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사는 법
언덕 아래 막 도착한 노을을
여자가 받아 내렸다
가벼운 듯하나
잠깐 보여주는 몸의 악기를
제 키만큼 보듬어서 될 일은 아니었다
그런 노을의 무게를 견뎌내는 일이란
상한 혼음을 비켜가는 일인데
숨이 차서 그대 먼저 보내놓고
짧아진 해의 뒤쪽을 아는 나는
자꾸 서쪽으로 휘어지는 몸을 세웠다
할 말이 많은 당신은 주춤거렸고
염려된 사랑에 관하여 말하려 했다
누가 보아도 무리었다
간신히 받아낸 여자의 시름이
꽃그늘 같은 노을에 걸렸다
사랑이 풀밭까지 내려온 오월이었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