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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그리고 그 헌사에 들어있는 “아름다움은 홀로이 가꾸지만 그것이 드러남은 누군가와의 관계에서이다.”이었다. 


 그저께 장례식 끝나고 집에 모두 모인 저녁 식사 때, 그는 그 문장 “아름다움은 홀로 가꾸지만 그것이 드러남은 누군가와의 관계에서이다.”를 자기는 “참 좋아한다”고 아이처럼 말했다. 


그리고 어머님께서 생전에 살아가시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헌사를 쓸 때 생각나서 쓴 것이라고, 그래서 이 문장의 원천적 주인은 어머님이라고 말하였다. 


그렇지만 그가 말하는 투에서, “이 문장의 원천적 지은이는 ‘나’야, 그래서 나는 기뻐”라고 말하는 듯했다. 우리는 엄마가 돌아가셔서 슬퍼한다기보다는, 장수하시고 우리들이 엄마가 돌아가실 때까지 최선을 다하여 모셨으니 좀은 홀가분한 기분이 없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과 남편이 다 즐겁게 엄마를 모신 것을 나는 가슴 뿌듯이 느끼며 살아왔다. 또 한번 내 귓가에, “아름다움은 홀로 가꾸지만 그것이 드러남은 누군가와의 관계에서이다.”라고 뚜렷이 들려왔다. 아름다운 문장이라고 여겨졌다.


코러스는 계속 들려 오는 듯 했다.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리듬이나 멜로디의 뉘앙스로서 음악으로 들려오는 것 같은 것은 이해 할 수 있지만 그 text가 한 줄 한 줄씩 뚜렷이 번복된다는 것은 신비가 아니고 무얼까! 


“보아라,” 리드 싱어의 목소리로 울려올 때, 엄마 생전 우리 큰 아이 동호가 엄마의 이마에 자기이마를 맞대는 모습이 떠 올랐다. 그것은 할머니와 손자가 서로가 순간에 느끼는 생의 공감이라고나 할까! 하여튼 그런 그들의 모습이 코러스의 울림에서 묻어나고 있었다.


이런 상상은 확실히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지시하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으로 내게서 펼쳐지고 있었다. 동호가 엄마 이마에 입맞춤하는 소리가 코러스의 메인 송처럼 들려왔다. 


그리고 그가 엄마의 연도기도 때 연단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작고 많은 모과나무 꽃들이 백 뮤직 - 백 코러스로 노래하고 있었다. 동호가 연단 뒤에서 인사하고 말하기 시작하였다. 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무성영화에서처럼 몸 동작만이 보였다. 


그런 가운데 나의 주목은 내 뒤에 있는 청중들의 반응이었다. 나는 뒤 꼭지의 눈으로 청중들의 숨소리, 맥박 뛰는 소리를 들으며, 동호가 할머니와 작별하는 인사말 하는 모습을 무성영화의 몸 동작처럼 보고 있는 것이다. 지금 빨간 모과꽃들 사이를 스치는 바람이 말한다. “즉,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낼지니라.”


연도 예식이 모두 끝나고 손님들이 위로의 말들을 건네오고, 모두들 동호의 헌사에 대한 찬사, “어쩌면 아들이 저렇게 말 잘하느냐”고 했다. 나는 분명 저들이 보는 동호의 신선함을 못 보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그가 지니고 있는 것보다 더한 것을 바래서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그의 하이스쿨 졸업식이 떠올랐다. 동호는 그때 발렛딕토리안으로 졸업생들을 대표하여 연설을 하였는데, 그의 친구들이 열광하며 좋아했다. 어떤 말에는 청중이 웃음바다가 되고 어떤 때에는 숨죽이고 듣는 고요함에 젖었다. 저 애가 다음에는 무슨 말을 할까 하고 내 가슴은 두근거리며 불안도 했다.


내 아들이라서 그런가, 그냥 듣지를 못하고 혹시 무슨 말을 잘못하지나 않을까 하여 가슴이 조마조마하여 아주 긴 시간이었다. 빨간 모과 꽃들이 막 환호하며 박수치는 것 같다. 그 졸업식장에 앉아있는 청중들의 환호성이 들리는 듯하다. 


졸업식이 끝나고 모두들 다과회에 모였을 때 우리를 아는 한 학부형이 “Send him Chicago!” 라고 하며 그 의미는 마틴루터킹의 유명한 연설, “I Have a Dream. 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가 시카고에서 말해졌음을 떠올리고 있으리라고 짐작이 가는 것이다. 


내가 낮은 목소리로 되뇌어 보았다. I have a dream. 나는 꿈을 가지고 있다. 평범한 말이다. 누구나 꿈을 가질 수 있고 그렇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그의 목소리에 그 자신의 삶이 실려나올 때 그 목소리의 힘은 다른 것이다.


힘이 있고 호소력이 있어 무언가를 설득하는 힘이, 강한 힘이 내게 미쳐서 내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이다. 하늘을 울리는 그가 외쳐대는 “아이 해브 어 드림”에는 그의 삶이, 그가 살아온 역사가, 그의 이야기(his-story )가 그의 가슴에서 펼쳐지는 힘일 것이다.


바람에 가지가 흔들리고 꽃잎들이 파르르 떨면서 흔들린다. 빨간 무수한 모과 꽃들의 백그라운드 코러스로 ‘아이 해브 어 드림’이라고 부른다. 나는 내 아이가 어릴 적 그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머무는 바 없이 기뻐하던 것을 잊고 그 아름다운 것을 잃어버린 것이다. 왜일까?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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