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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yoon
신부님 러시아에 가다(21)
knyoon

 

 

 

(지난 호에 이어)
타반은 귀를 곤두세우고 뒷자리에서 들려오는 대화를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듣고 있었다. 


“자, 여기서 러시아의 여러 가지 형편을 생각해 보세.” 돈 까밀로가 계속했다.


“어떤 인민이 국가를 후진국으로 만들고 있는가? 그건 바로 콜호즈를 쥐고 있는 돌대가리들이지요. 그 자신들은 집단화된 농장에 매달릴 생각은 않고, 정부가 그들 개개인에게 나눠준 조그만 땅덩어리만 갈아붙일 것을 고집하고 있다네. 이 나라엔 콜호즈가 8만 개 있고 소브코스가 6천 개 있소. 그러나 콜호즈와 소브코스가 함께 소유하고 있는 가축이 1천4백만 마리 인데 비해, 콜호즈 농민들 개인적으로는 1천7백만 마리의 가축을 소유하고 있소. 그 농부들은 어떠한 땅도 소유할 자격이 없는 것이오. 내 말을 잘 들어봐요. 그것마저도 빼앗기게 될 테니까.”


타반 동무의 귓불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우리나라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세.” 돈 까밀로가 계속해서 말했다. “전쟁 중에 누가 암시장을 조장했겠소? 여기선 누가 조장할 것 같소? 콜호즈의 농민들이란 말이오! 우리 사회에선 신부들이 계속 권력을 유지하는 곳이 어디죠? 농민들 사이에서죠. 그러면 소비에트 연방에서 살아남은 신부들이 전체적인 발전을 계속 훼방하는 건 무엇 때문이죠? 콜호스에서 긁어모은 루불 덕택이지!”


타반의 귀는 빼뽀네의 뺨만큼이나 빨개졌다.


“동무, 우리는 여기서 모든 분야에서 세계 기록을 세우고, 달나라 경주에서도 1위를 차지한 나라를 알고 있소. 그러나 콜호즈 안에 발전을 방해하는 어떤 이기심 같은 걸 발견하게 되진 않소? 농부들을 경계하시오! 그네들은 아주 흉측한 무리들이란 말이오!” 돈 까밀로는 이렇게 열변을 끝맺었다.


“말 잘했소, 동무!” 스카못지아가 빼뽀네의 앞자리에 앉아서 말했다.


“사람들이 날 웃기는 건, 농부에게 땅을 내주자고 말할 때요. 땅을 줘봐요. 그네들이 무얼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 우리를 굶기겠죠. 토지는 공동 소유가 되어야 합니다. 국가가 경작해야 합니다. 농부는 노동자 대우를 받아야 합니다. 농부가 토지를 경작한다고 해서 그네들이 경작지의 생산물을 갖게 되겠는가 말입니다. 그렇다면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도 차를 한 대씩 줘야 되지 않을까요? 누가 우리에게 국수주의적인 파시즘 정권을 안겨 주었습니까? 바로 농부입니다! 동무와 상원의원 동무의 고향인 에밀리 야나 로마에선 노동자들이 매일 입는 노동복은 검정 셔츠가 아닙니까? 아니, 저 쪽에 있는 저 얼간이 바보가 트랙터를 박살내는 것 좀 보세요!”


그들이 타고 있는 버스 바로 근처에서 비틀거리고 있는 트랙터는 위태로울 정도로 차체를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실은 그 운전사가 농부는 아니었다. 그는 정부의 농무국에서 나온 대리인이었다. 비록 그의 어리석은 행동 때문에 여섯 번째의 5개년 계획을 진전시키진 못했어도, 그 일은 돈 까밀로의 목적과 가장 시기 적절하게 부합하고 있었다.
“버릇 없는 놈 같으니!” 스카못지아는 트랙터가 위태위태하게 옆을 스치며 지나가자 소리쳤다. 그러나 그 버릇 없는 자는 그 외침을 친절한 인사로 잘못 알고 팔을 내두르며 응답했다. 


타반 동무의 귀는 이젠 창백하게 질렸다. 빼뽀네는 종이 쪽지에다 뭔가 적어서 돈 까밀로에게 넘겨 주었다. 그리고는 동료들의 신임을 잃지 않게 하려고 큰 소리로 말했다.
“고국에 가지고 갈 보고서에 낼 수 있도록 우리가 보고 들은 바를 상세히 적어 두시지요.”


그러나 그 종이 쪽지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동무, 입 닥치고 계시오. 그렇지 않으면 정강이 뼈를 부숴놓겠소”


돈 까밀로는 근엄한 표정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는 동안 스카못지아는 페트로프나 동무가 긴 연설을 늘어놓는 바람에 농부에 대한 신랄한 비난을 거두었다.


“우리는 ‘붉은 깃발’ 소브코스엔 들르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그 농장은 곡물 재배와만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곡물은 이미 추수가 끝났고 우리는 지금 볼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면적이 4천 에이커 되는 그레비네크의 집단 농장인 콜호즈로 가고 있습니다. 그 곳에서는 채소 재배업과 소, 돼지 등의 가축을 기르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 농장은 완전히 자치적이어서 정부 농무국이 공급하는 기계 장비 외에는 정부 원조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방금 우리는 콜호즈 경계선에 들어섰습니다.”


이 마지막 말은 이야기해 줄 필요가 전혀 없었다. 지형은 전에 본 곳과 똑같았지만, 전체적인 인상은 아주 달랐기 때문이었다. 이 농장은 모든 일이 잘 진행되고 있었다. 들판은 경작이 잘되어 있었고, 풀을 뜯어먹고 있는 가축들의 영양 상태도 좋았다. 마을에는 집집마다 잘 가꿔놓은 과수원과 채소밭, 닭장과 돼지우리, 소를 두는 외양간 등이 있었다. 


단단하게 지은 두 개의 건물이 서 있었는데, 그것은 마을 사무실과 지역 학교였다. 페트로프나 동무는 콜호즈의 97퍼센트가 전기 공급이 되어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지역은 아직 공급받지 못한 몇몇 농장에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 한복판까지 들어가기 위해서 버스는, 울퉁불퉁한 차 바퀴자국이 난 길을 더듬어 들어가야만 했다. 그래서 농장까지 반 마일쯤 남았을 때 ‘우주 세포’ 일행은 내려서 걸어가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진흙은 말라서 굳어 있었다. 


방문객들은 차 바퀴자국에 빠져서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걸어갔다. 길을 따라 가는 도중에 그들은 마차 한 대를 만났다. 그 마차 안에는 긴 장화를 신고, 털 깃과 털모자가 달린 방수 비옷을 입은 뚱뚱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돈 까밀로는 그 사람을 주의 깊게 눈여겨보다가 페트로프나가 있는 곳으로 급히 달려갔다.
“동무, 저기 저 괜찮게 생긴 신사는 누구요 ?” 그가 물었다. 


페트로프나 동무는 웃었다. 그녀가 이 질문을 오리고프 동무에게 전하자 오리고프도 재미있다는 듯이 웃어 젖혔다.


“동무, 동무는 독수리 눈을 가졌군요.” 그녀가 돈 까밀로에게 말했다.


“그 괜찮게 생긴 신사는 신부랍니다” “뭐? 신부라구?”


페트로프나 동무 옆에서 걷고 있던 스카못지아 동무가 소리쳤다.


“그자가 여기서 하는 일이 뭐지요?” 페트로프나는 그를 힐난하듯이 바라보고 말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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