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계정 찾기 다시 시도 아이디 또는 비밀번호가 일치하지 않습니다!

조미나의 시산책

macho
4806C94B-D618-4FCA-BA12-9B989084FD03
58325
Y
메뉴 닫기
오늘 방문자 수: 24
,
전체: 19,146
조미나의 시산책

부동산캐나다에기고
www.budongsancanada.com
메뉴 열기
macho
조미나
70487
9197
2018-09-15
독 백

 

 독 백 

 


 
 
어머니 대지여,
침묵 속에서 내세우지 않음을 알고 
누가 당신께 큰 상을 주던가요?
누가 당신의 머리에 장미 화환을 얹어주던가요?
받은 것 하나 없어도 영원토록 안아주고 퍼주기만 하는 이여,
당신의 단단한 사랑의 힘을 그 튼실한 생명의 빛줄기를 
철없는 나는 쏟아지는 햇살에게서 찾았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미소 짓는 달빛과 별빛에게서 찾았습니다.

 


어머니 대지여,
밟아도 무조건 모두 받아주는 숨은 침묵이여.
계절을 돌고 돌아 모든 생물들의 산고를 홀로 떠맡고 
시시각각 당신은 만삭으로 피어나고 있는 건가요?
당신을 찾기 위해 나는 대지의 땀 냄새에 취해 돕니다. 
내 텃밭에서나 들판에서나 하냥 나비춤을 춥니다.
부르면 어김없이 응답하는 태초의 침묵이여.
당신의 흐르는 땀 냄새가 무척이나 그리울 때면 
시냇물가 무수한 조약돌을 모아 보았습니다.
저 높은 산 바위에 기대어 귀 기울여 보았습니다.

 


어머니 대지여,
대륙의 온갖 식은 땀냄새와 때묻은 온난화 소식에도 
실망하거나 두려움에 떨지 않음은 당신의 숨소리를 듣는 
모태 아기로 살아가는 순수 기쁨 때문인가요?
혹은 세상의 이방인으로 저잣거리를 허허로이 맴도는 
이 내 고집스런 나그네의 믿음 때문인가요?
믿을 수 없는 것은 머리털 난 인간이라면서도 
늘 버릇처럼 인간을 먼저 사랑하였습니다.
언제나 인간을 위하여 풍성한 텃밭을 기원하였고 
당신의 비단옷 한 자락을 무참히 잘라와 끼니를 만드는 
이 손과 발의 거짓 충성을 알면서도 용서의 흰손을 내미는 이여, 
날마다 달디 단 휴식을 위해 당신의 품으로 달려갑니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acho
조미나
70411
9197
2018-09-06
뿌리의 노래

 

뿌리의 노래

 

 


 
오늘도 어제처럼 어제도 내일처럼 
어둠이 더는 어둠이 아닌 빛으로 포말짓는 
파도처럼 내 가슴을 울리며 밀려드는 
저 어둠 속에서도 솟구치는 생명의 몸짓 
날마다 실뿌리에 가득 담긴 노래였으면 좋겠다. 
그 노래가 온통 별들에게로 수신되는 
은하수마다 가득 찬 내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타오르는 내 혼불의 가락과 함께 우주 합창소리가 
결고운 화음 맞추며 기쁨으로 전율하면 좋겠다.


 

어둠 속 깊은 곳에 홀로 서있을지라도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온갖 땅 속 기운을 흠향하면서 
침묵으로 빛을 당기는 등대지기의 손길로 
홀로 넘치는 뿌리의 당찬 몸짓이면 좋겠다.
머리카락 한올한올 별들의 숨결을 새겨두고 
그 별들과 더불어 신명난 어깨춤을 출 수 있는 
님 향한 그리움으로 물이 오른 오색빛 무지개 
베로니카의 머리카락 성좌로 빛났으면 좋겠다.


