는 그것을 자세히 보려고 허리를 굽혔다.


“검은 마돈나군요!” 그가 소리쳤다.


“그래요.”


보도니의 처가 중얼거리며 말했다.


“폴란드를 보호하는 여신이지요. 폴란드 노인들은 대개 카톨릭 신자입니다. 어머니 연세를 생각해서 용서해 주세요.”


조심스럽게 말하는 그녀의 눈에 막연한 공포의 빛이 떠올랐다. 빼뽀네가 안심시키는 말을 꺼냈다.


“용서고 뭐고 없습니다. 이태리에선 젊은 카톨릭 신자도 많은 걸요. 신자들에게 믿음이 있는 한 아주 정당합니다. 우리의 적수는 사제들이랍니다. 그들은 정치와 종교를 혼동하기 때문입니다.”


노부인은 딸의 귀에 대고 뭔가 소곤거리고 보도니에게 그것을 알아봐달라는 눈짓을 보냈다.


“이 분들은 우리를 해치러 온 게 아닙니다.” 보도니가 말했다.


“어머님은 듣고 싶은 게 있으시대요. 교황님에 대해서…” 보도니의 처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 분은 아주 건강합니다.” 빼뽀네가 대답했다.


돈 까밀로는 주머니 속에서 뭔가 끄집어냈다. 노부인은 눈이 휘둥그래져서 그 물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앙상한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흥분해서 딸의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


“어머니는 그게 정말 교황님이신가 알고 싶으시대요.” 


“다른 사람 아닌 바로 그 분입니다. 교황 요한 23세.”


빼뽀네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걱정스러운 태도로 주위를 둘러 보았다. 돈 까밀로는 그의 팔을 잡아 문 쪽으로 끌고 가면서 말했다. “보도니와 함께 아래층에 내려가서 아직도 비가 오고 있는지 알아봐 주게.”


빼뽀네가 항의하려고 하자, 돈 까밀로가 그의 말을 가로 막았다. “내게 참견하지 말게, 동무. 자네 친구를 아껴주고 싶거든 말일세.”


그래서 두 여성과 돈 까밀로만이 방 안에 남게 되었다. “마음 놓고 말씀하시도록 하십시오. 나도 어머니처럼 가톨릭 신자니까요.”


두 여인이 한참 얘기를 나눈 다음 딸이 어머니의 말을 전했다. “어머니는 당신에게 감사 드리고 계셔요. 그리고 축복을 주고 싶어 하셔요. 그 분은 사진을 갖게 되어 이젠 평화롭게 돌아가실 수 있답니다. 우리 아버지께서 교회의 마지막 예식도 없이 돌아가시는 걸 보신 게 가장 고통스러우셨답니다.”


“하지만 마음 놓고 당신네 가족을 방문할 수 있는 신부 같은 게 있지 않습니까?” 돈 까밀로가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 사람들은 신부같이 보이긴 하지요.” 그녀는 설명을 계속했다.


“그들은 하느님의 사자가 아니라 공산당의 사자입니다. 그 사람들이 우리 폴란드인에게 무슨 이익이 있겠어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었다. 돈 까밀로는 그의 윗저고리를 벗고, 가짜 만년필 속에서 십자가상을 꺼내어 잉크병에 꽂은 다음 침대머리 탁자에 세워 놓았다. 그리고는 성배로 쓸 알루미늄 컵도 꺼냈다.


15분쯤 지났을 때, 빼뽀네와 보도니는 오랫동안의 침묵이 걱정되어 위층으로 올라가 문틈으로 방안을 들여다 보았다. 놀랍게도 그들의 눈 앞에 돈 까밀로가 미사를 드리는 게 보였다. 


노부인은 두 손을 마주 대고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인 채 돈 까밀로의 동작을 하나하나 따라 하고 있었다. 노부인은 성체를 받은 다음 새로운 힘이 그의 혈관을 흐르는 것 같았다.


