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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ho2017
유명 음악가 시리즈 (VIII)-'내 이름은 바흐'(5)(My Name Is Bach)
youngho2017

 

왕과 거장 음악가의 만남, '음악적 헌정'을 통해 교감

 

 

 

 

(지난 호에 이어)
 옆에서 지켜보던 프리데만이 아버지는 보잘것없는 지방 소국의 왕의 도전 때문에 건강을 해치고 있다며 만류한다. 그러나 바흐는 "그의 말을 경청해야 해! 바흐 가문의 장남인 프리데만 바흐는 들어라! 찬란하게 빛나는 작곡가와 음악가들은 전 생애를 그를 위해 바친 사람들이다. 그는 밤새도록 사치를 제공하고 단 한 줄도 작곡하지 않는다…

이제 나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당장에 확장, 카피를 만들어라!"고 술에 취해 잠들려는 아들에게 명령하다시피 말한다. 당시 귀족들의 후원을 받아 먹고 사는 예술가의 종속적 본질을 꿰뚫은 노 거장의 뼈있는 일갈(一喝)이다.


 장면은 프리드리히 2세 국왕의 만찬장. 모두 머리에 하얀 천을 두르고 얼굴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식사를 한다. 불어로 오르톨랑(Ortolans)이라고 하는 희귀한 멧새(참새) 요리가 나온다. 베르사유 궁에서도 등장하는 요리로, 참새를 소금, 후추, 육두구(肉荳?) 향신료 등을 섞은 코냑에 담가 숨을 끊고 요리하는데, 누군가가 이 요리를 먹는 것은 음식(meal)이 아니라 일종의 의식(ceremony)이라고 얘기한다.


 이때 시종이 바흐가 당도했음을 알린다. 모두들 참새 대가리를 먹는 소리만 요란할 뿐 이 기괴한 모습에 어안이 벙벙한 바흐는 냉수 컵으로 머리를 식히는데, 누군가 묻는다. "모페르튀이 씨는 베를린에서 개밥에 인을 섞으면 좋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실입니까?" "그렇습니다. 개의 배설물이 밤에 빛나기 때문에 똥을 밟을 염려가 사라지지요." [註: 모페르튀이(Pierre Louis Moreau de Maupertuis, 1698~1759)는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다. 물리학에서는 최소 작용의 원리를 최초로 고안하였고, 생물학에서는 적응도에 따른 종의 발생과 멸종을 설명해 진화론의 선구자로 여겨진다. 이때 그는 베를린 과학예술원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도대체 뭐 하는 짓인지 모르는 바흐는 흰 천을 쓴 얼굴들을 요리조리 살피는데, 또 누가 "볼테르는 언제 여길 방문하죠?"하고 묻는다. "그는 상수시 궁의 초대손님으로 올 것이며 그보다 더 훌륭한 선생을 보지 못했다"고 답하는데 영락없는 왕의 목소리다. 덧붙여 "볼테르는 왕의 프랑스어 실력을 향상시키고 나의 철학적 논문을 손봐 주기 위해 온다"고 목적까지 밝힌다. [註: 볼테르(Voltaire, 1694~1778)는 필명이고 본명은 프랑수아 마리 아루에(Francois-Marie Arouet)로 프랑스의 계몽주의 사상가였다. 프리드리히 왕은 그의 영향을 받고 그의 손을 거쳐 마키아벨리가 제시한 권모술수를 지향하는 르네상스적인 군주상에 반대 의견을 내세운 '반(反)마키아벨리론'을 저술했다. 그러나 정작 즉위 후 프리드리히 2세가 펼친 정책은 기존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것이어서 결국 볼테르에게도 비난 받았다. 
 1750년 무렵 연봉 2만 루블을 받고 프로이센의 상수시 궁에 초대된 볼테르는 비꼬기를 좋아하고 입이 험한 사람이라 당시 베를린 과학예술원장이던 모페르튀이의 이론과 권력남용 등을 들추어내 논쟁을 일으키자 프리드리히 왕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1752년 3월 추방 당한다. 그 후로 만난 적은 없지만 두 사람은 서신교환을 계속했었고 7년 전쟁(1756~1773) 이후 다시 화해했다.]


