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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yoon
신부님 러시아에 가다(10)
knyoon

 

(지난 호에 이어)
빼뽀네가 큰 소리로 대꾸했다.


“사제들은 지구의 찌꺼기들이오. 그들은 비겁자, 위선자, 탈취자, 도둑놈 그리고 암살자들이오. 독사도 오히려 물릴까 두려워 신부를 피할 겁니다.”


“상원의원 동무, 말이 너무 지나치군요.” 돈 까밀로가 말했다.


“동무의 그 모욕적인 발언은 아주 개인적인 게 분명하오. 말씀 해보시지, 동무에게 비열하게 구는 신부라도 있는지?”


“내게 비열한 짓 할 수 있는 신부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소.” 빼뽀네가 항변했다.


“동무에게 세례를 베푼 신부는 어떤가요?”


“그때 난 태어난 지 하루밖에 안 되었소.” 


“그러면 동무를 결혼시켜준 신부는 어떤가요?” 돈 까밀로가 물고 늘어졌다.


“지도자 동무, 그 사람과 싸우지 마십시오.” 스카못지아가 웃으며 말했다.


“이 동무는 변증법적이고 따지기 좋아하는 유형입니다. 항상 결론 지을 말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리고는 돈 까밀로에게 몸을 돌리면서 한 마디 덧붙였다.


“동무, 당신은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오! 자기가 할 이야기가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고 있고, 나만큼이나 신부들을 미워하고 있거든!”


그는 포도주를 종이컵에 따라서 건배를 올렸다.


“소비에트 연방을 위하여!” 


“자본주의자들을 타도하자!” 론델라가 말했다.


“신부들을 없애자!”


빼뽀네가 돈 까밀로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고함쳤다. 돈 까밀로는 그의 종이컵을 들어 올리면서 빼뽀네의 정강이를 힘껏 걷어차 주었다.


기차는 한밤중에 국경선에 닿았다. 꽉 찬 보름달이 산 속에 있는 마을 위로 내리 비치고 있었다. 여행객들은 평야를 가로질러 리본 모양으로 흐르는 강과, 불빛이 반짝이는 도시들을 이따금씩 내다 보았다. 


돈 까밀로는 복도의 창문 앞에서 담배 연기를 뿜으며 그 풍경들을 즐겁게 바라보고 있었다. 빼뽀네가 그의 옆으로 다가와 창 밖을 내다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은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겠지요? 사람은 자기의 조국을 떠날 때는 문득 조국에 감사하게 되나봐요.”


“동무, 당신은 아주 진부한 수식어와 민족주의에 빠져들고 있소. 우리의 조국은 세계를 의미한다는 걸 잊지 마시오.”


“하지만 왜 바보같이 그 많은 사람들이 달나라에 가고 싶어하는 겁니까?” 빼뽀네가 분별없이 물었다.


“동무, 그 질문은 내 생각을 어지럽히고 있소. 그 질문은 듣지 않은 걸로 하겠소.”


“듣지 않은 걸로 하는 게 좋겠군요.”

 

론델라 몰아내기 작전


 몇 명 안 되는 일행이 동독에 있는 비행장에서 3발 비행기를 탔는데, 비행기 안이 너무 시끄러워 서로의 말 소리를 알아들을 수 없었다. 돈 까밀로 동무는 입을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었고, 빼뽀네는 비교적 마음이 편안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경계심을 늦춘 건 아니었다. 돈 까밀로는 침묵하고 있는 동안도 위험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잠시 동안 그의 레닌의 어록으로 보이는 책을 읽는 것으로 반공 활동을 한정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빼뽀네는 돈 까밀로 신부가 책을 덮고, 지금 막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한 손으로 이마를 세게 치고 났을 때에야 새삼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빼뽀네는 얼른 일어나서 머리칼을 뒤로 쓸어 넘기고 윗 저고리 깃의 먼지를 털어내는 등 경고하는 몸짓을 보임으로써 그 효과를 무산시켜버렸다.