 노부인이 딸의 귀에 대고 숨을 몰아 쉬며 속삭였다. 그녀의 딸이 남편 옆에 가서 섰다. 


“신부님” 그녀가 흥분해서 말했다. “우리를 하느님 앞에서 성혼시켜 주셔요. 지금까지 우리는 사람 앞에서만 결혼했습니다.”


밖에는 마치 러시아의 비구름이 모조리 이 그레비네크에 몰려온 것처럼 여전히 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결혼 반지도 없었다. 그러나 노부인이 그녀의 넷째 손가락에서 낡은 금반지를 뺐다.


“예수님,” 돈 까밀로가 말했다.


“제가 말이나 문구가 몇 마디 좀 틀리더라도 그걸 언짢게 여기진 말아 주십시오…”


빼뽀네는 돈 까밀로가 그를 아래층으로 밀어 내릴 때까지 돌부처처럼 서 있었다.


“어서 가서 아이들을 모두 이리로 데려오게, 모두 다 말일세.” 그는 명령을 내렸다.


빗줄기가 뜸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돈 까밀로는 너무 긴장하고 있어서 성사를 잘 끝낼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6남매에게 세례를 주었다. 그러나 그가 겁을 낸 것과는 달리 한 마디도 한 줄도 빠뜨림 없이 해냈다. 오직 하느님만이 그에게 그 일을 끝낼 수 있는 능력을 주실 수 있었던 것이다.


모든 의식이 한 시간 내에, 아니 한 순간에 끝이 났다. 돈 까밀로는 어느 사이엔가 빼뽀네와 함께 부엌 식당에서 보도니 맞은편에 다시 앉았다. 이미 아침 해가 떠오른 시각이었다. 여섯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동자들이 어두운 구석마다 환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돈 까밀로는 의식의 횟수를 세어보았다. 어린이에게 12번, 그들의 부모에게 4번, 노부인에게 2번 주었다. 노부인은 아래층에 함께 있진 않았지만, 돈 까밀로의 기억 속에서 그녀의 눈동자를 지워버릴 순 없으리라. 그는 그러한 표정들을 전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때 나디아 페트로프나 동무가 문 앞에 나타났다. “일이 잘 되어갑니까?” 그녀가 물었다.


“모든 일이 완벽하게 되어갑니다.” 돈 까밀로가 말했다.


“우리는 소비에트 시민 스테반 보도니같이 유능한 안내자를 우리에게 배당해 주신 것에 대해 오라 고프 동무에게 대단히 감사 드리고 있습니다.”


빼뽀네가 집주인과 손을 흔들며 악수하고 문으로 걸어가면서 한 마디 덧붙였다. 돈 까밀로는 그 집에서 제일 나중에 나왔다. 그는 문지방에서 몸을 돌리면서 십자가의 성호를 그었다.


“Pax vobiscum,” 그는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노부인의 눈이 이에 응답하는 듯이 말했다. “아멘,”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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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4
신부님 러시아에 가다(26)

 

 

 

(지난 호에 이어)


“러시아의 농부들은 참 좋은 사람들이지요.” 빼뽀네가 말했다.


“모이넷도 출신의 바고라는 사람도 이런 식으로 구조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그 농부들 덕택에 생명을 건졌지요. 그런데 이 소녀는 러시아인이 아니었어요. 폴란드 출신으로 가족들이 농업 인구 부족 때문에 이주해 온 사람들이지요. 그 가족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많지도 않은 양식을 나와 함께 나눠 먹으면서 이틀 동안 나를 숨겨 주었습니다.


저는 이런 일이 영원히 계속될 순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소녀와 나는 엉터리 러시아 말로 겨우 서로의 의사를 소통해 왔었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길을 잃은 한 이태리 병사가 바로 몇 시간 전에 그 식구들과 마주쳤음을 가서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소녀는 억지로 동의했습니다. 잠시 후에 소녀는 권총으로 무장한 사람과 총을 든 두 사람을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나는 손을 들었지요. 그들은 내게 따라오라고 손짓했습니다.” 


