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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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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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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9
고은의 반격

  

 


 
칼럼은 왜 쓰는가. 건방질지 모르지만 누가 쓸 수 있는가. 요즘은 검증되지 않은 글쓰기가 무제한 허용되다 보니 정제되지 않은 글들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아무나 글을 쓸 수는 있지만 아무나 함부로 글을 써서는 안 된다는 불문율 때문에 실제 능력은 충분하지만 스스로 발표를 자제하는 강호의 실력자는 부지기수다.


따라서 공공매체에 글을 올리려는 사람은 최소한 자신의 글쓰기에 대해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문학단체나 문학매체가 넘쳐나는 세상이니 그런 데서 모집한 작품 심사를 통과하는 검증단계를 거치는 노력도 유념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꼭 그런 통과의례를 거치지 않더라도 매체에 인쇄된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도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인정을 받건 받지 않건 칼럼을 쓰려면 이슈에 대해 어느 정도 깊이 알고 있는 건지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이다. 그 이슈에 대해 자기만의 차별화된 소수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묵과해선 안 될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써봐야 사람들이 읽지 않는 것은 차별화된 글이 아니라 구태의연하고 뻔한 시류에 묻혀가는 글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12일자 칼럼에서 나는 ‘괴물’이라는 제목의 글을 써서 올린 적이 있다. 당시 최영미라는 시인이 노시인 고은을 ‘괴물’이라고 지칭하며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사실을 폭로한 데 대해 반론을 제기한 글이었다.


그 사려 깊지 않은 폭로 때문에 고은은 한국 사회 전체의 지탄을 받고 그의 시는 교과서에서 삭제되리라는 등 사면초가에 빠지게 됐다.


나의 반론은 설사 그가 파티에서 여성들이 보는 앞에서 아랫도리를 내놓는 ‘변태’를 벌여서 성추행의 혐의가 있다고 해도 독재자 전두환을 찬양한 서정주처럼 ‘변절’을 한 것과 같은 수준은 아니니 그렇게 흥분할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최영미는 제주도의 어느 카페에 고용돼 차를 팔고 있던 중 주인이 없을 때 금전출납기를 털어 서울로 도망친 전력이 있으니 털어서 먼지가 나고도 남을 사람이다.


근래 한국에서 성범죄로 재판에 회부된 사람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이윤택 연극감독이다. 두 사람은 실제 성관계를 가졌던 상대방으로부터 고소를 당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성폭력으로 입건되지 않은 고은은 지난 7월 25일 최영미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고소를 제기했다. 그녀에게 1천만 원, 또 다른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박진성 시인에 대해 1천만 원, 그리고 해당 내용을 보도한 신문사에 20억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지난 17일 서울중앙 지법에 낸 것이다. 


회식 자리에서 자기의 아랫도리를 보이는 것은 분명 성추행이다. 하지만 최영미의 섣부른 단죄 역시 신중한 짓은 아니다. 이것이 내가 이슈를 분석해서 내놓은 3월 12일자 칼럼의 결론이다.


남들이 이구동성으로 그를 질타할 때 “진실이 밝혀지고 논란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겠지만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울 일은 하지 않았다.”고 한 고은의 말을 나는 믿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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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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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31
‘자전거의 길’

 

 

자전거의 길

 

 

 

 

고향으로 돌아온 대통령은
밀짚모자를 쓰고 손녀를 뒤에 태운 채
논두렁길을 달린다
들판과 하늘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 속에 자전거는 하나의 정물(靜物)이 된다.

 

다운타운 바쁜 교차로 한 귀퉁이에
자전거 한 대 서 있다
특별히 흰 페인트로 칠해 놓았고
앞에 명패를 보니 타던 사람의
탄생과 사망의 날짜가 인각돼 있다
그날 큰 트럭이 와서 그를 덮치지
않았다면 지금쯤 어디를 달리고 있을까.

 

사람이 다니는 인도(人道)에서 밀려나고
차가 다니는 차도(車道)에서도 밀려나면
자전거는 하늘길을 달려야 한다는 말인가.

