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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wlee
결벽증-평생 약자편에 섰던 노회찬
ywlee

 

 

▲진보정당 외길 30년을 걸은 고 노회찬 의원  

 

 

 

 손을 씻고 또 씻어도 개운치가 않다. 외출했다 돌아오면 샤워실부터 달려간다. 속옷이나 티셔츠는 한번만 입어도 바로 빨아야 한다. 집안이 아무리 깨끗해도 빗자루로 계속 쓸고 걸래로 반복해서 문지른다. 밥상 치우기가 무섭게 설거지는 바로 해야 직성이 풀린다. 물건이 조금만 삐뚤어져 있거나 정리되지 않으면 가만히 보고 있지 못한다… 


 이런 사람은 완벽주의자일까, 아니면 결벽증 때문일까? 결벽증(潔癖症, Mysophobia)은 지나치게 깔끔함을 추구하는 정신상태를 말한다. 선천적인 성격의 경우 Fastidiousness라는 용어를 쓴다. 굳이 병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어도 심리상태가 늘 평온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심각해지면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강박관념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심각한 결벽증을 가진 사람은 먼지 한 톨 인정하지 않는 깔끔함은 기본이고, 모든 것이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화장실은 수건이 정확한 위치에 있고 수건을 한 장 쓰는 즉시 다른 한 장을 꺼내 수건 수량을 맞춘다. 세면 도구도 완벽하게 놓여져 있으며 심지어 사용한 비누도 헤어 드라이로 말려 물이 고이지 않게 비누통에 보관한다. 


 결벽증은 무질서함도 참지 못한다. 잠자리에 들 때는 이불이 정확히 사각형으로 쫙 펴져 있어야 그 안에 쏙 들어가 잠을 청한다. 결벽증이 심해지면 공포증의 하나로 발전하기도 한다. 특히 현대인은 직장과 사회생활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결벽증 증상이 나타난다. 


0…결벽증은 완벽주의의 또다른 표현이다. 업무든 환경이든 모든 것이 깨끗하고 완전해야 한다. 그러나 완벽주의 혹은 결벽증을 가진 사람은 가족과 동료 등 주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기 쉽다. 대충 넘어가도 될 일을 굳이 끄집어내어 완벽하게 만들려다 보니 주변인과 부딪히기 쉽다. 


 적당한 결벽증은 주변을 청결하게 만드는 동력이다. 그런데 무엇이든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법. 특히 도덕적 결벽증이 지나친 사람은 사소한 과오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의 허물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괴로워 하며 정신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한 채 때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더욱이 온갖 권모술수와 도덕적 가치관이 뒤죽박죽된 정치판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에게 결벽증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0…“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로부터 4천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 단, 정상적 후원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이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이는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


 고 노회찬(62) 정의당 의원은 한국 진보정당 운동을 직접 일궈온 산증인이자 상징적 인물이다. 한국 최고의 명문고 출신으로 용접공에 노동운동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30여년간 진보정당의 외길에서 한 번도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일반인들은 별 관심도 없고 생소한 무슨 ‘드루킹’ 관계자로부터 수천만 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의 죽음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투신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논리적이고 핵심을 찌르는 정교한 언어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노회찬. “옆에서 굶고 있는데 갈비 뜯어도 됩니까.” “똑같은 판에다 계속 삼겹살 구워 먹으면 고기가 새카맣게 탑니다. 이제 판을 갈 때가 왔습니다.” “청소할 땐 해야지, 청소하는 게 ‘먼지에 대한 보복’이라면 됩니까?” 


 날카로운 한마디로 복잡한 정국을 정리하며 촌철살인 어록을 남긴 그는 가난한 살림에도 중학생 때부터 첼로를 배운, 낭만과 위트가 있는 정치인이었다. 평생을 약자 편에 서온 그는 “모든 국민이 악기 하나쯤은 연주할 수 있는 나라를 꿈꾼다.”고 밝히기도 했다. ‘예의를 지키는 정치인’으로 통했고, 매년 세계 여성의 날엔 여기자들에게 편지와 장미꽃을 돌리기도 했다. “폐암 환자를 수술한다더니 폐는 그냥 두고 멀쩡한 위를 들어낸 의료사고…” (2013년 '삼성 X파일' 사건 폭로로 대법원에서 징역형 판결을 받은 후)
 그는 유서에서 “어렵게 여기까지 온 당의 앞길에 큰 누를 끼쳤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정의당의 지지율이 10%를 돌파하기까지 배경엔 노 의원의 30년이 있었다. 


0…이번 일을 당하면서 사람들은 이런 일이 왜 진보진영에만 일어나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것은 바로 진보 쪽을 바라보는 도덕적 순결이라는 엄격한 잣대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한 것도 그렇거니와 진보주의자들에게는 보수보다 훨씬 더 높은 도덕적 순결이 강요된다. 그들은 철저히 깨끗해야 하며, 검은 돈은 한푼도 받아선 안 된다는 칼날같은 규범. 도덕 결벽증이 뭐기에 양심적인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 국민들을 눈물나게 하는지. 


 차세대 주자 안희정도 ‘미투’ 한방에 날아간 후 친구들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철벽수비를 펼치는 바람에 큰 고비를 넘겼다고 한다. 도덕 불감증에 걸린 사람은 죄가 명백해도 끝까지 이를 인정치 않는데, 진보인사들은 무조건 깨끗해야 한다, 의혹 하나만으로도 패가망신이다, 보수는 철판을 깔아도 우리는 그래선 안 된다는 논리가 그들을 죽음으로 내몬다. 


 노회찬의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앞으로 정치권에 더욱 엄격한 도덕률이 적용돼 청결한 풍토가 조성되는 길 뿐이리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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