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비가 내리려나? 한동안 비가 오지 않고 무더위가 지속되자 잔디가 누렇게 타버린 이웃들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된다. 목마름으로 고통받는 잔디를 보니 안쓰럽다. 내 경우 재택 근무로 생긴 여분 시간이 많아 목마른 이들에게 물을 자주 뿌려준다. 건강한 정원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나를 힐링시킨다. 서로 감사하며 이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다.

앞집 수잔 할머니 잔디밭이 무더위와 가뭄으로 황금색으로 변했다. 독거 노인이라 시기에 따라 조경사가 와서 꽃밭을 가꾸는데 가뭄에는 속수 무책으로 손 놓고 있다. 나 역시 엄두가 나지 않아 타 죽어가는 잔디 보는 마음이 불편하다. 빨리 비가 와야 할 텐데…

예전에 영화에서 본, 기우제 지내는 모습이 오버랩되며, 이제 농부 마음에 한층 가깝게 다가선 나를 발견한다. 유사이래 가뭄으로 목말라 죽는 동식물이 많았으리라. 특히 홀로 이동할 수 없는 식물은 바람이나 비 도움으로 살기 적합한 곳에 포자나 씨앗이 옮겨져야 멸종을 피할 수 있었다. 적자 생존의 가혹한 시기다.

물의 필요함을 알지만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살아 왔는데 팬데믹으로 뒤뜰에 사랑을 쏟다 보니 비와 깨끗한 공기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자연의 일부분인 인간이 자연의 지배자로 착각하며 살아간다. 코비드로 인류가 오염시킨 자연이 정화되고 있다.

사회 격리를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아, 자연을 더 보살피고 조화이루며 사는 인류로 변화되길 바란다. 사물의 가치는 당신에 의해 결정된다. 고립과 제약된 삶에서 중요한 것을 되찾는 시간이 되어야겠다.

성철 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로다.”라는 가르침이 떠오른다. 이 말씀에 대한 의견과 해석이 다양하지만 나는 이를 만물의 근원에 대한 화두로 받아 들였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긍정 부문은 대우주와 소우주(자아)의 본질에 대해 각성하고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여야 하지만,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로다.”라는 부정의 후반부는 모든 사물은 시간과 함께 새롭게 탄생하니 매 순간 정진하라는 뜻으로 받아 들였다.

코비드-19으로 인해 재정난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렵다면 먼저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라고 권한다.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여야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가족, 친구, 자연 등 아직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과 자연이 당신 옆에 있음과, 그 관계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근원이다.

재정난은 재활 지원법인 BI법을 활용하여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재정난은 우리 실생활을 힘들게 한다. 그러나 캐나다에 사는 우리는 여러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다. 정의사회를 실현하는 한 방편으로 제정된 BI(Bankruptcy and Insolvency Act)법은 캐나다에 거주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신분제약 없이 이 법을 이용, 과중한 빚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법은 크게 2가지로 분류된다.

1. 파산(Bankruptcy): 채무를 100% 탕감해 주는 방안

2. 채무 삭감(Consumer Proposal): 채무의 일부(약 70%)를 삭감해 주는 방안

미납세금을 포함, 대부분의 채무가 이 법에 적용되어 삭감되거나, 100% 탕감된다. 본인이 두 가지 중 한가지를 선택하여 재정난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 대개의 경우, 파산 신청시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

이 법을 관장하는 유자격자는 트러스티와 인솔벤시 카운셀러뿐이다. 초행길이더라도 유자격 가이드와 함께 간다면 원하는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다.

불확실한 시대이기에 부딪히며 나아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니 새 희망을 품고, 불필요한 고민에서 벗어나자. 재정난으로 자살하는 교민의 소식이 더 이상 들리지 않기 바란다. BI법에 대한 지식이 없기에 발생된 안타까운 사건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주위에 재정난으로 고민하는 이가 있다면, 먼저 따스한 말을 건네 주고, 그들의 말을 들어 주어서 그들이 느끼는 외로움을 떨칠 수 있도록 온정을 나누자. BI법이 그들의 문제를 합법적으로 해결해 줄 것이다.

하늘을 보니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있다. 구름아. 구름아… 사랑의 비가 되어 갈증으로 허덕이는 대지를 적셔다오. 주위의 잔디와 꽃등 목마른 이들이 간절히 기다리고 있단다. 사랑비에 젖어 주위 돌보는 온정의 새순을 싹 틔우고 싶은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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