 

땅속에서도 빛을 갈구하는 자연법을 익혔기에 
햇살 품은 잎새들과 소통하는 신호음이 끊긴 적 없나니
끝없이 펼쳐지는 영혼의 노젓기 노동력으로 
근육질 단단한 뿌리로 넘쳤으면 좋겠다. 
대지 어머니의 땀방울인 물줄기를 끌어 당기며 
그리움으로 가득한 내 영혼에도 생명수가 넘쳐나서 
내 몸짓과 절로 공명하는 별들의 합창소리는 있어 
마르지 않는 천상의 음반으로 새겨지면 좋겠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acho
조미나
68358
9197
2018-09-02
그날을 위하여-W.B.예이츠의 시 ‘낚시꾼’을 그리면서

 

그날을 위하여 
-    W.B.예이츠의 시 ‘낚시꾼’을 그리면서

 

 

 

 

산 정상에서 낚시줄을 드리운 이
어느날 갑자기 새삼 그가 내게로 와서 
결 고운 속삭임으로 나를 달뜨게 했다고 상상해본다. 
오늘은 몹시도 침묵 속 그의 속삭임이 그리워진다.
일찌기 옛시인이 칭송하고 마지막까지 함께 할 
그리움으로 남았던 회색 도포를 입은 그는 누구인가.
알 듯 모를 듯 아련한 꿈 속의 사람
세상에 없는 메루산의 전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이 
꿈 속 어딘가에서 나를 메루산 정상으로 인도하는 이 
얼마나 나는 별을 우러러 그를 찾아 헤매돌았던가. 

 


산 정상에 홀로 서서 세상을 굽어보는 낚시꾼
내가 물고기처럼 거친 세파를 헤매돌고 있을 때 
그는 신만이 거하는 산정상에서 내 영혼을 부르고 
나보다 먼저 나를 알고 남몰래 나를 인도하고 있다. 
태초 이전부터 홀로 당당한 그의 지팡이와 램프불로
혼미한 세상의 영혼을 이끄는 그의 불꽃 사랑
옛시인도 노래했듯이 회색 도포자락 날리는 
그에게 이제는 감히 나도 말을 걸 수 있을까.
홀로 고독하여 고독이 아닌 유아독존
충만한 그와 더불어 산 정상에 나란히 서는 그날까지 
나는 그리움으로 가슴 뛰놀며 그와 함께라면 온세상 
부러울 것도 바랄 것도 없는 기쁨으로 넘치리라.

 


그의 숨결과 더불어 산골짝 시냇물을 따라 오르는 
끝없는 여정을 별을 우러러 지친 몸을 위로하면서 
멈출 줄 모르는 흰빛으로 밀려드는 그대의 램프 빛으로 
언제나 새롭게 차오르는 내 혼불이여.
 오로지 미지의 청동빛 그의 얼굴을 그려보면서
이젠 정상에 다 왔노라고 그의 곁에 내가 서 있노라고 
확신 아닌 확신에 차 외쳐대던 숱한 꿈 속의 밤이여. 
정녕, 내가 한 마리 사슴처럼 메루산 정상을 뛰놀며 
그의 램프빛 생명수로 넘치는 그날은 밀려오고 있으리라.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acho
조미나
68297
9197
2018-08-23
골고다

 
골고다 


 

 

골고다 해골의 언덕이란 
인간의 죽음의 길인 동시에 
불멸의 삶으로 새출발한다는 역설을 
몸소 시연한 사랑의 황금 햇살인 그대여,
그날 그대는 이 땅의 삶이란 모두 역설이라고 
세상 만사가 비밀이고 허상의 신기루이며
 거짓 마귀의 탑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시연했던가.
 이천년 물고기 자리의 새 역사를 향한 
황도대 빗장을 활짝 열어젖히고 있었던가.
신이 정한 불멸의 비밀 앞에서 삶과 죽음이 
그토록 파노라마로 펼쳐지면서 천상의 영광인 
성 예루살렘의 빗장이 활짝 열리고 있었던가. 

 


그러나 서러워라, 영혼이여,
눈 멀고 귀 먼 인간들이란 이천년이 다 가도록 
굴레의 수레바퀴 속에서 그대의 진의를 몰라서 
길을 잃고 죽음의 언덕길로만 치달리는 낙망이여.
 님은 무상으로 죽음의 역설을 시연하였고 
몸소 어둔 하데스로 들어가 죽음을 정복하고 
삼일 후에 다시 일어나 모든 것을 되살리는 
권능의 천국 열쇠를 이땅에 던져주었으나
이천년이 다 가도록 깨닫는 이 참으로 드믈다네. 

