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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도현

 


섬, 하면
가고 싶지만

 

섬에 가면
섬을 볼 수가 없다
지워지지 않으려고
바다를 꽉 붙잡고는
섬이,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를 수평선 밖으로
밀어내느라 안간힘 쓰는 것을
보지 못한다

 

세상한테 이기지 못하고
너는 섬으로 가고 싶겠지
한 며칠, 하면서
짐을 꾸려 떠나고 싶겠지
혼자서 훌쩍, 하면서

 

섬에 한번 가봐라, 그 곳에
파도 소리가 섬을 지우려고 밤새 파랗게 달려드는
민박집 형광등 불빛 아래
혼자 한번
섬이 되어 앉아 있어 봐라

 

삶이란 게 뭔가
삶이란 게 뭔가
너는 밤새도록 뜬 눈 밝혀야 하리

 

 

 

 1961년 경북 예천 출생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외롭고 높고 쓸쓸한> 

 

 

 

겨울 바다의 추억

 

시인의 어투를 빌어 말한다면, <섬>하면, 젊은 날 친구들과 어울려 여름 한철 낭만을 즐기던 곳으로, 그대와 호젓이 밀애를 속삭이던 곳으로, 혹은 그대 떠난 어느 날 앙상한 가지만 남겨 놓고 서있는 나무를 바라보다 문득 겨울바다가 보고 싶어 훌쩍 떠나, 파도 소리 들으며 홀로 해변가를 거닐던 곳으로, 아직도 마음 속에 남아 있을지 모릅니다.
 하나 이 시에서 시인은 그런 감상적인 시선으로 섬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지워지지 않으려고 바다를 꽉 붙잡고 안간 힘을 쓰는’ 처절한 우리들 삶의 현실을, 또한 ‘삶이란 게 뭔가, 삶이란 게 뭔가’ 이렇게 되뇌며 삶의 본질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세파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항상 세상을 파도에 비유합니다. 보편적인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이 시는 ‘세상과 파도’라는 진부할 수도 있는 비유를 사용하면서도 형상화하는 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나는 세상과 싸워 이겼노라”하는 식의 단세포적인 인간승리(?)의 영웅담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파도에 지워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섬>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며, 우리 인간들의 안쓰러운 삶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항해로 혹은 고해로 인생을 비유하기도 하지만, 그 둘은 다 바다가 배경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항해는 파도를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배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으나, 여기서는 파도에 지워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서있는 수동적이며 방어적인 애처로운 섬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망망 대해에 홀로 떠 있는 <섬>은 그래서 외로움의 이미지로 다가옵니다. 외로움은 그리움이 되고, 그리움은 누군가 또는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임으로 사유적이고 명상적입니다.


 ‘혼자 한번 섬이 되어 앉아 있어 봐라, 삶이란 게 뭔가, 너는 밤새도록 뜬 눈 밝히리’라고 시인은 우리를 섬(고독한 상태)으로 인도하여 “삶이란 게 뭔가”라는 본질적인 명제를 제기합니다. ‘너’ 스스로가 깨달아야 한다고 질타합니다. 여기서 ‘너’는 시인 자신일 수도 있고 우리 모두일 수도 있으며 특히 정치인일 수도 있습니다. 


 사족으로, 허위와 기만으로 스스로 만신창이가 되어서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정치인에게 “삶이란 게 뭔가”라는 명제는 사치스러운 질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한마디!… “왜 그렇게 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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