 

사람 다니는 인도(人道)에서도 밀려나고
차 다니는 차도(車道)에서도 밀려나면
자전거가 가야 할 길은
하늘길밖에 없단 말인가.

 

 
 


한달 정도 사이에 2대의 ‘Ghost Bicycle’을 보았다. Ghost Bicycle은 혼령자전거라고 해야 될 거 같은데 사고로 숨진 자전거 타는 사람을 기념하기 보다 그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를 세상에 알리기 위함이다. ‘소녀상’을 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닌가 한다.
이전 칼럼에서도 이미 다룬바 있지만 토론토에서 보행자나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1년 사망자 수가 캐나다 전체 총격 사망자수와 맞먹고 있다. 자전거는 자동차가 홍수를 이루기 전엔 별 문제가 없었다.
내가 대학교 1학년 때만해도 남대문 근처만 복잡할 뿐이었다. 친구와 나는 자전거를 빌려 경인가도를 달렸다. 몇 군데를 빼놓고는 길가에 집이 보이지 않았다. 
겨울방학에 귀향하면 그 친구의 자전거를 끌고 눈에 덮인 시골 신작로를 무한정 달렸다. 뒷좌석이 없으니 한 사람이 달릴 때 다른 사람은 그 뒤를 쫓아 달리는 식이다. 더 이상 엔진의 과열을 피하기 위해 우린 초가집 주막에서 막걸리를 마셨다. 
20년 전엔가 갔더니 경인가도 양쪽으로 논들이 보이지 않았다. 풍경화는 사라지고 하늘길 마저 끊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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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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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4
신의 한 수

 

 

  
 

▲2018 FIFA 월드컵 축구 우승 트로피

 

 

열전은 끝났다. 열광도 끝났다. 국가수반까지 쫓아와 응원을 하는 경기는 축구 말고는 없을 게다. 6월 19일 시작된 월드컵 축구경기는 거의 한 달 간 인류의 가슴을 들끓게 했다. 오직 축구만이 전 세계를 휘어잡는 유일한 축제라는 것을 증명했다. 4년마다 월드컵 축구를 주최한 기관은 국제축구연맹(Federation 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 = FIFA)이다.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축구(Football)는 발로 차니까 축구다. 하지만 실제 공을 집어넣는 것은 머리의 경우가 많다. 통계로 하는 얘기는 아니고 구경을 하다보면 헤딩슛이 골 넷을 흔들 때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Football을 HeadBall이라고 바꿀 수는 없는 노릇. 하지만 생각해 보라. 공을 차는 발의 동작은 두뇌의 명령에 의해 이뤄지는 게 아닌가. 순식간에 변하는 경기판에서 기민한 상황판단을 내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머리다. 날아오는 공을 어느 순간 어느 각도로 차야 한다는 두뇌의 프로그래밍에 발이 차질없이 순종했을 때 골 넷을 흔들 수 있는 것이다. 밀집방어를 뚫으려면 몇 수 앞을 내다본 패스도 계산해야 한다. 

발이나 두개골이 하드웨어라면 두뇌는 소프트웨어인 셈이다. 축구는 더 이상 발로 차는 단순한 경기가 아니다. 지력(知力), 체력(體力), 기술력(技術力)의 3박자가 고도화되지 않으면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


4년 전엔 캐나다 국영방송인 CBC에서 리우데자네이로의 월드컵 경기를 중계해서 거의 다 볼 수 있었다. 이번엔 스포츠넷웍인 TSN이 독점 중계하는 바람에 경기를 많이 놓쳤다. 다행히 CTV에서 일부 경기들을 그나마 볼 수 있었다. 


