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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2019년 7월 1일은 ‘Canada Day’로 캐나다 건립 152주년 되는 날이다. 하늘이 청명하기가 ‘Blue’ 그 자체다. 이 좋은 날씨에 가까운 어딘가로 가야 하는데 하는 중, 셀폰이 땡! 한다. 어디선가 무슨 소식이 왔다. 


 교통사고로 맺은 인연 로버트가 오늘 오후 5시경 자기 집에서 바비큐 한다고 오라 한다. 5시가 되기를 벽시계 열 번도 더 쳐다보았다. 내가 앞장서서 설치기가 좀 뭐해서 느긋한 중에 남편이 “안갈 거야?” 한다. 


“Why not? 와인이라도 한 병 가지고 갑시다.” “좋지” 


 나는 남편 몰래 준비해둔 로버트 엄마에게 줄 티셔츠 두 장과 브라우스 한 장, 타라에게 줄 라벤데 향 비누 등, 챙겨 놓은 것을 좀 큰 핸드백에 미리 넣어 가지고 갔다. 


남편 알게도 주고 모르게도 주는 내 습관이다. 우리 집에서 운전하여 15분 정도인데 두 시간은 가는 것 같다. 가는 중에 로버트한테서 전화가 왔다. 다 왔다, 네 집 앞이야.


 뒤뜰로 가니 잘 키운 잔디를 깎아 놓아 애기들이 놀기 좋을 만큼 되었다. 텐트를 쳐 놓았고 쏘세지 햄버거 등, 바비큐 할 준비가 다 되어있었다. 보아하니 우리 부부만을 초대한 것이다. 항상 웃으며 꼼꼼하고 예의 바르고 준비성 있는 아들 같은 로버트인데, 걸 후렌드 이란 여자 타라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번에도 와인 파티 하자고 우릴 초대해서 갔었고, 우리 집에 타라가 와보고 싶다 하여 와서 와인 마시며 놀다 갔다. 


 로버트 엄마가 집안으로 들어간다. 화장실에 가는 것 같았다. 나도 뒤 따라 들어갔다. 집안으로 들어가 선물을 주니 깜짝 놀라며 좋아한다. 이 비누는 타라한테 주라 하니 오케이 오케이! 한다. 


 큐바에서 로버트 엄마가 와 계신지 두 달째라고 한다. 한 달 후에 간다고 했다. 웃기만 하는 로버트 엄마는 신장암으로 10년이 넘었다는데, 나쁘게 발전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아무튼 아들네 와서 석 달씩 있다가 가니 요즈음 한국의 정서로는 이해불가다. 한국 같으면 결혼해 사는 아들네로 시어머니가 와서 석 달, 시아버지가 와서 석 달, 매년 이렇다면 이혼 소리가 떠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의례히 가족들의 안부를 서로 묻고 난 후, 남편이 로버트 보고 “How is your sex life?” 묻자마자 “Wonderful!”, 만면에 웃음이 가득한 채 즉시 대답한다. 남자들은 이런 말도 주고받는가 보다. 칠순의 한국 할머니인 나는 몸 둘 바를 몰라, 얼음 소다수에 박하 잎을 띄운 드링크를 마시며, 다른 먹는 것만 뒤적거리는 척, 또 다른 섹스 말이 나오나? 귀만 나팔통만해져 갔다. 


 큐바는 어떠냐? 한국은 어떠냐? 각자 조국의 안부를 묻는다. 뉴스대로야, 미국은 어떻고 중국은 어떻고 시작해서 일본, 영국 등 세계정치무대로 가더니, 결국은 캐나다 정치로 온다. 남편은 한국말 보다 영어가 더 편하다는 사람으로 종횡무진이다. 내가 남편을 제일 부러워하는 것은 판사가 아니라 영어 잘하는 것이다. 나도 영어를 저렇게 잘해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거실의 뒷문이 살그머니 열리더니 타라의 여섯 살 난 큰 아들이 나오는데, 내가 팔을 벌리니 멋쩍다는 듯이 안긴다. 뒤뜰에는 축구 볼이 색색으로 서너 개나 있었고, 농구 볼도 있었다. 타라의 큰 아들 보고 “네 이름이 뭐니?” “데리안” 이라고 한다. 


“아, 데리안” “노” “데이뤼안” 이라고 한다. 나도 연습 삼아 속으로 데이뤼안 이라고 혀를 꼬부리며 자꾸 되뇌어 보았다. 데이뤼안이 축구 볼을 가지고 혼자 발로 차 보길래, 세계정치 이야기보다는 벌떡 일어나 데이뤼안 하고 축구를 시작했다. 


얼마만에 해보는 축구인가? 발로 차고 뛰고, 다시 집 앞쪽으로 가서 농구를 하니 땀이 비 오듯 흘렀다. 타라의 아들을 데리고 신나게 놀아주니 데이뤼안도 깔깔대고 웃는다. 로버트와 타라의 기분이 좋지 않았을까. 너희들이 기분 좋다면 얼마든지 데이뤼안하고 놀아줄게. 삶이 안정되며 정착하고 싶다는 로버트, 이제는 여기에서 제발 정착하기 바란다. 


 사실 경제적으로나 부부간에나 건강 면에나 모든 면에서 안정되고 정착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본능이 아닐까? 3시간가량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하고 놀다가 일어서는데, 식구들이 다 따라 나온다. 로버트가 “헬렌? 저 꽃 꺾어줄까? 박하 좀 뽑아줄까?” 무엇이라도 주고 싶어 한다.


 나도 저 향기 좋은 흰 꽃을 꺾어달라 하고 싶었지만, 타라도 의식이 되고, 행여 남편이 “저 자식이 나하고 잘 놀다가 왜 당신한테 꽃을 꺾어주나?” 하면 답변이 궁색해진다. 나는 손사래를 쳤다.


 로버트의 차 앞 번호판이 찌그러져있는데, 나와 교통사고 날 때 그런 거라고, 자기는 고치지 않겠다며 볼 때마다 헬렌을 생각한다고 했다. 상처가 아름다운 인연이 되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내가 선택하고 가꾼 길이다. 


 어제 축구와 농구를 하면서 뛰고 넘어지고 뒹굴었는데, 자고 나니 몸이 아프기는커녕 더 거뜬하니, 서울의 마르코 글방에서는 토론토의 황진이라 하고, 토론토에서는 군단장이란 별명이 헛말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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