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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2017
간장 소동(상)-잊지 못할 독일가정 인연에서
kims2017

 

옛날 독일에서 지냈던 생활로 돌아가 본다. 그곳에서 공부할 때 두어 번 독일 가정에서 여름 방학을 보냈던 이야기다. 여름 방학이 되면 특별히 갈 데가 없는 외국 학생들에게 학교 측에서 독일 풍습도 배울 겸 독일가정을 알선해 주기도 했다.


나는 친한 친구와 한국에서 같이 독일로 갔기 때문에 무엇이든 둘이서 함께 행동했는데 휴가간 독일 가정은 그 댁의 큰 아드님이 한국 내 고향 본당 보좌신부님으로 계신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시면서 학생들과 한국말 대화를 하시려고 무척 노력하시던 중이었다. 


그때 친구와 내가 함께 독일에 가게 되었다니까 우리에게 독일어를 조금씩 가르쳐 주셨고, 신부님은 준비하신 강론이나 다른 문장들을 우리에게 읽어 보고 어색한 부분을 좀 봐달라고 하셨다. 마침 내 친구는 공부를 잘 했고 국어 실력도 아주 좋아 말도 조리 있게 문장 능력도 뛰어나게 글도 잘 썼고 문학 소녀로서 나도 친구 덕분에 독일어를 배울 수 있는 행운을 가졌다.


 어떻게 진씨가 되었는지 모르지만, 독일 성씨 Timpte 가 진씨를 선택해서 진 토마스 신부님이다. 독일 가면 우리 양친 집을 꼭 방문하고 또 방학 때면 신부님 양친 집에 가도 좋다고 미리 부모님께 연락하셨던 것이다. 독일 가서 몇 달 후에 주말 몇 번 방문했고 여름 방학을 몇 번 보내게 되었다.


그 댁은 4남매를 키워서 큰아들은 베네딕도회 신부님으로 60년대에 한국선교신부님으로 가셨고, 둘째 아들도 신부님으로 독일 어느 본당 보좌 신부로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한국에 계시는 형 신부님의 성격과는 아주 다르게 성글성글하셔서 빨리 친해졌다.


큰 따님은 소아과 의사로 큰 오빠처럼 얌전했고, 사위도 의사였고, 막내 따님도 수도자로서 베네딕도회 수녀님이셨다. 이렇게 모두 훌륭하게 4남매를 키우셨고 어디를 봐도 흩트림 없으시고 신덕이 높으신 신앙생활이며 겸허하신 처신에 조심이 이만저만 아니면서 두 노인을 바라 보기만해도 존경을 넘어서 거룩하게 보였다.


두 분은 학교 선생님으로 어느 스케이트 장에서 만나 열애 끝에 결혼을 하셨다 한다. 첫 방학 때 학교생활이 힘들어서 좀 느슨하게 쉬고 싶었다. 그런데 겨우 통하는 독일어에 꽉 짜있는 그들의 부지런한 생활에 맞추어 지내니 힘들어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규칙 생활~ 어려운 독일어 공부에서 벗어나 머리 좀 쉬려고 생각했지만 독일어가 아니면 통할 수 없어 마음대로 농담도 할 수 있는 모국어가 너무 그리웠다. 


휴가인지 수도 생활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여유 없는 24시간의 짜인 생활에 머리가 지근거리기도 했다. 숨이 막히는 며칠을 지나고 나니, 조금씩 느껴오는 것이 있었다.


 매사에 배울 것이 참 많다는 것이다. 신부님의 양친인 훌륭한 독일가정에서 외로운 외국생활에 여름 휴가를 보낼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엄격하셨지만 우리를 대할 때는 자기 딸같이 대해 주셨고, 무엇이든 주고 싶어 하시던 착한 노부부를 그 후 친구와 둘이 이야기 할 때는 두 분을 독일 진씨 양반 댁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한 주가 지나면서 우리는 그들의 전형적인 독일 음식, 양념이 거의 없고 소금과 후춧가루뿐인 것에 싫증이 났고, 또 음식 양이 너무 적어 한가지당 일인 한 개씩 돌아가고 사실은 그릇마다 한 개씩 남아 있지만 서로 보기만 하고 더 먹을 수도 없어 한창인 우리는 늘 배가 고팠다.


더 먹으라고 권했지만 어쩐지 싹싹 먹어 치우기는, 우린 손님이고 또 부끄러운 처녀 때가 아니던가. 물론 노 부부는 우리가 배고프다는 것을 전혀 몰랐을 것이다. 자기들의 양이 적으니 당연히 알 리가 없었을 테지. 나중에 남부 독일 가정을 방문 했는데 그들은 양파와 마늘도 조금씩 넣은 음식을 먹었는데 맛이 딴 판이고 같은 독일 인데 음식이 아주 달랐다.


물론 각 가정마다 음식이 다르겠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남부 독일은 양념을 좀 쓴다고 했다. 점심을 먹고 나면 꼭 낮잠을 정해진 시간에 대충 30-40분 정도, 그러고는 커피 마시고 간식 먹고 숲으로 산책을 간다.


하루는 내 친구가 더는 못 참겠다고, 한국 음식이 먹고 싶어서 낮잠을 잘 수가 없다며, 낮잠 자는 틈을 타서 음식을 만들기로 했다. 양념은 깨소금 고춧가루 김이 준비되었다. 이 양념들은 우리가 한국 떠나면서 갖고 간 것인데, 기숙사 사감 수녀님이 얼마나 엄격한지 그 양념이 냄새 난다고 해서 감히 한 번도 사용해보지 못했다.


 휴가 때 적당히 한국음식 해먹자고 가방 안에 꼭꼭 감추어 두었던 귀하고 귀한, 우리 엄마가 곱게 싸준 토종 한국 양념이다. 고향이 그립고 가족이 보고 싶을 때는 한국 음식 생각도 유난히 나서 그 양념을 만지작만지작하면서 언제든지 고국 음식 해먹는다 생각하고 있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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