 


이 땅의 눈먼 예언의 선구자여, 
이십 세기 초 골고다의 죽음을 찬미하는 시인이 있었으니 
돌아오라 영생의 길로 돌아오라고 
죽음의 제식을 읊조리는 마법의 역설자여.
 불멸이 아닌 죽음의 망치 소리로 무수한 역설을 낳고 
잃어버린 에덴을 지키는 건설자의 꿈과 파멸자의 힘이 
한데 어우러져 소용돌이 치는 물결 소리여.
불타는 화염검의 역설을 온몸으로 시연하는 
시인의 눈에 어리비치는 한결같은 이천년의 화음이여. 
망치 소리 드높게 죽음의 벽돌을 놓아 불멸의 성탑으로 가는 
황도대 시간의 터널을 잇대어가는 건설자의 꿈이여.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acho
조미나
67188
9197
2018-08-18
요람에서

 

 요람에서 

 

 

 

그날 크루즈 선상의 유난한 밤은 
우주 어머니의 요람에 안긴 아이처럼
하냥 부족함이 없는 평안함으로 떠돌았네.
헤매도는 수평선 너머 머나먼 항로에서 돌아와 
이제금 우주 어머니의 품 속인 대양에서
우주 어머니의 눈빛인 만월에 안겨서 
21세기 우리의 먼 항로는 끝없는 평안함으로 
최신식 크루즈만큼이나 탄탄대로만 같았네. 

 

그러나 세상이 우리 행복을 질시하는 듯
항해 직후 날아든 잔혹한 비보는 
일순간 우리를 하데스의 공포로 곤두박질치게 했네. 
돌아보면 밀려드는 어둠 속 해일을 알기엔 
너무도 나약하고 어리석은 눈먼 영혼이여, 
시야 좁은 세상의 시냇물 가에만 맴돌며 
젖은 종이배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자족하면서 
방황이 방황인 줄 모르던 생철부지였네. 

 

칠흑 어둠 속으로 중병의 징후가 밀려왔다는 
서슬퍼런 칼날 가르는 비보가 날아들었을 때 
우리는 아득한 미지의 주검을 굽어보는 듯 
삶이 퍼올린 우물의 밑바닥을 가늠해 보았네. 
하여, 모든 슬픔이란 실은 우리네 잠든 혼불을 깨우는 
우주 어머니의 손길에 잠시 잠깐 흔들리는 
거듭난 아기 요람의 뒤척이는 몸짓임을 알았네.

 


삶의 폭풍이 잦아들면 어느새 우리는
얼굴 가득 미소로 눈맞춤 할 수 있는 아이,
우주 어머니의 비단옷 스치는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우주 요람에 안긴 채 
별똥별들이 매달린 행성의 모빌 사이로 울려퍼지는 
우주 어머니의 잔물결 자장가 소리에 취해도는 
흔들리는 요람 속에서 홀로 풍족한 아이, 
은하수 물결 속에 정박한 초신성 샛별이라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acho
조미나
67100
9197
2018-08-13
선택

 

 선택 

 


                                                                                          
 비웃음과 욕설
침뱉음과 분노의 손가락질이 난무하는
무지로 옹벽을 쌓은 골고다 언덕에서도
천국과 지옥을 가르는 양나래를 활짝 편 
불타는 모세의 지팡이는 있음이여.
레테의 강물을 등지고
사망의 골짜기를 훌쩍 뛰어넘어
가없는 어둠의 터널 속에서 이끌어내는 
님의 가만한 등불이 있음이여.


  

세상의 사형수가 되어 
십자가에 매달린 
극한 상황 속에서도 문득 
누구나 실눈 뜨고 바라볼 수만 있다면
분명 큰 사랑의 빛은 온몸을 휘감고  
생명의 물줄기는 넘쳐나고 있음이여.

