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호에서 궐증(厥證)은 대부분 음양이 조화를 잃고 기혈이 부족함으로 인하여 발생한다고 하였다. 즉 양기가 하부에서 쇠약하면 한궐(寒厥)이 발생하고, 음기가 하부에서 쇠약하면 열궐(熱厥)이 발생하는데 그 병인과 증상 등에 대하여 해설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육경맥과 12경맥의 궐증의 증상 등에 대하여 해설하고자 한다.

육경맥(六經脈)은 태양경.양명경.소양경인 삼양경(三陽經)과 태음경.소음경.궐음경인 삼음경(三陰經)을 말한다. 양경은 사람의 사지 바같쪽과 몸체의 뒤쪽으로 흐르고, 음경은 사지의 안쪽과 몸체 앞쪽으로 흐른다. 다만 양경 중 족양명위경만은 앞쪽 흉복부를 거쳐 다리의 바같쪽을 흐른다. 

또한 팔에 분포된 것은 수경(手經), 다리에 분포된 것은 족경(足經)이라고 한다. 팔다리에는 각각 3개의 음경과 양경이 있으므로 이를 수족삼음삼양경(手足三陰三陽經)이라 하며, 음경은 오장 및 심포와 연계되어 있고 양경은 육부와 연계되어 있다. 팔다리가 양쪽에 있으므로 몸에 흐르는 경맥은 수삼음경.수삼양경.족삼음경.족삼양경 총12경맥이 순환하고 있다. 

12경맥은 일정한 순행 방향이 있는데 수삼음경은 가슴에서 손끝으로, 수삼양경은 손끝에서 머리로, 족삼양경은 머리에서 발끝으로, 족삼음경은 발끝에서 가슴속으로 향하여 흐른다. 12경맥은 온몸에 경기를 순환시키는 통로가 되고 유기체를 하나의 통일체로 연관시켜 주는 기능을 수행하면서 또한 사기가 통하는 통로의 역할도 한다.

그러므로 12경맥의 기능이 장애 되었을 때에는 일정한 병의 징후가 나타난다. 수삼음경에는 수태음폐경.수소음심경.수궐음심포경, 수삼양경에는 수양명대장경.수태양소장경.수소양삼초경이 있으며, 족삼음경에는 족태음비경. 족소음신경.족궐음간경, 족삼양경에는 족양명위경.족태양방광경.족소양담경이 있다.

황제가 말하였다. “좋습니다. 육경맥(六經脈)의 궐증과 병태에 대하여 듣고 싶습니다.”

기백이 말하였다. “태양경(太陽經)의 궐증은 머리가 붓고 무거우며, 걸음을 걷지 못하고, 심하면 어지러워 정신을 잃고 쓰러집니다. 양명경(陽明經)의 궐증은 전질(?疾)이 발작한 것과 같이 날뛰면서 소리지르고, 복부가 창만하여 눕지도 못하며, 얼굴이 붉어지면서 열이 나고 헛것이 보이고 헛소리를 합니다. 소양경(少陽經)의 궐증은 갑자기 귀가 안 들리고, 뺨이 부어오르면서 열이 나며, 겨드랑이가 아프고 정강이를 움직일 수 없습니다. 태음경(太陰經)의 궐증은 복부가 창만하면서 불룩해지고, 대변이 잘 나오지 않으며, 식욕이 없고 먹으면 토하고 눕지 못합니다. 소음경(少陰經)의 궐증은 입이 마르고 오줌이 붉으며, 복부가 창만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궐음경(厥陰經)의 궐증은 아랫배가 붓고 아프며, 복부가 불러 오르며,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무릎을 구부리고 눕기를 좋아합니다. 또한 음낭이 수축되면서 붓고, 정강이 안쪽에 열이 납니다. 치료는 사기가 성하면 사법을 쓰고, 정기가 허하면 보법을 쓰고, 허실이 명확하지 않은 것은 발병한 경맥에 근거하여 혈자리를 취하여 치료합니다.” 
(帝曰, 善. 願聞六經脈之厥狀病能也. ?伯曰, 巨陽之厥, 則腫首頭重, 足不能行, 發爲??. 陽明之厥, 則?疾欲走呼, 腹滿不得臥, 面赤而熱, 妄見而妄言. 少陽之厥, 則暴聾, 頰腫而熱, 脇痛, ?不可以運. 太陰之厥, 則腹滿瞋脹後不利不欲食, 食則嘔不得臥. 少陰之厥, 則口乾溺赤, 腹滿心痛. 厥陰之厥, 則少腹腫痛, 腹脹涇?不利, 好臥屈膝, 陰縮腫, ?內熱. 盛則寫之, 虛則補之, 不盛不虛, 以經取之)