7월 1일 러시아와 스페인이 벌인 경기에선 이변이 일어났다. 스페인이 어떤 팀인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승을 거머쥔 축구강국이 아닌가. 러시아는 이번 자국 내에서 경기를 주최하면서 최초로 조별 리그에 끼어든 젖먹이가 아닌가.
경기 내내 공을 가지고 노는 측은 스페인이었다. 이때 러시아의 코치는 나폴레옹을 물리친 쿠투조프의 후퇴전략을 구사하는 듯 보였다. 1:1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어떻게든 수비에 올인하고 마지막 승부차기에 베팅한 것이다. 신은 러시아의 손을 들어줬다. 러시아의 골키퍼가 스페인 선수의 승부차기를 엎어지면서 발로 공을 날려버린 것이다. 
7월 14일 영국과 벨지움이 3위전을 벌였는데 2:0으로 영국이 패배했다. 축구강국 영국이 1골을 넣을 수 있었는데 골키퍼 대신 다른 선수가 발로 걷어냈다. 그 선수 역시 그 순간 공이 바로 자기 앞에 떨어지지 않았다면 인력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이 역시 신의 한 수가 아닐까.


그러고 보면 축구의 승패는 지력(知力), 체력(體力), 기술력(技術力)의 3박자에다 반드시 ‘신의 한 수’가 강림해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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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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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4
가짜뉴스와 북미관계

 
 

▲평양에서 열린 북미회담의 두 주역들

 

 

 

또 가짜뉴스가 문제다. 토론토스타는 트럼프가 쏟아내는 가짜뉴스를 주별 혹은 월별로 집계해 기사화 한다. 허위사실을 발언한 게 지난 주는 35번이었다는 식이다.


북미회담에도 예외가 아니다. 며칠 전 트럼프는 어느 집회에서 위대한 영웅들의 유해 2백 구가 북한에서 들어왔다고 떠들었다. 하지만 미국 측이 준비한 나무 상자 100여 개는 지난 달 24일 북측에 전달된 지 보름째 오리무중이다. 


지난 6일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겨우 유해송환을 위한 후속회담을 약속했을 뿐이다. 그가 떠난 지 5시간 만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일방적•강도(强盜)적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나왔다. 실로 유감"이라고 비난했다.


‘일방적•강도(强盜)적 비핵화 요구’라는 말은 외교적 수사와는 한참 먼 여과되지 않은 표현이다. 오죽 분통이 터졌으면 이런 표현도 불사했을까. 이건 북미관계가 풀려 남북한이 더 잘 살았으면 하는 소망에 악마의 그림자가 예고된 셈이다.


바로 지난 주 내보낸 칼럼에선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이번에는 낙관할 수 있다는 연설을 전한 바 있는데 가역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또 한 가지 가짜뉴스의 혐의는 ‘종전선언’이다.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하기 전인 6월 1일 트럼프는 "종전선언을 위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 연유인지 회담 후 발표한 합의문은 지난 번 칼럼에서 소개한대로 (1)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 (2)양국은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 (3)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 (4)이미 확인된 전쟁 포로 유골의 즉각적인 송환 이다.


누가 봐도 합의문의 우선 순위는 ‘종전선언’이라던가 하는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이 먼저다. 하나 미국은 제재를 1년 더 연장하는가 하면 압박의 강도를 더 높이겠다고 윽박지른다.


그런 얼굴로 평양을 찾은 폼페이오가 유해송환이나 미사일 파기부터 요구했으니 이건 제1항을 가짜뉴스로 전락시키는 행위다.


이어 베트남으로 날아간 그는 북한이 베트남처럼 좋은 옷을 입으려면 팬티까지 벗어야 한다는 의미, 즉 번영을 하려면 핵부터 포기해야 한다고 했으니 협상태도의 진정성에 의문이 든다. 


북한은 ‘번영’보다 ‘생존’이 우선 아닌가. 합의문대로 ‘생존’을 보장하는 ‘종전선언’을 제시하면서 미사일 파기를 유도해야 하는 게 순서가 아니겠나.


폼페이오의 파문이 잦아든 9일 트럼프는 “나는 김정은(위원장)이 우리가 서명한 계약, 더 중요하게는 우리가 한 악수를 지킬 것으로 확신한다”라는 소감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가 김정은과 서명한 합의문 제1항이 가짜뉴스가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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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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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5
정세현 강연회

 

 

▲토론토한인회관에서 강연 중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축구와 강연회가 공통점이 있다면 현장보다 더 큰 관중이 있다는 사실이다. 요즘 한창 진행되는 2018년 FIFA 월드컵 축구경기는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다. 시합이 벌어지는 경기장에는 대충 5만 명이 구경을 하겠지만 TV나 인터넷 매체를 통해 시청하는 지구촌 인구는 몰라도 수 억에 달할 것이다.


