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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라만상의 오묘한 조화를 인간이 감히 어떻게 짐작이라도 하랴. 다시는 봄 같은 것은 오지 않으리라 싶었던 찬 겨울을 이겨내며 눈을 덮어쓴 채 복수초가 피어 오르면, 설한폭풍에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사군자의 도도한 매화가 드디어 피어난다. 이어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목련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다투어 피기 시작하고, 4월을 맞는 마음엔 벌써 벚꽃이 팝콘을 튀기듯 피어 오른다.


이렇게 시작되는 봄을 맞으면 농부들의 손길은 바빠지기 시작하고 내 마음도 손길도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겨우내 얼었던 대지는 지렁이를 내고 흙들이 살아 움직인다. 작년 가을에 떨어졌던 씨알들이 파랗게 솟아오른다. 생명력이 강하디 강한 풀들은 한 여름 내내 나와의 씨름을 준비할 것이다. 그렇게 시작되는 봄은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보내면서 또 다시 겨울이 오고, 인생의 봄날도 사계절을 보내듯 겨울도 온다. 


바람이 몹시 부는 어느 봄날 꽃들이 몸살을 하고 있었다. 누군 가에게는 아내요, 엄마요, 딸이 될 그 여인은 외롭고 슬픈 밤을 보내면서 앓다가 결국 소천 하였다는 소식이 왔다. 누구든 언젠가는 한번은 받아들여야 하는 죽음이겠지만 죽음 앞에서 자유로울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 여인을 오늘 상기해야 하는 이유가 나에겐 있다. 중년에 그녀의 팔자타령을 우연한 기회에 내가 듣게 되었고, 그 이후 나와는 마음을 나누면서 공유하는 비밀 아닌 비밀을 가진 특별한 관계로 지내 오게 되었다. 유달리 외로움을 타는 그녀를 위한답시고 나는 위로와 격려의 말로 ‘외롭다고 울지 마라’ 라는 말을 곧장 써서 때론 ‘그래그래 외롭다고 울지 마란 말이지’ 먼저 되뇌이며 공격을 해 오기도 하여 웃기도 하곤 하던 사이였다.


그녀가 투병 중 먼저 소천하고 보니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되살아난다. 다정하고 친절하고 천성 여자였는데 자기는 엄마 팔자를 닮아 청상이 되었다고 푸념을 곧잘 했다던 그녀. 그러나 자기가 혼자가 된 한참 후에야 엄마의 외로움을 알았다고 스스로를 탓하며 엄마에게 미안해하던 그녀가, 하늘로 외롭게 떠나고 보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 말이었지만 ‘외롭다고 울지 마라’ 했던 지난날이 이제 후회가 많아진다. 


혼자라는 것은 슬프고 외로운 일이다. 누구든지 자기 운명이 될 수 있는 그 일이지만 아무도 받아들일 자세는 갖지 못한다. 그게 인생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갇히지 말아야 한다. 자유로워야 한다. 사람의 생각은 미련하여 한곳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흘러가는 물도 물고를 틔어주면 방향이 달라진다. 그래서 팔자를 고친다는 말이 있다고 생각된다.


타고난 팔자가 정녕 있다 하더라도 팔자대로 흘러가지 말고 우리가 고쳐 길을 만들면 된다고 나는 믿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나는 내게 주어진 길을 찾아 물고를 틔며 살아왔다.


누가 무어라나 귀를 세우기도 했지만 누구도 내 길을 열어주지는 못하였고, 위로와 격려마저도 삼자여서 할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오직 내 믿음으로 내 길을 개척하는 일만이 스스로가 살아가는 방법이었다. 생명 있는 모든 물체는 환경에 적응한다. 그럴진대 하물며 사람이랴! 


외롭고 슬퍼도 울지 말기다. 꿋꿋이 서서 하늘 향해 두 팔 들고 나아갈 일이다. 세상은 나를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죽을힘이 있으면 살아볼 일이다. 뜨락엔 봄 꽃들이 화창하다. (20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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