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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특성을 타고난다. 엿본다고, 부러워한다고, 닮을 수도 없는 것이 인간의 성품이 아닌가. 어쩌면 그렇게도 각별하고 특이한 개성을 갖춰 세상에 존재할까?


이민의 나라에 와서 쉽고도 편안함을 하나 손꼽으라면, 호칭을 이름 그대로 쉽게 부른다는 것이다. 이름도 쉽지만, 젊은이나 늙은이나, 선생이나 제자나 서로들 허물없이 털어놓고 이름을 부르며 친근함을 금세 드러낸다. 


몇 번 만남으로 곧바로 친근해져 버린다. 하이 쟌, 헤이 메리, 알고 난 이름들이 천리길을 함께 한 듯이 벌써 가까워져 버렸다. 갑도 을도 구분할 필요 없는 너나 나나 똑같이 땅 밟고 다닌 수평적 인간의 모습을 드러낸다.


엘씨, 비씨, 케이 선생님, 회장님, 사장님, 두꺼운 철판대기가 눈앞을 가로막고서 언제 친근해지려나. 그렇잖아도 근세에 들어 갑의 을에 대한 횡포가 세상을 뒤집어버린 조국땅의 현실이 눈쌀을 찌푸리게 하지 않던가.


천만다행 약간의 사회적 변화를 재촉하고 있긴 하지만, 과연 언제쯤이나 근대화된 인간관계가 서구사회의 질서를 닮아갈 수 있을까? 


나의 처가 형제들의 별명들이 유별나게 특이하지만 의미 있고 정겹다. 큰처남의 별명은 두꺼비다. 본인의 작품인지, 누가 먼저 그런 별명을 붙였는지, 탄복할 정도로 잘 지어낸 별명이다. 뜸한 표정이며 눈을 끔벅거리는 모습이 확실히 두꺼비를 많이도 닮았다. 


두꺼비를 건드리면 건드는 사람이 손해를 당한다는 옛 속담이 있다. 쳐다보며 인색한 눈빛만 보여도 나에게 불이익을 초래한다니, 그것참 묘한 생물이다. 그래서 그럴까?

큰처남의 삶의 모습은 꼬이고 꼬여 역시 힘들게 사는 것도 같은데, 술술 뚜벅뚜벅 풀어 적응해내는 품세가 두꺼비를 많이도 닮았다. 


가끔 소원해질 이해관계가 눈에 뜨일 때도 있다. 그때마다 아예 눈을 질끈 감아버리고 산다. 건들면 내가 손해를 본다는데, 얼른 커피라도 먼저 사야 맘이 놓일 것을, 조심하며 몸을 사려야지 어쩔건가, 그래서 그런지 처남의 주변은 평탄하게 잘도 풀려가는 모습이 순조롭게 드러난다.


바로 여동생인 나의 아내의 별명은 부엉이다. 부엉이는 소쩍새와 올빼미와 같은 과에 속한 천연기념물이다. 영특하게 먹이를 잡아내어 나눠 먹을 줄 아는 희귀종인 새로 밝은 눈을 겸비한 날짐승의 일종이다. 


 나의 아내는 동양 여인의 보통 눈보다 좀 큰 눈을 갖고 태어났다. 아마 그래서 오빠가 즐겨 부른 부엉아! 여동생의 정다운 별명인가, 듣는 나 역시 별로 싫진 않다. 아빠가 지어 부른 큰 딸내미의 특출한 별명이란다, 아내 역시 싫은 표정을 내색하는 것 한번도 못 봤다.


남편인 나야 어찌 부엉아! 단 한번도 불러본 일 없지만 나와 동갑내기 아내의 오빠인 큰처남의 자랑스런 여동생의 호칭에 매우 호감이 가기도 한다. “부엉이냐, 오라비다.”


가족 사랑의 간절함이 절절히 묻어나는 표현이기에 듣는 이들조차 포근함으로 곁에 끼어든다. 하여간에 욕심이 많고 절대 손해보지 않는다는 조류의 으뜸이라는 부엉이, 토론토엔 미네르바의 부엉이 식당이 정평이 난 맛집이다. 이름이 특별해서 그럴까?


아내의 여동생인 처제의 별명은 호박이다. 역시 큰오빠는 만날 때마다 아이구 우리 호박 잘 있었냐? 절친함과 사랑이 함께 터져 나올 듯한 티없는 부름에 호박 역시 고마운 듯 흠뻑 미소를 가득 담고 “응 오빠아!”


푸짐하고 넉넉하게 노랗게 탐스런 이 시절 핼로윈 호박들이 시장통에 즐비하다. 품성이 호박처럼 둥글둥글 모나지 않는 처제의 다정스런 미소에 딱 어울리는 별명이다. 


형제들의 다정함 역시 노란 호박의 달고 깔끔한 맛 속에 가득 배어있다. 호박의 영양가의 실체는 채소의 왕이라 하잖은가. 결코 흔치 않는 형제들의 우애가 주위 친구들은 물론 이웃들의 부러움도 기쁨도 함께 불러 모은다. 


두꺼비, 부엉이, 호박, 뭐 하나도 세상을 얄궂게 물들인다거나, 눈살 찌푸릴 사연 하나도 없잖은가! 나에겐 형제들이 많았는데도, 뭐가 그리도 바빠서 별명 하나 못 부르며 지났을까? 그토록 재치 있는 유머마저도 가난했을까? 정겹고 사랑스런 별명으로 각별함을 담아내는 부드럽고 따뜻한 사랑의 표현들을 왜 몰랐을까?


미숙하기도 했겠지만, 그 정도의 따사로운 정감을 이어주는 여유로움이 함께 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에 이제야 형제들에게 미안하다.


부엉아! 호박이냐? 기왕이면 향기롭고 친근감이 배어있는 별명들 서로 불러가며 가족애를 격상시켜보는 세상살이, 보다 더 풍요롭고 정답게 살아가는데 향기로움이 더하지 않을까. 


비인간적이며 상식에 저촉되는, 때로는 자존의식을 내려놓아 스스로를 격하시키는 별명들이 많다. 본인들 앞에서 부를 수 없는 별명들로, 이웃들의 마음을 언짢게 하는 호칭들 말이다. “아! 그 짠돌이”, “응 그 대머리요”, “아니 그 입 큰 여자 말이요”, “아니 그 점박이요”. “와우 그 왕덩이요”. 이런 표현들로 향기로운 아메리카노 향기를 코앞에 놓고 노닥거린 날, 과연 그 기쁨은 영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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