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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의 시

sungmim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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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mimpark
박성민
72522
9190
2019-01-26
망향가

 

망향가

 

 


망향가는 이제 그만!
망향가 부르지 말라 하는데
망향가외에 아는 노래가 없다
무슨 노래든 부르면 망향가 된다

 


고향 떠난 사람들 밤은 길어도
노래 부르느라 잠 못 이루는데
갈 길 멀고 할 일 많기 보다
이제 우리들에게 고향은 없다

 


그 땅에 자라던 꽃과 나무
흐르던 시냇물 소리가 아니라
기다린다 약속한 사람 그립지만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누군가 기다리며 등 기대고 서있던
언덕 위 소나무 오래 전에 베어지고
흩어져 피던 꽃들 쓰러져 묻히고
흐르던 시냇물 소리마저 멈추어


 

하늘 찌르며 솟아오른 빌딩 사이
수입된 외래종 꽃들 환하게 피었다
만날 수 없는 사람을 그리워해도
밤새 달려간 그리움 지쳐 돌아온다

 


아이들 태어나며 우는 이유는
고향을 떠나 새 땅에 발을 딛기 때문
새 땅 빛으로 가득 찬 약속의 땅이어도
믿지 못해 발로 허공을 차도

 


아이들 걷는 법을 먼저 배우고
걸을수록 고향에서 멀어진다
때론 걸음 멈추고 뒤돌아 보지만
강물처럼 시간이 흘러 돌아갈 수 없다

 


멀리 바다 건너와 이방의 도시
어두운 창 밖을 보며 노래 부르지만
어둠 속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고향에서 멀어져 간다

 


이 시대에 고향 있는 사람 있는가?
유목민으로 풀밭을 찾아 떠도는데
더 나은 삶을 위해 땅끝까지 가고
바다를 건너도 목이 말라 노래한다

 


고향을 떠나 무슨 노래를 부르던
부르다 목이 메이면 망향가 된다
가사 없이 입 다물고 울어도
망향가를 혼자 부른다

 


넓은 세상 눈 앞에 있다 해도
땅 위에 축복이 빛으로 쏟아져도
이 땅에는 늘 찬 바람이 부는데
한 겨울에도 따뜻한 그 곳을 잊지 못해

 


떠나온 고향은 어머니의 품
어머니에게 배운 노래를 부르면
고향을 노래하는 것 아니라
어디에 있건 어머니 나를 부른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sungmimpark
박성민
72436
9190
2019-01-19
갈매기

 

갈매기

 

 


도시의 갈매기는 울음 소리로 날아

소리 퍼지는 곳까지 밖에 날지 못한다.

울음 소리 허공에서 바닥에 떨어지면

소리보다 먼저 쫓아가 쪼아도 바닥에

부닥친 부리가 아프기보다 배가 고프고

도시에 배고픔보다 간절한 것 없지만

살아남기 위해 먹어야 하고

날기 위해 먹는다면 거짓말이다 

때론 가슴 도려내는 울음을 울며

구름 사이를 목적 없이 날고 싶다. 

높이 오를수록 바람 차가워도 

먼 곳 바라볼 수 있다지만

바다 보이지 않고 혼자 가기에 먼 길

넓고 깊은 바다에 무엇이 살아있는가 

동무들 보이지 않아 곤두박질 친다. 

살아남기 위해 뺏길 수 없는 양식 

갈매기는 파도 치는 절벽 위에서

파도 소리 들으며 태어난 것 아니라 

도시에서 양식을 위해 다투는 소리

코를 찌르는 매연 가스 맡으며 태어났고

변명처럼 빌딩의 그늘 속에 숨어 산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sungmimpark
박성민
72362
9190
2019-01-12
풍매화

 

풍매화

 

 


바람이 분다
어디로 가는지 몰라도
바람 따라 가야 한다
꽃도, 잎도, 뿌리도
모든 것 버리고
어느 땅이라도 간다

 


바다 건너 땅 넓어
자리 다툴 필요 없고
어디든 뿌리 내린다
좋은 땅, 기름진 땅,
척박한 땅, 메마른 땅 
하늘에서 떨어지는 햇살

 


비가 내려 땅을 적셔도
뿌리 절로 내려지지 않고
꽃 피고 열매 맺기 위해
바위 틈에서 목말라 하고
바람에 쓰러져도 일어서고
땅을 파고 들어야 한다

 


떠나온 땅 그리워하고
어디로 갔는지 모를 동무
바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어느 땅이고 꽃 피워야 할 땅
떨어진 자리가 찾은 자리
꽃이 지는데 바람이 분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sungmimpark
박성민
72284
9190
2019-01-06
포인세티아

 
 
포인세티아

 

 


창 밖을 아무리 내다보아도
가게 문은 열리지 않는다.
그 옛날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던 사람처럼,

 


구석에 놓인 포인세티아
붉게 타올라 가게 안을,
세상을 밝히던 붉은 잎
부끄러워 고개 숙이고

 


내다버리기에 아까워
구석 자리에 놓았는데
더욱 빨리 빛 바랜다.
먼지 뒤집어 쓰고 있다.

