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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호 시

bongho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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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ghochoi
최봉호
85383
18435
2021-01-14
슬픈 천사 정인이의 노래

 

사랑받고 싶었어요, 온몸에 피멍이 들어도

기쁨주고 싶었어요, 온몸이 산산조각이 나도

행복해지고 싶었어요, 온몸이 만신창이가 돼도,

활짝! 웃고 싶었어요, 피눈물이 쏟아져도,

난 그렇게 아픈, 아픈 천사였어요.

 

 

엄마 아빠가 있었지만,

엄마 장하영과 아빠 안성은은

악마였어요. 악마였어요.

할아버지가 있었지만

할아버지 안희길 목사,

외할아버지 장영길 목사는

양의 탈을 쓴 악마들이었어요.

양의 탈을 쓴 악마들이었어요.

난 그렇게 슬픈, 슬픈 천사였어요.

 

 

이제 다신 나를 찾지 말아요.

난 이제 그 지옥에 살지 않아요.

난 이제 그 악마들의 소굴엔 없어요,

사랑받지 못해 피멍든 사랑도

기쁨주지 못해 산산조각 난 기쁨도

행복 받지 못해 만신창이가 된 영육도

웃지 못해 피눈물이 된 고통도

이젠 그곳에 없어요. 이젠 그곳에 없어요.

난 이제 행복한, 행복한 천사가 되었어요.

 

 

이제 내 이름 부르며 16개월 짧은 내 인생을

미안해하지 말아요. 미안해하지 말아요.

이제 내 이름을 부르며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로

슬퍼하지 말아요. 슬퍼하지 말아요.

그 불지옥에 나는 없어요. 나는 없어요.

난 이제 행복한, 행복한 천사가 되었어요.

 

 

이젠, 아무리 오래 방치해도 외롭지 않아요.

이젠, 아무리 두드려 패도 멍들지 않아요.

이젠, 아무리 발길로 차도 아프지 않아요.

이젠, 아무리 짓밟고 내던져도 깨지지 않아요.

이젠, 아무리 가혹행위를 해도 찢어지지 않아요.

이젠 아무리 목을 졸라도 죽지 않아요.

죽지 않아요.

다시는 죽지 않아요.

영원히!

 

 

(2021.1.6)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bonghochoi
최봉호
85176
18435
2021-01-07
2021년 새해 아침에-X에게

 

이보시게 친구!

또 한 살, 나이만 먹는다고

너무 서글퍼 마시게.

 

우리에겐 나이가 들수록

영원한 청춘인

우정이 있지 않은가.

 

이보시게 친구!

한평생 소같이 일만했다고

너무 억울해하지도 마시게.

 

우리에겐

알뜰하게 저축해온

보석 같은 추억이 있지 않은가.

 

비 대면으로

살자니 너무 쓸쓸하다고

외로워하지도 마시게.

 

이참에

삶의 기력, 하나, 둘, 셋, 넷...

재충전해서 불끈 다시 일어서세.

 

절대로

마음 쓸쓸하게 먹지도 마시게.

몸 구석구석 녹슬어버리네.

 

전 재산이

달랑 하나뿐인 생명이네,

‘닦고 조이고 기름치세’.

 

매사에 주눅 들지도 말고

두 손 불끈 쥐고 벌떡 일어나

파이팅! 파이팅하세!

 

(2021.1.1)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bonghochoi
최봉호
84872
18435
2020-12-23
술바람

 

술 취한 바람이 날마다 분다.

 

빈 잔을

물장구치는 사랑의 파도가

새파란 입술을 깨문다.

 

작사리를

던지는 목청들이

모래알로 씹히는 세상이다.

 

물살을

가르는 비명이

핏빛으로 네온사인을 밝힌다.