 


혀를 날름거리는 하데스로 추락해가는
두 죄수의 절명하는 순간에도 
그들이 무거운 영혼의 추를 흔들어 
스스로를 일깨우기만 한다면
일순간 한 가닥 빛의 동아줄을 잡기 위해 
절망 속에서 님을 향해 손 내밀기만 한다면 
꺼지지 않는 생명의 등불은 다가옴이여.
꺼져가는 한 줌 혼불을 건져내어
천상에 이르게하는 대우주의 어망이 되는 
님의 뜨거운 손길에 닿을 수 있음이여.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acho
조미나
66987
9197
2018-07-30
구름 여행

 

 구름 여행

 

 

 
언제부턴가 솜이불 구름으로 높이 올라 
하냥 노닥이는 일도 시들해질 때면 
천상의 황녀는 스스로 지상으로 하강하여 
세상의 온갖 오물을 닦아내리고 싶어지지요. 
가녀린 두 팔 걷어부치고 대걸레다 빗자루다 
세상의 모든 상처를 닦는 신데렐라가 되겠지요.
지상의 가는 곳마다 뭇생명에게 생기를 심어주는 일이 
어찌 뭉게 구름으로 노닐던 시절의 기쁨만 못할까요?

 


우주의 여왕인 어머니 바다가 부르고 있어요.
“신데렐라가 된 내 황녀여, 어서 돌아 오너라,
 오도가도 못하는 그 막막함의 땅에서는 
힘겨운 노역만이 네 양 어깨를 짓누르고 있지 않더냐? 
아비규환의 영혼들이 온통 네 발목을 잡아당기는 
 불타는 사막에서 어서 돌아오너라.”
“그래도 내 혼불을 다 태울거예요, 어머니 바다여. 
해와 달과 뭇 별들을 안고 흥겨운 어머니처럼 
생명의 물결춤으로 온세상 갈증과 고뇌를 
닦아주는 치유의 대천사 라파엘이 되고 싶어요.”

 


“내 황녀여, 서둘러 돌아오너라.
지상에는 목마름과 광야의 슬픈 울부짖음들이 
정화되지 못한 뭇 생명들이 타오르는 유황불 속에서 
밤낮으로 물방울인 네 몸을 갉아대고 있지 않더냐?”
“그래서 더욱 더 제 손길이 필요해요, 어머니 바다여. 
낮게 허리춤을 접고 부지런히 씻어내리다 보면 
어느새 부황든 뭇 생명들의 버석임에 가랑비가 되고 
목마른 논바닥과 사막에도 치유의 단비가 되겠지요. 
마침내 이 몸이 소진하는 날에는 별빛이 춤추는 바다로 
출렁이는 어머니 품 속으로 돌아가 잠들 테니까요.”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acho
조미나
66894
9197
2018-07-22
불사조를 위하여

 

 불사조를 위하여 

 

 

 


언제나 길잡이는 있는 것이지
구세주 예수 탄생에 앞서 세례 요한은 
이 땅에 내려와 먼저 구세주의 길을 터놓는일.
선구자로서 앞날을 닦아야 할 
신의 힘이 오기 전에 가브리엘 천사가 와서 
신의 뜻을 고지해야만 하는 것이지.
그가 오기 전 세례 요한은 이 땅으로 먼저 와야하고 
신의 뜻에 따라 선지자는 목이 베이고 
그의 머리로서 마침내 우리는 한 분을 만났지.


왕자에게는 매 맞는 아이가 있다지.
왕자가 숙제를 안해오거나 잘못을 하면 
대신 매를 맞아야 하는 아이
 부부일심동체 
가난한 내게도 험한 항해길을 함께하는 
대신 매 맞는 아이인 그가 있지. 
그가 맞이했던 모든 불운이란 나도 모르게 
내 자신의 액운을 대신 막고 서있는 것만 같았지. 
지금사 나는 그를 매 맞는 아이처럼 지켜보고 있지. 
그의 아픔과 식이요법이 절로 내 것이 되곤 하지.
그러니 하늘은 내가 걸릴 몹쓸 병의 짐을 
그에게 대신 짊어준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새 시대의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하리. 
영원한 생명수의 포도주여,
 가나 결혼식의 기쁨의 새 포도주여, 
넘치거라 그의 온몸에 
님이 내리는 물의 세례로 오라. 
님이 내리는 불의 세례로 오라.
불멸을 깨닫는 우리 원앙새의 포즈여,
그대와 나는 치솟는 불사조의 양날개가 되어 
무한대 우주를 향해 별들의 고속도로를 만들리.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acho
조미나
66803
9197
2018-07-14
전이암 소식을 듣고서