 


처음 사올 때 빨갛게
타오르는 잎새 사이로
세상 모든 것을 축복하듯
징글벨 소리 울려 나오고

 


팔리는 것 크리스마스 한 때
먼 곳의 그리운 이에게도
한 해 한 번 안부를 물었다.
주소도 모르면서……

 


포인세티아 팔면서도
그리운 이에게 안부도 묻지 못한
또 한 번의 계절 썰매를 타고
언덕 내려가듯 지나갔는데,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sungmimpark
박성민
72152
9190
2018-12-20
자작나무와 시인

 

자작나무와 시인 

 

 


시인들은 자작나무를 노래합니다.
어떻게 생겼는지 모릅니다.
아카시아 나무를 생각하면 하얀 꽃잎이 보이고, 먼저
떠오르는 향기를 맡지만
사과나무라면 빨간 사과를 생각하고
감나무라면 감을 생각하지만
자작나무는 무엇을 맺는지
자작이라는 과일이 없다는 것을 알뿐,
추운 겨울 제 몸을 태우며 불꽃으로 필 때
자작자작 소리 내며 노래 부른다 합니다
눈 내리는 날이면 눈보다 하얀 옷 입고
부드러운 속살 감추고 서있는 자작나무
숲길을 걸어본 적이 있어도 보았는지
보고도 서둘러 걷느라 보지 못했는지
모든 나무가 자작나무로 다가옵니다.
시인들이 노래를 해서
자작나무는 종종 내 눈앞에 서있지만
언젠가 본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호젓한 산길 나무 아래 걸음을 멈추고
잠시 쉬었다 왔는지도 모르죠
자작나무도 한 여름이면
무성한 푸른 잎을 달고 있겠죠?
시인들이 걸어 논 말들이
열매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자작나무는 시인의 나무로 서있습니다.
허리에서 어깨 높이까지 자랐다가
온 하늘을 가득 덮기도 합니다.
바람이 불지 않아도 흔들리는 잎새들,
눈보라 몰아쳐도 더욱 푸른 말들
한 겨울 눈 속에서 자작나무를 심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며
잎새가 흔들거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sungmimpark
박성민
72066
9190
2018-12-15
아파트 화단의 꽃

 

아파트 화단의 꽃 

 

 


줄 맞추어 핀 게 아니라
줄 맞추어 심었다
기다리던 발자국 소리 쫓아
아이들의 웃음소리 들려
길가로 얼굴 내민 게 아니라
햇빛 그 방향에서 비춘다

 


꽃 피고 지는 일도 계획되고
꽃 피어도 심은 손 보이지 않는
이 도시의 아파트에 살면서
생각할수록 살아갈수록 피곤하고
사람들 먼발치에서 바라볼 뿐
아이들도 가까이 오지 않는다 


 

힘들게 고개 들고 서있는데
꽃은 향기가 생명인데
투명인간처럼 쳐다보지 않고
서둘러 지나가는 걸음들
어디로 가는지 몰라도 누구나
이 도시에서는 갈 길 바쁘다

 


구석에 또는 한 복판이라도
비슷한 얼굴, 같은 키에 파묻혀
오래 전 말을 잃어 버리고
소리마저 내지 못하고 서있어 
아무도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아무도 이름을 알려 하지 않는다 

 


각자 자리와 역할이 주어지고
바람도 적당히 불다 사라져도 
누구 하나 쉽게 쓰러지지 않아 
이곳은 안전하고 평화롭다
비는 알맞게 시간 맞추어 내려
목말라 하늘 쳐다보지 않는다

 


키 작은 꽃들 줄 맞추어 서있는
축복처럼 하늘에서 햇빛 떨어지고
도시의 그늘진 구석 웃으며 서서
뿌리째 뽑힐 날 기다리고 있다
설사 사람들 보지 않았다 해도
약속의 땅에 가는 길 아닐지라도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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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71976
9190
2018-12-12
미스 김 라일락 (수수 꽃 다리)

 

미스 김 라일락 (수수 꽃 다리)

 

 


옛날에 여자는 시집가면 남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했는가?