“그 폴란드인의 오두막집은 마을 중심부에서 가장 먼 지역에 있었습니다. 나는 총이 내 등에 겨눠진 자세로 꽤 먼 거리를 걸어가야 했습니다. 마침내 여러분이 보았던 사료 창고의 넓은 공터까지 왔습니다.


밀 푸대를 실은 트럭 한 대가 그곳에 서 있었는데 운수 나쁜 그 친구가 모터의 시동을 걸다가 모터를 망쳐놓고 서있었던 겁니다. 공연히 화가 치밀어서 나를 잡아온 사람 쪽을 향해서 말했습니다. ‘동무, 저 사람은 배터리가 떨어져서 전혀 시동을 못 걸 겁니다. 분출 펌프가 막혀 있는 게 분명해요. 휘발유를 퍼내라고 말씀하시오!’ 


그랬더니 경비병이 제가 러시아 말을 조금 하는 걸 보고 놀라는 거에요. ‘당신이 기계를 좀 알고 있소?’ 경비병이 의심쩍다는 듯이 묻더군요. ‘그게 내 직업인걸요.’ 하고 내가 말했지요.


배터리가 급격하게 떨어져 가자 그는 나를 트럭 쪽으로 밀어 제치더니 운전병에게 내가 한 말을 전했습니다. 운전대 창 밖으로 내다보는 얼굴은, 군복은 입었으나 아주 어린 소년의 모습이었는데 운전병은 내가 말하고 있는 펌프가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는 디젤 차를 운전해 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었죠.


나는 나사 조리개를 달라고 해서 뚜껑을 열고 연료 분출기를 청소했습니다. ‘자, 시동이 걸릴 겁니다.’ 내가 말해주자 몇 분 지나 그는 차를 몰고 가버렸습니다. 그 자들은 나를 지방 평의회에 있는 작은 방에 가두었지요. 담배 한 개피를 친구로 남겨두고요.


십 분쯤 지나자 그들이 다시 와서 내 등에 총을 겨누고는 트랙터와 농기구를 수리하는 원시적인 진열대가 있는 오두막집 안으로 나를 밀어 넣더군요. 그들은 한 트랙터를 가리키면서 고장 난 데를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나는 라디에이터에 부을 뜨거운 물을 좀 달라고 해서 시동을 걸어보았습니다. 그런 다음 내려와서 그들에게 말했지요. ‘실린더에 이상이 있습니다. 모터 전체를 분해하고 실린더를 갈아 끼워야 합니다. 시간이 좀 걸리겠어요’ 하구요.”


그네들이 내게 준 가공할 만한 연장들을 가지고 나는 48시간 동안 열심히 일했습니다. 완전히 손을 보고 제자리에 갖다 놓자 어떤 장교 한 사람과 기관총 무장을 한 두 사람이 들어왔어요. 내가 라디에이터에 끓는 물을 더 붓고 모터를 돌리고 하는 동안 그들은 나를 쳐다보고만 있더군요.


하느님은 나를 살려내실 작정이셨나 봐요. 차가 시동이 걸리고 꿈만 같게 달렸으니까요. 나는 창고를 한 바퀴 돌고는 그 차를 다시 제자리에 갖다 두었지요. 나는 기름 걸레에 손을 닦고 차에서 내려와 양 팔을 머리 위에 올려놓고 장교 앞에 가서 섰습니다. 장교들이 웃기 시작했어요.


‘이 사람은 당신 차지요 동무.’ 장교는 그 지구당의 지도자에게 말했습니다. ‘동무가 책임져야 합니다. 만일 그가 도망치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하오.’ 나도 따라서 웃으며 말했습니다. ‘대위님, 러시아는 큰 나라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그 외딴 곳에 있는 이스바보다 더 먼 곳으로 도망가진 않겠습니다. 이스바에는 비록 나를 고자질 하긴 했으나 내가 무척 좋아하는 아가씨가 있습니다.’ 


