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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 유니스 윤경남 옮김

 

 

 

(지난 호에 이어)
내가 할 일이란 오늘 밤에 이 도시를 떠나 다시는 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 일이다. 6 시 30분에 나는 내 짐을 꾸리고 있다. 그 때 전화벨이 울리고 상냥한 여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국방장관이 여비서를 시켜 오후 일찍 나한테 전화를 걸고 그 전화를 받은 내 아들에게 길에서 나를 찾아보도록 했다는 것이다.


아직도 알베르띠노가 나를 찾아 길을 헤매는 동안 장관은 하는 수 없이 집에 돌아가기로 결심하고서 다시 한 번 전화를 한 것이었다. 친절한 여비서는 유창한 이태리어로 말하기를, 장관은 내가 호텔로 안전하게 돌아간 것을 축하한다면서, 내일 아침 9시에 나를 만나기 바란다고 말한다. 그리고 안전을 위해서 택시 타고 오기를 원한다고 덧붙인다.    


이러한 이해심에 감명을 받은 나는 이탈리아와 유럽 연합의 한 시민으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그 사람들은 내가 어떤 친구인지 이해해 주었고, 국방성의 소재지라고 상상한 건물에 이르자 또 한 명의 명랑한 사람이 계단 꼭대기에 나타나더니 마치 내가 찾고 있던 곳이 여기라고 말해주는 듯 내게 손짓을 한다. 


국방성은 놀랍게도 관료적인 맛이 전혀 없었고, 내게 인사해 오는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복합적인 정치적 예절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나 내 심장은 빨리 뛰고 있다. 내가 만나러 가는 사람이 바로 전쟁 장관이기 때문이다. 글쎄, 그가 다른 보통 사람과 같은 사람인지 모르겠다. 


내 마음이 특별한 상태가 되는 이유가 있다. 나는 전날의 포로 혹은 피억류자인 것이다. 1 9개월 동안 비천한 독일인 하나가 내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었다. 나는 공포심에 싸여 그 억류자 앞에 달려가곤 했었다. 왜냐하면 조금만 잘못하면, 어떤 한 순간에 그가 나를 차버리거나 총으로 쏘아 버릴 수 있음을 나는 알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미 흘러간 세월과 그들이 가져온 그들 자신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포로 콤플렉스 같은 것을 가지고 있고, 독일인 전쟁 각료 앞에 나타난다는 사실이 아무래도 나를 괴롭히고 있다. 더구나 어제는 내가 한 시간 이상이나 그를 기다리게 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내가 그 각료의 개인 집무실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내게 잠재해 있던 공포심은 가라앉았다. 결국 프관츠 요셉 스트라우스(Franz Josef Strauss)는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보통 인간이며, 실제로 내가 아는 사람들보다 훨씬 정중하게 환대해 주었다.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해 보아도, 머리 위에 독일 장교의 모자를 쓴 그 사람을 상상할 수가 없다. 나는 새로운 독일의 얼굴이 바로 미소를 띈 프란츠의 얼굴이라고 생각하니 기뻤다. 


통역관은 내 생각을 읽을 수 없으리라. 그것도 역시 괜찮은 일이다. 뭔가 말없이 앉아 있는 것이 훨씬 좋기 때문이다. 그가 나의 인사말을 통역하기 시작했을 때, 전쟁 포로가 지금의 나처럼 구두를 신고 있는 것에 어떤 만족감을 느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점에서 내가 포로수용소 시절을 기억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 일은 마치 몇 백 년 전에 지나간 악몽 같기만 하다.

 

3. 인간과 기계


한 때    나는 전쟁 포로 콤플렉스에서 벗어났지만, 한편 처리해야 할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나는 그 문제를 “웨일즈 왕자 콤플렉스”라 부른다. 스트라우스의 미소는 내가 전날 독일 포로수용소에 있었다는 것을 잊게해 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데나워(Adennauer) 수상의 미소(웃는 법을 그 사람에게 가르쳐 줄 수 있다면)라 할지라도 나를 4개의 단추가 달린 웃저고리에 대한 예민한 의식에서 나를 풀어주진 못할 것이다.


물론 내가 보통 시민으로 돌아다닌다면 내가 무엇을 입을까 구애 받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내가 어떤 류의 공식적인 사업 때문에 여행하게 된다면, 내가 말 매매꾼 같이 보여선 안될 것이다. 


나는, “공식적인 사업”은 그르치기 쉽다는 말을 믿는다. 나는 장관이나 대표자는 아니지만 나 자신의 대표자가 된다 할지라도 어떤 명분을 만들진 않겠다. 그러나 내가 이탈리아 법정 앞에 악명 높은 정치범으로 출두명령을 받게 될 어떤 모습이나, 스위스 호숫가로 머리를 식히려 가는 것이나, 파리에서 열리는 올스타 자선 만찬의 밤에 참석하려고 나보다 잘 알려진 콧수염을 달고 가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이탈리아 국내나 특히 해외에서는 아직도 내가 오래 전에 쓴 돈까밀로 이야기를 읽거나 그 내용을 담은 영화를 보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행히도 이런 일에 매혹된 사람은 지구상에 불과 몇 백만 명 밖에 안 되지만, 그 사람들은 내 팔자수염을 보고 아름답다고 찬사를 던지며 여기 저기 신문과 만화에 그 모습을 싣기 바빴다. 