 

목마른

대지는 흑백사진, 그리움의 땅

액자 속에 걸려있는데,

 

강은 왜

빈 배에도 마스크를 씌웠을까

별빛도 인지장애로 깜빡 깜빡하는데,

 

쿨럭이는

기침소리로 깊어가는 지구가

한 잔 술로 비틀거리고 있다.

 

(2020.12.8)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bonghochoi
최봉호
84752
18435
2020-12-17
저물어가는 12월에게

 

떠나는

너의 발길을 깨끗이 지워가며

바이! 바이! 굿바이! 눈이 내린다.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약속이나 하듯

바람은 절레절레 손을 흔든다.

 

네가

벌려놓고 가는 간격이

한 발씩 마주 다가서고 있다.

 

마스크 씌워

마네킹처럼 세워놓은 시간도

째깍! 째깍!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잘 가거라!

뒤돌아보지 말고, 덜컹덜컹!

빈 수레에 절망 모두 싣고,

 

희망은

남아있는 우리들의 몫이다.

꺼진 사랑의 불씨는 우리가 되살린다.

 

네가 무너뜨린

믿음과 소망엔 우리가 새 옷 갈아입히고

뜨거운 가슴으로 다시 품었다. 그러니

 

다시는

만나지 말자. 살아있는 자들을

절망시킨 2020년아!

 

바이! 바이!

굿바이!

영원히.

 

(2020.12.07)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bonghochoi
최봉호
84564
18435
2020-12-10
너의 음성

 

눈 내리는 창가에 서면

아득한 너의 음성, 사락사락

발뒤꿈치를 들고 온다.

 

순백의 추억 속에서

색 바랜 꿈속을 나르는

파랑새의 날개 짓이다.

 

악보도 없이 낮은 음계로

적막한 밤을 연주하며

흐느끼는 풀피리소리다.

 

은쟁반위로 구르는 옥구슬이

시든 꽃잎 위에서

이슬방울로 맺히는 눈물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지워진 생애로 흔들리다가

갈기갈기 찢기는 깃발이다.

 

노래가 되지 못한 마음,

묘비에 새기는 한 소절의

그리움이다. 사랑이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bonghochoi
최봉호
84375
18435
2020-12-03
버스는 오지 않고

 

지하철도 코로나에 전염됐나?

‘Out of service’ 사인을 덜컹덜컹! 밝히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전동차 두 대가

연속으로 지나가버렸네.

 

전문의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발을 동동 구르는 불통을.

비전문 셔틀버스로 소통하라네.

 

기다려도 셔틀버스는 순환불통이고

바들바들 발목까지 차오르는 바람

매서운데, 기다리는 버스는 오지 않고.

 

뱃속에선 아침 건너뛰었으니

점심이나 제때 달라고 아우성인데,

고객을 길바닥에 내팽개친

버스는 오지 않고, 버스는 오지 않고....

 

어제 배달시켜먹은 설렁탕이

시력을 어지럽히도록 기다려도

버스는 오지 않고. 나약한 분노가 화산처럼

터질 것 같은데 버스는 오지 않고.

 

객지에서 춥고 배고픈 하루가 버스

기다리는 승객들로 마냥 길어만 가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는 오지 않고.

 

바람만 차디찬 공복으로 불어오고 있네.

 

(2020.11.23)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bonghochoi
최봉호
84187
18435
2020-11-26
눈 오는 날

 

“모든 것은 연결되어있다” - 아인슈타인

 

사락사락 눈발로 열리는

빈덴동굴 앞,

한 사내가 장승처럼 서있다.

 

동아줄로 목을 조른 대신

싸구려 ‘Double Happiness’ 담배로

목줄 세우고 엄숙한 순간을 빨고 있다.

 

그곳에서 네가

세 번이나 실종되었듯이 오늘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을까.

 

과거로 현재로 미래로

미래가 현재가 과거가. 보로메오

고리로 연결되어있는 세상만사.