그 장교는 나를 아래 위로 훑어보더니 물었습니다. ‘당신은 훌륭한 이태리 노동자요. 그런데 어떻게 해서 소비에트 연맹의 노동자들과 싸우게 되었소?’ 나는 보내졌기 때문에 온 것이라고 그에게 말했습니다. 나의 유일한 군사 활동은 트럭 수리였고요, 내가 죽인 러시아 것은 오직 사고로 친 두 마리의 병아리뿐입니다.”


폭풍우는 전보다 더 맹렬하게 몰아치고 있었다. 보도니는 일어나서 한쪽 구석에 있는 낡은 야전용 전화통을 잡고 이야기를 했다. 그는 자리로 돌아와서 말했다.


“두 분은 이곳에 머물러 계셔도 좋다고 상부에서 말하는군요. 다른 일행들은 제 3 창고에 처박혀 있는 모양입니다. 그 창고는 여기서 반대쪽 끝에 있답니다.” 말을 마치고 그는 앉았다.


“그래 그 다음은 어떻게 됐소?” 돈 까밀로가 물었다.


“저는 그들의 기계를 수리해주고 작업장을 정돈해주며 충성스럽게 일했지요. 그때 전쟁이 끝났으면 하는 생각을 그만둘 수가 있었습니다. 폴란드 소녀의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우리는 결혼했습니다. 시간이 흐르자 아내와 나는 소비에트 시민권을 얻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고향에 돌아갈 생각은 없었소?” 돈 까밀로가 물었다.


“무엇 때문에요? 제 아버지와 형이 썩어가고 있는 쓰레기더미를 보려고요? 전 여기서 그들과 같은 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고 실제로는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내가 좋은 직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고향에선 저를 기억해 줄 사람이 없답니다. 나는 그저 러시아에서 사라진 전쟁 포로 중의 한 사람이거든요.”


바로 그 때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면서 문이 활짝 열렸다. 큰 지네같이 꿈틀거리는 이상한 괴물이 물줄기를 뿜으며 들어섰다. 어디선가 갑자기 보도니의 아내가 그 자리에 나타나더니 문을 닫으러 뛰어갔다. 그 괴물의 반짝이는 방수덮개가 마루로 밀려 떨어지자 그 속에서 여섯 명이나 되는 어린 아이들이 튀어나왔다. 여섯 살부터 열두 살 정도의 귀엽게 생긴 아이들이었다.


“러시아에서의 당신의 실종은 조금도 시간 낭비가 아니었군요, 보다시피!” 돈 까밀로가 소리쳤다.


보도니가 다시 한 번 그를 응시했다. “아무래도 전에 어디선가 본 것 같아요.” 그가 되풀이 해서 말했다.


“그럴리가 없을 거요.” 돈 까밀로가 말했다.


“본 기억이 나더라도 잊어주시오.”


교육을 잘 받고 자란 아이들이었다. 비록 처음 잠깐 동안은 그들이 큰 소동을 벌였지만, 엄마의 몇 마디 말로 곧 조용해졌다. 아이들은 난롯가에 있는 의자에 앉아 낮은 목소리로 서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저 애들은 아직 어려서요.”


부인은 뜻밖에 찾아온 훌륭해 봐는 이태리 손님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아이들은 할머니께서 2층에서 편찮아 누워계신 걸 잊은 모양이에요.”


“우리가 그 분을 찾아 뵈어도 괜찮을까요?” 돈 까밀로가 말했다.


“그래 주신다면 어머니께서 아주 좋아하실 거에요. 다른 사람을 만나 볼 기회가 거의 없었으니까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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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yoon
윤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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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4
신부님 러시아에 가다(25)

 

 

 

(지난 호에 이어)


“열아홉 살이었으니까요.” 보도니가 말했다.


“러시아 사람들이 너그럽게 생각하고 잊어버린 일들을 다시 끄집어 내서 무얼 하시겠습니까?” 


그는 다시금 차가운 음성으로 돌아가며 말했다.