 그제서야 천을 벗고 모습을 드러내는 왕. 바흐는 그윽한 미소를 머금고 재미있다는 듯 그를 쳐다본다. 왕은 "우리는 볼테르를 '레몬처럼 쥐어짠' 후 남은 껍질은 던져 버릴 것"이라고 말하며 역시 의미있는 미소를 지으며 바흐를 바라본다. 개구장이 아들과 아버지 같다.

 

 

 

 

 


 장면은 바뀌어 아말리에 공주의 방. 노크 소리가 들리자 얼른 문으로 달려가는 그녀. 프리데만 바흐가 찾아온 것이다. 그녀는 그에게 다량으로 수집해 놓은 북스테후데, 몬테베르디, 에마누엘 바흐 등의 악보를 보여준다. 오빠가 내팽개쳐 놓은 것들을 크반츠 교수 등의 도움을 받아 꼼꼼히 챙긴 결과이다. 프리데만은 자기는 아무것도 줄 것이 없다고 말하지만… 이윽고 둘은 하나가 된다. [註: 안나 아말리에 공주는 음악가의 후원자 겸 작곡가로 수난 오라토리오 '죽으신 예수(Der Tod Jesu)'를 작곡했다. 무엇보다 그녀는 당시의 많은 작곡가들의 악보를 600개 이상 수집한 것으로 유명하며 이들은 현재 베를린 주립 도서관에 보존돼 있다.] 

 

 

 

 


 탐스러운 수박을 직접 칼로 자르며 프리드리히 2세는 "프로이센의 불모지가 에덴의 동산으로 바뀌었다"며 "감자도 재배된다."고 말한다. 당시는 수박이라는 이름이 없거나 생소했기 때문에 이를 맛본 바흐는 '포메라니안의 골수'를 먹는 것 같다고 표현하는데…. [註: 포메라니안(Pomeranian)은 독일 북동부(폴란드 북서부)에 있는 포메라니아 지역에서 유래된 스피츠종의 애완견을 일컫는다. 프리드리히 2세의 애견 사랑은 끔찍했는데, 바흐가 하필이면 '개의 골'을 먹는 것 같다고 표현한 것은 왕에 대한 또 다른 일격의 기똥찬 유머로 볼 수 있겠다. 
 또한 포메라니아의 농촌에 식량 증대, 전투식량 확보 등의 목적으로 당시 가축의 먹이로 인식되던 감자를 심도록 명했는데 반발이 심했다. 프리드리히 2세는 꾀를 내어 "감자는 귀족만이 먹을 수 있다."고 선포하고 실제 궁정식단에 올리고, 거인연대라고 불리는 척탄근위대로 하여금 감자밭을 지키게 함으로서 감자 보급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그 공로로 그는 '감자 대왕'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왕이 바흐에게 "지난 번 연주회는 의도적인 함정인지 진실을 말하라"고 묻자 바흐는 "연주회가 그렇게 끝나버려 유감입니다만 함정은 폐하 스스로 판 것입니다… 폐하의 멜로디 때문에 그런 게 아니고 전 다만 조금 복잡한 음조를 덧붙였을 뿐입니다. 제가 폐하께 합주를 부탁한 카논은 좀 교묘하긴 했죠. 허나 그것이 제 음악을 지배하는 저만의 방법입니다."라고 대답한다. 이제서야 스타일 구긴 왕의 오해가 풀린다.


 이어서 바흐가 "폐하의 음악이나 제 음악이나 과거에도 그랬듯 '음악적 선물'입니다."라고 말하자 "그렇다면 '음악적 헌정(musical offering)'이란 말이군."하고 웃으며 대꾸하는 왕. 이에 "그러나 우리 중 누가 헌정을 받는 것입니까?"고 되묻는 바흐. 대답을 못하는 왕. 바흐의 거만한 왕에 대한 위트있는 일격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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