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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yoon
신부님 러시아에 가다(39)
knyoon

 

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유니스 윤경남 옮김

 

 

 

 

 

(지난 호에 이어)


“진리는 언제나 그곳에 있었건만 모든 사람이 그 빛을 다 볼 수 있는 횃불을 밝히기 위해 레닌이 필요했습니다. 그 때문에 모스크 바에 오는 모든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그의 묘지를 보고 싶어하는 겁니다.”


“레닌 말고 다른 사람은 또 없고?”


돈 까밀로가 물었다.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지요” 빼뽀네가 말했다.


“어찌 되었든, 사람들은 레닌을 보러 오는 겁니다. 동무도 볼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난 안 보겠소.”


돈 까밀로가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우리는 모두 그곳에 잠깐 들를 텐데요.” 빼뽀네가 말했다.


“오리고프 동무와 여러 가지 계획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거든요.” 


“난 레닌에게 갚아야 할 감사의 빚은 없소.”


돈 까밀로가 말했다.


“나는 유행의 변덕스러움을 따라가진 않겠소. 내게는 지금도 그리스도만이 유일하고 참된 빛이오.”


“하지만 동무는 세포 조직의 지도자로서의 의무가 있습니다.”


“신부로서의 의무가 먼저요.”


돈 까밀로가 대답했다. 그는 주머니에서 엽서 한 장을 꺼내어 옆에 있는 탁자 위에 올려놓고 쓰기 시작했다.


“동무가 이젠 더 이상 속임수를 쓰지 않기를 바랍니다.” 빼뽀네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주소가 ‘교구광장’으로 되어 있는 친구를 갖고 있다는 건 합법적인 일이 못 된다 그 말인가?”


“주교 외에는 아무도 그 주소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만 뺀다면 말이지요!”


돈 까밀로는 자세히 알아보도록 엽서를 빼뽀네의 코 앞에 내밀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주소를 아무개씨에게, 하고 보통으로 부칠 수 있는 거요. 그 수신인이 우연히도 주교님의 이름일 수도 있지만 말이오.”


빼뽀네는 엽서를 들여다 보고는 그에게 다시 돌려 주었다. 


“나는 동무의 개인적인 일에까지 감 놔라 대추 놔라 하진 않겠소”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만일 자네라면 서명을 덧붙이겠는데.”


“미쳤어요?”


“만일에 그리스도가 다시 유행하는 시대가 온다면?”


돈 까밀로가 넌지시 물었다. 빼뽀네는 그 엽서를 받아 들고 그의 이름을 아래칸에 갈겨썼다.


“나를 나쁘게 생각진 마십시오.” 그는 진지하게 말했다.


“다만 당신의 주교님이 우연히도 아주 사랑스러운 분이었기 때문이오.”


돈 까밀로는 일어나서 그 엽서를 홀 기둥에 붙어있는 우체통속에 밀어 넣었다. 그가 돌아오자 일행이 모두 모여 들었다.


“여러분의 소원대로 우리는 레닌의 묘지를 방문하겠습니다.” 페트로프나 동무가 말했다.


돈 까밀로는 다른 사람과 함께 따라가다가 문지방에 걸려 발목을 삐었다. 만일 빼뽀네가 옆에서 팔을 잡아주지 않았더라면 그는 마룻바닥에 뒹굴었을 것이다.


“호텔 의사를 불러 오겠습니다.” 페트로프나가 말했다.


“많이 다치진 않으셨으리라 믿지만, 여기서 쉬시는 게 좋겠습니다.”


돈 까밀로가 아주 실망한 듯이 보였으므로 오리고프 동무는 그를 위로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동무는 다음에 가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격려하듯이 말했다.


돈 까밀로는 절룩거리면서 그가 앉았던 의자로 되돌아 갔다. 그는 그의 발목을 주물렀다. 발목은 물론 곧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레닌의 어록>을 꺼냈다.


반 시간쯤 지나서였다. 돈 까밀로는 깊은 사색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 타롯치 동무임을 깜박 잊고 있었다. 바로 그때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부님!”