“빼뽀네는 주정꾼이며 질서 파괴범으로 옥에 갇혔을 때 그 수염을 길렀다네. 물론 그의 진짜 죄목은 반파시스트를 선동한 것이었소. 결국 그것이 그에겐 잘된 일이 되었소. 전쟁이 끝난 다음 그는 정치범의 명분과 순교자의 지위를 얻었으니까 말일세. 그렇게 해서 이 사람은 우리 마을의 첫 번째 읍장이 되었고, 상원의원까지 된 것이라네.”


“그런데 제 기억으로는 그 당시에 아저씨는 턱수염이 없었지요.”


 “없었지.”


“그게 이야기의 전부가 아니라네!” 


돈 까밀로가 말했다.


보도니는 돈 까밀로를 바라보았다.


“낯선 얼굴이 아닌데요. 같은 고향 출신이신가요?”


“아닐세, 아니야”


빼뽀네가 성급하게 끼어들었다.


“이 분은 같은 고향에 살긴 하네만, 다른 지방 출신일세. 자네는 이 사람을 알 수가 없다네. 그런데 자낸 어떻게 해서 예까지 오게 되었나?”


보도니는 어깨를 풀썩 해 보였다.


 “여러분께서 콜호즈에 관해 좀 더 설명해 주기를 원하신다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만.”


그러나 돈 까밀로는 그것으로 이야기를 끝낼 수는 없었다.


“여보게, 이 사람이 공산당 상원의원이라는 사실 때문에 방해가 되진 않도록 합시다. 우린 정치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젊은이는 인간 대 인간으로 우리와 이야기할 수 있어요.” 


보도니는 빼뽀네와 돈 까밀로의 눈을 번갈아 가며 쳐다 보았다. “저는 숨길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가 주장하듯이 말했다.


“이 그레비네크 마을에 사는 사람은 누구나 다 제 이야기를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사람들이 그 일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 한 나도 그 일을 얘기하지 않는 게 좋겠군요.”


돈 까밀로가 이태리 담뱃갑을 내놓았다. 밖에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빗방울이 창가를 때리며 지나갔다. “17년 동안 저는 그런 담배가 그리웠습니다.”


보도니가 담배에 불을 붙여 물며 말했다. “신문지에 말아 피우는 마코르카는 도저히 못 피우겠어요. 속이 뒤틀려서요.”


그는 몇 모금을 맛있게 들이마시고 나서 천천히 연기를 내뿜었다. “얘기는 아주 간단합니다.” 그가 말했다.


“저는 러시아 전방에서 트럭 수리 센터에 있었지요. 그런데 어느 날 러시아 사람들이 들어오더니 우릴 모두 데려간 거에요. 그때가 1942년 말이었어요. 바람과 눈보라가 매섭게 불던 날입니다. 그들은 마치 양떼를 몰듯이 몰고 갔지요.


이따금 우리 일행 중의 한 사람 이 땅바닥에 쓰러지곤 했는데, 그럴 때면 그들은 총으로 그 사람 머리를 쏘아 진눈깨비 속에 내버려두고 떠났지요. 저도 별 수 없이 넘어졌습니다. 그런데 전 러시아 말을 알고 있었지요. 한 러시아 병사가 발로 걷어차며 일어서! 하고 말했을 때 저는 러시아말로 대답할 수가 있었습니다.


‘동무, 난 계속해서 갈 수가 없어요. 조용히 죽게 해줘요.’하고 말했지요. 내가 그 대열에 끼어있는 마지막 포로 중의 하나였어요. 나머지는 내 뒤로 백 피트나 떨어져 있었고, 눈발에 가려서 보이질 않았어요. 그는 내 머리 위로 총을 겨누고 중얼거렸습니다. ‘빨리 죽어 버려, 나를 귀찮게 굴지 말고!’ ”


바로 그 때 어떤 사람이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삼베 자루를 뒤집어 쓰고 부엌으로 들어왔다. 삼베 자루를 벗어 젖히자 30세 가량의 아름다운 여성이 나타났다.


