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차 한 잔의 영롱한 눈빛으로
한 알의 옥돌이 발하는 명상의 빛으로
혼신의 입김을 모아 드높이 떠도는
흰구름을 안고 사는 우물이고 싶어라.
뒤로만 가는 세상법을 익혔기에
그 만큼의 깊이로 지혜를 담았나니
그 만큼의 향기로 하늘을 품었나니
차 한 잔의 향기 같은 벗 하나
초록빛 밀어를 전하는 옥돌같은
벗 하나도 차마 갖지 못한 나날이었지만
세상 밖 뒤로만 향해 종종대던 내 발걸음이
오히려 반갑기만 하여라.
세상 밖으로 거꾸로만 가는 법을 익힐수록
가슴 밑바닥에서는 절로 샘솟는 신이 내린
응시의 불꽃을 피워내는 기쁨이여,
언제까지나 순수 혼불을 밝히고
전설의 성탑을 찾아가는
무너지지않는 천상의 황홀경이여,
이 내 가슴 속에는 언제나 남몰래 숨겨놓은
우주 힘의 원천인 생명수가 원을 그리며
꿈에 젖은 무지개 빛으로 전율하고 있어라.
낮게만 내리닫는 우물의 눈빛으로
세상을 응시하는 지혜를 품고
천상에서 하강하는 이의 내밀한 속삭임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청동 거울이고 싶어라.
생명수 넘치는 님이 건넨 차 한잔의 향기와
푸른 옥돌 한 알이 발산하는 명상으로
별들과 조응하는 힘을 얻고 싶어라.
무수한 별들이 발산하는 힘의 평형에 기대어
날마다 우물 속 숨은 지혜의 깊이를 더해가며
별들의 운행에 순응하여
새 시대를 향해 달려가는우주 전령사의
분주한 나팔소리로 울려퍼지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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