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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캐나다가 퍽 좋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좋다 나쁘다는 것은 어떤 객관적인 기준을 갖다 대볼 수도 있겠지마는 여기서는 내가 누구에게 간섭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말하는 것입니다. 퍽 주관적인 정의(正義)이지요.

 나는 캐나다에 와서 산 지가 올해로 꼭 47년이 됩니다. 살면 살수록 “이 나라에 사는 것이 큰 축복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1966년 9월에 브리티시 콜롬비아대학교에서 전액장학금을 약속받고 밴쿠버 공항에 내렸습니다. 호주머니의 가장 비밀스런 곳에 숨겨둔 미화 60불이 나의 전재산이었습니다. 여비는 한미재단(Asian-American Foundation)이라는 데서 “공부를 마치면 현직에 돌아온다”는 서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서야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공부를 끝내고 여권을 연장하러 영사관에 갔더니 내가 군대를 마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국에 돌아가면 “군 복무를 하라는 요청이 있으면 즉시 응해야 한다”는 서약에 도장을 찍으라 하더군요. 나는 도장을 찍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리고는 어디라도 손에 잡히는 대로 얻은 직장이 넬슨이라는 도시에 있던 작은 대학이었습니다.

 내가 한국에 있을 때 군대를 안간 것은 군대 가기 싫어서 안간 것이 아닙니다. 그 반대로 군대에 가려고 갖은 애를 다 써도 되질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병역미필이라고 유학도 허락 않고 뛰도 걷도 못하게 하는 정부를 내가 어떻게 합니까? 또 한국을 떠날 때 신원조회에 걸려서 S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당시 박정희의 처 육영수 여사의 독일어 가정교사로 청와대 경호실에 근무하던 아내 친구의 힘을 빌려 겨우 빠져 나왔습니다.

 그 당시는 한국정부에서 “이 녀석 손 좀 봐야겠다” 하면 끌려가서 싸늘한 시체로 돌아올 수도 있었던 무서운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이었습니다.

 이 캐나다에 사는 사람들은 잘못한 것이 없는 한 나라에서 “이러한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이런 책은 읽어서는 안된다”는 등의 간섭을 일체 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것은 말할 수 있고, 읽고 싶은 책은 읽을 수가 있으며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한 잡혀갈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는 대법원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이 나라의 대법원은 좀처럼 외부로부터의 압력이나 지시에 따르지 아니하고 독립적인 판결을 내립니다. 한국에서도 물론 대법원까지 올라갈 수 있기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 대법원은 독립된 판결을 내리는 기관이 못됩니다.

 내가 한국에 학생으로 있을 당시의 군사정권은 아무 죄가 없는데도 정부를 비판하는 말 한 마디만 해도 잡혀가는 경우가 이루 다 말할 수 없이 많았습니다. 북한을 칭찬하는 말 한마디 했다는 이유로 잡혀가서 죽도록 매를 맞고 병신이 되어 돌아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북한에서는 우리 한글을 지키는 데 남다른 관심을 쏟고, 다른 나라 말이 북한에 들어올 때는 많은 경우 북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손질을 한 후에 들어옵니다. 이것은 우리말이 외국어와 마구 뒤섞여 붙어 우리말이 극히 오염되고 있는 남한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북한은 말 정책을 이렇게 하는데 우리도 북한의 본을 받아야 한다는 말만 해도 북한을 찬양했다는 죄로 잡아갑니다. 자기의 의사표시를 누르는 나라, 자기의 의사표시도 아니고 그런 의사를 밖으로 내는 사람이 자기와 잘 아는 사이라고 잡아가는 나라, 이 모든 것이 심하면 이것도 20세기의 학정(虐政)이 아니겠습니까?

 중국 유교 경전 중의 하나인 예기(禮記)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손종섭의 ‘옛 시정을 더듬어’에 실린 것을 여기 다시 인용합니다. 공자가 하루는 산길을 가다가 어떤 여인이 무덤 앞에서 하도 서럽게 울고 있기에 무슨 곡절이 있을 것 같아 같이 가던 제자에게 그 까닭을 물어보라고 하였습니다. 여인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몇 년 전에 시아버지가 호랑이에게 죽고, 얼마 안 있어 남편이 호랑이에게 죽고, 이번에는 자식이 호랑이에게 죽음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그럼 왜 호랑이가 없는 곳에 가서 살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그래도 여기는 학정이 없지 않느냐”는 대답이었다고 합니다. 공자가 탄식하여 가로되 “가혹한 정치가 호랑이 보다 더 무섭구나(荷政猛於虎)” 하였답니다.

 옛날에는 학정이 백성들의 기본 생존을 위협, 다시 말하면 굶어죽을 정도로 양식을 빼앗아 가고 세금으로 백성을 말려 죽이는 것이었지만, 먹고 사는 기본 욕구에 대한 걱정이 줄어든 오늘날의 학정은 개인의 자유를 억누르는 정부의 간섭이라고 해야겠습니다.

 자유를 누리며 살려는 국민의 힘은 지층 밑에서 끓고 있는 용암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위태로워 보여도 가만히 놔두면 바른 길을 찾아가는 천성(天性)이 있기 때문에 나라에서 지나친 억제와 간섭을 하지 않는 캐나다 같은 나라가 좋은 나라라고 생각됩니다. (201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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