“제 아내입니다.” 스테반이 말했다.


그 여성은 미소를 짓고 알아들을 수 없는 몇 마디 말을 중얼거리더니 나선형 계단 위로 올라가 버렸다.


“하느님은 내가 살기를 원하셨던 모양입니다.” 보도니는 말을 계속했다.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따뜻한 이사바에 누워 있는 걸 알았어요. 내가 쓰러진 장소는 여기서 반 마일 떨어진 곳입니다. 숲과 마을 사이에 있지요. 불쏘시개를 주우러 나갔던 17세 소녀가 눈더미 속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를 들었던 것입니다. 그 소녀는 자신의 힘센 팔로 내 코트 깃을 움켜쥐고는 한 손엔 불 지필 나뭇가지를 안은 채 감자자루를 끌듯이 나를 끌고 왔습니다.”


“러시아의 농부들은 참 좋은 사람들이지요.” 빼뽀네가 말했다.


“모이넷도 출신의 바고라는 사람도 이런 식으로 구조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그 농부들 덕택에 생명을 건졌지요, 그런데 이 소녀는 러시아인이 아니었어요. 폴란드 출신으로 가족들이 농업 인구 부족 때문에 이주해 온 사람들이지요. 그 가족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많지도 않은 양식을 나와 함께 나눠 먹으면서 이틀 동안 나를 숨겨 주었습니다.


저는 이런 일이 영원히 계속될 순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소녀와 나는 엉터리 러시아 말로 겨우 서로의 의사를 소통해 왔었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길을 잃은 한 이태리 병사가 바로 몇 시간 전에 그 식구들과 마주쳤음을 가서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소녀는 억지로 동의했습니다. 잠시 후에 소녀는 권총으로 무장한 사람과 총을 든 두 사람을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나는 손을 들었지요. 그들은 내게 따라오라고 손짓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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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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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0
신부님 러시아에 가다(24)

 

 

 

(지난 호에 이어)
그는 빼뽀네와 돈 까밀로가 차례로 시가를 권했으나 정중히 거절했다. 그러나 그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기 때문에 마침내 그는 호주머니에서 신문지 조각과 마코르카를 꺼내어 교묘하게 잎담배를 말아 피웠다. 


그들은 밀 말리는 곳을 방문한 다음 비료와 살수기, 작은 농기구 등을 보관해 두는 창고를 방문했다. 모든 것이 일목요연했고 질서가 있었다. 창고 한 구석에 이상한 모양을 한 새 상표가 붙은 기계가 있어서 빼뽀네가 그것이 무슨 용도로 쓰이는 기계인가 물었다.


“목화씨를 빼는 기계입니다.” 보도니가 대답했다. “목화솜을요?”


돈 까밀로가 소리쳤다.


“이런 기온 속에서 목화 재배가 된단 말인가요?”


“아닙니다.” 보도니는 간단히 대답했다.


“그러면 이 기계로 무얼 하는 건가요?”


“그 기계는 이리로 잘못 온 것입니다. 우린 밀 탈곡기를 주문했었거든요?”


빼뽀네는 돈 까밀로를 무섭게 흘겨 보았다. 돈 까밀로는 이렇게 좋은 말꼬리를 잡았는데 그것을 그대로 놓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 기계를 탈곡하는 데 쓸 생각이군요?” 돈 까밀로가 물었다. 


“아니오.”


안내자가 냉담하게 잘라 말했다. “우리는 우리 손으로 기계를 조립해 놓았지요.”


“그러면 저 기계를 씨 빼는 기계로 주문한 사람들은 어떻게 솜을 다루지요?”


“그건 우리가 알 바 아닙니다.”


“이런 혼란이 허용되어선 안되지요.”


돈 까밀로도 보도니처럼 무뚝뚝하게 말했다.


“동무의 나라는 면적이 15만 평방 마일이지만 우리나라는 1,100만 평방 마일입니다.” 안내자가 대답했다.


