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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shon
일부 변경선 동과 서(41)
jsshon

 

 

(지난 호에 이어)
“그거 가지고도 살 수 있으니까 그 만큼 주는 거겠지요. 공부는 해야 돼요. 하고 싶을 때.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생각해요. 몇 년 고생할 작정하고 학위를 따도록 해봐요.”

‘숙’이 오히려 단호하게 권하였다. 


‘훈’은 용기백배하여 당당하게 등록을 하고 2월부터 대학원과정을 시작하였다. 다음 달 월급봉투를 드려다 보고 깜짝 놀랐다. 월급은 깎이지 않고 전과 다름이 없었다.


닥터 ‘퐐 히’는 급료를 줄이는 대신 진행 중인 연구를 계속하는 것으로 채워 주었던 것이다. 연구를 하면서 학점취득을 위한 학업과정이 더해졌으니 바쁘고 피곤하기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닥터 ‘퐐 히’의 배려가 너무도 고마워 몸을 돌보지 않고 열성을 다해 일하고 공부하였다. 


 경사스런 일은 또 있었다. 운전면허 취득이었다. 그 추운 겨울 고생한 보람이 있어 첫 번 시험에 데꺽 합격을 한 것이다. 교실에서는 ‘훈’의 운전면허시험을 놓고 두 패로 갈리어 내기를 걸었다고 한다. 덕분에 그날 저녁은 한 친구의 집에 몰려가 맥주파티를 거나하게 벌였다. 


다음날 복도에서 만난 닥터 ‘퐐 히’는 면허취득을 축하한다고 하더니 “닥터 ‘송’ 당신은 스승인 닥터 ‘홍’보다 훨씬 낫군요.” 하고 소리 내어 웃었다. 


“닥터 ‘홍’은 8번인가 9번 만에 합격한 걸로 알고 있지요.” 어깨를 두드리며 또 웃었다.


닥터 ‘홍’ 말로는 4번인가 5번 쳤다고 극구 우기지만 아무러나 여러 번 시험 친 건 사실인 모양이었다. 


 “닥터 ‘홍’ 성질에 그러고도 남았을 거야. 마음은 급하구, 시간은 없구. 아마 시험관하고 시험장에서 운전연습 했을 거야 하하하.” ‘훈’은 더 신이 나서 방안을 서성이며 웃어댔다.


미국인들은 만 16세만 되면 다 따는 운전면허를 애기아빠가 되어서 따고도 그렇게 신기해하고 대견해 하는 것이 이방인의 첫 관문돌파인 것은 미쳐 깨달을 틈이 없었다. 


60일간은 임시면허여서 각별히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만약에 그 기간 중에 사고라도 내는 날이면 면허가 취소되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었다. 


엉덩이를 쳐들고 쭈그리고 앉은 메뚜기 같은 낡은 차라도 이때부터 털털거리며 어디든지 마음대로 갈 수 있었다. 미안스럽게 매주일 닥터 ‘황’댁에 신세를 지던 장보기도 혼자 갈 수 있게 되었다. 


무엇을 타고 가던 어차피 혼자 가는 장보기니 전이나 별로 달라진 것은 없지만 운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내발이 생긴 것만큼이나 홀가분한 기분이었다. 참으로 큰 짐을 하나 벗어놓은 듯 후련한 기쁨은 떠날 줄 모르고 들뜨게 하였다. 


11월초에 첫 눈이 내리기 시작한 버펄로의 겨울은 정말로 눈이 많이 내렸다. 일주일이면 나흘은 눈이 오고 이틀은 흐리고 하루만 해가 반짝하는 그런 날씨였다.


호수를 끼고 있는 지형이라서 그런지 매섭게 추운 것은 모르겠는데 한번 눈발이 희끗희끗 보이기 시작하면 삽시간에 30, 40센티가 쌓이는 게 보통이었다. 


잿빛 하늘에 하얀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것을 바라보노라면 점점 그 눈송이들은 깨알만한 점으로 변해버리고 온 정신은 그 속에 빠져버린 듯 무아의 경지가 되고 만다. 


찬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시간을 잊은 채 쏟아지는 눈발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내 몸도 마음도 함박눈이 소복하게 덮여 하얗게 탈색되는 듯하였다. 갑자기 커다란 눈송이가 정면으로 질주해 오면 ‘앗 차’ 깜작 놀라 뒤로 물러난다. 


네모난 유리창은 얼굴이 닿았던 자리만 둥글게 남고 온통 흰 눈으로 덮여있다. 어지러운 눈발 사이로 건너편 아파트의 빨간 벽돌담이 언듯 언듯 나타나는 게 동화 속의 집처럼 예쁘다.


이어 부르르~릉 부르르~릉 하는 제설차 엔진소리가 들려오면 길옆으로 뿜어 대는 하얀 눈가루가 안개처럼 시야를 막아서는 것이다. 차도는 거대한 제설차(스노 불로우어)가 다니고 보도는 조그마한 지프차 앞에 달린 쇠가래가 길을 터주면서 눈을 치우면 아이들은 모두 길로 내닫는다.


두툼한 스노슈트에 털이 달린 긴 장화, 눈만 보이는 털모자를 푹 눌러쓰고 목도리를 칭칭 감고서 썰매를 끌고 나오거나 작은 눈삽을 들고 눈 더미 속에 묻혀 뒹군다. 


와~ 와아~ 아이들의 함성소리 사이를 커다란 덤프트럭이 천천히 웅~ 웅~ 거리며 길에다 염화칼슘을 잔뜩 뿌리며 지나간다. 눈이 얼면 미끄러운 길에 자동차의 사고가 많이 생긴다. 얼음이 얼지 않도록 소금을 뿌려 사고를 방지하는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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