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
 “졸업생 여러분! 세상엔 3가지 형의 인간이 있습니다. 해가 되는 인간, 있으나마나 한 인간, 있어야 하는 인간, 이 세 부류 중에서 여러분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있어야 하는 인간이 되십시오.”

어느 고등학교 졸업식상에서 이제 교문을 나서려는 졸업생들에게 세뇌시킬 듯 당부하는 교장선생님의 명(?) 훈시였다. 이렇게 해서 각자 있는 자리에서 나름대로 인정 받기를 힘쓰며 필요한 인간이 되고자 노력하게 된다.

물론 그런 사람들에 의해 세상은 발전되고 있는 듯이 보이기는 하지만, 한쪽 면의 철학에 가린 뒷면의 문제성을 조용히 관찰해 보는 조심성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발전이라는 도깨비에 홀린 출세에 눈먼 사람들에 의해 많은 문제점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 어느 누가 필요한 인간이며 필요 없는 인간이란 말인가?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오만, 소설 ‘죄와 벌’의 주인공 대학생 라스코리니코프가 살 권리가 있는 것과 똑같이 고리대금업자 노파도 살 권리가 있는 것이다.

나만이 아니라 나 아니더라도 뒤를 이어받을 인물이 있기에 선거가 있는 것이고, 민주선거가 살아있는 나라 쪽으로 가보면 혼자만 잘나서 종신으로 해먹고 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비어주고, 내어주고, 이끌어주고, 밀어주고, 나도 잘나고 너도 잘나고, 네가 좀 모자라면 나도 좀 모자란 데가 있다는, 각자의 재능과 능력을 발휘하며 서로 인정하며 살아가는 나라다. 

여기 회사원 개개인 모두가 교장의 훈시처럼 출세지향적 열정으로 위만을 보고 질주하는 회사가 있다고 치자. 보나마나 경쟁으로 긴장된 스트레스와 불만 불평이 만연할 것이요, 회사의 노예, 일의 노예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종국엔 회사 생산성은 떨어지고 회사는 망하게 될 것이다.

쉬운 예가 망한 공산주의사회다. 처음은 그 열의에 의해 120% 초과달성이 가능했으나, 차차 80%, 60% 생산성은 내리막을 보이다가 종국엔 파산 선고를 내리고 만다.

세상엔 독불장군 혼자 살게끔 되어 있지도 않지만, 각자가 가진 개성과 능력만큼으로 상부상조 섞여 살며 살맛을 내는 것이다. 남이 살아야 나도 살고, 내가 최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남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나만이 제일이고, 나만이 필요한 인간이라는 오만은 살아질 것이다. 

내가 아니더라도 계속 맡아 할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회에서는 독재가 발붙일 곳이 없으며, 다양성의 사회는 살맛을 내고, 세상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움을 유지할 것이다.

그때 李氏, 朴氏, 四金氏(북한 김 부자까지)가 60년 한반도 정치무대 한복판을 차지, 물려줄 줄을 모르고 흐르는 물을 막고 있는 형상이었으니 정치는 썩고, 사회는 부패로 얼룩질 수밖에 없었다. 후속 이음을 무시한 아집은 도도히 흘러야 할 21세기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신은 죽었다고 선언한 니이체의 초인도 사망신고를 낸지 오랜데, 미래의 시대는 분명 초인이 다스리는 시대는 아닐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뽑은 보통사람이 보통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시대일 것이다.

과정을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들, 출세와 별로 관계없는 보통 사람들의 시대일 것이다. 아니 그런 시대가 와야 하리라 그렇게 나는 믿는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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