이 말에 빼뽀네는 자기도 모르게 돈 까밀로의 발을 밟으면서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소비에트 시민 보도니, 동무는 이 작업에 개인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지요?”


그가 물었다. 


“아니오, 난 다만 제한된 책임만 가지고 있습니다.” 


“난 좀 더 큰 기계를 보고 싶은데요.” 빼뽀네가 말했다.


제일 큰 기계를 두는 창고는 겉보기엔 별로 볼 게 없었다. 그 창고는 물결 모양을 한 녹슨 양철 지붕을 얹은 큰 목조 창고였다. 그러나 내부는 아주 인상적인 데가 있었다. 밟아서 다져진 맨 흙 바닥은 아주 깨끗하고 기계도 잘 닦아놓아 박람회 전시장에 내놓은 것처럼 정돈되어 있었다. 


소비에트 시민 보도니는 그 기계들의 구매 날짜와 기름, 가솔린 등의 소비량과 마력까지도 다 알고 있었다. 건물 맨 끝에는 벽돌담으로 둘러싸인 작업장이 있었다. 도구가 빠진 것 없이 다 있는데다 너무나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어서, 빼뽀네는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트랙터 한 대가 수리 중이었고 모터의 각 부분이 작업대 위에 진열되어 있었다. 빼뽀네는 더 자세히 들여다 보려고 부품 한 개를 집어 들었다.


“누가 이걸 수리하고 있지요?” 그가 물었다.


“제가 하고 있습니다.” 보도니가 무심하게 말했다.


“이 선반을 가지고 말이오?”


빼뽀네가 놀란 듯이 어딘가 선반 같은 것이 달린 도구를 손으로 가리켰다.


“아니오, 이 막대기로 하지요.” 안내자가 대답했다.


굵은 노끈으로 비틀어 맨 연접봉이 벽에 박힌 큰 고리에 걸려 있었다. 보도니는 막대기 같은 나사 돌리 개로 그 연접봉을 두드려 보았다. 종소리 같은 게 울렸다.


“균형이 맞질 않았군.” 그가 말했다.


“나는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지요. 숙련된 귀가 그것을 알아내니까요.”


빼뽀네는 모자를 벗고 이마의 땀을 닦았다. “그것을 당신이 어떻게 안다구요?”


그가 소리쳤다.


“그런 기구를 사용한 사람은 내가 알기엔 이 세상에 딱 한 사람 밖에 없소. 그리고 우리의 모국인 러시아 한복판에 또 한 사람이 있구요 !”


“그게 누군데?”


돈 까밀로가 물었다.


“토리첼라에 있는 어떤 기능공이오.” 빼뽀네가 말했다.


“완벽한 마법사, 그는 경주용 자동차를 조종하는 전문가였소. 별로 이름이 알려지지도 않은 평범해 보이는 친구였지. 하지만 경주자들은 유럽 전 지역에서 그에게 자기의 경주용차를 보냈습니다. 전쟁이 나고 2 년쯤 되었을 때, 그의 기계 공장은 스티븐 강의 다리를 폭파하려고 겨냥했던 폭탄에 맞았지요. 그 사람과 부인과 두 아이가 현장에서 죽었어요.”


“다행히도 그의 아들 중에 한 명은 군대에 가 있었습니다.” 보도니가 말했다. 다음 말을 덧붙일 때 그의 음성은 달라졌다. “저는 제 아버지를 기억하고 있는 분을 알게 되어 행복합니다.”

 

그들은 말없이 그 건물을 떠났다. 밖에 나와보니 하늘은 금방 폭풍우라도 몰아칠 것처럼 시커멓게 되어 있었다.


“저는 저편에 있는 저 집에 살고 있습니다.” 보도니가 말했다.


“비가 쏟아지기 전에 저쪽으로 가서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기다리실 동안 질문이 더 있으시면 제가 대답해 드릴수 있습니다.”


