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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닉슨(Nixon0 대통령 시절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워터게이트(Watergate)사건으로 알려진 사건의 참모습을 알아보기 위한 공청회 자리였다. 지금은 고인이 된 미국 하와이 상원의원 이노우에씨가 어느 증인에 대한 질문을 끝낸 바로 뒤 마이크가 열려 있는 줄 모르고 "What a liar(거짓말쟁이!)"라고 혼자 중얼거린 것이 그대로 방송되어 버렸다. 분명 이노우에 의원의 실수였다. "증인에게 질문을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어찌 이런 말을 할 수 있느냐"는 비난이 빗발쳤다. 궁지에 몰리자 이노우에 의원은 자기는 그 증인이 묻는 말에 하도 척척 대답을 잘해서 감탄하여 "What a lawyer(대단한 변호사군!)" 하고 중얼거렸노라고 우겼다. Lawyer와 liar는 그 의미는 다르지마는 발음이 비슷하여 들어서 똑 떨어지게 구별이 가지 않는 말이다. 이노우에 상원의원의 이 같은 즉흥적 변명을 순발력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게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서양 이야기고 우리나라 예는 어릴 때 아버님에게서 들은 다음과 같은 일화 한 토막이 생각난다. 즉, 대원군이 권력을 잡고 난 후였다. 어느 젊은 선비 한 사람이 대원군을 찾아갔다. 대원군에게 넙죽 절을 올렸으나 대원군은 일에 바쁜지 본체만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마음이 조급해진 이 선비는 한 번 더 절을 했다. 이때 모르는 척 하던 대원군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예끼, 이놈 내가 죽은 사람도 아닌데 절을 두 번 하다니." 당황한 이 선비는 "첫 번째 절은 왔다는 인사이고 두 번째 절은 소인 물러간다는 절이옵니다"고 임기웅변을 하였다. 이 기막힌 순발력에 대원군도 놀랐고 나중에 이 선비에게 큰 벼술을 주었다는 이야기다.


 나는 순발력이 없는 사람이다. 네가 옳으니 그르니 하는 논쟁같은 것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 곰곰이 그 장면을 마음속으로 다시 생각해 보는 버릇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왜 그때 그 말을 못했던고." "그 때 이 말을 했더라면 상대방이 옴짝달싹 못했을 텐데" 하는 때늦은 후회를 해 본다. "나는 참 둔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버스 지나간 뒤에 손 든다"는 말과 같다고 할까.


 이것도 순발력과 관계된 것일까, 나는 사람이 여럿 모인 데서 갑자기 몇 마디 하라고 하면 꾸며댈 말이 없어서 쩔쩔맨다. 이런 경우 준비해 온 것처럼 마이크를 잡고 거침없이 말을 잘 하는 사람이 참 부럽다. 이런 사람은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니며 기도하는 버릇을 들였던 사람들인 것 같다.


[국어 대사전]을 보니 순발력이란 “한 순간에 집중ㅇ적으로 내는 힘”이다. 그런데 언어에 대한 순발력은 이것 말고도 꾀라 할까 지혜가 있어야 되지 단순히 머리가 좋고 나쁜 것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내 아내의 절친한 친구 중에 뛰어난 수재로 알려진 K씨가 있다. K씨 당사자가 수재일 뿐 아니라 K씨 집안이 온통 수재 덩어리다. 그런데 아내 말에 따르면 K씨는 순발력은 영점인 천진고진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K씨가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 단순히 꾀가 그다지 많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나는 순발력이 그다지 없어도 순발력이 있는 사람처럼 보이려고 애쓸 때가 많다. 그런데 순발력이 워낙 없는 사람처럼 보이려고 애쓸 때가 많다. 그런데 순발력이 워낙 없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행동을 하는 것도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다. 학생들은 몇 해 전에 내가 한(재치 있게 보이는) 농담을 해가 바뀌어도 그대로 써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 같다. 큰일이다.


 나도 순발력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순발력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부럽던 순발력이 점점 부럽지 않게 되어간다. “내 생긴 대로 살자”는 말을 따르는 것이 좋고 “지금 와서 순발력이 많은들 무엇하리”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늙으면 늙은 대로 살아가고 생긴 대로 살아가는 것이 지족안분(知足安分)이 주는 교훈이 아닌가? 순발력 없는 사람이 지금 와서 순발력 많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것도 지나친 욕심이라면 욕심이다.


 남의 말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주제에 순발력까지 바란다는 것은 얼토당토 않는 꿈이요, 허영이요, 욕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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