 

전이암 소식을 듣고서 

 

 

 


제멋대로 버릇 없는 녀석이 
돌연 내 반으로 이주해 왔다.
끔찍한 저승사자의 얼굴이다.
이 골칫거리 녀석을 잘 다루어야만 한다.
수틀리면 나를 마구 발로 찰 기세를 하고 
잘 노는 아이들마다 이유도 없이 때리고 차기도 한다.
말 안듣는 문제아보다 더 골치 아프게 하고 
끈질기게 따라붙는 그 녀석을 떼어내기란 
한 반이기에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숨어서 게릴라 전을 펼치는 강적이기도 하고 
좀비가 되어 교사와 급우들의 영육을 갉아먹는다.

 


새로 전학 온 문제의 그 아이와 친해지기로 했다.
먼저 세심하게 놀이를 해주는 것이다. 
“너 배드민턴 칠래? 이리와 내 공을 세어봐라.”
“싫어요, 싫어!”
그러나 나는 녀석 주위에서 배드민턴 공을 쳐본다. 
숫자를 세면서 이리저리 날아가는 공을 친다. 
그러자 녀석도 나를 따라서 곧잘 숫자를 센다. 
흥이 났는지 내가 실수를 하면 까르륵 웃기도 한다.
그리고 자꾸만 내게 따라붙는다.
제법 내게 친한 친구 흉내를 내기도 한다. 
먼저 자신도 배드민턴 채를 들고 숫자를 세어보면서 
혼자 하늘을 향해 공을 힘차게 쳐본다. 
나와 함께 착하게 놀아보겠다는 몸짓 언어이다.

 


나도 녀석의 공을 따라 숫자를 세어주고 
아주 잘했다고 칭찬도 덧붙여 준다.
미소 짓는 녀석은 제법 기분이 좋아진 모양이다. 
언제까지나 제 부모가 녀석을 데려갈 때까지도
오늘 주어진 시간 동안 녀석을 별다른 문제없이 
잘 보살펴주는 것이 내 임무였다. 
녀석과 작별 인사를 한 나는 안도의 숨결 속에 귀가를 하리라. 
마침내 온 가족이 마주 앉은 식탁 앞에서 활활 타오르는 
님이 켜놓은 생명의 램프 불빛을 오래 두고 응시하면서….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acho
조미나
66718
9197
2018-07-06
칼날의 노래

 

칼날의 노래

 


 

 
내가 무쇠조각이라는 것을 느꼈을 때

이미 수천만 년을 불순물들이 

걸러지고 걸러진 후였네.

내가 칼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이미 칼날은 갈고 닦여진 후였네.

신의 담금질의 연속으로

그 고통에 내가 라파엘 대천사를

부르고 또 불렀지만 그때는 

내 영혼의 타오르던 갈구가 무엇인지 몰랐었네.

 

 

명검으로 일어나 

제 삼의 눈을 뜨기 위하여

끝없는 사막의 불길을 따라 

홀로 머나 먼 길을 지나와야만 했었네.

이미 명검이 되라고 운명 지어진 것을

님의 광야의 사십일 고행의 의미를

길고 긴 시련의 날에는 몰랐었네.

 

 

사랑과 미움을 경계 짓고

사랑만을 선택하는 칼날로 서기 위하여

우주 어머니의 무한 생명수 젖줄을 더듬었네.

어둠을 하냥 보듬고만 있을 수는 없기에

불 속 담금질 속으로 분탕질 속으로 

무수히 겪어온 긴 시련의 발자취들이 

별똥별로 잦아드는 이제야

지혜의 눈을 뜨고 가슴으로 빛을 발하고 있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더보기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