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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yoon
신부님 러시아에 가다(7)
knyoon

  

 

 

 

(지난 호에 이어)


“아무 소용도 없는 짓입니다, 동무.”


돈 까밀로가 씁쓸하게 말했다. 자기 머리칼을 쓰다듬는 척 또 윗저고리의 양쪽 옷깃을 털어내는 척하면서 그는 십자가의 성호를 긋는데 성공하고 있었다. 


“그들은 눈뜬 장님이랍니다. 그 사람들은 눈 가리개를 하고 다니거든요.”


페트로프나 동무가 이 말을 통역했다. 여행국 직원은 알았다는 듯이 박박 면도한 그의 머리를 끄덕거리고는 우물우물 대답했다. 


“오리고프 동무는 말씀하십니다. 동무가 아주 정곡을 찔러 말했다고요.”


그녀는 돈 까밀로에게 통역해서 말했다. 그는 그 말이 대단찮은 인사말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 타롯치 동무의 말에 늘 동의해 왔던 스카못지아가 자기 자신이 관찰한 대로 말을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1세기나 뒤떨어져 있습니다. 썩어 빠진 산업가들이 형편없는 기계 몇 가지만 생산하고 있으므로, 그네들은 다만 그것만이 전부인 양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일 그네들이, 오늘 우리가 구경한 공장 산업을 둘러보게 된다면 아마도 심장마비를 일으킬 겁니다. 페트로프나 동무, 우리가 본 것이 가장 크고 가장 좋은 건 아니었지요?”


“아, 물론 아니지요. 그건 이류 공장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녀가 응답했다. “그건 현대 기술 분야에선 최신의 것이지만 생산량은 비교적 적습니다.”


돈 까밀로가 슬픈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흔들었다. “소비에트 연방의 이류 공장이 우리나라의 가장 큰 자동차 회사인 피아트보다 훨씬 앞서있다는 사실에, 우리 이태리인들은 부끄러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튜린 지구에서 온 페트라토 동무가 여태껏 말이 없다가 그의 지방 특유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듯 입을 열고 말했다.


“트랙터 부분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자동차에 한해서만은 우리 피아트를 무시하지 못할 겁니다. 오늘날의 그 실력이 있도록 이끌어온 우리 이태리 노동자들을 무시할 권리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진실이 제일입니다.”


돈 까밀로가 외쳤다.


“진실은 피아트 회사의 자부심보다 더 중요합니다. 우리의 민족적 자부심이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적 제도의 후진성에 대해 관대하게 구는 한, 우리는 소비에트 연방이 우리에게 가르쳐 줄 능률에 대한 교훈을 영영 못 배울 것이오. 다리가 한 쪽밖에 없는 애인을 가진 남자가 있는데, 그는 두 다리를 가진 여자가 자기 애인만 못하다고 고집을 세웠습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나라의 부진한 성취에 대해 갖는 자세입니다. 이곳 러시아에선 모든 산업체가 튼튼한 두 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굉장한 다리지요 !” 스카못지아가 맞장구를 치면서 페트로프나 동무를 열정적으로 바라보았다. 


“난 동무가 노리는 게 뭔지 모르겠소.” 론델라 동무가 돈 까밀로에게 말했다.


“공산당원은 비록 그 진실이 괴로운 것이라고 해도 그 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돈 까밀로가 설명했다.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은 진실을 알려고 온 것이지 감상에 빠지기 위해서 온건 아닙니다.”


여행국 직원은 그들의 대화를 열심히 들으면서 페트로프나 동무에게 통역을 자세히 해달라고 부탁했다. 빼뽀네는 의자 끝에 불안스럽게 앉아 있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마침 음식이 들어 왔으므로 허기진 일행들은 먹기에 골몰했다. 양배추 수프는 그들의 입맛에 잘 맞지 않았으나 알맞게 구운 양고기가 그들의 입맛을 돋우어 주었다. 그들을 대접하는 쪽에선 이미 포도주를 내놓을 준비까지 하고 있었으며, 포도주는 그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혀끝을 감미롭게 해주었다.


트랙터 공장 얘기가 다시 화제에 올랐다. 페트로프 동무는 피아트 자동차 자랑을 하다가 남긴 나쁜 인상을 없애고 돈 까밀로의 주의를 끌기 위해 러시아 트랙터 생산 과정에서 오는 어떤 창의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러자 까밀로가 입을 열고 말했다.