멕시코가 독일을 이길 때 멕시코 수도에 모인 관중들의 수가 엄청나서 그들이 승리의 환호성을 지를 때 도시가 지진을 일으켰다고 한다.


정세현 강연회의 청중은 한 2백 명 내외일 거 같지만 다른 매체나 이 글을 통해 그 이상의 청중이 현장에 가지 않고도 그의 메시지가 전해졌으면 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현재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세변화를 누구보다 명확하게 분석해내는 분이다.


토론토에서는 3번째 상면하게 된 거 같은데 언젠가 칼럼에서 자기 글에 대한 반응이 토론토에서도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칼럼을 애독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보인 반향을 기억했던 모양이다.


강연회는 6월 29일 저녁 토론토한인회관에서 열렸다. 강연제목은 ‘한반도 냉전구도, 이번에는 해체되는가?’다. 그의 논지는 조심스럽지만 낙관이 가능할 거라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통일부 장관으로서 오래 동안 한반도 정세 변화를 몸으로 겪었기 때문에 경력에 기반해서 사태의 추이를 예단하는 경륜까지 갖춘 분이다. 강연의 핵심요지는 9.19공동성명과 지난 6월 12일 트럼프와 김정은이 합의한 성명서와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이다. 
9.19공동성명은 베이징에서 2005년 9월 19일 열렸던 6자회담의 결과물이다. 거기선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북미수교를 하고 경제 재건을 원조하겠다는 순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이번 트럼프와 김정은이 합의한 것은 먼저 북미수교를 제1항으로 명시했다. 선 수교 후 비핵화인 것이다. 


두 정상이 서명한 합의 사항들을 복기하면 (1)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 (2)양국은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 (3)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 (4)이미 확인된 전쟁 포로 유골의 즉각적인 송환 등이다.


이처럼 미국은 제1항에서 9.19과는 다른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북한이 막대한 비용을 들인 핵과 미사일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는 동안 압박과 제재만 풀어주는 돈 안드는 거래니 남는 장사라는 것이다.


축구나 북미관계에서 게임을 망치는 것은 파울(반칙)이다. 어느 축구 경기에선 상대방 선수의 허리를 붙잡는 파울 때문에 프리킥을 허용하고 무너지는 것을 보았다.
북미관계도 반칙으로 인한 파탄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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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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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30
거북이의 노숙

 

 

 

▲오크빌에서 집 나간 지 1년여 만에 생환한 사막 거북이

 

 

 

며칠 전 하지가 지났다. 시인이 모란이 지면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한탄 했 듯 하지(夏至) 역시 한탄의 대상이다. 시인이 한탄한 것은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기 때문이다. 하지 역시 더 이상 일조시간이 뻗쳐 오르지는 않는다.


한 겨울에도 동지(冬至)가 되는 날 혼자 슬며시 미소를 짓는다. 아무리 추워도 이제 일조시간이 길어진다는 희망 때문이다. 동지는 그러니까 슬픔 속에 기쁨이 있는 날이고 하지는 기쁨 속에 슬픔이 있는 날이다.


캐나다에서 여름을 마냥 기뻐만 할 수 없는 건 짧은 여름 기간에 긴 겨울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집을 손보거나 혹은 유리창을 갈아 열 손실을 막는 단열공사 등이 거의 여름에 이뤄지니 여름은 겨울을 위해 존재하는 계절이다.


겨울 나기가 문제라는 강박관념 때문에 집 주위에 흔히 보이는 동물들의 겨울 나기도 남의 일 같지 않다. 그 흔한 다람쥐는 겨울을 어떻게 나는지 또 올 봄에도 뒤뜰의 상추를 축내는 토끼는 어디서 겨울잠을 자는지 늘 궁금하기만 한 것이다.


