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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soonsook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기(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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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라우키와 에스텔라를 지나(6일차)-(마네루~아에기 / 20 km)

 

 

 

 

 다른 때보다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지난밤 비축해 둔 밀반죽으로 수제비를 끓여 아침을 해결했더니 온몸이 새롭게 깨어나는 듯 가볍다. 삼십 년 타국 생활에서도 바뀌지 않은 한식 마니아가 어줍잖은 서양식으로 고전하다가 방법을 찾고 나니 하루 내내 행복할 것 같다. 고된 노동의 끝을 이렇게라도 보상 받으면 좋으련만 이 길 위에선 쉽지 않다는 걸 안다.


 묵직한 느낌의 중세 마을 마네루를 벗어나 샛노란 유채 밭과 초록 물결을 이룬 밀밭 사잇길을 오래도록 걸었다. 검푸른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색의 향연을 바라보며 나비처럼 사뿐사뿐 때론 아이들처럼 촐랑거리며 걸었다. 심연에서 올라오는 감정 그대로 행하다 보니 연이은 자갈길과 진흙탕 길도 그런대로 참을 만 했다. 


 첫 동네인 3km거리의 시라우키 마을이 야트막한 야산 위에 그림처럼 서서 우리에게 손짓했다. 순례길 중 아름답기로 소문난 마을 시라우키가 하필이면 '살모사 둥지' 라는 뜻을 가졌단다. 아마도 질투의 화신이 이 동네를 넘볼까 봐 드센 이름을 붙였나 보다. 동네 바에서 달콤한 콘 레체 커피를 마시며 한동안 봄빛을 쬐었다. 작명의 진의와는 관계없이 아늑하고 향기로운 시라우키 마을로만 기억하고 싶다. 


 순례길은 짐과의 전쟁이라 할 만큼 무게에 민감하다. 어쩌다 간식거리를 조금 더 챙긴 날은 발걸음이 잘 나아가지 않는다. 길을 가다 보면 순례객들이 놓고 간, 티셔츠, 신발, 그 외 일용품들이 나무에 걸렸거나 폐기된 광경이 종종 눈에 띈다. 보기에 좋은 그림은 아니지만 그들의 상황을 십분 이해하며 가벼운 여정이 되길 바라는 심정이다. 


무게도 줄일 겸 이른 점심을 위해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기껏해야 과일, 빵, 음료 정도인데 꺼내고 나니 배낭이 많이 가벼워진 듯하다. 내친김에 불필요한 물품은 없는지 다시 배낭을 점검한다. '시골 사람이 서울 갈 때엔 눈썹도 빼놓고 간다'는 옛말처럼 그리고 칫솔마저도 반으로 잘랐을 정도로 간편하게 배낭을 꾸린 LA에서 온 도보여행가처럼 매의 눈으로 나의 탐심을 살펴나간다.


 오후 네 시경 아름다운 별의 도시 에스텔라에 도착했다. 강을 사이에 두고 형성된 제법 큰 도시의 귀퉁이에서 앉아 오늘의 잠자리를 구상했다. 하루 일과가 마무리 되면 잠자리를 찾는 게 부담이면서 또 즐거움이다. 우리는 도시의 번잡함을 피해 2 km 넘어 조그만 타운의 알베르게로 향했다. 


숙소에서 한국에서 온 남녀를 만났다. 대뜸 이 숙소를 오게된 연유를 묻길래 그냥 발길 따라 오게 됐다고 했더니 깜짝 놀란다. 아날로그 식인 우리와 달리 그들은 실시간 한국 경험자들과 소통하며 어렵게 찾아 온 곳이란다. 삼백 명이나 되는 열혈 애호가들이 추천해준 숙소에서 와인 잔을 기울이며 새로운 인연을 운명처럼 맞았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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