 

사랑은 미움이고

미움은 사랑인데

너는 너대로 그는 그대로,

 

눈 내리는 날,

네가 부재한 곳에 그가 존재하고,

그가 부재한 곳에 네가 존재하고 있다.

 

사라진 너는 어디에서

눈발에 날리고 있을까, 언제 그와 함께

영원한 눈발로 휘날릴 수 있을까.

 

(2020.11.21)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bonghochoi
최봉호
83862
18435
2020-11-17
물과 기름 그리고

 

민주당,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공석이 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내년 4월.

 

공직자 잘못 보궐선거에 후보 안낸다던 민주당,

‘당헌개정 도덕적 후보 공천하겠다’

 

난리법석이 났네! 국민의힘, 국민의당,

 

‘국민모두가 납득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누굴 믿고?

민주당, 국민의 힘 믿는다? 왜?

 

국민의당, 광화문광장에서 석고대죄 하라!

 

일반국민, 남의 잔치에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댁들이나 잘하셔!

 

(2020.11.3)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bonghochoi
최봉호
83701
18435
2020-11-08
나도 몰래 첫눈이 내렸네

 

먼 추억이 사뿐사뿐

예고도 없이 찾아왔네

 

니코틴처럼 폐 깊숙이 스며들던 사랑아

절망의 수렁으로 흠뻑 빠졌던 상처야

기억하고 있느냐

 

경천벽 가파른 기암에 새긴 밀어가

운영담으로 모여 구름에 맑게 비치던 그날을

 

읍금함에서 참고 참았던 통곡이

금사담 맑은 물속에 금싸라기로 쌓이던 그 눈물을

 

첨성대로 첩첩이 겹쳐 솟아오르던 일편단심이

능운대 큰 바위로 발뒤꿈치 들어 올리던 그 마음을

 

열길 와룡암으로 꿈틀거리던 가슴이

학소대 낙락장송으로 푸르게 간직한 사랑,

 

파곶 반석에 와서 씻기고 갈려 온 세월 따라

지워진 줄로만 알았는데

 

오늘 느닷없이 나도 몰래

펼쳐놓은 백지 한 장위에

한 폭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네.

 

(2020.11.2)

 

*화양구곡(華陽九谷): 충북 괴산군의 명승지로 조선 중기에 우암 송시열 선생이 은거했던 곳이다. 우암이 중국의 무이구곡을 본받아 화양동에 경천벽(擎天壁), 운영담(雲影潭), 읍궁암(泣弓巖), 금사담(金沙潭), 첨성대, 능운대(凌雲臺), 와룡암(臥龍巖), 학소대(鶴巢臺), 파곶(巴串) 등 9곡으로 이름 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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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ghochoi
최봉호
83541
18435
2020-10-31
라퓨타로 가는 길

 

이따금 네 생각이

마른번개 칠 때가 있다.

 

나이어린 봄이 유리창에 서리로 낄 때,

덤불속에서 여름이 해초로 흐느적거릴 때,

숯불 같은 가을이 내 가슴으로 활활 옮겨 붙을 때,

쇠잔한 겨울 햇살이 솜이불 뒤집어쓰고 누울 때,

 

번개 치는 네 생각은,

 

손발이 시린 낮달로 뜬다.

비 오는 날 우산도 없이 가등을 밝힌다.

머리 빠진 틀니로 고드름을 잘근잘근 씹는다.

엉덩이가 무거운 하루가 산등성이로 눕는다.

커피 잔에서 뜨거운 눈물 꽃으로 핀다.

 

그럴 때마다 나는

가슴에서 대못을 뽑아

네 이름의 받침부터 하나씩 파 내어버리고

새털처럼 가벼워진 바위를 들어올려

천공의 성 라퓨타로 가는 길을 만든다.

 

 

* 천공의 성 라퓨타 : 인간이 가진 하늘에 대한 동경의 세계라는 등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이 공중도시로 가기 위한 인간들의 꿈 또한 다양하고 많다. (202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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