야생동물의 겨울잠은 물론 피의 온도에 따라 다르다. 찬피 동물은 아예 몇 달 동안 땅 속에서 잠을 깨지 않는다. 근래 찬피 동물인 어떤 거북이의 가출이 화제다. 며칠 전 오크빌에 사는 한 여인은 그 지역 동물보호협회(Humane Society)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거북이 한 마리를 누가 가져 왔는데 그게 잃어버렸다고 신고한 그 거북인지 와서 보라는 거였다. 그 여인은 거북이를 애완동물로 기르고 있었는데 작년 7월 뒤뜰 울타리를 뚫고 탈출했다. 찬피 동물인 거북이가 노숙을 하다가 겨울에 얼어 죽지나 않았는지 여인의 수심은 깊어만 갔다.


연락처를 적은 쪽지를 여기저기 붙였고 지역신문에도 기사로 내달라고 했다. 혹시 누가 인터넷 장터인 키지지(Kijiji)에 매물로 내놓은 건 아닌지 검색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말 못하는 거북이가 단순히 애완동물이 아니라 반려동물이었던 셈이다. 그런 거북이가 거의 1년 만에 생환을 한 것이다. 말 못하는 거북이가 생존 스토리를 털어 놓을 리 없다.


어느 집 데크 밑에서 몇 달 동안 겨울 잠을 자지 않았다면 사막에서 사는 그 거북이가 살아 남을 수 없었을 게다. 집안에서 스며 나오는 더운 바람이 그 데크 밑에 온기를 나눠줬을 수도 있다.


올 봄 토끼가 검불을 입에 물고 나르는 것을 목격했다. 새끼를 위해 둥지를 만들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들었다. 토끼는 땅 속에 굴을 파고 겨울을 난다고 한다. 거기에 마른 풀이나 지푸라기, 잔 가지들을 물어다 보온이 되게 꾸민단다.


다람쥐는 한 굴에 여러 마리가 들어가 겨울을 난다. 많을수록 서로 체온을 보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다. 더 격렬하게 떨수록 몸이 따뜻해진다는 것을 다람쥐는 알고 있는 것이다. 


잃어버린 거북이를 애타게 찾았다는 여인의 기사를 읽고 우리 집 뜰을 공유하는 토끼와 다람쥐는 겨울을 어떻게 노숙하는지 알아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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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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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4
인간 로드킬

 

 

▲자전거를 타고 가다 트럭에 치여 사망한 토론토의 사고 현장

 

 

 

지난 금요일 저녁 색다른 추모 의식이 벌어졌다. 자전거 150여 대가 떼를 지어 토론토 거리를 질주한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차에 치여 죽은 망자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행렬이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추모 의식은 흔히 자동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의 경우다. 기억에도 생생한 건 지난 4월 토론토 영 스트리트에서 벌어진 밴의 돌진 사건이다. 정신 나간 자가 인도로 밴을 돌진시키는 바람에 20여 명 이상의 행인들이 죽거나 다쳤다. 조객들은 그 사고 지점에 산더미 분량의 꽃들을 바쳤다.


자전거의 경우 추모 의식이 다르다는 것을 전엔 알지 못했다. 미첼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 차에 치인 것은 지난 5월 15일. 36세밖에 되지 않은 젊은 나이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6월 7일 사망했다. 


그를 추모하기 위해 150여 명의 조객들이 모였다. 모두 자전거를 타고 였다. 다운타운인 스파다이나 거리와 블루어 거리 교차지점에 모인 그들은 사고가 났던 지점인 하이파크 근처의 거리까지 행렬을 지어 달렸다. 어쩌면 10 Km 정도 되는 거리일 게다.


사고 지점에 도착하자 그들은 꽃을 바치는 대신 자전거를 바쳤다. 망자의 이름을 적은 하얀 색깔의 자전거다. 행인들은 주인 없는 자전거가 왜 거기 서 있나 잠시 서서 바라볼 것이다. 이 자전거를 혼령 자전거(Ghost Bicycle)라고 부르는 건 주인은 보이지 않지만 망자의 혼령이 대신 타고 있기를 바라여서인지 모른다.


