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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 ELIOT의 잔인한 4월은 겨울공원의 벤치에서>

 

 

무희는 죽기를 원한다/ 하이얀 눈이 쌓였다고 /어느 누구도 앉아주지 않는 벤치이기에/ 때가 오면 무희는 웃으리라

 

언젠가 쨍하고 햇빛은 뜨기에/ 누군가 찾아와 나를 밟기도 하고/ 앉아 시시닥 비비닥 하기도 한다/ 세월은 나를 알리라

 

의자야 겨울 속의 벤치야/ 어느 누구도 앉아 주지 않는다고 서러워 말라/ 봄 여름 가을이 오면/ 너는 언제나 수 많은 사람들을 내 살같이 포근히 감싸주지 않았더냐

 

너는 알고 있지 않느냐/ 많고 많은 사람들 중 몇 사람이/ 노약자 가난한자 권력 없는자 돈 없는자를 위하여 자기의 등을 내어주고/ 자기의 심장에 앉아 편히 쉬어가라는 자 있더냐/ 죽어가는 무희의 마음이다

 

이 겨울이 가면 갈 곳 없는 노숙자들/ 생존의 실의에 빠진 수 많은 사람들/ 청춘남녀의 절절한 사랑이야기들 마음놓고 토해 내어도/ 영원한 비밀 지켜주고/ 그 고통 포용해 주었지 않았더냐/ 오 무희여 잔인한 4월은 그렇게 간다

 

정의와 양심이 없는 정치꾼들아/ 파렴치한 권력행사로 억울한 사람 감방에 보내지 말라/ 혹한의 폭풍우에서/ 4월에 꽃이 피는 겨울 공원의 벤치를 보아라/ 양심이 살아있는 날까지/ 자기의 몸이 낡아 헐어도/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더냐

 

 

4월이 왔기에 잔인한 4월을 생각한다. 그 강가 그 겨울공원의 벤치에서 억울히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나의 집에서 5, 6 km 떨어진 곳에는 피시 크릭(Fish creek park)이란 공원이 있다. 4계절 변치 않고 내가 즐겨 찾는 곳이다.  


황량한 들녘 같지만 자작나무가 우거진 길 사이사이를 걸을 수 있는 트레일이 있어 산책하기에 최고의 길이다. 파릇파릇 새싹이 솟아나고 연 초록 나뭇잎이 손짓하는 봄에서부터 녹음이 우거진 길 사이 가을 단풍잎이 처량하게 손짓하고 노랗게 물든 나뭇잎이 낙엽 되어 바람으로 휘날리고 겨울 눈보라가 나의 볼을 때릴 때도 어김없이 내가 찾아가는 곳은 이 공원이다. 언제나 일요일 오전 홀로 찾아가는 곳 이 곳은 나의 생존을 음미하는 아름다움을 안겨준다.


오늘 아침에는 맥 다방에서 노인 우대 커피를 1.25달러에 한잔 사 들고 눈 보라에 내 얼굴을 내어놓고 그저 이 공원의 10여 킬로의 길을 걸었다. 문득 연전에 러시아 여행길에서 보았던 산야 그 곳에서도 자작나무가 길 양 옆을 메우고 있었음이 기억이 난다. 


그 아득한 옛날 러시아가 짜르시대로 통치될 때 짜르시대의 훌륭한 통치자 케서린 2세 황제는 국민들의 궁핍한 삶을 돕고자 산야에는 무진장 많은 자작나무를 심었다는 전설의 이야기를 관광 안내원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즉 자작나무는 밤에는 나무껍질이 하얗게 빛을 발휘함으로 길을 밝히는 가로등 역할을 하고 또한 가구를 만듦에 최고로 좋은 나무로, 러시아는 자작나무의 천국이라 했다. 


이 때문일까 북극 찬바람이 불어주는 곳 어디에서나 자작나무의 군락이 산야를 덮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공원도 자작나무 외에 다른 나무는 볼 수가 없다. 오래된 자작나무는 자연으로 썩어서 볼품없이 여기 저기에 나뒹굴어 있음이 이 공원의 역사를 말해주는 것 같다. 공원벤치의 눈을 털고 앉아 먹구름으로 쌓인 하늘을 본다.


