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의 노래
내가 무쇠조각이라는 것을 느꼈을 때
이미 수천만 년을 불순물들이
걸러지고 걸러진 후였네.
내가 칼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이미 칼날은 갈고 닦여진 후였네.
신의 담금질의 연속으로
그 고통에 내가 라파엘 대천사를
부르고 또 불렀지만 그때는
내 영혼의 타오르던 갈구가 무엇인지 몰랐었네.
명검으로 일어나
제 삼의 눈을 뜨기 위하여
끝없는 사막의 불길을 따라
홀로 머나 먼 길을 지나와야만 했었네.
이미 명검이 되라고 운명 지어진 것을
님의 광야의 사십일 고행의 의미를
길고 긴 시련의 날에는 몰랐었네.
사랑과 미움을 경계 짓고
사랑만을 선택하는 칼날로 서기 위하여
우주 어머니의 무한 생명수 젖줄을 더듬었네.
어둠을 하냥 보듬고만 있을 수는 없기에
불 속 담금질 속으로 분탕질 속으로
무수히 겪어온 긴 시련의 발자취들이
별똥별로 잦아드는 이제야
지혜의 눈을 뜨고 가슴으로 빛을 발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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