자전거 행진에 참여한 사람들은 추모도 추모지만 이 도시의 거리가 더 이상 안전치 않다는 것을 시위하기 위해서일 게다. 이들은 같은 행사를 이번 달만 네 번을 더 해야 할 처지다. 지난 월요일 3시경 한 여인을 치어 죽인 자동차 운전자는 뺑소니를 쳤다.


다음날 또 다른 여인이 트럭에 치어 숨졌다. 이처럼 추모 자전거 행진이 거듭되다 보면 당사자들만이 아니고 지역사회의 이슈로 부각되는 날이 멀지 않을 게다.


요즘은 러시아워가 따로 없는 게 토론토의 교통 사정이다. 집에서 다운타운의 병원까지 이전엔 반 시간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두 배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유 중의 하나는 자전거들과 거리를 나눠 써야 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체크하기도 바쁜데 자전거까지 감시를 하면서 운전을 하자니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 


특히 교차로에서 오른쪽으로 차를 꺾는 순간 난데없이 자전거가 지나가는 바람에 놀란 적이 여러 번이다. 다운 타운에 차를 가지고 가는 게 갈수록 겁나는 이유는 그래서다.
너구리나 다람쥐가 차에 치여 죽는 동물 로드킬(Roadkill)은 다반사가 된지 오래다. 근래 사람들이 차에 치여 죽는 인간 로드킬이 점차 그 수준에 미치고 있다.


지난 2년간 토론토의 경우 93명의 행인들과 자전거 운전자들이 거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건 캐나다 전체 총기사고로 죽은 숫자나 엇비슷하다. 로드킬을 막기 위해 고속도로의 경우는 도로 밑으로 터널을 파 야생동물의 안전이동을 도와준다.


인간 로드킬을 막으려면 그에 못지 않게 더 다각적인 대책이 요청된다. 자동차의 운행속도를 더 줄이던가 아니면 자전거와 자동차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도로 디자인을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토론토 거리들이 킬링 필드가 돼가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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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6
산책의 힘

 

 

 

▲트럼프와 김정은이 점심 후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산책하고 있다. 

 

 

 

산책은 생산성이 높은 운동이다. 칸트처럼 혼자 하는 산책은 ‘인간은 이성의 존재’라는 철학적 명제를 발견하게 한다. 누구든 두 사람이 하는 경우 ‘인간은 우정의 존재’라는 보편적 사실을 발견하게 한다.


맛을 들이긴 정치가들도 마찬가지다. 근래 국가 원수들이 정상회담을 할 경우 두 사람만의 산책이 특별 메뉴로 자리잡았다. 당연히 배석자나 통역은 그림자도 얼씬거리지 않는다. 북한의 김정은이 남한의 문재인과 만났을 때나 트럼프를 만났을 때 그랬다. 하지만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지난 달 초 다롄의 해변에서 산책을 할 때는 통역들이 뒤따르고 있었다.


아무리 짧아도 산책은 두 사람을 화학적으로 결합시켜 준다. 공식 석상에선 배석자들의 눈치도 봐야 하고 카메라도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악수나 미소가 물리적 결합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문재인이 김정은을 친구라고 부르겠다고 말한 것은 두 사람만이 따로 도보다리에서 대화를 나눈 뒤부터였다. 그로부터 한달 후 두 사람은 북측의 통일각에서 다시 만났는데 김정은은 문재인을 밀착 포옹했다. 도보다리에서 화학적 교감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그게 가능한 장면이겠는가.


산책은 공식석상에선 할 수 없는 거래를 가능하게도 한다. 이를테면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동지, 노쇠한 참매1호기를 타고 싱가포르까지 간다는 건 무리일 수 있어요. 우리나라 총리가 타는 보잉 747 여객기를 보낼 테니 아무 말 말고 내 호의를 받아줘요.”라고 했을 수도 있다. 두 사람은 자존심의 벽을 그렇게 무너뜨렸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점심을 먹은 후 트럼프와 김정은은 호텔 정원을 10분 간 함께 산책했다. 통역이 동행하지 않았으니 무슨 말을 주고 받았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TV 인터뷰에서 단서는 곧 떠올랐다.