그들이 그 집에 도착하자 마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집은 간소하게 지었으나 아늑하고 따뜻했다. 부엌 천정에 매달린 대들보엔 검정 그을음이 덮여 있었다. 빼뽀네는 그들이 긴 식탁에 앉을 때까지도 놀란 가슴을 진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자네 아버지의 공장에 마지막으로 들렀던 것이 1939년 이었네.” 그는 꿈속에서 혼자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내 중고차에 고장이 났었는데, 어디가 고장인지 알 수가 없었다네.”


“연접봉 이었지요.” 보도니가 말했다.


“그걸 고친 사람이 바로 저였습니다. 아버지는 나를 조수로 쓰셨지요. 그 후에 차가 잘 달리게 되었는지요?”


“그 차는 아직도 잘 달리고 있는데. 이마 위에 검은 머리칼이 흘러 내리던 그 어린 소년이.”


“열아홉 살이었으니까요.” 보도니가 말했다.


“러시아 사람들이 너그럽게 생각하고 잊어버린 일들을 다시 끄집어 내서 무얼 하시겠습니까?” 


그는 다시금 차가운 음성으로 돌아가며 말했다.


“빼뽀네는 주정꾼이며 질서 파괴범으로 옥에 갇혔을 때 그 수염을 길렀다네.  물론 그의 진짜 죄목은 반파시스트를 선동한 것이었소. 결국 그것이 그에겐 잘된 일이 되었소. 전쟁이 끝난 다음 그는 정치범의 명분과 순교자의 지위를 얻었으니까 말일세. 그렇게 해서 이 사람은 우리 마을의 첫 번째 읍장이 되었고, 상원의원까지 된 것이라네.”


“그런데 제 기억으로는 그 당시에 아저씨는 턱수염이 없었지요.”


 “없었지.”


“그게 이야기의 전부가 아니라네!” 


돈 까밀로가 말했다.


보도니는 돈 까밀로를 바라보았다.


“낯선 얼굴이 아닌데요. 같은 고향 출신이신가요?”


“아닐세, 아니야”


빼뽀네가 성급하게 끼어들었다.


“이 분은 같은 고향에 살긴 하네만, 다른 지방 출신일세. 자네는 이 사람을 알 수가 없다네. 그런데 자낸 어떻게 해서 예까지 오게 되었나?”


보도니는 어깨를 풀썩 해 보였다.


 “여러분께서 콜호즈에 관해 좀 더 설명해 주기를 원하신다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만.”


그러나 돈 까밀로는 그것으로 이야기를 끝낼 수는 없었다.


“여보게, 이 사람이 공산당 상원의원이라는 사실 때문에 방해가 되진 않도록 합시다. 우린 정치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젊은이는 인간 대 인간으로 우리와 이야기할 수 있어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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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yoon
윤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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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9
2018-09-07
[故소창길 목사님 천국환송예배 추모사] 복 있는 주의 종, 신실하신.

 

복 있는 주의 종, 신실하신 소창길 목사님!

 


복 있는 주의 종, 악인을 따르지 않았고
죄인들의 길에도 서지 않았으며
오만한 자 옆에도 앉지 않았으며
오직 주의 말씀만 즐거워 하였네.

 

신실한 주의 종, 의인의 길을 따랐으며
여호와의 말씀만을 가까이 했네
오로지 주의 말씀 따라서 살기 원했으니
시냇가에 심기운 나무 같으리.

 

복 있는 주의 종, 주야로 말씀만 따라
주의 뜻을 받들어 살아갔도다
사시사철 열매가 가득한 나무처럼
할렐루야 찬양이 절로 나오네.

 

'주께서 신실한 주의 종을 원수의 목전에서
그에게 상을 베푸시고, 머리에 기름을 바르시고
주께서 생명의 길로 그에게 보이시리니
할렐루야! 우리 주 하나님, 신실한 주의 종 소창길 목사님의 잔이 
넘치나이다!!'

 

- 시편의 예언과 묵시록의 결론을 엮은 시-

 

2018년 9월 4일 
믿음의 벗, 유니스 윤경남/우사 민석홍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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