 “족태음의 기가 상역하면 정강이가 땅기면서 오그라들고, 심통으로 복부까지 땅기는데 치료할 때에는 병든 경맥을 위주로 합니다. 족소음의 기가 상역하면 헛배가 부르면서 구토가 나며, 묽은 변으로 설사를 하는데 치료할 때에는 병든 경맥을 위주로 합니다. 만약 족삼음경맥(足太陰.足少陰.足厥陰)의 기가 상역하면 대소변이 통하지 않고, 손발이 차가워지는데 3일이면 죽습니다. 족태양의 기가 상역하면 강직되어 쓰러지고, 피를 토하고 코피를 잘 흘리는데 치료는 병든 경맥을 위주로 합니다. 족소양의 기가 상역하면 관절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고, 관절의 활동이 부드럽지 못하면 허리를 움직이지 못하고 목을 돌리지 못합니다. 만약 장옹(腸癰)까지 생겼다면 치료할 수 없고, 놀라는 증상까지 있으면 죽습니다. 족양명의 기가 상역하면 숨이 가쁘고 기침이 나며, 몸에 열이 나고 잘 놀라며 코피를 흘리고 피를 토합니다.” 
(太陰厥逆, ?急攣, 心痛引腹, 治主病者. 少陰厥逆, 虛滿嘔變, 下泄淸, 治主病者. 厥陰厥逆, 攣腰痛, 虛滿前閉?言, 治主病者. 三陰俱逆, 不得前後, 使人手足寒, 三日死. 太陽厥逆, ??, 嘔血, 善?, 治主病者. 少陽厥逆, 機關不利, 機關不利者, 腰不可以行, 項不可以顧, 發腸癰, 不可治, 驚者死. 陽明厥逆, 喘?身熱, 善驚, ?嘔血) 

앞 문장에서 족삼음경맥이 함께 상역하면 양기가 극도로 쇠약해져 기가 진액을 운화하지 못하므로 소변이 통하지 않고, 전도기능이 무력해지므로 대변이 막히며, 양기가 허하여 사지를 온후하지 못하므로 수족이 차가워지고, 간.비.신이 모두 쇠약해지므로 3일이면 죽는다고 하였다. 장옹은 소장이나 대장에 생긴 옹(화농균이 옮아서 생기는 혹)을 통틀어 일컬은 말로 장에 습열사나 어혈이 뭉쳐 기와 혈액 순환이 장애되어 생긴다. 

 “수태음의 기가 상역하면 헛배가 부르고 기침이 나며, 희멀건 침을 잘 뱉는데 치료는 병든 경맥을 위주로 치료합니다. 수궐음과 수소음의 기가 상역하면 심통으로 목구멍이 땅기고, 몸에 열이 나는데 이것은 치료할 수 없는 죽을 증상입니다. 수태양의 기가 상역하면 귀가 안 들리고 눈물이 흐르며, 목을 돌릴 수 없고 허리를 구부리거나 펼 수 없는데 치료는 병든 경맥을 위주로 합니다. 수양명과 수소양의 기가 상역하면 후비(喉痺)가 생겨 목구멍이 부어 오르고 목이 뻣뻣해지는데 치료는 병든 경맥을 위주로 합니다.” 
(手太陰厥逆, 虛滿而?, 善嘔沫, 治主病者. 手心主少陰厥逆, 心痛引喉, 身熱, 死不可治. 手太陽厥逆, 耳聾泣出, 項不可以顧, 腰不可以?仰, 治主病者. 手陽明少陽厥逆, 發喉痺, ?腫, ?, 治主病者) 

앞 문장에서 후비는 목 안이 벌겋게 붓고 아프며 막힌 감이 있는 인후병을 통틀어 일컬은 말로 후폐(喉閉)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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