“앞으로 전쟁 연습을 중단할 생각이지요. 괌에서 한반도까지 전폭기를 띄우자면 막대한 경비가 나고 또한 북한을 자극하기도 하니까요.” 천만 뜻밖에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 가면서까지 트럼프가 측은지심을 드러낸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이전에 미국과 합의를 해 놓고도 깨지 않았는가. 그런데 김정은을 어떻게 믿겠다는 건가요?” 기자의 질문이다.


“거기에 대해 그도 말했지요. 그렇게 합의를 해 놓고 미국이 지키지 않은 면도 있었다는 거지요. 그건 적절한 지적이라고 봐요.” 이것 역시 역지사지의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기자의 질문은 끈질기게 이어진다. “잔인한 독재자로 국민을 굶기고 강제노동수용소에 가두는가 하면 자기 가족도 살해한 사람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다는 말인가요?”


“주어진 여건을 피하지 않고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보지요. 나는 일생 동안 많은 딜을 해본 사람이요. 믿음이 갔었는데 신용을 지키지 않을 사람이 있었고 믿음이 가지 않았는데 신용을 지키는 사람이 있었지요. 나는 그를 믿어요. 그 역시 나를 믿는다고 했고요.” 


만나자마자 일분 안에 상대방을 파악한다는 트럼프. 선수끼린 서로 믿을 수 있다는 거다. 어쨌든 마지막 발언은 앞으로의 북미관계를 안심케 하는 대목이다. 두 나라의 최고지도자들이 서로 신뢰를 운운한다는 것만도 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 


그 신뢰는 두 사람이 산책했을 때 시작된 화학적 반응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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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angmook
이상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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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1
거머리 변호사

 

 

▲온타리오 보수당 당수 덕 포드

 

 

 

선거판에서는 유력후보일수록 집중포화를 받는다. 맷집이 좋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는 얘기다. 이번 온타리오 주의원 선거는 보수당의 세몰이로 시작됐다. 그러자 곧 역공이 뒤따랐다. 자유당과 신민당의 흠집내기가 시작된 것이다. 게다가 어느 유력언론은 신민당의 집권을 호소하며 지지의사를 드러냈다. 나아가 보수당 당수인 덕 포드의 신상털기도 부지런히 기사화한다. 


어제 저녁 머리기사는 덕 포드가 작고한 동생의 미망인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러한 네거티브 공세가 언제나 성공을 담보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가족으로부터라면 그 시도는 역풍을 자초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선거를 3일 앞둔 경우라면 고소인의 인격부터 의심받게 된다. 동생 로브 포드가 토론토시장이었을 때 형 덕 포드는 시의원이었다. 동생이 마약에 연루됐다든가 불명예스러운 기사가 터질 때마다 방어에 나선 사람이 그였다. 
 2년 전 동생이 암으로 별세하자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던 모습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맷집이 유난히 큰 체구인데도 속은 나약함이 엿보이는 장면이었다. 
 고소는 덕 포드와 그 동생인 랜디, 그리고 가족회사인 데코 라벨회사를 묶어서 한 것이다. 미망인인 레너터는 가족회사로부터 몇 백만 불의 수입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면서 1,650만 불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이다.


“선거운동 기간 중 그녀의 변호사는 돈을 내놓던가 아니면 세상에 알리겠다고 했지요. 그리고 선거를 3일 앞두고 그 말대로 한 것이지요.” 덕 포드의 대변인이 한 말이다.
레너터의 시어머니인 다이앤 포드는 이렇게 말한다. “선거운동기간 중 레너터가 이처럼 근거없는 허위의 무고를 우리 가족에게 한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로브의 자녀들을 돌보고 장차 재정적으로 안전케 하는 것은 한 가족으로서 우리의 목표다. 그녀 자신과 자식들을 위해 레너터가 마약중독에서 헤어나는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게 우리의 소망이다.”


