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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할 때는 고려의 명망있는 일개 무장에 지나지 않았다. 왕건이 474년 전에 개국한 고려는 임금이 34번 바뀌면서 썩을대로 썩어서 바야흐로 온 나라에 망국의 먹구름이 짙게 깔려있을 때였다. 무장으로서 싸움터에서 떨친 개인적 인기와 정도전, 조준 같은 당대의 지성인들과 교분을 맺은 이성계는 고려를 멸망시키고 새 나라를 세울 야망을 키우고 있었다. 나라를 창건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앞서야 할 것은 백성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어떤 길이 가장 빠른 길일까? 이성계의 참모 정도전과 조준들이 내놓은 답은 ‘토지개혁’ 네 글자였다.


 고려 말에 이르러 백성들 대부분은 농사를 지을 땅이 없기 때문에 먹고 살기가 어려웠다. 극소수의 권문세가들이 거대한 농토를 차지하고, 살아갈 방책이 없는 백성들은 소작인 아니면 노예가 되어 일년 내내 허리가 휘도록 일해 봤자 처자식 먹여살리기조차 힘들었다.


오늘처럼 농사 이외에 금융제도가 발달한 것도 아니고 농사가 경제의 전부를 차지하던 시절, 나라 경제는 엘리트 권문세가들이 차지하고 있으니 춥고 배고픈 백성들의 불만과 원성은 하늘에 닿았다. 이 불만을 기회로 이용한 이성계는 정도전, 조준 등의 참모들이 건의한 토지개혁을 부르짖고 실행에 옮기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색을 중심으로 한 보수파들의 토지 해결책은 주인이 둘, 셋이나 되는 중복된 땅을 지주들이 합리적으로 재분배하자는 것이고 정도전을 중심한 개혁안은 일단 모든 토지를 국가가 몰수해서 공전(公田)을 만들어 백성들에게 나누어주자는 혁신적인 생각이었다.


 1391년 이성계는 공양왕으로 하여금 과전법(科田法)을 공포케 하였다. 과전이란 국가에서 관리들에게 주는 토지를 의미한다. 그러나 토지의 소유권이 아니라 수조권(收租權), 즉 토지에서 나오는 세금을 받을 권리를 준 것이다.


 이 토지개혁이 어느 정도 성공함으로써 이성계는 백성들의 찬사와 신임을 한 몸에 받았다. 이성계만큼 백성을 생각해주는 사람을 없다는 게 백성들의 생각이었다. 곧 토지개혁에 반대했던 위화도 회군의 동지 조민수와 문신 이색 등은 쉽사리 제거되고 세상은 바야흐로 이성계 일당의 놀이터가 되었다. 그러니 애당초 이성계의 조선 개국은 땅, 즉 토지를 두고 신흥세력과 기득권 세력이 서로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로 시작된 것이다.


 이성계를 위시한 정도전, 조준 등이 토지개혁을 부르짖던 그 땅은 600년이 넘은 오늘날에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다만 그 땅 위에서 일어난 것은 이성계는 꿈에도 상상 못할 놀라운 것들이다. 우선 고층 아파트와 콘도미니엄, 상가가 들어서고, 콩, 보리, 감자를 심던 그 땅에는 고속도로와 기찻길이 나고 그 위로 자동차와 기차가 달린다.

각종 상품을 만들어내는 공장들이 들어서고 상점과 돈을 관리하는 은행들이 들어섰다. 이제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 부자(富者)의 척도가 아니고 돈 되는 땅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부자의 척도란 말이다. 요컨대 돈이다.


 땅을 갈아 농사를 지어 온식구들이 먹고 살던 생활방식은 오늘날까지 우리 문화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오늘 우리의 집단주의(collectivism)문화도 이 농사를 짓던 생활양식 때문에 형성되었다는 말이다. 그러니 우리 사회의 땅에 대한 애착과 집착은 남다르다. 땅도 그냥 땅이 아니요 '정든 땅'이다. 정든 땅, 정든 산천, 정든 사람들을 작별하고 살 길 찾아 딴데로 가는 것은 가엾고 슬픈 일이다. "정든 땅 언덕 위에 초가집 짓고. " 하는 대중가요를 부를 때 얼굴표정들을 보라. 농사를 지으며 거의 평생을 두고 아침저녁 얼굴을 맞대고 살던 사람들과 헤어진다는 것은 눈물이 앞서는 설움. 이런 문화 속에서 자란 우리 세대는 정(情)을 그리워하고 정에 매달린다.


 이성계가 토지개혁을 할 당시 거대한, 실로 거대한 농토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가리켜 농장(農莊)주라 했다. 오늘 이 농장주에 가장 가까운 시쳇말은 무엇일까? 내 생각으로는 재벌이란 말이지 싶다. 재벌은 현금과 기타 부동산을 억수로 갖고있는 사람들이다. 대한민국 인구의 1%도 안 되는 극소수가 절반 이상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거대한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농장주와 재벌은 같다. 그러나 재산 형성 과정이 서로 다르다. 옛날 농장주는 백성을 착취해 거의 빼앗다시피 해서 모은 토지이지만 오늘날의 재벌은 대부분 경영의 미를 살려 합법적으로 모은 재산이다. 비합법적으로 모은 돈도 억수로 많은 돈을 모았을 때는 합법적으로 모은 것이 된다. 사람들은 그 재벌 밑에 우글거린다. 참으로 희한한 사바세계. 게다가 현대의 재벌은 시민들을 착취하기 보다는 먹여 살린다. 경제를 일으킨 사람이 저지른 5.16 쿠데타를 구국혁명이라고 하는 사회니 먹고 살게만 해주고 나라경제만 일으켜 준다면 독재고 살인이고 뭣이 문제랴.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마다 농장주에서 오늘날의 재벌로 이어오는 부(富)의 전통을 고쳐놓겠다고 야단들이다. 자신도 재벌이면서. (20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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