 

바다 건너 시집 갔다 돌아왔다

고향이 너무 그리워 돌아왔다

 

그 옛날 동무들과 놀던 자리에

손님처럼 눈치 보며 서있다

가슴 속 서러움 같은 짙은 향기

한국 토종인데 미국으로 갔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꽃

 

수수 꽃 다리라 부르지 않고

미스 김이라 불러 슬프다

 

미스 김! 다방이나 사무실에서 일하는

젊은 여자를 부르는 이름

 

개나리 담장 밑에서 코를 흘리던

풀잎을 으깨어 밥을 짓던

소꿉동무를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싸구려 화장품 냄새 풍기며 걸으며

하이힐 소리 내며 멀어져 가던 이름,

무슨 사연으로 먼 바다를 건넜을까?

 

이제 그 넓고 풍요한 땅에서 돌아와

춥고 척박한 땅에서 활짝 웃는

젊은 날의 추억* 과 사랑의 싹*

늦게라도 꽃 피우려 하는가?

 

서양 라일락 보다 키가 작아도

설움처럼 진하게 향기를 뿜는 꽃

작은 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새로 만난 이웃들과 친하려고

수수 꽃 다리 활짝 피어

진한 향기를 뿜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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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71905
9190
2018-12-03
겨울 꽃

 

겨울 꽃

 

 


눈이 내리는데 꽃이 핀다
얼어붙은 콘크리트 바닥
빛깔 다른 꽃들 어울러져
흐드러지게 핀다

 


그들이 뿌리는 웃음소리
오월 라일락 향기로 떠올라
가슴처럼 꼭 닫혀 차가운
아파트 창문을 두들긴다

 


아침 통학버스를 기다리는
친구가 반가운 아이들
책가방마저 구석에 팽개친 채
눈을 뭉쳐 하늘에 던진다

 


피부빛깔의 차이 잊어버리고
억양 달라 부딪치는 말도 없이
오늘 학교에서 배울
모든 공식도 잊어버린 채

 


빛깔 다른 것에 대한
미움대신 온 세상 감싸는
하얀 웃음 눈에 뭉쳐 던지며
그들 활짝 핀다

 


은빛햇살 은혜처럼 쏟아지는
이국의 아파트 단지
구석구석 얼어 붙어 있는데
겨울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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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71815
9190
2018-11-25
바다 건너 온 민들레

 

바다 건너 온 민들레

 

 

 


민들레 꽃 노랗게 피었다
그, 넓은 태평양을 건넜을까?
솜털처럼 작고 여린 홀씨
바람도 지쳐 숨을 죽이면
깊고 푸른 바다에 떨어진다

 

꽃보다 소중히 여기는 잔디
민들레 밝은 얼굴 내밀면
잡초로 여겨 뽑아버린다
화학물질 땅과 지하수 오염시켜
약을 뿌리지 못해 골치거리

 

때로는 버려진 건물
갈라진 콘크리트 사이 피고
손길 닿지 않는 공터에 피어
금빛 물결로 출렁이며
어두운 세상을 밝힌다

 

민들레 노란 꽃으로 알았는데
한국 민들레는 하얀 꽃 핀다
남의 땅 침략하는 것 언제나
빛나는 약속과 질긴 생명력으로
온 땅을 점령하려는 욕심

 

꽃도 금빛으로 빛나야 하고
바다를 금빛 햇살로 건너온다
하얀 꽃 달빛으로 스며들고
행복했던 시절 말하지 못해
쓰러져 밟혀도 일어서는데

 

하얀 민들레 들판에 소복 입고
떨어지는 달빛 가슴에 품어
이 땅에서 사라지는 착한 이웃
풀잎처럼 여린 가슴들
누가 민들레 금빛이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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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71733
9190
2018-11-18
민들레의 자리

 

민들레의 자리

 

 

 

꽃 피우고 떠나야 하는

민들레는 뿌리 깊이 내려

자리를 지키지 않아

민들레의 자리는 없다

 

 

사람은 자리가 사람을 만들어

높은 자리, 좋은 자리 앉으려

밀고 쫓는 싸움 계속하는데

민들레 자리에 연연치 않는다

 

 

잠시 머물다 가는 자리

자기 자리라고 뿌리 뒤엉켜

어두운 땅속을 파고들지 않고

돌 하나 붙들려 하지 않는다

 

 

손에 잡힌 것, 밟고 올라 선 땅

영원히 소유한다 믿으며

뺏은 자리 빼앗기지 않으려

목숨 걸고 매달리는 사람들 

 

 

민들레는 떠날 때를 알아

매달리는 흙마저 털어버리고

홀씨로 바람에 날려

새 자리를 찾아 떠난다

 

 

어디에 내려앉더라도

꽃 피우는 자리가 자기 자리다

바람에 몸을 실으며

세상 어디인들 가지 못하랴?

 

 

욕심을 버리고 떠오르면

세상 모든 땅이 그의 땅이다

희망처럼 간직한 씨앗 하나

검은 씨앗 속 금빛 햇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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