미국의 범죄 드라마에서 악당들이 가장 많이 하는 대사가 “변호사하고만 이야기할 거에요.”다. 이 말은 경우에 따라 변호사를 공범자로 만들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다.
범죄의 질이 아예 법망을 피할 수 없다면 처음부터 수임을 거부해야 하는 것이 변호사가 취할 태도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꼬투리가 미미한데도 놓치지 않는 게 변호사들의 비즈니스 마인드다.


이런 경우도 있다. 자동차 접촉사고가 났는데 파손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운전자는 변호사를 통해 배상을 청구했다. 1차 청구는 보험회사에서 잘 마무리한 것으로 알고 잊어버렸다. 그런데 2년쯤 됐을 때 다른 변호사를 통해 또 법원에 고소를 하는 것 아닌가. 1차 청구시 일단락됐다는 건 합의로 끝났기 때문인데 이 무슨 어거지인가. 


무슨 꼬투리라도 잡아 남의 피를 뽑겠다는 것은 변호사의 돈벌이와 무관치 않다. 그런 변호사들을 여기서는 ‘거머리’라고 부른다. 덕 포드를 고소한 변호사도 같은 종류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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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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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2
미완의 추적

 

▲제약회사 재벌 고 배리 셔먼과 부인 허니

 

 

 

‘추적 60분’은 KBS 2TV에 나온다. 매주 수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영되는 탐사보도다. 때로는 민망할 정도로 사실을 까발리기도 한다. 근래 조양호 대한항공 사주 가족의 갑질 행태를 심층 보도한 것은 5월 9일이다. 


5월 16일에는 귀신 쫓는 피복음교회의 진실을 파헤치기도 했다. 5월30일에는 북미 정상회담 첩보작전의 비밀을 밝힐 모양이다. 60분 만에 속 시원한 결론을 내놓으려면 제작에 피 말리는 고충이 따를 게 분명하다.


토론토에는 5개월이 지나도 풀리지 않는 살인사건이 있다. 살인이라고 결론이 났는데도 범인에 대한 어떤 단서도 수면 아래 잠수 중이다. 거대 제약회사 사주인 배리 셔먼과 그의 부인 허니가 시체로 발견된 건 지난 해 12월 15일 아침 11시경. 부부는 401 HW 남쪽과 베이뷰 근처에 있는 집을 매물로 내놓고 있었다. 리스팅 프라이스는 6백9십만 불.


그날 아침 부동산 중개인이 고객을 데리고 그 집을 구경시키던 중 수영장에서 부부가 한데 묶인 채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두 사람의 목에는 가죽 허리띠가 둘러져 있었다. 하나는 남편인 셔먼의 것이었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누구 것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아마 지문채취가 불가능한지도 모르겠다. 6백 9십만 불짜리 집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재산은 수십 억대다.


그런데도 재산을 노리는 자가 누구인지 그 혐의에 대한 조사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5개월이 지나 이 기사가 다시 토론토스타지에 등장하자 더 이상 추적을 거부할 수 없는 호기심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은 현직 검시관에게 부검을 의뢰했고 그는 타살의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자살인지 타살인지를 밝히지 않았다. 처음엔 남편이 아내의 목을 조른 후 자살했다는 가정도 배제하지 않았다.


가족들은 별도의 대책을 세웠다. 범죄사건 최고의 변호사를 선임했고 최고의 검시의와 최고의 형사들을 고용했다. 검시의는 두 사람의 손목이 줄로 묶여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그들의 목을 조른 것은 가죽 허리띠가 아니라 줄인 것도 발견했다. 


경찰은 금년 2월 15일에야 두 사람이 피살됐다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하지만 범인이 누구일 거 같다는 경찰의 혐의는 기사에 보이지 않는다. 피살된 재벌 부부에 대한 원한 관계나 아니면 재산을 노린 주변 가족들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다.


언제 경찰이 목을 조른 줄과 목에 두른 가죽허리띠의 출처를 밝혀낼지 알 수 없다. 가족들이 고용한 사설탐정들이 먼저 범인을 찾아낼지도 모른다. 


KBS 2TV의 ‘추적 60분’이 사건의 전모를 60분 안에 밝히는 데 비해 토론토 스타는 앞으로 60일은커녕 6개월 안에라도 추적의 성과를 보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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