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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저녁을 먹다가 집사람이 이런 소리를 한다. “여보 비비안네가 우리집으로 들어온대” “뭐?” “우리집으로 이사 들어온다고” “…” 이게 무슨 소리인가. 며칠 전에 딸네가 집을 새로 사서 홈인스팩션 해야 하니까 손녀딸을 봐달라고 했다. 애기 봐주러 갔다가 지금 사는 콘도와 가까이 있어 나도 잠깐 들러보았다. 2차 세계대전 끝나던 해에 지어진 집인데 완전히 뜯어 고쳐야 해서 건축업자도 와 있었다.


 딸은 대학을 다니던 도중 부동산회사에 취직을 해서 부동산 라이센스를 취득을 했고, 나와 Re/Max 에서 한때 일하기도 했다. 벌써 경력 십년차가 훌쩍 넘어간 베테랑이다. 사위는 주택감정사였는데 결혼하면서 부동산 라이센스를 취득해 열심히 뛰고 있다. 


 그러니까 집을 수리하는 기간이 최소한 수개월이 걸릴 거니까 두 군데 몰게지를 내려면 아무래도 부담스러우니까, 자기가 사는 콘도는 렌트를 주고, 당분간 우리집에 살면서 부담을 줄이겠다는 거다. 


“당신 생각은 어때?” 하고 물어본다. “뭐 생각할 것 뭐 있어 당연히 찬성이지” 하고 대답했다.


 7월이 되면 손녀딸이 둘이 되는데, 아마도 산후조리도 할 겸 그리고 애기를 가졌는데 일도 해야 하고, 애도 건사해야 하고,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서 음식도 해야 하는데 힘이 딸리니까, 그 동안 친정에 와서 살겠다는 거다. 나에게는 미안해서 인지 한마디 뻥끗도 하지 않는다.


 딸네가 들어온다니 집안 이곳 저곳에 널려있는 물건들을 치우고 정리하는 도중에 액자가 한 점 눈에 들어온다. 결혼하고 오랫동안 우리집 복도에 걸려있던 것인데 재작년에 암 투병 중에 세상을 뜬 내 친구 원호가 직접 시도 짓고, 그림도 그려서 만들어준 액자였다. 


 시는 “사랑”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고, 열심히 살아가며 신앙과 성실을 포개어 주위사람들과 잘 어우러져 성실히 살아가라는 친구의 나에 대한 기대가 실려있었다. 


액자가 복도에 걸려있을 때는 그냥 무심코 읽고 지나갔는데, 이제 액자를 정리할 때가 되니 음미하며 읽어보게 된다. 그 안에 “401 위로, 상쾌한 휘파람을 날리며, 동, 서, 남, 북, 미끄러지듯 날아가네” 이런 부분이 있다. 내가 수십 년 후 부동산 에이전트로써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친구는 벌써 알았는지….


 우리 신혼 때 누군가가 우리집을 방문했다가 벽에 걸려있는 액자를 보더니 자기는 가장 부러운 것이 저렇게 정성스럽게 누군가가 만들어준 물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 사람이 부러운 것은 그 액자가 아니라 우정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친구도 가고 액자도 버려졌지만 아직도 그의 청년 때의 그 모습은 내 마음에 새겨져 있다.


 며칠 전에 퇴근해 집으로 들어오니 손녀딸이 집에 와있다. 딸과 사위는 고객 만나러 갔단다. 식품점에 가서 이것 저것 사오라고 해서 심부름을 하고, 아기랑 놀고 있으니 집사람이 열심히 음식을 만든다. 그리고 딸 부부가 들어온다.


 같이 밥을 먹으며 딸이 묻는다. 아빠가 찬성한다는 이야기를 엄마한테 들었겠지. 나는 너희가 들어오는 것 물론 찬성이고, 너희가 살기 힘들어서 들어온다면 마음이 편치 않겠지만 너희가 더 잘 살기 위해서 들어온다니 행복하다. 이 집은 언제나 너희 집이니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다. 너희가 들어오는 것을 환영한다.


 올 여름에는 뒤뜰에서 사위와 맥주도 마시고 손녀딸과 바베큐도 할 수 있겠구나. 원호가 나에게 기대했던 그 바램이 우리 딸 부부에게도 그대로 전해졌으면 좋겠다. 좋은 친구가 있고, 열심히 살아가는 딸 가정이 있으니, 새 봄에 행복을 느낀다. (2019년 4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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