문득 러시아의 대 문호 톨스토이가 인생에게 물었던 세 가지의 질문이란 말이 떠오른다. 즉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또한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다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에 대한 물음이다. 


톨스토이의 답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또한 "가장 필요한 사람은 바로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이며"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善)을 행하는 일이라는 말을 상기해 보며 눈 송이 얼굴을 때리는 하늘을 쳐다본다.


공원 옆 보우강 강물도 이제는 어름이 녹은 양 제법 물소리를 내며 흘러간다. 물물물 서로 당기며 밀며 정처 없이 흘러가는 강물을 보며 한 발짝 한 발짝 공원 길을 걸어본다. 


정답게 소곤대며 걸어가는 젊은 연인들. 노쇠한 아버지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중년 부인의 아름다운 모습, 애완용 파피에 줄을 매고 걸어가는 연로한 멋진 노 부부들, 이 아름다운 모든 풍경들이 내 눈을 피하며 나의 옆을 지나간다. 


나의 옆을 지나는 분들은 나를 보고 혼자 걸어가는 홀아비라 처량하다 상상할까 하니 홀아비 아닌 홀아비로 걸어가는 내 마음에 서러움이 울컥 치민다.


T .S ELIOT은 1888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출생했고, 하바드대학에서 문학과 철학을 전공했으며, 그 후 프랑스 소르본느 대학에서도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1922년 비 낭만파적 시를 발표하다가 1922년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시를 발표, 세계적인 시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1927년 영국으로 귀화 했으며 1948년 노벨 문학상을 받고 1965년 생을 마쳤다. 여기에 ELIOT의 시를 음미해 본다.


ELIOT은 그의 시 항무지에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 외쳤다. 작가가 이 작품을 출산할 때는 세계 제1차대전이 끝나고, 황폐한 인간존엄의 마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죽인 전쟁의 상처와 비참함을 노래한 것으로 살아있는 사람들의 생존의 환희는 무희가 즐겁게 춤을 추는 것 같다는 은유적 표현이다. 무희가 죽여달라는 것은 인간이 인간의 생존을 역겨워함에서 쓰여진 것이리라는 나대로의 난해한 시에 대한 해석이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 (球根)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주었다.
슈타른 버거호 너머로 소나기와 함께 갑자기 여름이 왔다./ 우리는 주랑(柱廊)에 머물렀다가/ 햇빛이 나자 호프가르텐 공원에 가서/ 커피를 들며 한 시간 동안 얘기 했다.
저는 러시아인이 아닙니다./ 출생은 리투아니아지만/ 진짜 독일인입니다./ 어려서 사톤 태공의 집에 머물렀을 때 썰매를 태워줬는데 겁이 났어요.
그는 말했죠. 마리 마리 꼭 잡아/ 그리곤 쏜살같이 내려갔지요/ 산에 오면 자유로운 느낌이 드는 군요/ 밤에는 대개 책을 읽고 겨울엔 남쪽에 갑니다.> (이하 생략)

 


나는 ELIOT이 죽어가는 무녀에게 원하는 바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그저 죽고 싶다는 대답을 상기해 본다. 나의 시 겨울 공원의 벤치는 죽어가고 쓸모 없는 겨울공원의 벤치라 해도 언젠가 쓸모가 있는 벤치가 됨으로, 우리네 인생사도 쓸모 없는 듯해도 언젠가는 쓸모가 있고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생 길을 걸을 수 있음을 각인한다. 


서로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사람냄새 나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또 근래 몇 년간의 조국의 현실을 보며 정의와 진실, 양심이 실종된 정치꾼들의 난동을 보며, 4월은 역시 잔인한 달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아가 올바른 사관과 진실 속에 양심과 자유와 능력이 인정받는 사회가 되기를 갈망해 본다. (2019년 4월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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