돈 까밀로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쳐들다가 자신의 우둔함을 책하면서 자기 발로 자기 다리를 걷어찼다. 그러나 모든 것을 감추기엔 이미 때가 늦었다. 빼뽀네가 앉아있던 옆자리 의자에 45세 가량 되는 검은 머리의 삐쩍 마른 남자가 앉아 있었다. 돈 까밀로는 단번에 그를 알아보고 자기도 모르게 그의 이름까지 불렀다. “꼬맛시!”


새로 온 그 사람은 ‘프라우다’지를 들고, 그 신문 첫 페이지의 기사를 번역해줄 듯이 돈 까밀로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저는 신부님을 보는 순간 알아 보았지요.” 그가 말했다.


“신부님이 사제복을 입고 계시진 않았어도 말입니다.” 


“난 모스크바를 보고 싶었다네.”


돈 까밀로가 말했다.


“그러려면 거기에 어울리는 옷을 걸쳐야 했다네.” 


“그럼, 아직도 신부란 말씀인가요?”


그 사람이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신부 말고 내가 뭐가 될 수 있겠소?”


돈 까밀로가 말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충성심을 바꾸었는데요?”


“내 충성심은 돌려볼 길이 없는 그런거요. 그런데 이봐요, 여기서 뭘 하고 있지요?”


“저는 프라하에서 동지들과 함께 왔습니다. 전 프라하에 살고 있지요. 우린 내일 돌아갑니다.”


“그럼 자네는 나를 바티칸의 스파이라고 보고하겠군 그래.”


“신부님, 저를 그런 사람으로 보시다니요!”


꼬맛시 집안은 카스텔렛도 출신으로 교회에 잘 다니는 가정이었다. 다만 어린 아도스만이 떨어져 나갔었다. 그의 지난 이야기는 그 시대를 살고 있는 다른 사람과 대동소이했다.


1943년 9월8일에 보도글리오가 연합국과의 휴전 조약에 서명했을 때, 그는 군복을 벗어 던지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러다가 잠깐 집권했던 뭇솔리니의 파시스트 공화국 군대의 소집령을 받고는 산 속으로 도망쳐 버렸다. 


그는 1945년 4월까지는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빨치산들이 마지막 순간에 징집될 뻔했던 사람들을 데리고 산에서 내려왔을 때, 그들은 빨치산 투쟁의 베테랑처럼 보이려고 수염까지 길게 기르는 조심성을 보여주었다.


젊은 꼬맛시도 목에 붉은 손수건을 두르고 사령관 지위에 앉아 있었다. 그는 지방 자치활동을 책임지고, 주로 지주들에게서 강제로 기부금을 거둬들이되 각기 자기 땅에 비례해서 바치게 했다. 주먹 싸움이 여러 번 벌어졌고, 대부분의 지주들은 목숨만 부지하고 도망친다면 큰 다행이었다.


75세 된 마쏘니 백작은 70세 된 부인과 하녀와 개 한 마리를 데리고 평야 한가운데에 있는 외딴 장원 저택에서 조용히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에 그 집의 소작농이 우유를 배달하러 왔으나 초인종을 울려도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그는 집 안으로 들어가 보았지만 집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그 집의 개 한 마리가 한 구석에 서 있었는데 내쫓아도 꿈쩍 않고 서 있었다. 농부는 동네 사람들을 몇 명 불러왔다.

그들은 그 개가 집안에 있는 오래된 우물가를 지키고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우물 밑바닥엔 백작과 그의 부인과 하녀의 시체가 있었다. 틀림없이 그 전날 밤에 도둑이 들어와 응접실 벽에 걸린 초상화 뒤에 있는 비밀 금고문을 열고 세 사람을 죽인 것이다.


몇 명의 동네 사람들은 젊은 꼬맛시가 그날 밤 젊은 불량배 한 떼거리와 그들의 지도자로 보이는 낯선 사람과 함께 차를 타고 마을을 떠나는 것을 보았다. 또 다른 목격자들은 그 차가 못소니 도로 쪽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세 명의 젊은 불량배들은 꼬맛시와 그 낯선 지도자가 집 안에 들어가 있는 동안 밖에서 망을 보고 있었다. 이십 분쯤 지난 다음 그들은 모두 차를 타고 사라졌던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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