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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shon
블랙 위크(Black Week)에 비치는 서광
jsshon

 

12월 첫 주 동안에 세분의 부음이 있었다. 글벗 J의 어머님이 87세로 한국에서 돌아가셨다. 코로나사태로 귀국할 수가 없어 장례식에 조차 참석 못하는 상황이었다. 위로 할 바를 모르고 그저 안타까운 한숨만 나누고 있는 중에 교회의 원로장로님이 어제 밤에 돌아가셨다는 전갈이 왔다.

 

확정되는 대로 알려주겠다는 장례 일정과 절차를 기다리는 중에 또 하나의 부고가 날아 온 것이다. N박사님의 어머님이 토론토의 한 양로원에서 어제 아침에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이날 신문의 코로나 현황보고에는 온타리오 주의 신규 확진 자는 1848명, 사망자는 45명이고 그 중 29명이 장기 요양원 환자라고 보고하였다. 죽음이라는 낱말이 뭉게뭉게 검은 연기를 뿜어대듯 슬픔과 절망으로 마음바닥을 캄캄하게 먹칠을 하였다.

 

81세의 원로 O장로님은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할 만치 순박하고 인자한 분이었다. 교회창립주축교인으로 40여 년간 세분의 목사님을 거치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기도에 참여하고 열성으로 교회를 섬겼다. 수년 전부터 당뇨 고혈압으로 자신의 건강도 좋지 않으면서 거동이 불편한 권사님을 부축하여 교회에 출석하며 극진히 보살폈다.

 

대면예배가 전교인 30% 제한으로 허용되던 지난 9월, 제일 먼저 참석하리라 기대한 장로님이 보이지 않았다. 나이가 80이 넘은 사람은 교회에 나오지 말고 집에 있는 것이 자신과 타인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해서 코로나사태가 전면해제 되는 날을 참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하였다.

 

환자가 환자를 돌보며 사는 일상의 피로가 온몸에서 번져나는 듯 수척하고 후줄근한 모습이 안쓰러웠다.

 

92세 N박사의 어머니는 치매가 좀 있어 양로원에 계셨는데 건강이 급속도로 내리막을 달리며 가족과 주위 분들을 초조와 긴장으로 몰아갔다. 매주 토요일 면회를 가면 아들의 이름을 큰소리로 부르며 반가워하였다. 며느리가 먼저 들어가면 누구세요? 하다가도 아들과 함께 들어가서 ‘저 누군지 아세요?’ 하면 ‘누군 누구야 우리 oo의 마누라 지’ 하며 알아보았다.

 

코로나 사태로 면회가 거의 금지되었다가 2차 제약이 풀리면서 간신히 허락되긴 했는데 매번 방역검사를 통과해야 하고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고작 10여분 얼굴을 쳐다보는 것이 전부였다. 면회허락을 받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번잡하여 마음대로 면회를 갈수도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근래에는 종일 눈을 감고 잠을 자는지 통 반응이 없는데 아들의 목소리가 들리면 이불 위로 내민 손가락을 까딱까딱하면서 알은체를 하더라고 한다.

 

너무 신기해서 찍어왔다는 사진을 보니 젊어서는 기골이 장대한 여장부의 모습이었다. 식사도우미를 구할 수 없으니 직접 해 드리라는 전화가 와서 부인과 교대로 방역검사를 받고 하루 왕복4시간 거리를 매일 아침에 올라갔다가 저녁에 돌아오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하루는 N박사가 급히 만나자고 하였다. 병원에서 안락사 신청양식까지 보내 왔는데 어찌하면 좋을지 의견을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안락사는 ‘치료할 수 없는 병에 걸려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성인 환자가 동의 한다면 의사조력 자살을 허용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안락사에는 적극적 안락사와 소극적 안락사(존엄 사)가 있는데 적극적 안락사는 환자의 요청으로 극심한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약제 등을 사용하여 행해지는 반면에 소극적 안락사는 환자나 가족의 요청에 의해 약물이나 영양, 연명기구 등을 제거함으로써 생명을 단축시키는 것을 말한다.

 

흔히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소극적 안락사 즉 존엄사의 결정권으로 다분히 자녀와 가족들에게 지워지는 생명수탈의 윤리성이다. 존엄사 할 권리는 모든 사람에게 허용되었으나 이의 결정은 불완전한 타인의 조력으로 이루어진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말하기를 스스로 앉지 못하고 밥을 먹지 못하는 처지가 되면 안락사를 허용한다는 유언을 미리 써 놓는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존엄사를 위해 의사와 자녀 가족들에게 어떤 의미로든 살인을 종용한다는 것은 일종의 무책임한 이기주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고칠 수 없는 병이라면 자연적으로도 떠날 날이 길지 않다는 의미일 것이다. 일생 동안 죄의식에 시달리기 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고별식에서 뵌 O장로님의 모습은 아주 평화롭고 화사하였다. 하관 식에는 거리두기 때문에 한자리에 모이지 못했지만 묘지를 빙 둘러쌀 정도로 많은 사람이 왔었다고 한다. 장례식에서 돌아온 N박사는 피곤한 중에도 중책을 완수한 편안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문득 존엄사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떠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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