“아멘.”


깊은 한숨을 내쉬며 빼뽀네가 중얼거렸다. 그러자 그의 컬컬한 목구멍 속까지 시원해졌다. 비행기는 점점 고도를 낮추고 날개를 소련 땅에 내렸다.


“예수님, 나의 작은 교회는 아주 멀리 있는 것만 같습니다!” 돈 까밀로는 대합실 층계를 내려 오면서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천국은 매우 가까운 곳에 있느니라.” 예수님은 그에게 확신을 주셨다.


돈 까밀로는 기운을 내어 다시 타롯치 동무의 역할에 들어갔다.


“동무.” 그는 엄숙하게 빼뽀네를 불렀다.


“자네는 이 신성한 흙을 한 줌 집어 들고 입맞추고 싶은 충동을 느끼진 않는가?”


“어째서 안 그렇겠습니까? 그런 다음에 당신의 목구멍 속에 그걸 쑤셔 넣고 싶은걸요.” 빼뽀네가 이를 갈며 중얼거렸다.


 방문객이 도착한다는 통고를 미리 받았는지, 한 소녀가 기다리고 있었다. “저는 여러분들의 통역을 맡은 나디아 페트로프나입니다. 그리고 이 분은 양카 오리고프, 정부의 관광국 직원입니다.”


소녀는 이태리 말을 썩 잘했다. 소녀의 날카로운 눈매와 딱딱하게 차려 입은 양장만 아니라면, 우리와 같은 나라에서 온 소녀라고 보아도 틀림없었을 것이다.


빼뽀네는 자기소개를 한 다음에 그의 동행자들을 소개했다. 한 차례씩 악수를 나눈 다음, 그 관광국 직원은 자유와 정의와 평화의 공동 투사인 소비에트 인민의 이름으로 그들을 환영한다는 연설을 했다. 


그는 면도로 박박 밀어낸 머리에 네모진 턱을 하고 있었고, 앓은 입술과 부릅뜬 눈, 그리고 굵은 목덜미를 가진 40세 가량의 건장한 남자였다. 발목까지 덮은 비옷을 입고 서있는 모습이 영락없이 경찰관 같은 인상을 주었다. 


그는 얼굴의 근육 하나 움직이지 않고 연설을 했기 때문에, 그 연설을 통역하지 않았다면, 사람들이 환영사로 듣기보다는 검사의 논고로 알았을 것이다. 나디아 페트로프나 동무도 마찬가지로 딱딱한 관료의 티를 보였으나, 어딘지 모르게 그런대로 부드러운 데가 있었다.


나니 스카못지아 동무는, 비록 그 소녀가 그의 여성 편력사에 제일 먼저 오를 만큼 아름다운 여자는 못 된다 하더라도 말문이 꽉 막혀 버렸다. 그는 스물여덟 살이었고 어디로 보나 로마인임에 틀림없었다. 윤이 나는 검정 곱슬 머리칼과 어딘가 심술궂은 표정을 띤 눈에 긴 속눈썹을 달고 있었다. 입술은 비웃는 듯 비쭉 내밀고는 낡은 비옷을 입은 남자와 함께 마중하며 방문객 앞으로 한 발 나섰다.


 “인사드립니다, 동무들!”


그 소녀는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건장한 어깨와 자그마한 엉덩이에 다리는 발레리나처럼 날렵했다. 


그는 꽉 끼는 바지에 붉은 와이셔츠와 검은 가죽 저고리를 입고 담배는 언제나 비스듬히 물고 있었다. 강하면서도 약간은 섬세한 멋을 풍겼다. 주먹을 쓰는데 재빠르며 여성을 다루는 솜씨도 능숙했다.


몇 사람의 일행이 오리고프 동무와 나디아 페트로프나 동무의 안내를 받으며 빼뽀네와 함께 비행장을 가로질러 가고 있을 때, 스카못지아가 용기를 내어 말을 꺼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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