따라서 나 자신도 제 정신인 사람들 앞에 단정한 복장을 하고 나타나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그래서 단추 4개가 달린    “웨일즈 왕자” 양복을    입고 지금까지 무관심하게 버려두었던 옷에다 찬양을 돌릴 결심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내가 시골뜨기의 허물을 벗어던지고 장식이 주렁주렁 달린 잠옷에 나를 끼워 맞춘지 이미 9년이란 세월이 흘러갔다. 그 옷을 일단 입은 다음부터 나는 그 옷을 입을 때마다 번번히 다른 사람의 피부 속에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옷감은 밝고 부드러우며, 재단은 나무랄 데 없었지만, 마치 납을 안감에 댄 것처럼 무겁다. 나의 불편함은 육체적인 것만이 아니고 정신적인 것도 있다. 나는 나의 낡은 자아(自我)와 낡은 사고방식을 고수하려고 투쟁하는 바로 그 지점에서 억압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그 양복은 강한 개성을 지니고 있어서 그 옷이 나를 강요하고 있다. 그 옷은 나 자신이 최근 유행하는 4개 단추 달린 “웨일즈 왕자” 양복 값어치 이상은 아무 것도 아님을 생각하기를 원하고 있다. 


내가 그 옷을 입을 때마다 같은 일이 일어난다. 즉 우리는 서로 상대방을 지배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싸움이 끝나면 각자 자기 본래의 위치로 모두 돌아가는 것이다. 


그 양복은 최근 유행하는 4개 단추가 달린 “웨일즈 왕자” 모델이고, 그것이 어쩌다가 실수로 이 시골 촌뜨기에게 전달되었다. 그러고 나는 바로 그 최신형의 4개 단추가 달란 웨일즈 왕자 양복에 푹 빠져든 시골 촌뜨기이다. 


우리는 진정코 서로 미워한다. 그러나 “공무”가 생기면 함께 여행한다. 우리는 둘 다 의무의 노예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는 그런 갑옷을 입고 있다. 그러나 독일 국방장관 앞에 앉게 되면 그 갑옷이 제법 용감한 모습을 들어낸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내가 내 자신을 완전히 파악했을 즈음, 나는 스트라우스씨에게 이렇게 말한다. 어제의 약속을 못 지킨 것은 미안하게 생각지 않는다고. 왜냐하면 실수로 인해 나는 서독의 정부청사 안에 민주적인 분위기가 흐르고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그런 다음, 내가 오늘날의 독일을 알게 된 일부터 시작하여 스트라우스 씨보다 더 고위직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가장 젊은 독일 병사 세대에게 준 교훈의 원칙 이 무엇인가를 배우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말한다. 


물론 내가 독일군대의 전통이 유명하다는 것까지 말해줄 필요는 없다. 그 각료가 나보다 더 잘알고 있을 터이므로.


“어떤 사람도 그 전통에서 완전히 떠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 각료가 내게 맨 처음에 한 말이다. 


“그 전통이 어두운 측면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독일도 군대의 전통을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다만 어두운 측면만 없애겠다는 말이다. 프러시아의 “군국주의”라고 하는 어두운 측면은, 군인은 다만 기계 속에 붙어있는 이름없는 톱니바퀴로 여겨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새로운 독일 군대는 이와 반대로 군인은 한 개인으로 취급된다. 물론 기계화 되어버린 전쟁은 개인의 행동을 크게 좌우하진 않는다. 전쟁은 오히려 한 명의 군인이 어떤 팀의 한 구성원이 되어주기를 요구한다. 


이는 노무자가 기계에 자기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산업체에서 보는 것과 같은 개인의 굴욕을 의미한다. 군대생활에서 군인은 단체 규율에 복종해야 할 뿐 아니라, 동시에 자기자신의 개성을 지키도록 훈련을 받아야 한다. 


그가 탱크나 폭격기의 승무원이나 포병부대의 중대에서 일할 때엔 연합전선에서 일하는 노무자처럼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나머지 다른 시간에 그는 얼굴과 머리와 자신의 의식세계를 가진 인간이며 개인이다. 


교사의 권위는 그의 단순한 계급에서 얻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능력이 증명됨으로써 얻게 되어야 한다. 교사는 전통대로만 인도해서는 안 되며 사회적 변화에 따라 인도해야 한다. 더 이상 그 사람은 추상적인 영역에서만 활동할 수는 없게 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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