“물론 러시아 사람들은 다른 나라 국민보다 재주와 창의력이 뛰어납니다. 그들은 라디오나 인공위성의 발명은 물론이고 다른 작은 기계 장치의 완성에 이르기까지 온갖 재능을 보여주었소. 우리 방에 있는 세면기를 예로 들어 볼까요? 세면기에선 찬물 더운물이 따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한 꼭지에서 적당한 온도의 물이 알맞게 흘러 나오게 합니다. 이건 언뜻 보기엔 사소한 일 같지만 그런 것을 어디서 볼 수 있겠습니까?”


배관공인 론텔라가 이 말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동무, 바보 같은 소리 작작 하슈. 내 조부께선 수도꼭지 두 개를 하나로 합쳐 만드는 걸 알고 계셨소. 당신 고향은 어디요?”


“공산주의자가 가장 많은 지구에서 왔지요.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진보적인 고장에서 왔소. 게다가 내가 바보라고 치더라도 나는 좋은 친구들과 함께 살고 있소. 《처칠 회고록》을 보아도 이와 똑같은 일을 볼 수 있지만, 아무도 처질을 공산당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잖습니까?”


론텔라는 생각이 어지러워지기는커녕 오히려 머릿속이 수정같이 맑아져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려고 더욱 억지를 썼다. 


 “나는 처칠이 어떻게 되었든 개의치 않소. 내 말은 동무가 이런 일들을 과장해 말해서 적을 유리하게 만들어 주고 있단 말이오. 진실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면, 우리는 그 진실에다 경의를 표시해야겠지요.”


돈 까밀로는 그의 새까만 안경을 벗어서 안경알을 닦더니 다시 끼어들었다. 그런 다음 그는 엄숙한 말로 침묵을 깼다.


“진실이라구요? 진실이란 것은 무엇이든지 노동자 계급의 이해와 일치되는 것을 말합니다. 동무, 동무는 자신의 이성보다 자신의 눈을 믿어야 해요. 동무의 이성은 너무 나약하오. 동무의 머릿속은 자본주의적인 생각으로 온통 거미줄이 쳐있기 때문이오.”


“동무의 머리도 좋지는 않은걸?” 론델라가 화가 나서 대꾸했다.


“그 뿐만 아니오. 동무는 우리가 만났을 때부터 이상하게 내 감정을 상하게 해 왔소. 나중에 손 좀 봐주겠소!”


 “오리고프 정치국원께서 동무가 좀 어떻게 되었다는 걸 눈치챈 것 같소. 틀림없이 이곳 기후가 동무에게 맞지 않는 모양이오. 지금부터 한 시간 안에 베를린 가는 비행기가 있는데, 정치국원께서 비행기 좌석을 마련해 줄거요. 거기서부터 동무는 집으로 곧장 갈 수 있게 되오.”


“잘 됐군요!” 론델라가 소리쳤다.


“내가 당신네 떼거리들의 마지막 꼴을 안 보게 돼서 얼마나 기쁜지 상상들을 못 할거요.”


“너무 심하다 생각진 마시오. 돌아가서 다시 만날텐데.”


론델라는 그의 지갑을 열어 당원증을 꺼내더니 갈기갈기 찢어버리며 말했다.


“우린 또 만나게 되겠지요. 하지만 나는 반대쪽 노선에서 보게 될 거요.”


 “나는 동무처럼 인내심이 없는데.”


 빼뽀네는 그의 궁둥이를 걷어 찾다. 그러나 곧 후회스런 마음이 들었다. 그가 식당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얼굴에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돈 까밀로가 말했다. “그러니 난 여기서 자넬 돌봐주겠소, 바로 지금 말이오!”


모든 일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났다. 론텔라가 일어서더니 돈 까밀로의 턱을 한 대 쥐어 박았고, 돈 까밀로는 그를 되받아 쳐서 제자리에 쓰러뜨렸다. 


여행국 직원이 통역관과 뭔가 상의하더니, 통역관이 그 말을 빼뽀네에게 전했다.


빼뽀네가 일어나서 론댈라의 벽살을 잡고 밖으로 끌고 나갔다. 


“동무,”


론델라가 어느 정도 기분을 가라앉혔을 때 빼뽀네가 말했다.


 “일이 잘 되었습니다. 그는 오리고프 동무의 깊은 배려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잔을 들어 소비에트 연방의 승리를 위해 건배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오리고프 동무는, 평화를 위해 그리고 이태리 노동자 계급의 자본주의 학정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해서 건배했다 


“나디아를 위해서 축배하는 건 어떨까요?”


스카못지아가 돈 까밀로의 귀에 대고 소근거렸다. 


“가만 좀 있게나, 동무!”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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